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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운명찬탈자 : 미래를 보는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8.8.12

 
송장이라고 불리는 짐꾼 (6)
작성일 : 18-08-14 22:35     조회 : 44     추천 : 0     분량 : 7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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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우~”

 

 남자는 그제야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았다. 철저히 계산하고 움직였지만 카토블레파스의 뿔이 눈앞 가까이에 왔을 때는 그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해냈다!”

 

 카토블레파스가 힘없이 땅에 쓰러진 모습을 보자 그제야 다른 사람들이 환호했다. 큰 소리가 났을 때만 해도 꼼짝없이 남자가 당한 줄만 알았다.

 

 “수고하셨습니다.”

 

 한수정이 웃으며 남자에게 다가가자 그는 고개를 숙이며 검을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검 덕분에 이길 수 있었습니다.”

 

 “아니에요. 검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이기셨을 겁니다. 덕분에 좋은 검술 잘 견식 했습니다.”

 

 남자의 활약 덕분에 이번 시련도 무사히 끝날 수 있었다. 그리도 다음 문을 열었을 때 어김없이 새로운 시련이 나타났다.

 

 문에는 지혜의 통로라고 쓰여 있었다.

 

 “이게 지혜의 통로인가?”

 

 이번 시련에는 여러 통로가 눈앞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는데 저 중에서 하나를 택해서 통과하는 것이 목표인 듯했다.

 

 “이게 무슨 지혜의 통로야? 그냥 찍기 아냐?”

 

 한 사람이 문을 살펴보다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뻥 뚫린 통로에는 아무 표식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천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 봐!”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점 같은 것들이 잔뜩 찍혀 있었다. 처음에는 의미 없는 표식 같았지만 자세히 보니 눈에 익은 점들이다.

 

 “저게 뭔데? 그냥······ 먼지 같은 거 아니야?”

 

 “그게 아니야. 저건 별자리다!”

 

 “뭐?”

 

 “멍청아! 저 점들은 다 별자리를 나타내고 있다고.”

 

 그의 말대로 자세히 보니 각 통로의 위에는 특정한 별자리가 그려져 있었다.

 

 “저건 황소자리고······ 저건 천칭자리······ 저건 뭐지?”

 

 “이게 다 별자리라고? 별자리는 12개 아니야?”

 

 소리 지른 남자는 별자리는 계절별로 총 12개 있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통로는 그보다 훨씬 많았다. 언뜻 보기에도 50개가 넘어 보였다.

 

 “황도 12궁으로 나누면 12개인데······ 나누기에 따라서 88개까지 있어.”

 

 “미친! 별자리가 그렇게 많아?!”

 

 “온종일 별만 보는 놈들이니 만들려면 더 만들 수도 있지.”

 

 “근데 별자리가 어쨌다는 거야? 이걸로 뭘 어떻게 하라는 거지?”

 

 “누구 문제 찾은 사람 없어? 어떤 별자리로 나아가라는 문제 정도는 줘야 맞는 통로를 찾지.”

 

 별자리에 해박한 사람 덕분에 힌트는 얻었지만 아직 갈피는 못 잡고 있었다. 우선 통로와 별자리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질문 같은 것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별자리가 문제인가?”

 

 “아니면 별자리는 그냥 장식 아냐?”

 

 “멍청아, 이런 곳에 그냥 장식으로 이 복잡한 점이 그려져 있겠냐?”

 

 다들 우왕좌왕하고 있자 한수정이 손을 들고 소리쳤다.

 

 “이번 문제를 푸시는 분에게는 이억을 드리겠습니다.”

 

 이억이면 전에 몬스터를 처리한 남자가 받을 금액과 같다. 거대한 상금이 걸리니 사람들이 있는 지식 없는 지식을 다 짜내서 수수께끼를 풀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모르는 걸 알 수는 없었다.

 

 “뭐 아무것도 없이 별자리만 주면 끝이야?”

 

 “난 이게 뭔 별자리인지도 모른다고!”

 

 사람들은 때아닌 별자리 구경을 해야 했다. 송진우도 이억이 걸렸다고 하니 별자리를 살펴봤는데 간혹 아는 별자리가 보이긴 했어도 그게 이 지혜의 관문과 무슨 상관인지는 알지 못 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났을 때, 누군가가 손뼉을 치며 소리쳤다.

 

 “알았다!”

 

 “뭐? 알았다고?”

 

 “제가 정답을 찾아낸 것 같습니다.”

 

 그는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신이 나서 한수정에게 다가왔다. 한수정도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맞이했다.

 

 “뭔가가 생각나셨습니까?”

 

 “네! 확실합니다.”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물론이죠.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한 통로를 정해서 그쪽으로 나아가야 하잖아요?”

 

 “그렇죠.”

 

 “그러니까 길을 찾아야 합니다. 나침판이 없던 고대부터 지금까지도 뱃사람들은 별을 통해서 길을 찾았다는 것을 아시나요?”

 

 “그러니까 별자리로 방향을 파악했다는 건가요?”

 

 “별자리가 아니고 정확히는 하나의 별이죠. 바로 북극성입니다.”

 

 북극성은 맨눈으로 봐도 보이는 밝은 별로 예전부터 바다에서 항해하거나 방향을 잃기 쉬운 사막 같은 곳에서도 방향을 찾기 위해서 사용했다.

 

 “고대부터 북극성은 올바른 길을 나타내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통로를 정해서 지나가야 한다면 북극성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맞겠죠.”

 

 “그런가요? 하지만 여긴 북극성이 아니라 별자리만 보이는데요?”

 

 “별자리에도 당연히 북극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기! 작은곰자리에 북극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자는 확신이 가득한 얼굴로 한 통로를 가리켰다. 그러자 한수정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저도 맞는 이야기 같군요. 길을 알 수 없는 곳에서는 북극성을 따라가는 것이 정답이겠죠.”

 

 한수정의 칭찬에 남자는 입이 귀까지 걸렸다. 이억이라는 거금이 눈앞까지 왔다고 생각하니 벌써 설레기 시작한 거다.

 

 하지만 한수정의 다음 말에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 앞장서서 가 주실래요?”

 

 “······네?”

 

 “누군가는 저곳을 통과해야 하는데 저는 시스템 때문인지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왕 문제를 푸신 분이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어떠신지요?”

 

 “제, 제가요?!”

 

 “네. 무슨 문제 있나요?”

 

 “아니······ 저······.”

 

 물론 남자는 지금도 자신의 풀이가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혹시 만에 하나라도, 저것이 정답이 아니라면 무슨 일이 벌어질 줄 모른다.

 

 이곳은 게임이 아니라 죽으면 정말로 죽는 중앙 대륙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위험한 곳에 자처해서 갈 수가 없었다.

 

 “어······ 그러니까······.”

 

 당황한 남자가 눈알만 굴리고 있으니 한수정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괜찮습니다. 저곳에 가지 않으셔도 약속한 돈은 드리겠습니다.”

 

 한수정의 말에 남자는 겨우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처음에는 괜히 말했나 하고 생각했을 정도로 겁이 덜컥 났다.

 

 남자가 움찔해서 뒤로 물러나자 한수정은 고개를 돌려 김 실장을 바라봤다. 그러자 김 실장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뭔가요?”

 

 “다녀오세요, 실장님,”

 

 “······네?!”

 

 “다·녀·오·세·요, 실장님!”

 

 “아, 아가씨 그게 무슨!!!”

 

 김 실장은 마치 아내가 자신의 침대에 외간 남자를 들인 것을 목격한 사람처럼 경악한 눈으로 한수정을 바라봤다.

 

 “너무합니다, 아가씨! 이제 제가 필요 없어지신 건가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저를 치워버릴 생각이 아니면 왜 저런 곳에······.”

 

 그 말에 한수정은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왜요? 못 가시겠어요? 지금 여정에서 저를 제외하면 김 실장님이 최고 책임자입니다. 이 정도는 하셔야 해요.”

 

 “하, 하지만······.”

 

 김 실장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한수정과 통로를 쳐다보다가 이내 체념한 듯이 고개를 숙였다.

 

 “휴~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좋은 일도 있을 테니까요.”

 

 “네? 그게 무슨······.”

 

 “저곳을 통과하면 알게 될 겁니다.”

 

 김 실장은 한수정의 말을 듣고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느릿느릿 통로로 걸어갔다. 가는 도중에 몇 번씩이나 한수정을 바라보며 애처로운 눈빛을 보냈지만 단호한 한수정의 표정에 다시 고개를 숙이고 좀비처럼 걸었다.

 

 그렇게 김 실장은 통로 안으로 들어갔고 사람들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기다렸다.

 

 “······.”

 

 “······.”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났을 때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한수정도 뭐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변화가 일어났다.

 

 쿠웅~

 

 갑자기 통로가 밑으로 꺼지더니 평탄한 땅과 안도해서 바닥에 주저앉은 김 실장이 보였다.

 

 “살았다!”

 

 어찌나 두려웠는지 김 실장은 아직도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다. 시간이 늦어진 것은 두려운 김 실장이 천천히 걸었기 때문이다.

 

 그런 김 실장에게 한수정이 다가가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엉~~ 엉~~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울음부터 그치고 그런 말을 하세요.”

 

 다행히 이번에도 아무 희생 없이 시련을 통과할 수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그린존에 크게 두려워한 것치고는 좋은 결과다.

 

 그리고 다음 문이 나타났다.

 

 “인내의 강.”

 

 한수정이 글귀를 읽자 역시 거대한 문이 열리면서 초록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강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시련은 뭐죠?”

 

 이번 공간에는 폭이 약 20m 정도로 보이는 강 말고는 아무 장애물 같은 것이 없었다. 강은 잔잔하게 흘러서 건너가는데 아무런 특징이 없어 보였다.

 

 “혹시 안에 식인 물고기라도 있나요?”

 

 한수정이 말하자 사람들이 강 아래를 살펴보고는 손을 흔들었다.

 

 “아무것도 없이 깨끗합니다.”

 

 “그럼 뭘까요?”

 

 처음에는 용암이고 다음에는 무시무시한 몬스터였다. 세 번째는 비교적 쉽게 통과했지만 그건 별자리를 잘 아는 사람 덕분이다. 네 번째 시련이 이렇게 쉬울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였다. 누군가가 강에 손을 넣어보다니 펄쩍 뛰면서 뒤로 물러섰다.

 

 “아앗!”

 

 “무슨 일이야?”

 

 강에 손을 넣었던 남자는 손을 후후 불면서 소리쳤다.

 

 “이건······ 일반적인 물이 아니야! 염산에 손을 넣을 줄 알았다고!”

 

 “뭐?”

 

 남자는 아직도 통증이 상당한 듯이 손을 감싸고 웅크렸다. 그것을 본 한수정이 그에게 다가갔다.

 

 “잠시 손 좀 봐도 될까요?”

 

 “에? 아~ 네.”

 

 남자는 아직도 고통 때문에 움찔거리는 손을 한수정에게 보여주었다. 한수정은 그 손을 유심히 살펴봤다.

 

 “······상처는 없어요. 피부가 상하지도 않은 것으로 봐서 산은 아닌 듯싶네요.”

 

 “하, 하지만 죽을 듯이 아팠다고요.”

 

 그가 계속 고통을 호소하자 한수정이 직접 강에 다가가 손을 담그려 했지만 뜻밖에도 내민 손이 무언가에 막힌 듯이 더 나아가지 못 했다.

 

 이번에도 결계가 생긴 거다.

 

 “이번에도 한 번 통과한 사람은 통과하지 못하는 구조인가 보네요. 죄송하지만 다른 사람이 시험해보시겠습니까?”

 

 한수정의 말에 사람들은 움찔했고 그중 용기 있는 사람 하나가 나서서 손가락만 살짝 담갔다.

 

 “아얏! 이거 진짜 아프다!”

 

 남자는 손가락 하나 담근 것 가지고 죽을 것처럼 엄살을 부렸다. 이번에도 한수정이 다가가 그의 손가락을 봤으나 역시 아무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통증만 주는 물인 것 같네요. 대신 몸에 해는 없는 거 같아요.”

 

 “그럴 수가 있습니까?”

 

 “이곳 중앙 대륙에서 안 되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한수정의 말에 다른 사람들이 멍하게 강을 바라봤다. 비로써 이 관문이 어떤 시련인지를 깨달은 거다.

 

 “그러니까 그 고통을 참고 저기까지 가라고? 미쳤어!!”

 

 손가락만 닿아도 미칠 듯이 고통스러운 통증을 느낀다. 그런데 족히 20m는 되어 보이는 강을 건너려면 최소한 하체는 모두 담가야 할 거다.

 

 “에~ 이건 미친 짓이야.”

 

 그때 누군가가 자신 있게 앞으로 나섰다.

 

 “제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손을 들고 나선 사람은 뜻밖에도 평소 송진우를 악질적으로 괴롭혔던 바로 최강현이었다.

 

 “제가 길드를 위해서 참고 건너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강현은 역시 가식적인 표정으로 미소 지으며 마치 자신이 길드를 위해 대단한 희생이라도 할 것처럼 앞으로 나섰다.

 

 물론 속마음은 전혀 달랐다. 그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한수정을 보면서 생각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최강현은 놀랍게도 한수정을 자신의 반려로 점찍고 있었다. 대단한 미모와 몸매의 아름다운 여성인데 집안도 빵빵하니 처음 그녀를 봤을 때부터 어떻게든 해보려고 눈독들이고 있었다.

 

 남들은 다들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생각은 달랐다. 제 아무리 도도한 여자라도 결국은 여자고 남자하기 달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냥 한 번 찍어 누르면 끝이지.’

 

 사탕발린 말로 구어 삶고 자빠트리면 그 다음에는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될 거라고 생각했다. 임신이라도 시키면 한영 길드의 사위로 들어가는 것도 꿈은 아니다.

 

 그런 상상을 하니 사타구니가 뻐근해졌지만 내색하지 않고 진중한 눈으로 한수정을 보며 말했다.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그의 말에 한수정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성공만 해주신다면 길드 차원에서 합당한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하하~ 길드를 위한 일인데 무슨 보상을 바라겠습니까? 그저 제 노력을 잊지 않아주시는 걸로 충분합니다.”

 

 “물론 노력은 잊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성과를 냈으면 보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죠.”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신다면야······.”

 

 그렇게 말을 하고 최강현은 무심한 척 뒤를 돌아 강 쪽으로 갔다. 물론 최대한 멋있게 보이려고 부드러운 미소 짓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자~ 그럼.”

 

 최강현은 당당하게 강 쪽으로 걸어갔다. 물론 강에 닿으면 고통스럽다는 것을 들었지만 상관없다. 한수정을 얻기 위해서는 이런 고통쯤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거다.

 

 ‘이게 시작이다. 이걸로 한수정을······ 흐흐.’

 

 다시 음탕한 생각에 하복부가 뻐근해졌다. 그리고 발을 강물에 담갔다.

 

 첨벙~

 

 의외로 평범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맑은 소리가 났다. 하지만 당사자의 기분은 180도 달랐다.

 

 “컥!”

 

 충분히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발을 담가보니 그 고통이 상상을 초월했다. 이건 누가 벌겋게 달구어진 인두로 발바닥을 지지는 느낌이었다.

 

 “쿠엑!”

 

 결국 입에서 괴상한 소리를 내며 급히 강물에서 발을 빼려다가 순간 발목이 접질렸다. 그 상태에서 더 몸부림을 치니 몸이 옆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첨벙! 최강현은 꼴사나운 모습으로 물에 빠졌다.

 

 “케에에엑!!!!!!!!!”

 

 엄청난 통증이 밀려오자 최강현을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며 물속에서 허우적댔다.

 

 “살려! 살려!!!!”

 

 허우적대면 허우적댈수록 더 물이 튀어서 닿는 면적이 넓어졌지만 이미 최강현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

 

 그 꼴사나운 모습을 일행들이 모두 라이브로 봐야 했지만 그 누구도 나서서 돕는 이가 없었다. 최강현이 발버둥을 치느라 물이 사방으로 튀고 있으니 다가갈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이리저리 뒹굴다가 겨우 빠져나온 최강현이 바닥에 쓰러져 그대로 기절했다.

 

 처음 당당했던 모습에 비해서는 비참한 결말이었다.

 

 “······.”

 

 “······.”

 

 헌터들은 그 모습을 어이없다는 듯이 보고 있었다.

 

 “뭐야? 있는 척 하더니 그냥 바보잖아?”

 

 “하도 큰 소리 치기에 난, 그냥 성공할 줄 알았지.”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데 다시 한수정이 나섰다. 이미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최강현이라는 존재는 지워진 후였다.

 

 “다른 지원자 없으십니까? 여길 통과하는 분이 계시면 이억을 드리겠습니다. 혹시 도전하실 분, 계십니까?”

 

 이억이라는 말에 사람들이 용기 내서 강에 손가락을 담가봤다가 불에 댄 듯이 까무러치며 뒤로 물러섰다. 저런 끔찍한 곳에는 몸이 아니라 발목도 담그기 힘들다. 최강현을 꼴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사람은 꼭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야만 죽는 것이 아니다. 견딜 수 없는 통증을 느끼면 쇼크사로 죽을 수 있다.

 

 이건 그만큼 고통스러운 것이다.

 

 “······.”

 

 “······.”

 

 다들 눈치만 보고 있는 그때, 누군가가 손을 들며 나섰다.

 

 “제가 해보겠습니다.”

 

 손을 든 사람은 뜻밖에도 목발을 짚고 있는 사내, 송진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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