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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운명찬탈자 : 미래를 보는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8.8.12

 
포식하다 (4)
작성일 : 18-08-27 20:01     조회 : 35     추천 : 0     분량 : 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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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구구궁!!!!!

 

 엄청나게 쏟아지는 바윗덩어리를 맞고 두 괴물이 비명을 지르다가 이내 잠잠해졌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접 죽인 것은 아니지만 시스템이 바위를 떨어트린 공을 인정해 레벨이 올랐다. 저러면 포식귀 효과도 발동될 거다.

 

 “좋았어!”

 

 계획한 대로 진행되었다. 보스 몬스터 두 마리도 엄청난 이득이지만 저기 죽어 있는 트롤들도 도축하면 좋은 아이템을 얻을 거다. 트롤의 사체는 다른 몬스터보다 훨씬 비싸게 팔 수 있다.

 

 기쁜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 몬스터들이 쓰러진 곳으로 갔다. 바닥에 가득한 바윗덩어리 때문에 몬스터들의 모습이 보이지도 않는다.

 

 “이걸 치우는 것도 일이겠네.”

 

 일이 늘었지만 입은 웃고 있다. 원래라면 자신의 레벨로 이런 보스 몬스터를 잡는 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꼼수 혹은 히든 피스를 알지 못했더라면 500레벨이 넘었더라도 둘 모두를 잡는 건 힘들었을 거다.

 

 “룰루~”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두 마리를 다 포식하면 500대는 몰라도 400대 몬스터는 우습게 잡을 수 있을 거다.

 

 “읏차!”

 

 거대한 돌덩이를 치우자 숲지기 트롤의 사체가 나왔다. 돌에 맞아 죽어서 그런지 흙 조금 묻은 것을 제외하면 깨끗한 모습이다. 이거면 도축도 온전히 할 수 있다.

 

 다음에 나오는 건 역시 트윈 헤드 오우거였다. 오우거 역시 트롤처럼 상태가 양호했는데 피부도 깨끗하고 눈동자도 또렷하고 송곳니도······

 

 ‘응? 송곳니?’

 

 “으르르르르!”

 

 바위에 깔려 송진우를 노려보던 오우거는 거대한 손을 뻗어 휘둘렀다.

 

 쾅!!!!

 

 깜짝 놀란 송진우는 급히 뒤로 이동해 겨우 피했다. 바이콘의 각력이 아니었다면 시간 내에 회피하지 못했을 거다.

 

 “크르르르!!!”

 

 “아직 살아 있었어?”

 

 놀랍게도 오우거는 그 거대한 바윗덩어리에 깔리고도 죽지 않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아직 바위에 깔려 있는 상태라서 빠진 손만 내저을 수밖에는 없다는 것이었다.

 

 “죽어! 죽어!”

 

 송진우는 주변에 있는 바위를 던져서 오우거를 공격했다. 하지만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바위가 공격력이 붙어 있을 리가 없다. 던지기 스킬을 따로 배운 것도 아니라서 오우거의 화만 돋울 뿐, 제대로 된 데미지는 주지 못했다.

 

 결국 오우거를 죽이기 위해서는 낫을 휘두르는 수밖에는 없다.

 

 ‘내거 저걸 잡을 수 있을까?’

 

 오우거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지금이라도 뛰쳐나와 송진우를 갈가리 찢을 것 같이 엄청난 흉성을 보이고 있지만 실은 강력한 트롤들과 싸우고 그것도 모자라 바윗돌에 깔려서 생명력이 바닥이 상태였다.

 

 하지만 약해진 오우거라도 오우거는 오우거다. 저기서 파닥거리는 손에 잡히면 압사당할 수 있다.

 

 “칫!”

 

 송진우는 낫을 꽉 쥐고 오우거의 팔을 공격했다. 머리를 노리다가는 저 손에 당할 것 같으니 차선책으로 도출된 팔을 노린 거다.

 

 치익!

 

 가죽이 찢기는 소리가 들리며 오우거의 팔이 피범벅이 되었다. 단숨에 출혈 효과에 걸려 피가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대로 당할 오우거가 아니었다.

 

 “크아아아아!!!!”

 

 바로 앞에서 오우거 피어를 사용한 거다.

 

 피어 스킬은 오우거나 오크 족장 같은 몬스터 중에서도 극히 흉포한 종족이 사용하는 스킬로 상대에게 공포를 일으켜 움직임을 멈추게 하고 스킬도 한동안 봉쇄하는 효과가 있다.

 

 [피어 효과에 저항하였습니다.]

 

 하지만 송진우는 언데드다. 대부분의 언데드는 저주, 독, 공포, 출혈에 면역이다.

 

 “시끄러워!”

 

 이렇게 되니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빈틈을 노출하는 꼴이 되었다. 스킬을 사용하느라 멈칫했던 순간에 송진우가 달려가 트윈 헤드 오우거의 두 머리를 동시에 베었다.

 

 [급소를 공격했습니다.]

 

 [3.6배 크리티컬 데미지를 주었습니다.]

 

 클라라의 반지에 달려 있는 행운 스탯 덕분에 원래 1.5배였던 크리 데미지가 3.6배까지 올랐다. 방어력은 낮아도 공격력만큼은 500레벨 플레이어 부럽지 않은 송진우라서 빈사 상태였던 오우거가 버티지 못했다.

 

 결국······

 

 《레벨이 올랐습니다.》

 

 오우거가 완전히 쓰러졌다.

 

 《직업, 최고 나무꾼을 마스터 했습니다》

 

 《직업 마스터 보상》

 힘 +200

 인내 +200

 

 《스킬 획득》

 

 [데들리 스핀]

 (액티브)

 2m 이내 주변의 모든 적에게 베기 공격을 한다.

 

 [넘어간다!]

 (패시브)

 베기 공격 시, 5% 확률로 상대가 넘어지고 100%의 추가 데미지를 준다.

 

 오우거를 잡았더니 직업을 마스터 했다. 마스터 시에 보통 액티브 스킬과 패시브 스킬 두 개를 주는데 액티브 스킬의 효율은 좋고 패시브 스킬은 직업 레벨을 올리는 것으로밖에 얻지 못한다.

 

 그래서 승급이 중요하다. 2차 승급과 3차 승급을 하면 얻는 스킬은 플레이어의 주력 스킬이 될 정도로 좋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송진우의 직업이었던 최고 나무꾼은 벌목을 최상급으로 올렸을 때 얻은 직업으로 딱히 적용할 것이 없어서 적용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직업도 얻어야 하네.’

 

 직업을 승급하기 위하려면 그 종족에 맞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송진우가 얻을 수 있는 언데드의 대표적인 직업은 데스 나이트나 리치, 네크로멘서가 있다.

 

 송진우는 우선 자신이 전사 혹은 마법사 타입 중에 어느 것을 정해야 할지부터 생각해야 했다.

 

 “무조건 전사지!”

 

 다른 사람들은 마법사에 로망이 있는 반면에 어려서부터 몸이 불편했던 송진우는 강한 육신으로 전장을 헤집고 다니는 전사를 동경했다.

 

 게다가 수확이라는 특성 때문에 낫의 공격력이 3배로 오른 지금 상태면 마법사보다 전사가 더 좋을 거다.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수확부터 하자,”

 

 괜히 이런 데서 허튼 시간을 보내다가 다른 몬스터가 난입할 수도 있다. 최대한 빨리 도축을 하고 빠져나가는 것이 좋다.

 

 “일단 트롤부터······.”

 

 트롤 보스인 숲지기 트롤부터 도축하기 시작했다.

 

 「최상급, 트롤의 피를 얻었습니다.」

 

  「특급, 트롤의 가죽을 얻었습니다.」

 .

 .

 .

 

 열심히 도축을 하고 있으니 역시 포식이가 입을 벌렸다.

 

 [포식귀 특성이 발동합니다.]

 [트롤의 피부를 포식합니다.]

 

 “됐어!”

 

 트롤의 피부 (각인)

 (레어)

 방어력 +250

 생명력 재생률 +500%

 세포 재생

 

 다음은 트윈 헤드 오우거였다.

 

 오우거의 오른쪽 팔 (각인)

 (스페셜)

 힘 +500

 공격력 +15%

 단단한 피부

 괴력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왔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두 보스 몬스터를 무사히 잡고 포식까지 성공했다. 게다가 아이템까지 나왔다.

 

 트롤의 심장 (목걸이)

 (매직)

 능력 :체력 +30

  인내 +50

 

 오우거 방망이

 (스페셜)

 능력 : 공격력 +400

  힘 +20%

  힘 +50

  0.5초간 스턴 확률 10%

  마수에게 공격력 +50%

 

 내심 유니크를 바랐지만 그렇게 운이 좋지는 않았나 보다. 하지만 이 정도도 충분히 대박이다. 목걸이는 착용하고 방망이는 경매하기로 했다.

 

 남은 트롤들까지 모조리 도축한 다음에 자신감을 얻은 송진우는 당당하게 숲을 걸었다. 도저히 싸울 수 없을 것 같았던 고레벨 몬스터들이 있는 곳이지만 이제는 달랐다.

 

 “덤벼!”

 

 붉은 눈 오크도 이제는 우습게 잡았고 고블린의 독침을 맞아봤자 떨어지는 생명력보다 채워지는 생명력이 더 많았다. 여전히 무지막지한 공격력에 비해 방어력은 불안했지만 그래도 레벨 500 이하의 몬스터는 충분히 상대할 자신이 생겼다.

 

 결국 빠르게 돌아오려던 본래의 계획과는 다르게 접속 가능 시간인 7시간을 거의 꽉 채워서 사냥만 했다.

 

 《LOG OUT》

 

 ***

 

 그리고 3일이 지났을 때다.

 

 “대박!!”

 

 경매장을 확인하던 송진우는 기쁨의 비명을 질렀다. 경매장에 내놓았던 오우거의 방망이가 2,500만 원에 팔린 거다. 천만 원 이상만 받아도 소원이 없을 것 같았는데 그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 생겼다.

 

 “이 맛에 사냥을 하는 거구나.”

 

 물론 이번 사냥이 운이 좋았다. 보스 몬스터를 한꺼번에 두 마리나 잡고 아이템까지 잘 줘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거지 죽기라도 했으면 오히려 마이너스였을 거다. 그 증거로 이틀 동안 열심히 사냥만 해도 별로 얻은 것이 없었다.

 

 애초에 보스 몬스터를 만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그래도 소득은 있었다. 열심히 사냥을 한 끝에 레벨이 300을 넘겼다. 초반보다 레벨 오르는 속도가 현저하게 늦어졌지만 이 정도면 폭발적인 성장이다.

 

 여기에 1차 승급까지 하면 훨씬 강력해질 거다.

 

 물론 강해진 건 게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오우거와 트롤의 능력을 얻은 송진우는 현실에서도 엄청나게 강해졌는데 힘이 과도해서 문짝을 부수기도 했다.

 

 돈을 벌어서 기분이 좋아진 송진우는 그날 동생과 고기 파티를 열었다. 그전에도 돼지고기는 가끔 먹었지만 지금 식탁에 올라 온 건 소고기였다.

 

 “이게 다 뭐야?”

 

 소고기와 야채가 가득한 식탁을 보며 동생, 송하나가 깜짝 놀라서 물었다. 늘 돈에 허덕였던 둘이라서 식탁도 초라했는데 지금은 누구 부럽지 않은 진수성찬이다.

 

 “오빠가 돈을 벌었어.”

 

 “돈? 무슨 일로?”

 

 “응, 운 좋게 아이템을 얻었거든.”

 

 “헤에~ 정말?”

 

 “2,500만 원 벌었지롱!”

 

 “지, 진짜? 그렇게나 많이?”

 

 “그렇다니까?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

 

 아직 동생에게도 아바타가 된 것과 배에 나타난 포식이의 존재를 숨기고 있는 송진우다.

 

 왼쪽 다리가 치유되었다는 것을 동생이 알면 누구보다 좋아할 거라는 것을 알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 먹자!”

 

 “응!”

 

 둘은 기쁜 마음으로 콜라로 건배하고 고기를 열심히 구워 먹기 시작했다. 마블링이 잘 보이는 한우 고기를 입에 넣으니 혀에서 샤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먹고 있는데 갑자기 송하나가 말했다.

 

 “근데 오빠?”

 

 “응? 왜?”

 

 “요즘 키 좀 크지 않았어?”

 

 “키?”

 

 “그래, 예전보다 더 커 보이는데?”

 

 “지금 내가 24살인데 무슨 키가 커?

 

 “아니야? 진짜 달라진 거 같아?”

 

 동생이 잘못 생각한 거라고 여기고 살짝 일어나봤는데 정말 느낌이 달랐다.

 

 “어?”

 

 “거봐! 예전에는 냉장고보다 작았는데 지금은 더 크잖아!”

 

 “지, 진짜냐?”

 

 송진우가 쉽게 믿지 못하자 송하나가 일어나서 옆에 딱 붙으며 손으로 키를 쟀다.

 

 “그렇다니까? 예전에는 나하고 비슷했는데 지금은 나보다 커.”

 

 “그, 그러네.”

 

 상식적으로는 말도 안 되지만 집히는 바가 있었다.

 

 ‘설마, 이것도 포식 때문인가?’

 

 이미 자신의 몸은 몬스터들의 신체와 짬뽕이 된 상태다. 몸에 불만족이던 송진우라서 몬스터의 몸과 합쳐지는 것에도 별로 상관이 없었는데 이런 현상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

 

 “요즘 오빠 잘 먹더니 키가 컸나 보네.”

 

 “그런가?”

 

 “요즘 오빠 밥도 두 공기씩 먹잖아? 전에는 반 공기도 못 먹었으면서.”

 

 사실 포식이가 먹는 것까지 합치면 그보다 훨씬 많이 먹은 송진우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뜩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잠깐 포식이가 먹는 것도 내 몸으로 들어가잖아?’

 

 거기까지 생각한 송진우는 옆에 놓인 체중계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팽그르르!

 

 “어어?”

 

 체중계의 바늘이 무려 두 바퀴나 돌았다.

 

 ‘두 바퀴면 얼마야? 200kg?’

 

 최소 200kg이 넘었다. 포식이가 엄청 먹어대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무게가 많이 올랐을 것이라 상상도 못했다.

 

 “미치겠네.”

 

 꼬르륵~

 

 더 당황스러운 것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거다. 몸무게는 더 늘어날 거다.

 

 “에라 모르겠다.”

 

 결국 그날 둘이서 4kg의 소고기를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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