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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운명찬탈자 : 미래를 보는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8.8.12

 
검은 사신 (1)
작성일 : 18-09-03 21:04     조회 : 52     추천 : 0     분량 : 6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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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아바타가 되어서 현실에서도 강력한 힘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송진우는 여전히 짐꾼 생활을 계속했다.

 

 들어가는 돈이 있으니 벌어야 한다. 저번에 깡패들을 때려눕히고 얻은 권총을 팔면 엄청난 돈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되지만, 그것을 경매에 올렸다가 경찰 조사라도 받을까 봐 아직 집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

 

 부족한 생활이지만 익숙해져 있고 요즘은 송진우가 사냥하고 얻은 것들을 팔고 있어 전보다는 훨씬 살만하다. 돈도 중요하지만 지금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강해지는 거다. 실제로 포식의 힘이 없었더라면 깡패들도 박멸하지 못했을 거다.

 

 오늘도 중앙 대륙에 짐꾼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한수정이 지휘하는 일행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듣기로는 한수정이 그간 바쁜 일이 있어 중앙 대륙에 신경 쓰지 못 했다고 했다.

 

 한수정은 또 돌아다니면서 다른 일원들에게 일일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진우 씨.”

 

 “안녕하세요.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어······ 언데드로 환생하신 건가요?”

 

 한수정은 피부색이 콘트리트색이 된 송진우를 보면서 말했다. 모든 종족은 종족만의 특색을 지니고 있는데 엘프의 귀나 오크의 송곳니, 신족의 광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네, 언데드가 생존이 좋잖아요.”

 

 “하지만······ 힐을 못 받잖아요.”

 

 회복 마법을 못 받는 것이 언데드의 최대 단점이자 약점이다. 그래서 다른 장점들이 뛰어나더라도 언데드를 기피하고 또 길드에서도 언데드 플레이어는 받지 않는다.

 

 하지만 송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짐꾼에게 힐을 주는 파티는 없습니다. 그러니 상관없죠.”

 

 힐은커녕 미끼로 쓰지 않으면 다행이다. 물론 한영 길드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고는 들었지만 그대로 짐꾼에게 힐을 써서 마나를 낭비하지 않는다.

 

 살아남는 건 오직 짐꾼, 자신의 몫이다.

 

 송진우의 말에 한수정은 조금 당황해하면서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냉혹한 이쪽 생활의 생리를 모르는 건 아니다.

 

 그녀가 불편해하는 것 같으니 송진우는 말을 돌렸다.

 

 “바이올린 정말 감사합니다. 동생이 너무 좋아해요. 덕분에 독주회도 잘 마쳤습니다.”

 

 “아~ 독주회도 했나요? 바이올린은 미래의 대스타가 쓰기에도 괜찮았나요? 길을 들인다고 열심히는 했는데······ 말했다시피 저랑은 잘 안 맞아서 잘 모르겠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주 좋은 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어찌나 좋아하던지 처음 며칠은 잘 때도 꼭 끌어안고 잤어요.”

 

 “좋아하다니 다행이네요.”

 

 다른 사람과는 그냥 의례적으로 짧게 인사를 끝냈지만 송진우와는 사람들의 준비가 끝날 때까지 계속 이야기했다.

 

 “2학년이 마무리 공연을 했다고요? 그것도 진선 예고에서요? 진짜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요.”

 

 “제 동생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최고입니다. 언제 한번 들려드리고 싶네요. 동생도 좋아할 겁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한수정의 오빠라는 사람이 생각났다.

 

 “아~ 전에 한수정 씨의 오빠분이 오셨어요.”

 

 “네? 제 오빠가요?”

 

 오빠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한수정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전까지는 상냥하고 온화한 표정만 가득했던 얼굴이 갑자기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그것을 본 송진우는 내가 뭔가를 잘못한 건가라고 생각했다.

 

 “설마 셋째······.”

 

 “네, 맞습니다. 한······대운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근데······ 뭐가 잘못되었나요?”

 

 “아니, 아니에요. 근데 그 인간이 와서 뭐라고 하던가요? 혹시 뭔가 이상한 짓이라도 한 건 아니죠?”

 

 갑자기 말이 속사포처럼 빨라진 한수정이다. 본인은 그것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마에 주름이 생기면서 눈에도 힘이 엄청나게 들어갔다.

 

 “아닙니다. 그냥 궁금해서 왔다고 했습니다. 동생이 남자에게 호의를 베푼 것이 흔치 않다고 하면서요.”

 

 “······그게 끝이에요?”

 

 “네. 그리고 금방 갔습니다. 만나서 이야기한 것은 5분도 안 됩니다.”

 

 송진우의 말에 한수정은 다행이라는 듯이 한숨을 푹 쉬고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또 만난 적이 있나요?”

 

 “아닙니다. 그다음에 본 적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송진우의 말을 듣고 한수정은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서 한동안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송진우는 그녀를 건들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런 어색한 분위기를 깬 건 한수정을 늘 따라다니는 중년의 남자, 김 실장이었다. 참고로 아무도 그의 이름을 모른다.

 

 “아가씨! 준비가 다 됐습니다.”

 

 “네?! 아······ 네. 알겠습니다.”

 

 이제는 한수정이 일행을 지휘해야 한다. 자신의 자리로 가면서 한수정은 송진우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앞으로 그 인간을 보면 무조건 피하세요. 만약 무슨 이상한 말을 해도 그냥 무시하시고요.”

 

 “네? 아······ 네, 알겠습니다.”

 

 궁금한 건 아직 한가득 있지만 한수정의 기색을 살펴보니 한마디라도 더 꺼내면 칼부림이라도 날 분위기다.

 

 말 못 할 가족사가 있는 것 같아서 더는 캐묻지 않았다. 처음 한대운을 만났을 때도 뭔가 이상한 기색을 느끼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한수정이 과민하게 반응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출발합니다!”

 

 송진우의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는지 한수정은 내내 안색이 굳은 채로 팀을 이끌었다. 그렇다고 별다른 실수를 한 건 아니지만 평소의 부드러운 지휘와는 확연히 다른 딱딱한 느낌이었다.

 

 ‘실수했나?’

 

 자신의 말 때문에 한수정이 저렇게 된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자기의 잘못으로 치부하기에는 억울한 면이 있다. 남의 가정사를 속속히 알 방법이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그날 탐험은 내내 어색한 분위기에서 끝났다.

 

 ***

 

 날이 갈수록 무공에 대한 갈망을 커져만 갔다. 지금 싸우는 방법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은 거다. 같은 힘과 속도라도 어떤 동작으로 움직이냐에 따라서 공격과 방어, 회피의 효율은 천지 차이로 벌어진다.

 

 현재 송진우의 능력치는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와 같다. 인간을 뛰어넘은 엄청난 신체 능력이 있음에도 그것을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자꾸 낫이 겉돌고 공격이 정확하게 꽂히지 않는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고렙의 몬스터와 싸울 수 있었지만 몬스터의 레벨이 높아질수록 패턴은 더 다양해지고 움직임도 정확해진다. 700레벨이 넘는 몬스터와 싸우면 분명 벽에 부딪히게 될 거다.

 

 하지만 아무리 인터넷을 검색해도 낫을 이용한 문파는 보이지 않았다. 비슷한 무기로는 쿠크리가 있었고 쇄겸이라고 일본의 전통 무기인 사슬낫을 이용한 무술을 있었지만 비전으로 지정되어 일본에서도 특정 가문의 사람만 배울 수 있었다.

 

 “왜 하필 낫이야. 많고 많은 검과 창 같은 것을 놔두고.”

 

 고대부터 낫을 이용한 전투법은 나라별로 다양하게 존재했지만 대부분이 농민들의 호신술이었다. 밭에 쳐들어온 짐승들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투술이라 인간과 싸울 때 효율적이지 못하고 상승의 무리도 담고 있지 않았다.

 

 그런 것들을 배우느니 차라리 독학하는 것이 더 나을 거다. 하지만 독학을 하더라도 최소한 기본이 되는 동작을 익히려고 인터넷을 뒤지고 또 뒤졌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투자했지만 결국 단서는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포기할까?”

 

 몸도 마음도 지쳐갈 때 인터넷에서 생각지도 못한 글을 찾았다.

 

 [마계에 사신들만 사는 마을이 있는 거 알아? 서양의 사신들, 그림 리퍼 말이야.]

 

 [그림 리퍼? 멋진데? 거기 우리도 갈 수 있어?]

 

 [일반 종족은 못가지. 마계 대륙 종족이나 암흑 대륙 종족만 갈 수 있을걸?]

 

 [에이~ 그럼 나는 안 되겠네.]

 

 “그림 리퍼들이 사는 마을?”

 

 순간 뒤통수를 딱! 하고 맞은 느낌이었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단서를 찾은 것 같았다.

 

 “그래! 현실이 아니면 디멘션 월드에서 배우면 되잖아. 왜 그 생각을 못 하고 있었지?”

 

 어차피 자신은 내공심법 같은 건 배운 적이 없어서 현실의 무공을 처음부터 배우는 건 무리가 있다.

 

 송진우가 원하는 것은 단지 낫의 투로 정도다. 물론 그에 따른 보법 같은 것도 배우면 좋겠지만 많은 욕심을 부리고 싶지는 않다.

 

 몬스터들의 레벨이 700이 넘으면 단지 초식만으로도 현실의 절정 무인들과 비슷하게 싸울 수 있다고 한다. 그 전투법을 어깨너머로라도 배울 수만 있다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다.

 

 직업도 그림 리퍼를 얻었지만 송진우가 사용하는 거대 낫도 그림 리퍼가 사용하는 무기와 똑같다. 뭔가를 배울 수 있다면 이곳이 최적일 거다.

 

 “당장 가야겠다.”

 

 마음이 들뜬 송진우는 그날은 더 일찍 침대에 누웠다.

 .

 .

 .

 《LOG IN》

 

 디멘션 월드에 접속한 송진우는 바로 마계 대륙으로 가 사신의 본거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림 리퍼의 본거지는 헬, 명계, 연옥, 지옥 등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지역에 따로 떨어져 있다고 했다.

 

 그림 리퍼는 고대부터 서양에서 믿어왔던 죽음의 사신이다. 특정한 신화에서 시작되었다고 확신할 수 없기에 특정한 소속이 없었다. 그래서 마계 대륙에서도 나오고 암흑 대륙에서도 나온다.

 

 “여긴가?”

 

 한참을 헤매다가 찾은 곳은 마계 대륙에서도 가장 구석에 위치한 외딴 섬이었다. 그곳에 지하로 이어진 포탈이 있었다.

 

 위잉~

 

 그 안에 들어가자 끝도 없이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하늘은 이곳이 이승과 다른 곳임을 알려주려는 듯이 짙은 초록색 빛을 띠었고 별 대신에 반짝이는 영혼들로 채워져 있었다.

 

 주변은 폐허로 이루어진 황량한 사막과도 같았는데 곳곳에 길 잃은 영혼들이 떠돌고 있고 그 가운데에 유일하게 멀쩡한 건물이 세워진 구역이 있었다.

 

 그곳이 그림 리퍼들의 도시라는 ‘데스티네이션’이다. 죽음의 집행자들의 유일한 안식처다.

 

 그림 리퍼들의 도시라서 그런지 도시는 적막하고 고요했다. 송진우 말고 다른 플레이어도 눈에 띄었지만 그들 역시 분위기에 동화된 듯이 음침한 모습으로 다녔다.

 

 영적인 기운이 가득한 곳이라서 그런지 이곳에 있기만 해도 심적으로 부담이 된다. 이곳에 며칠 더 머물다가는 정신병 걸릴 것 같은 기분이다.

 

 “이제 뭘 하지?”

 

 딱히 특정 퀘스트를 얻기 위해 온 곳은 아니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뭐든지 할 각오가 있었다. 이곳에서 지내면 리퍼들이 전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그때 누군가가 송진우의 등을 툭툭 쳤다.

 

 “넌 또 뭐야?”

 

 이런 장소에 어울리지 않은 맑은 목소리였다. 돌아보니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거대 낫을 등에 차고 있는 작은 여자아이였다. 동생보다도 한참 더 어린 듯한 얼굴이었지만 복장은 신화 속에서 보던 그림 리퍼의 복장처럼 검은 로브를 눌러 쓴 모습이다.

 

 “못 보던 놈인데? 넌 누구지? 신참인가?”

 

 얼굴은 앳되었지만 눈빛에는 연륜이 묻어나온다. 겉모습으로 판단하다가는 큰코다칠 것을 모르지 않았다.

 

 “나는 여기 초행이야. 넌 누구야?”

 

 “초행이라고?”

 

 그 말에 소녀 리퍼는 송진우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디바우러로군. 그래, 누굴 잡아먹고 그림 리퍼가 된 거지?”

 

 “뭐? 그게 무슨······”

 

 송진우가 알아들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소녀 리퍼는 답답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림 리퍼가 되는 방법은 딱 두 가지, 하나는 이곳에 온 선택된 영혼이 생전의 기억을 지우고 그림 리퍼로 거듭나거나 아니면 원래 존재하던 그림 리퍼를 죽이고 그 권능을 빼앗은 경우지. 넌 두 번째 경우잖아?”

 

 송진우는 몰랐던 그림 리퍼가 되는 방법이었다. 틀린 말도 아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소리는 아닌데······ 누구를 죽였는지는 알지 못해.”

 

 “하아~ 또 이 병아리를 교육하려면 한세월이겠네······ 따라와!”

 

 “뭐?”

 

 “따라오라고 신입!”

 

 “어, 어!”

 

 말대답이라도 했다가는 당장 불호령이 떨어질 것 같은 눈치다. 이것이 돌발 퀘스트일 수도 있으니 송진우도 군말하지 않고 그녀를 따라갔다.

 

 본거지 중심으로 다가서니 초록색으로 된 막 같은 것이 막고 있었다. 이곳은 그림 리퍼 본거지의 진정한 심장부로 일반 플레이어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곳을 들어가려고 온갖 스킬을 동원해 봤지만 전부 실패로 돌아갔다.

 

 그곳은 소녀 리퍼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갔다.

 

 슈웅~

 

 “어······?”

 

 송진우가 막 앞에서 망설이고 있자 뒤돌아본 소녀 리퍼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해? 빨리 따라와!”

 

 “이 막이······.”

 

 당연히 자신도 막을 거라고 생각하고 손으로 만졌는데 뜻밖에도 손이 쑥 하고 들어갔다.

 

 “어? 들어가 지네.”

 

 송진우가 놀라자 소녀 리퍼가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림 리퍼만 갈 수 있는 곳이니 너도 당연히 들어올 수 있지. 바보 같은 짓 하지 말고 어서 들어와!”

 

 첫인상을 좋게 주는 것에는 실패한 것 같다. 더는 말하지 않고 조용히 따라갔다.

 

 들어온 내부는 밖보다 더 신비로웠다. 온통 새까만 공간에 빛을 내는 영혼들이 별처럼 떠다니고 있어 마치 우주에 온 느낌이었다.

 

 밖에서 봤을 때는 작은 공간이었는데 안에 들어오니 오히려 밖보다 훨씬 더 넓은 공간이 있었다. 마치 공간 자체가 일그러진 느낌이다.

 

 이곳에는 많은 그림 리퍼들이 있었는데 다양한 종족에 다양한 연령대의 모습이었다. 인간뿐만 아니라 엘프와 드워프, 심지어는 오크까지도 있었다.

 

 많은 그림 리퍼들을 지나쳐서 소녀가 이끈 곳에는 거대한 크기의 그림 리퍼가 있었다.

 

 눈동자가 없는 해골에 고풍스러운 낫과 로브, 개성이 강한 다른 그림 리퍼와는 다르게 이 리퍼는 신화 속에 나오는 모습 그대로였다.

 

 “신입을 데려왔어, 플루토.”

 

 그녀의 말에 플루토라는 그림 리퍼는 공허한 눈을 들어 송진우를 쳐다봤다.

 

 꿀꺽!

 

 이 그림 리퍼는 다른 리퍼들과 차원이 다른 존재였다. 레벨도 나타나지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그것을 알 수 있었다. 언데드가 된 이후로 공포에는 면역이 된 송진우지만 이 그림 리퍼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처럼 몸을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다.

 

 [콜레인의 힘을 얻었군.]

 

 “콜레인? 그 미친놈?”

 

 송진우가 죽인 그림 리퍼의 이름이 콜레인이었나보다. 다행히 평판은 좋지 않은 듯했다.

 

 “인간계에 내려가 명이 다하지 않은 생명도 마구잡이로 해치더니 잘 죽었네.”

 

 [그는 망가져 있었다.]

 

 “그래, 알고 있어. 진작에 내가 먼저 죽였어야 했는데······.”

 

 소녀 리퍼가 생각만 해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이 씩씩거렸고 플루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송진우를 살펴봤다.

 

 [넌, 우리와 다르군.]

 

 아직 송진우는 플루토의 기세에 눌려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대신 소녀 리퍼가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다시 송진우를 찬찬히 훑어보던 플루토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는 초월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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