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별을 품은 소녀 (9)
작성일 : 18-01-15 19:55     조회 : 337     추천 : 0     분량 : 988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기계가 부서지자 투명 파이프들이 모두 터지면서 안에 있던 내용물이 땅에 그대로 흘러내렸다. 단지, 검은 액체로만 알고 있었던 그 물체들의 정체도 드러나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그건 검게 부식된 사람의 시체였다.

 

 시체를 연화해서 정수만 뽑아 벌레를 키우는 데 사용된 거다.

 

 “시체? 벌레를 키우기 위해서 사람을 먹이로 준다고?”

 

 사람을 조종하도록 만들어진 고독충이다. 그것들을 배양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영양분은 당연히 사람이었다.

 

 “미친놈들!”

 

 보이는 것만 수십은 된다. 이제까지 이런 짓을 계속했다면 못해도 수만은 희생되어야 했을 거다.

 

 천유강이 분노하는 만큼 노인도 분노하고 있었다.

 

 “이놈!!!! 무슨 짓을 한 거냐! 이걸 고치려면 또 한나절은 걸릴 것을!”

 

 처음에 보잘것없다고 생각해서 가지고 놀다가 죽이려고 생각한 것이 화근이었다. 노인도 천유강이 설마 3배 스탯 증가 같은 사기적인 스킬이 있다고는 생각 못 했을 거다. 그것이 이런 참사를 만들었다.

 

 “고장? 이런 참혹한 짓을 하고 한다는 소리가 고작 그건가?”

 

 천유강의 분노에도 노인은 시큰둥했다. 오히려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천유강을 바라봤다.

 

 “뭐라는 거야? 이들은 고작 해봤자 NPC들이야. 진짜가 아니라 만들어진 생명체일 뿐이라고.”

 

 노인의 말도 틀리지 않는다. 여기서 죽은 이들은 실제 사람이 아니라 게임 속에서 만들어진 가짜 생명체이다. 하지만 균열을 겪고 많은 NPC들과 유대관계를 맺어 온 천유강에게는 그들이 그냥 가상의 생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생각을 하고 웃고 눈물 흘리고 보통 사람처럼 살아가잖아. 그들의 미래를 빼앗아놓고 아무렇지도 않은 거냐?”

 

 “뭐?”

 

 천유강의 말에 노인은 이제까지의 가벼운 표정을 거두고 처음으로 진중한 표정으로 천유강을 자세히 봤다. 그는 천유강은 찬찬히 살펴보며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듯했다.

 

 “큭! 이거······ 멍청한 건지, 감이 좋은 건지 아니면 정말로 진실에 닿은 건지 모르겠구나. 뭐 그런 건 상관없다. 나를 거추장스럽게 만든 죄를 묻겠다.”

 

 짧은 대화 동안 천유강은 마족 특유의 회복력으로 체력과 기력을 채우고 있었지만 노인에게도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 벌레의 뛰어난 번식력 덕분에 그 짧은 시간 동안 숫자가 불어난 거다. 천유강에게 죽은 벌레 숫자가 벌써 회복되어 있었다.

 

 “기괴충 우츠로!”

 

 노인의 술법이 펼쳐지자 벌레들이 파도처럼 일어나더니 일제히 천유강을 덮쳤고 일부는 바닥에서 소용돌이를 만들어 천유강을 빨아들였다.

 

 “네놈에겐 과분한 스킬이다.”

 

 순식간에 사방이 벌레로 메워졌다. 이미 몸에 붙어서 천유강의 살갗을 갉아 먹는 벌레도 다수였다.

 

 3차 승급자인 노인이 가진 스킬 중에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스킬이다. 이번에는 천유강이 빠져나갈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천유강의 몸에도 이적이 일어났다.

 

 화르르르!!!

 

 엄청난 열기의 불길이 천유강을 덮더니 온몸이 불타오르기 시작한 거다. 이건 노인의 스킬이 아니다. 천유강의 소원이 일으킨 화염이다.

 

 전에 일으킨 화염과는 온도가 차원이 달랐다. 몸에 붙은 모든 벌레들이 잿더미로 변했고 다가오던 벌레들도 몸을 사릴 정도였다. 그리고······.

 

 번쩍!

 

 천유강이 움직이자 노인으로 변신하고 있던 모든 벌레들이 촛농이 녹듯이 사그라졌다. 천유강이 순식간에 움직여 모든 노인들을 처치한 거다.

 

 “무, 무슨!”

 

 천유강이 갑자기 강해진 것은 분노로 달궈진 정신을 날카롭게 세웠기 때문이다. 원하면 원할수록 그리고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강해지는 소원 스킬이 천유강의 분노와 빛의 강림 스킬의 효과로 엄청난 파워를 보였다.

 

 화르르르!

 

 천유강은 꼬리에 불붙은 송아지처럼 정신없이 이리저리 뛰며 벌레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노인의 본체를 찾아서 없애기 위해서다. 수없이 많은 벌레 중에서 노인의 본체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지만 그래도 지금은 열심히 뛰는 수밖에는 없었다.

 

 “이놈!!!!!!”

 

 당황한 노인이 스킬을 남발했지만 각성한 천유강을 막을 만큼 강한 수는 없다. 노인이 무슨 수를 쓰든 모두 벌레와 관련된 스킬이어서 불길에 닿자마자 무효가 되었다.

 

 하지만 천유강도 여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소원 스킬에 과한 힘을 내고 있어 집중력이 크게 소모되었고 빛의 강림의 지속시간도 무한한 것이 아니다. 빛의 강림 효과가 끝나면 노인을 이길 수 없다.

 

 ‘이것으로 부족해.’

 

 효과는 크지만 뭔가 1%가 부족했다. 이게 아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은 이런 것이 아니다.

 

 그 짧은 순간 천유강의 머릿속에서는 마치 주마등이 지나가는 것처럼 수련한 나날들이 빠르게 지나가기 시작했다.

 

 화염은 스승인 염제의 것이다. 그것은 강력하지만 너무 폭력적이고 급진적이다. 냉정한 자신과는 속성이 다르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힘인 바람?

 

 그것은 유연하고 자유롭지만 너무 느긋하고 평화롭다. 조급한 자신에게는 부족하다.

 

 ‘나라면······, 나라면······.’

 

 그 순간 모든 감각이 뒤섞였다.

 

 번쩍!

 

 “······.”

 

 “······.”

 

 방금 일어난 일은 천유강 본인도 인지하지 못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기도 했고 생각하는 것보다 몸이 본능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큭!”

 

 정신을 차리자마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졌다. 순간 사용한 능력이 천유강의 스탯의 범위를 초월한 거다. 엄청난 파동의 반동이었다.

 

 비틀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벌레들은 분해되어 가루만 남은 후였다. 방에 있던 그 많던 벌레들이 단 한 번의 충돌로 모두 즉사한 거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기억을 가위로 오린 것처럼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뭔가 감을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마나홀이 텅 빈다는 느낌만 받았을 뿐이다.

 

 그 정체불명의 노인도 확실히 죽었다. 그것을 알 수 있던 이유는 엄청난 양의 경험치가 한꺼번에 들어오기도 했고 방 한가운데에 반짝이는 아이템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무명왕의 혼》

 (아티펙트)

 이제는 이름마저 잊힌 왕의 혼이 담긴 반지다. 고대 괴물과 싸우다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왕은 유언으로 자신의 혼을 이 반지에 담아달라고 부탁했고 그의 유언대로 강력한 무구가 되었다. 결국 그의 아들이 이 반지의 힘으로 괴물을 물리쳤다.

 능력 : 적에게 주는 상태 이상 지속시간 +100% 자신에게 거는 버프 지속시간 +100%

  적과 자신의 크기 차이만큼 모든 데미지가 올라간다.

 

 특이한 효과가 있는 아이템이다. 많은 특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근데 이걸 끼면 소울스틸과 빛의 강림 효과도 두 배로 오르나?”

 

 시험해봐야겠지만 그게 되면 정말 엄청난 이득이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이제는 탈출해야······.”

 

 아직 적진 안이니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수상한 기계를 부쉈으니 다시 백작과 치라그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서 그들과 함께 탈출해야 한다.

 

 그 순간 엄청난 폭음이 들리며 천장이 날아가 버렸다.

 

 쾅!!!!!!!!

 

 두두두두두!!!

 

 천장의 먼지가 거치고 이미 어두워진 밤하늘이 나타났고 그 위로는 수십 대의 전투 헬기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헬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멕클레인 대령이었다. 그는 그의 부하들과 헬기에서 로프를 타고 뛰어내렸다. 그러더니 부서진 기계장치를 보고 머리를 잡아 뜯기 시작했다.

 

 “이걸 부쉈어?! 이렇게 될 동안 조켄은 뭐 하고 있던 거야?! 큰소리만 뻥뻥 치더니!”

 

 조켄이 아까 그 노인의 이름이었나보다. 멕클레인은 분기가 찬 표정으로 천유강에게 삿대질하기 시작했다.

 

 “네가 우리 계획을 망쳤구나! 조금만 있으면 됐는데! 조금만 있으면 이 영지는 내 것이었는데!”

 

 그의 말을 듣자 천유강도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네가 영주를 중독시키고 외부인을 끌어들인 장본인이구나.”

 

 “그럼 언제까지 내가 군인으로만 살다가 죽을 줄 알았냐? 나라고 영주가 되지 말라는 법이 있냐? 긴말 필요 없다. 이놈을 죽이고 기계를 복원한다. 영주를 꼭두각시로 삼으면 이 영지는 내 것이나 다름없지.”

 

 맥클레인이 명령을 내리자 같이 따라서 내린 병사들이 총구를 천유강에게 겨누었다. 이들은 멕클레인의 친위대들로 멕클레인이 직접 뽑고 훈련시킨 정예병들이다. 일반 병사와는 질적으로 다른 이들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도 빛의 강림 효과를 가진 천유강을 막을 수 없었다.

 

 두두두두!!

 

 총알이 비처럼 쏟아졌지만 총알이 발사하기 전에 이미 천유강은 달리고 있었다. 한층 빨라진 천유강의 속도를 병사들이 잡을 수 없었다.

 

 파바박!

 

 멕클레인이 명령을 내리고 불과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모든 병사들이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멕클레인은 놀라서 급하게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헬기! 헬기!! 이놈을 죽여!”

 

 그의 말과 함께 전투 헬기가 까맣게 하늘을 수놓았다. 모든 적들을 제압한 헬기 부대가 이곳으로 모두 몰려든 것이다. 비록 멕클레인이 천유강과 가까이에 있어서 직접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지만, 그 모습만으로도 사람을 주눅 들게 하기 충분했다.

 

 그 광경에 천유강은 눈을 찌푸렸다. 이제는 퇴각마저 힘이 들었다. 모든 스탯 3배 증가도 저런 수의 헬기 앞에서는 무력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라면......’

 

 천유강은 멕클레인을 노려보며 손톱을 뽑았다. 이왕 살아남기 힘들게 되었다면 이 사태를 일으킨 주범이라도 정리하고 전사하는 것이 개죽음을 피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눈치챈 멕클레인이 다급히 손을 휘저으며 소리쳤다.

 

 “쓸, 쓸데없는 생각 마라. 얌전히 포박을 받으면 목숨만은 살려둘 테니······.”

 

 비록 전투 헬기가 위에 떠 있어도 아까 보여준 천유강의 위용을 생각하면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 판단한 멕클레인이 재빨리 머리를 굴리며 소리 질렀다.

 

 그런데 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슈우우우웅~~~ 펑!!!!

 

 성 주위를 돌고 있던 전투 헬기가 미사일에 맞아서 격추된 거다.

 

 갑작스러운 폭발에 멕클레인이 땅에 납작 엎드렸다.

 

 「아~ 아~ 여긴 라드칸 중령이다. 멕클레인 대령은 백작님을 중독시키고 주민들의 실종과 관련이 있는 자다. 만약 멕클레인 대령을 두둔하거나 도와주면 같이 처벌받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거다. 그러니 즉각 공격을 멈추고 투항하라. 투항하면 정상참작을 해주겠다.」

 

 놀랍게도 전투 헬기를 공격한 것은 강화 병사였던 라드칸 중령이었다. 그는 성 아래에서 미사일을 날렸다.

 

 ‘한패가 아니었나?’

 

 당연히 라드칸 중령은 멕클레인 대령과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천유강을 돕고 있는 거다.

 

 “라, 라드칸!!!! 지금 뭐 하는 거야?! 어서 이놈을 쏴!!!”

 

 「그렇게는 안 되겠습니다, 대령님. 아니 멕클레인 이 개놈아! 마을 경비대가 주민을 지키지 못할망정 오히려 주민을 죽여?! 그러고도 무사할 줄 알았냐?」

 

 “이건 명령이다!! 상급자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셈인가?!”

 

 「헹~ 멍청아. 내가 아직도 네 수하인 줄 아냐? 처음부터 나는 네놈의 추악한 범죄사실을 파헤치려고 파견된 파견수사관이다.」

 

 “뭐?”

 

 「그리고 나만 파견된 건 아니지.」

 

 저벅저벅

 

 뒤 공간을 통해서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목표 발견, 모든 이미지와 정보를 취합해 시뮬레이션 중.”

 

 그는 천유강과도 싸웠던 기계 병사 트레스 소령이었다. 천유강이 온 비밀 통로를 통해서 온 듯한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천유강과 나머지 인원들을 무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트레스! 자네 어디 갔다가 이제 왔나? 여기 이 모든 사건의 원흉을 잡았으니 어서 체포해서 데려가.”

 

 멕클레인이 조금은 찔린 표정으로 트레스에게 말했다. 아직도 천유강을 이 사건의 원흉으로 몰아가려는 계획은 변하지 않은 듯, 트레스를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이번엔 트레스의 반응이 달랐다.

 

 “시뮬레이션 완료. 제일 타당한 추론 결과 도출.”

 

 그 말과 함께 트레스는 가지고 있던 권총을 겨누었는데 그 목표는 천유강이 아니라 멕클레인이었다.

 

 “멕클레인 대령. 당신을 시민 살해죄와 방조죄 그리고 국가 반역죄를 물어 체포하겠습니다.”

 

 그 말에 놀란 건 멕클레인만이 아니었다. 헬기에 타고 있던 경비대들도 동조하여 웅성거렸다.

 

 “바, 반역죄? 말도 안 돼!”

 

 시민 살인죄와 반역죄는 그 무게부터 달랐다. 시민 살해죄라면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이 있지만, 반역죄는 잘못하면 일가족이 몰살당하는 중죄였다.

 

 「이제 알겠지? 모든 병사들은 투항해라. 아니면 반역죄로 엮여 들어갈 거다.」

 

 라드칸이 확성기를 통해서 음성을 보내자 정말로 경비대들은 하나둘씩 무기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상관은 멕클레인이었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들로 보면 그가 반역죄로 잡혀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멕클레인은 포기하지 않았다. 라드칸의 직속 수하들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다.

 

 “할 수 없다. 라드칸과 기계 놈까지 모두 쓸어버려!”

 

 “하, 하지만······.”

 

 “아니면 순순히 반역죄로 잡혀갈 거야? 일단 죽여 놓고 저놈이 죽였다고 둘러대면 돼.”

 

 “아, 알겠습니다.”

 

 반역죄로 사형을 당하는 것이 두려웠는지 헬기병은 순순히 포신을 트레스에게로 향했다.

 

 「멍청아! 그만둬!」

 

 라드칸이 하늘에 떠 있는 헬기를 모두 격추시킬 수 없었다. 이대로 기관총을 갈기면 아무리 튼튼한 기계 병사라도 고철이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강한 빛이 헬기 뒤에서 나와 모두를 비추었는데 헬기보다 더 위쪽 하늘에서 뿜어져 나온 것이었다.

 

 “뭐냐!”

 

 당황한 멕클레인이 허둥대고 있을 때 밤하늘에 구름을 뚫고 거대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는 아이언 메이든 호. 수도에서 파견한 파견 수사대다. 모두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다시 말한다. 모두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

 

 그것은 커다란 크기에 비공정이였다.

 

 자기 스스로를 아이언 메이든 호라고 부른 그 기계는 새하얀 몸체를 가지고 있는 커다란 크기의 비공정이였는데 그 몸체는 강력한 무장으로 장비되어 있고 그 옆에는 아이언 메이든 호를 호위하는 크고 작은 비공정들이 역시 수십 대가 날아오고 있었다.

 

 비공정은 과학 대륙에서도 이곳 나라 수도에서만 운영되는 최강의 비행 물체다. 화력은 말할 것도 없고 속도와 선회 능력도 탁월하여 아무리 수십 대의 전투 헬기라도 비공정 앞에선 한순간에 종이비행기로 전락한다.

 

 「모두 항복해라!」

 

 거대한 전략 병기 앞에서 모든 영지군은 전의를 상실하고 무기를 내려놓기 시작했고 전투 헬기들도 비공정들의 인도 아래 서서히 땅으로 착륙하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멕클레인도 표정이 똥 씹은 듯 붉으락푸르락 변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뒤처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멕클레인을 비롯한 영지를 어지럽혔던 병사들은 물론 고용한 플레이어들까지 모두 파견 병사들에 의해 수감되었다.

 

 치라그가 잘 지킨 덕에 영주는 무사했으며 지금은 최고 수준의 의료진들이 24시간 붙어 있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고독충이 제거되었으니 곧 털고 일어날 거다. 많은 희생이 따랐지만 영주가 무사하니 이 영지도 곧 정상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빔 나이트와 메이디아 신전의 성기사들의 피해도 컸다. 아무리 정예 부대라고 하나 급조된 병력으로 영지 전체와 싸우는 건 무리가 있었다. 반 이상이 중상이거나 사망자였으나 늦지 않게 의료진이 파견되어 모두 무사히 치료하고 살릴 수 있었다.

 

 물론 천유강도 바쁘게 움직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이들이 천유강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을 거치며 진술서를 쓰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차근차근 설명해야 했고 나중에는 비공정에까지 불려가 그들 중 대장으로 보이는 이와 독대해야 했다.

 

 똑똑

 

 천유강을 데리고 비공정 아이언 메이든 호에 탑승한 트레스는 가장 호화로워 보이는 문 앞에서 노크했다.

 

 “누구야!”

 

 “트레스 소령입니다.”

 

 “들어와.”

 

 들어간 방에는 비공정의 중추가 되는 시설들이 눈에 가장 먼저 띄었고 방의 중앙에는 커다란 책상이 보였다. 그리고 그 뒤에는 책상에 앉아 있는 적발의 미모의 여성이 있었다.

 

 “흠. 그 타천사인가?”

 

 “그렇습니다. 카타리나 중장님.”

 

 “좋아. 그래 이름이 천유강이라고 했나? 여기에 앉게.”

 

 중장의 위치에 있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모습의 여성이었지만 카리스마는 결코 다른 이들에 밀리지 않았다. 천유강은 얌전히 카타리나가 권한 의자에 앉았다.

 

 카타리나는 보고서를 들고 읽더니 흥미로운 표정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보고서를 보고도 믿지를 못하겠어. 저 빡빡한 트레스 소령이 쓴 보고서가 아니었다면 당장 찢어 버렸을 정도의 전공이군. 대단해.”

 

 카타리나는 두꺼운 보고서를 계속 넘겼다.

 

 “이 사건은 중앙 수도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건이야. 전 나라에 걸쳐서 이런 일들이 벌써 6번째나 일어났고 사망자들의 숫자만 해도 만 명이 넘어가는 학살극이지. 이 솔트하임에서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트레스와 라드칸을 급파했지만, 사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 그만큼 신출귀몰한 놈들이고 사실 자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분명히 꼬리만 남기고 사라졌겠지.”

 

 천유강이 기계를 부순 것은 그들이 무언가를 이루기 바로 직전이었다. 만약 천유강과 빔 나이트의 활약이 없었다면 자신들의 목적을 이룬 집단은 유유히 사라졌을 것이다.

 

 “자네도 활약한 것에 비해서는 큰 보상을 얻지 못할 거야. 미안하지만 상부에서는 이번 일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든. 순전히 머저리들뿐이 없어서 말이야. 아~ 트레스 소령 이 말은 기록하지 말도록 해,”

 

 “접수했습니다.”

 

 “하지만 말이지......, 자네가 직접 얻은 결과는 우리가 뺏으면 안 되겠지.”

 

 카타리나는 천유강에게 어떤 물체를 책상에서 꺼내 밀었다.

 

 “이건 뭡니까?”

 

 “자네가 잡은 적 대장을 잡고 얻은 물건이야. 멕클레인이었나? 그의 물건인데 꽤 쓸 만해 보여서 내가 가지려다가 가져왔지. 확인해봐.”

 

 플레이어나 NPC가 죽으면 아이템을 떨어트리지만 감옥에 갇혀도 사망과 같이 아이템을 떨어트린다. 물론 사망 페널티는 없어서 죽는 것보단 감옥에 갇히는 것을 선호하지만, 그 역시 3일 동안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페널티는 있었다.

 

 천유강은 보자기에 싸인 두 물체를 확인했다.

 

 멕클레인의 고주파 봉

 (유니크)

 멕클레인이 애용하는 최첨단 무기, 영지에서 지급하는 고주파 봉을 개조하여 한층 더 강력한 파워를 지니게 되었다. 봉의 끝에서 나오는 강력한 고주파는 상대의 방어를 무용지물로 만들며 일시적으로 탈진 상태에 빠진다.

 공격력 350

 방어력 관통 +25%

 크리티컬 시 방어력 관통 +15%

 일정확률로 상대 탈진

 힘 +55

 체력 +40

 제한 : 과학 대륙의 종족

 

 방어력 관통이 붙어 있는데도 공격력 또한 준수한 무기다. 비록 과학 대륙 종족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스탯도 좋고 범용성이 좋은 봉 형태의 무기라 경매장에 내놓는다면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았다.

 

 “상부에 잘 보고하긴 하겠지만 많은 것을 줄 수는 없을 거야. 그러니 일단은 그것으로 참으라고.”

 

 “이거면 충분할 거 같습니다.”

 

 “그래? 이런 엄청난 일을 한 자치고는 욕심이 없네? 나로서는 뭐 고마울 노릇이지. 한 일주일 있다가 그대에게 포상이 갈 거니까 그때까지만 기다리라고. 일단 정리할 게 산더미라서 더 걸릴 수 있겠지만 보통은 그 정도지. 흠~ 그래, 여기까지 내 용건의 끝이다. 혹시 질문 있나?”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마음에 드는군. 이런 친구가 내 밑에 있다면 든든할 텐데 말이야. 안 그런가? 트레스 소령?”

 

 “그는 훌륭한 전사로 평가됩니다.”

 

 “큭! 트레스한테 저런 후한 평가를 듣는 이는 드문데, 확실히 아깝네. 그래도 타천사이니 할 수 없지. 늙은이들이 고지식해서 도움이 안 되는군. 트레스?”

 

 “기록하지 않겠습니다.”

 

 “이제야 척하면 알아듣는군. 좋아, 이만 나가보게 천유강 군.”

 

 비공정 밖으로 나가니 상황이 대부분 정리된 후였다. 잔당들은 모두 잡혀 들어갔고 파견 수사관들의 지시 아래 시민들은 통제되고 있었다.

 

 “아, 오빠.”

 

 치라그가 창백한 얼굴로 천유강을 맞이했다.

 

 “괜찮아요?”

 

 치라그는 모든 힘을 백작의 치료에 쏟고 탈진한 상태였다.

 

 “좋아 그러면 번호 좀.......”

 

 “응? 무슨 번호?”

 

 “무슨 번호라니 전화번호지 디멘션에 나가면 연락해야 할 거 아냐?”

 

 치라그의 말에 천유강은 잠시 멍해져서 치라그를 바라보았다.

 

 “설마 플레이어였습니까?”

 

 그의 말에 치라그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무슨 소리예요? 당연히 플레이어지. 그러면 이제까지 날 뭐라고 생각한 거예요?”

 

 퀘스트에서 만난 소녀였기에 당연히 NPC라고 생각했다. 물론 당연히 현실에서 보기 드문 미인이라는 것도 한몫했다.

 

 “알았어요, 잠시만요.”

 

 아직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치라그와 전화번호를 교환하였고 그제야 치라그는 환하게 웃었다.

 

 “난 아르헨티나에서 살아요. 오빠는 한국 사람이죠?”

 

 “네.”

 

 “좋은 나라에서 사네, 부럽다. 나도 언젠간 한국에 꼭 가보고 싶어요. 난 할 일이 있어서 가볼 테니 나중에 봐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22 크러쉬 (10) 2018 / 1 / 28 289 0 6243   
121 크러쉬 (9) 2018 / 1 / 28 302 0 6421   
120 크러쉬 (8) 2018 / 1 / 25 299 0 6312   
119 크러쉬 (7) 2018 / 1 / 25 313 0 7008   
118 크러쉬 (6) 2018 / 1 / 24 362 0 10422   
117 크러쉬 (5) 2018 / 1 / 22 280 0 9351   
116 크러쉬 (4) 2018 / 1 / 20 330 0 6358   
115 크러쉬 (3) 2018 / 1 / 19 278 0 10530   
114 크러쉬 (2) 2018 / 1 / 15 317 0 6449   
113 크러쉬 (1) 2018 / 1 / 15 348 0 8940   
112 별을 품은 소녀 (9) 2018 / 1 / 15 338 0 9886   
111 별을 품은 소녀 (8) 2018 / 1 / 15 353 0 7174   
110 별을 품은 소녀 (7) 2018 / 1 / 15 357 0 5298   
109 별을 품은 소녀 (6) 2018 / 1 / 15 313 0 8802   
108 별을 품은 소녀 (5) 2018 / 1 / 15 363 0 9378   
107 별을 품은 소녀 (4) 2018 / 1 / 15 294 0 5962   
106 별을 품은 소녀 (3) 2018 / 1 / 15 272 0 7949   
105 별을 품은 소녀 (2) 2018 / 1 / 15 310 0 5976   
104 별을 품은 소녀 (1) 2018 / 1 / 15 301 0 7390   
103 마주치다 (5) 2018 / 1 / 10 282 0 6096   
102 마주치다 (4) 2018 / 1 / 9 279 0 8532   
101 마주치다 (3) 2018 / 1 / 7 275 0 9614   
100 마주치다 (2) 2018 / 1 / 6 279 0 8728   
99 마주치다 (1) 2018 / 1 / 2 276 0 9420   
98 바다 이야기 (7) 2018 / 1 / 2 277 0 7781   
97 바다 이야기 (6) 2017 / 12 / 31 288 0 7725   
96 바다 이야기 (5) 2017 / 12 / 30 312 0 5588   
95 바다 이야기 (4) 2017 / 12 / 28 283 0 6851   
94 바다 이야기 (3) 2017 / 12 / 26 296 0 6738   
93 바다 이야기 (2) 2017 / 12 / 25 261 0 6605   
 1  2  3  4  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디멘션 게임 (구)
범미르
운명찬탈자 : 미
범미르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