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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엽기적인 그녀 (6)
작성일 : 17-12-10 20:52     조회 : 56     추천 : 0     분량 : 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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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첫째 공자와 그를 도와 영주를 중독시켰던 모든 이들이 모두 감옥에 가게 되었다. 치료를 받은 둘째 공자는 다행히 생명에는 아무 지장 없었지만 실명되었던 한쪽 눈은 되돌릴 수 없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정상으로 되돌아올 수는 없지만 그래도 첫째 공자가 실권을 잡았을 때보다는 훨씬 안정된 모습이었다. 이제까지 일어난 일을 마을에 공고하자 사람들은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생업에 복귀했다.

 

 남은 것은 포상이었다. 영주를 살리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역시 둘째 공자다. 하지만 그는 관련자고 내부인이니 따로 포상을 받지는 않을 거다.

 

 다음은 역시 천유강과 유하연이였다. 둘을 치하하기 위하여 영주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나타났다. 포상을 주는 것이 영지의 내실을 다지고 정상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대들이 아니었으면 상황은 최악으로 변했을 거네. 영지를 구해줘서 감사하네.”

 

 “옳은 일을 했을 뿐입니다.”

 

 천유강의 말에 영주는 흡족한 표정으로 허허하고 웃었다.

 

 “그대들은 이제 우리와 남이 아니네. 이 도시 안이라면 나와 같은 대접을 받을 거야. 그리고 이것은 내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이라네.”

 

 영주가 내민 것은 상자였는데 그 안에 많은 금은보화와 아이템이 들어있었다.

 

 《영광의 혼》(반지)

 (유니크)

 영광된 전사만이 착용할 수 있다는 무구. 명예로운 자만이 이 반지를 착용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공격력이 달라진다.

 능력 : 명성에 비례하는 공격력 추가

  악명을 떨치는 적에게 50% 추가 데미지

  매력 +50

  착용 제한 : 명성 10,000 이상

 

 명성치에 따라서 공격력이 추가되는 특이한 반지였다. 무기가 아닌 반지라서 큰 공격력을 기대하기 힘들었지만 악한 적에게 들어가는 50% 추가 데미지는 유용해 보였다. 받은 2,000골드를 합하면 하루에 엄청난 이득을 얻은 셈이다.

 

 그리고 보상은 또 있었다.

 

 《아카디아 마을과 동맹이 되었습니다.》

 

 중앙 대륙의 도시와 동맹을 맺는 건 생각보다 많은 이득을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천유강의 성은 이곳이 아닌 테스트 서버에 있어서 직접적인 도움은 안 되지만 현재 소속된 길드인 데이브레이커에게는 희소식이었다.

 

 동맹 마을을 거점으로 사냥을 하거나 상행을 하면 현실에서의 장사를 하는 것만큼의 많은 돈을 긁어모을 수 있을 거다.

 

 “이걸로 받은 은혜를 갚을 수 있겠네.”

 

 데이브레이커 길드와 길드장인 신지후에게 너무 많은 혜택을 받아서 미안한 감정까지 들었었다. 중앙 대륙의 동맹 마을이라면 그 모든 빚을 갚고도 남을 것이다.

 

 보상을 받고 다시 마을로 나간 천유강이 보물을 보면서 신기해하는 유하연에게 물었다.

 

 “저는 이제 접속시간이 다 되어서 로그아웃해야 합니다. 하연 양도 거의 시간이 다 되었죠?”

 

 “어? 아······, 그, 그렇지. 나도 슬슬 로그아웃해야지.”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하연 양 없이 혼자였으면 퀘스트를 클리어하지 못했을 겁니다.”

 

 “나도 고마웠어.”

 

 첫 만남부터 강렬했던 유하연이다. 같이 다니는 도중에는 종잡을 수 없는 행동 때문에 난처한 적도 많았지만 막상 헤어지라고 하니 어쩐지 아쉬운 마음마저 들었다.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나겠지.’

 

 단지, 막연한 마음이었지만 어쩐지 다시 만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럼 안녕히.”

 

 말을 마친 천유강은 바로 로그아웃했다. 곧, 그의 몸이 희미해지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천유강이 사라지고 나자 남은 유하연은 바로 로그아웃을 하지 않고 한숨을 크게 쉬며 마을 밖으로 향했다.

 

 “흠~ 일단은 이 정도인가? 생각대로 된 게 하나도 없네.”

 

 머리를 긁적이던 유하연은 날개를 펴고 마을 밖으로 날아갔다.

 

 ***

 

 넓은 방 안에 있는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이들은 모두 비밀 조직이자, 세상을 적으로 돌린 노배 레스이라는 조직의 간부들이다.

 

 근래에 활동을 활발하게 하며 많은 성과를 일궈냈지만 그중에도 몇 번의 실수가 있었다. 오늘 회의의 안건도 실패한 건수에 대한 것이다.

 

 거대한 몸을 가진 흑인 남자가 옆에 있는 날카로운 눈매의 백인 남자에게 말했다.

 

 “아카디아 마을의 일이 어긋났다고?”

 

 “방심했어. 잠시 밖에 나가 있는 동안에 둘째 놈이 탈옥했어. 결국 퀘스트로 변해서 플레이어 중의 하나가 해결한 모양이야.”

 

 “쯧! 다른 곳은 몰라도 중앙 대륙의 도시는 꼭 필요해. 그곳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건 네놈도 잘 알고 있지 않나?”

 

 “내게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마! 나도 놀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바벨탑에서 갑자기 엔젤들이 튀어나와서 키워두었던 병력들이 몰살당하고 있었단 말이야!”

 

 둘의 언성이 높아지자 옆에 앉아 있던 동양인 남자가 가지고 있던 부채로 테이블을 치며 그들을 진정시켰다.

 

 “그만하시죠. 디멘션 월드에 변수가 많은 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 않았습니까? 아카디아 도시 정도면 우리 계획에 있어 그리 큰 손해도 아닙니다.”

 

 “큭!”

 

 “크흠!”

 

 동양인 남자의 말에 둘은 겨우 진정하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들 사이에 뚜렷한 서열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말을 한 동양인 남자는 여기서도 두뇌를 담당하고 있다. 그의 말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다이에나 님?”

 

 동양인 남자의 말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라틴계 여자가 눈을 비스듬히 떴다.

 

 “암흑 대륙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죠?”

 

 “순조로워.”

 

 여자는 심드렁하게 말했지만 그녀가 이룬 성과는 절대 적지 않다. 그것을 알고 있는 남자는 그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앉아 있던 차가운 인상의 백발의 남자가 손을 들었다.

 

 “말씀하세요, 라이언 님.”

 

 “극동 아시아 쪽은 어떻게 되고 있지? 우리의 거사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곳이 그곳일 텐데?”

 

 남자의 말에 모두 동의하는 눈빛을 보냈다. 폐쇄적인 중국과 일본은 다른 세력이 끼어들기 힘든 곳이고 현재 최강의 국력과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한국은 몇 번이나 침투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실패했다.

 

 “일본은 순조롭게 작업 중입니다만 작업이 잘 되고 있던 한국의 미르 기업과의 연결이 끊겼습니다. 다른 곳을 물색 중입니다.”

 

 “그쪽은 진도가 잘 안 나가는군.”

 

 “현재 한국의 정부에서는 우리의 존재를 눈치채고 촘촘한 수사망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 정도가 적당합니다.”

 

 “네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겠지.”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였다. 누군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철저하게 비밀로 진행되는 이 회의에서 도중에 나타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문소리가 들리자 따가운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지만 들어온 자를 보자 이내 다시 평온을 찾았다.

 

 “죄송합니다. 조금 늦었습니다.”

 

 들어온 남자는 긴 검은 머리에 눈을 안대로 가린 동양인 남자였다. 그를 보자 부채를 들고 있던 동양인 남자가 곤란한 미소를 지었다.

 

 “진행하던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루멘 님?”

 

 루멘이라 불린 남자는 예전 미르 기업과 접선하던 육명구를 죽인 장본인이다. 즉, 현재 한국을 맡은 책임자라는 소리다.

 

 “다행히 잘 되었습니다. 늙은이들이 정력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더라고요.”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것이 바로 건강이다. 약 하나로 젊었을 적의 힘을 찾을 수 있다고 유혹하니 술술 넘어왔다.

 

 “이것으로 한국의 연결 다리가 다시 생겼네요. 이번에는 미르 기업처럼 강압적으로 하지 않고 천천히 하셨으면 좋겠네요.”

 

 “알겠습니다.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겠습니다.”

 

 그 이후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모든 대화들이 각국의 정상들이 들었다면 펄쩍 뛸 정도로 놀라운 일들이었지만 이들에게는 일상이었다.

 

 “그럼 오늘은 이것으로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다음에 모일 때까지 정해진 일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이제 베타 테스트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베타 테스트가 끝나면 일은 급속도로 진행될 겁니다. 그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합니다.”

 

 “베타 테스트가 벌써 끝날 때가 되었나?”

 

 “이제 더 유입되는 테스터가 없습니다. 슬슬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가 된 거죠.”

 

 “그게 언제라고 생각하나?”

 

 “각 테스터의 성을 침공하는 몬스터 웨이브가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 기세라면 1년도 남지 않았겠죠.”

 

 “1년이라······ 드디어 고대하던 날이 도래하는군. 큭큭큭!”

 

 이들이 이렇게 전 세계를 무대로 음모를 꾸미는 것은 곧 다가올 그 날을 위함이다. 이제 곧 대재앙을 뛰어넘는 대격변의 시대가 열릴 거다.

 

 “그분을 위하여!”

 

 흥분한 남자가 소리 지르자. 앉아 있는 모두가 손을 들며 말했다.

 

 “그분을 위하여.”

 

 ***

 

 늦은 밤, 서울 도심의 밤거리

 

 시간이 깊어졌음에도 가로등과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으로 거리는 대낮처럼 밝았고 사람들의 움직임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손님들이 끊임없이 오가자 주변에 상점에서 다양한 판촉 행사가 낮보다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전통적인 풍선과 전단지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섹시한 복장을 한 여성들이 열심히 춤을 추고 있었다.

 

 그중 한 가게가 단연 눈에 띄었다.

 

 “우와! 진짜 같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가게에서 판촉행사를 하던 사람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은 디멘션 월드의 캐릭터를 코스프레하는 중이었는데 정말로 게임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생생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 있는 캐릭터는 무처럼 분장한 사람이었다.

 

 “무우~”

 

 “와~ 귀여워!”

 

 “무우?”

 

 “표정 움직이는 것 봐! 진짜 같다.”

 

 “이거 만져 봐도 돼요?”

 

 아이들이 몰려들자 마녀 복장을 한 미녀가 다가와 침착하게 말했다.

 

 “물지도 모른다.”

 

 “와아!”

 

 애나 어른 할 것 없이 신기해하며 구경꾼들이 끊이지 않았다.

 

 무 복장을 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옥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마족 복장을 한 사람들도 넷이나 있었는데 표정까지 섬세하게 움직이자 사람들은 무서워하면서도 즐거워했다.

 

 “우왁! 잡아먹어 버리겠다!”

 

 “와와!!”

 

 거대한 크림슨 발록 복장을 한 사람이 무섭게 소리치자 사람들이 꺅꺅거리면서 즐거워했다. 덕분에 가게 홍보는 대성공이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서 가계의 문을 닫을 때가 되자 코스프레하는 사람들이 구경꾼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퇴장했다.

 

 “얼마나 받았어?”

 

 “100만 원.”

 

 “단기로 하기에는 나쁘지 않군.”

 

 “왜? 이걸로 부자라도 되려고?”

 

 거대한 덩치의 데몬 로드와 크림슨 발록이 클클거리며 웃으니 마녀 복장의 미녀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좋기도 하겠다.”

 

 모자를 써서 뿔만 가리면 사람과 다를 것 없는 레오파다. 그에 비해서 다른 마족들은 특수 분장을 하지 않는 한은 절대 사람처럼 보일 수 없으니 이런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거다.

 

 덕분에 먹고 지내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을 만큼 벌고 있다. 코스프레를 하는 데 따로 돈과 시간이 들지 않기에 가능했다.

 

 “무우~”

 

 여전히 생각 없는 황금초는 돌아다니면서 풀을 뜯어 먹었다. 원래는 땅에 들어가서 그 안의 기운을 빨아들여야 하지만 이런 도심 한복판에 황금초가 들어갈 공간이 있을 리 없다.

 

 그 모습을 보던 브리딘이 레오파에게 말했다.

 

 “연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여러모로 힘을 써 봤지만 헛수고였어. 아무리 노력해도 마나는 꿈쩍도 하지 않아.”

 

 “우리는 사용할 수 없는 마나란 말인가?”

 

 디멘션 월드에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사천왕이었지만 이곳에서는 전혀 마나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이곳의 방식을 배워서 해봐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세계가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았다.

 

 “역시 이대로는 안 되겠어. 다른 방도를 알아봐야겠어.”

 

 “다른 방도? 또 무슨 일을 하려고?”

 

 “글쎄······.”

 

 턱을 쓰다듬으며 곰곰이 생각하던 브리딘은 먼 곳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우선 도와줄 사람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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