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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별을 품은 소녀 (5)
작성일 : 18-01-15 19:53     조회 : 363     추천 : 0     분량 : 9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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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무슨 일이야? 뭘 본 거야?”

 

 “강 쪽입니다. 강으로 용의자가 도주하고 있습니다.”

 

 “뭐!!!”

 

 스미스가 나무 상자에서 꺼낸 건 마치 부메랑처럼 생기고 폭이 약 2미터 정도 크기의의 비행 기체, 호버크라프트(Hovercraft)였다.

 

 호버크라프트는 지면이나 물 위를 떠다니는 초저공 비행물체로 공기의 양력을 이용하면 짧은 순간이지만 한순간에 10미터 정도로 날 수도 있는 뛰어난 기동성을 지닌 운송기다.

 

 현대의 간신히 떠서 천천히 움직이는 그 호버크라프트와는 질적으로 달랐다.

 

 과학 대륙의 이 호버크라프트는 한 기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웬만한 항공기 저리 할 정도로 고가의 물체이었기 때문에 양산은 불가능하지만 일단 이동하기 시작하면 다른 이동수단으로 이 기체의 기동성을 따라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꽉 잡아요!”

 

 스미스가 가운데에 타고 천유강과 다른 플레이어가 양쪽에 탔다.

 

 빠른 속도감과 부드러운 움직임이 매력적이라서 쫓기는 입장만 아니었다면 온종일 타고 싶을 정도였다.

 

 “쏴!! 절대로 놓치면 안 된다!!”

 

 멕클레인이 멀어지는 일행의 신형을 보며 발악적으로 외쳤다.

 

 이미 연대급의 병력을 동원하며 판을 크게 키웠다. 이 정도 병력이 있는데도 놓치면 문책감인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세운 작전도 엉망이 돼버린다.

 

 이미 일은 막바지 단계라서 조금의 시간만 있으면 모든 일이 끝난다. 조금의 시간을 벌어줄 구실을 마련하기 위해서 세운 작전이고 그래서 만들어낸 희생양이다.

 

 모든 작전이 완벽했는데 이렇게 어이없이 놓칠 수 없었다.

 

 “전부 발포하란 말이야!!!!”

 

 멕클레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저격수, 장갑차, 그리고 헬기에서 수백 발의 총탄이 멀어져가는 천유강의 등 뒤로 쏘아졌다. 헬기는 기관총을 난사하며 일행을 잡으려 했지만 이미 가속도가 붙은 호버크라프트를 잡을 수는 없었다.

 

 “긴급 사태다. 전 병력 모두 용의자를 쫓아라. 다시 한번 말한다. 긴급 사태다. 전 병력 모두 하는 일을 멈추고 용의자를 추격 바란다.”

 

 멕클레인은 여기 모인 병력을 뺀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병력들에게 무전을 쳤다.

 

 뜻밖의 사태에 당황하긴 했으나 여긴 자신의 안마당이었다. 아직 강 밖으로 나가지는 못했으니 다른 병력까지 총동원한다면 충분히 잡을 자신 있었다.

 

 반면 일행들도 마음이 복잡한 건 마찬가지다. 기체에 달려 있었던 미사일 한 발은 폐수를 보내는 장치를 부수고 밖으로 나가는 통로로 만드는 데 썼다. 속도에 중점을 둔 기체였기 때문에 다른 미사일 장치는 더 이상 없었다.

 

 기체의 앞부분에는 총알이 나가도록 설계가 되어서 발포도 가능했지만 이런 속도로 움직이는 기체에서 총까지 발포하는 것은 오랜 시간의 훈련이 전제되지 않는 한 명중률이 극심하게 낮을 것이 분명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연료였다. 이건 마나석으로 움직이는 기체인데 한 명이 타는 기체에 세 명이나 탔으니 에너지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대로는 안 되겠습니다. 일단 흩어져야 해요.”

 

 스미스가 바람을 맞으며 둘에게 크게 소리쳤다.

 

 “어렵더라도 솔트하임 도시로 가야합니다.”

 

 “뭐?!”

 

 그 말데 다른 플레이어가 놀라 소리쳤다.

 

 “이 사태를 막으려면 도시로 가야 한다고요.”

 

 “그건 미친 짓이야! 난 못가! 왜 사지로 들어가려는 거야?”

 

 “사지가 아니에요. 이 일을 바로 잡으려면 어쩔 수 없어요.”

 

 “난 안 가! 그런 미친 짓에 동참할 수 없어.”

 

 그 말을 한 플레이어는 호버크라프트에서 뛰었다. 강 속에 들어갔으니 잘하면 포위망을 뚫을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스미스의 생각은 달랐다.

 

 “멍청한! 강에 숨으면 무사할 것 같나?! 저들도 잠수부들이 있다고!”

 

 잠수부는 천유강도 생각하지 못한 거다. 만약 천유강이 엠블럼만 믿고 물 밑에 숨었으면 위험했을 거다.

 

 “그쪽 형씨는 어떻게 할 겁니까? 이대로 도망갈 겁니까?”

 

 잠시 생각하던 천유강은 의지를 굳히고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도망가는 것보다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생존 확률이 높겠네요. 근데 해결 방법은 있는 겁니까?”

 

 “물론이죠. 도와주신다면 든든할 겁니다.”

 

 “좋습니다. 그럼 함께하도록 하죠.”

 

 “좋아요. 그럼 마을 근처 산에 내려줄 테니 하늘색 지붕의 건물로 오세요.”

 “네? 어디요?”

 

 “하늘색 지붕의 건물이요.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스미스는 강을 따라서 솔트하임시의 뒤에 있는 산 계곡을 오르기 시작했다.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육지가 아니라 계곡물 위를 달렸는데 경사가 높은 계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호버크라프트는 거침없이 달려 나갔다.

 

 ‘전투 훈련이 아니라 도주 훈련이 되겠군.’

 

 이건 자신이 바란 상황은 이런 게 아니었다. 수백 발의 총탄이 날아오는 전장에서 맹렬히 싸우는 것은 기대하고 택한 과학 대륙이었지만 상황에 따라 오로지 도망만 가야했다.

 

 그렇다고 여기서 자포자기 하거나 정면으로 맞대응해서 죽는다면 남은 3일까지 헛되이 보낼 수밖에 없다. 곧 호버크라프트의 불이 꺼지더니 서서히 멈추기 시작했다.

 

 “이 기체로는 여기까지입니다. 형씨는 저쪽으로 이동하세요. 그럼 마을이 보일 겁니다. 약속한 곳에서 만나죠.”

 

 스미스는 호버크라프트를 아무렇게나 팽개치고 떠났다.

 

 “이제 이건 어떻게 하지?”

 

 호버크라프트의 도움으로 이곳까지 무사히 올 수가 있었지만, 연료가 떨어진 호버크라프트는 짐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이곳에 버리고 가면 병사들이 발견하고 곧 스미스나 천유강을 턱 끝까지 추격하기 시작할 것이다.

 

 숨기는 것이 베스트였지만 천유강의 머리를 번득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공간 확장 주머니.’

 

 자신에게는 2m의 정육면체의 공간이 있는 주머니가 있다. 아직 별 것 넣은 것이 없으니 어쩌면 주머니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거다.

 

 이 게임에는 따로 인벤토리 소환이라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물체를 아공간 같은 곳에 저장하는 일 따위는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거대 레이드 같은 곳을 돌 때는 따로 짐꾼을 이용하여 상인 전용템인 거대한 주머니로 아이템을 옮기곤 했는데 이 주머니는 성능에 따라서 아이템의 부피는 크게 줄여서 담을 수 있지만, 무게는 그대로이었기 때문에 짐꾼들은 힘에 스탯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니 천유강의 공간 확장 주머니는 누구나 탐낼 만한 물건이다.

 

 “근데 이것이 들어갈려나?”

 

 반신반의하며 기체를 주머니에 가져다대니 위잉 하면서 주머니 속에 빨려 들어갔다. 다행히 들어간 거다.

 

 “어쨌든 흔적은 없앴네. 이제 본격적으로 도망을 갈 시간인가?”

 

 호버크라프트의 흔적은 없앴지만 이제부터가 고난의 시작이었다. 이곳의 지리도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도 모르게 도망간다는 것은 쉬워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지리는 몰라도 산에는 익숙한 천유강이었기에 복잡한 산 숲속을 헤치고 빠르게 전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산을 타고 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곳으로 이동했다. 스미스는 하늘색 지붕의 집으로 오라 했지만 솔트하임 도시의 지리도 모르는 천유강이 하늘색 건물을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하늘색, 하늘색 지붕이라······.”

 

 아직 분주하게 병사들이 이리저리 다니고 있는 중이라서 나무에 몸을 숨기고 건물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다행히 눈이 좋아서 멀리서도 색을 구별할 수 있었지만 어두워지면 그마저도 할 수 없다. 빨리 장소를 파악하고 이동하는 것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하늘색 지붕의 집은 찾을 수 없었다. 혹시 시아의 사각에 있어서 보이지 않을까 봐 위험을 무릅쓰고 장소를 이동해가며 살펴봤지만 아무리 봐도 하늘색의 지붕의 집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점점 시간은 지나갔다. 이제 정말 해가 산의 끝에 걸려 있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해가 완전히 진다. 그러면 하늘색 건물을 찾기는 요원해진다.

 

 그때였다. 천유강의 눈에 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설마······, 저곳을 말한 건가?”

 

 천유강이 보고 있는 건물은 엄밀히 말하면 집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곳은 교회였기 때문이다.

 

 뾰족한 첨탑들로 이루어진 교회는 하얀 벽에 신을 상징하는 그림과 언어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바로 그 첨탑들의 하늘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다른 곳을 찾아봐도 하늘색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분명 스미스가 말한 건물이었다.

 

 “처음부터 교회라고 알려주면 좋았을 것을······.”

 

 허탈한 마음을 달래며 천천히 움직였다.

 

 이제 어두워졌으니 천유강이 이동하기 쉬워졌다. 아직도 도시 안에는 많은 병사들이 천유강을 찾기 위해서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었지만 천유강이 도시 밖으로 빠져나갈 것으로만 생각해서 멕클레인이 도시 성벽 주변에 집중적으로 병력을 배치했다.

 

 덕분에 도시의 안에는 상대적으로 병력이 적었지만, 그 수도 적지 않았고 한 번 발각되면 전역의 병사들이 몰려들 것이 뻔했기 때문에 들키면 끝장이었다.

 

 이제는 호버크라프트도 이용할 수 없어 헬기의 추적을 벗어날 수단이 없었다.

 

 비록 은신에 특화되지는 않았지만 조용한 움직임에는 자신 있었다. 자신이 착용하고 있는 복장도 철갑으로 이루어진 중갑이 아닌 천과 가죽으로 된 장비였기에 움직임에도 제약이 없었다.

 

 그렇게 몇 분을 이동해서 거의 마을에 도착했고 이제는 교회가 멀지 않았다.

 

 그때 옆에서 기계음이 들렸다.

 

 “타겟 확보, 탐색 모드에서 제압 모드로 전환.”

 

 탕!

 

 특유의 기계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강한 충격이 옆구리를 강타했다.

 

 “윽!”

 

 불의의 습격에 정통으로 데미지를 입었다.

 

 “용의자는 얌전이 구속을 당할 것을 권고한다. 다시 한번 말한다. 용의자는 얌전히 구속을 당할 것을 권고한다.”

 

 다가온 그는 트레스 소령이라고 불린 기계 병사였다. 손은 어느 사이에 사라지고 그곳에는 총탄 구멍이 생겨나 있었다. 그곳을 통해서 산탄 총알을 발포한 것이다.

 

 그대로 잡힐 수 없는 천유강은 급히 근처 바위 뒤로 몸을 숨겼다.

 

 “민첩성을 극대화한 마족 전사, 목표를 카테고리 G5 암흑 투사로 식별.”

 

 탕!

 

 트레스가 은폐하고 있는 바위를 쏘며 천유강을 위협했다.

 

 권총이나 소총류는 천유강의 반응속도라면 쳐내거나 피할 수 있었지만, 산탄총은 달랐다. 일정한 패턴 없이 수없이 튀어나오는 총알들을 일일이 쳐내는 것은 아무리 천유강이라도 무리였다.

 

 현실이라면 경기공을 운용하여 가볍게 막아낼 테지만 이곳은 그런 일이 불가능했다.

 

 총을 든 상대를 상대로 어설프게 거리를 벌리는 것은 자살 행위다. 산탄총이 아무리 근거리에서 뛰어난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마땅한 원거리 공격 수단이 없는 천유강으로서는 무조건 안으로 붙어야 했다.

 

 그래서 주변에 굴러다니는 주먹만 한 돌을 집어 등 뒤로 숨기고 트레스의 전면으로 나섰다.

 

 “타겟 온. 전술 우선순위 확인, 섬멸보다 제압을 최우선으로 설정 확인.”

 

 트레스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천유강을 보고 항복을 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역시 상대는 기계 병사, 그렇다고 해서 결코 무장을 내려놓거나 방심하는 법이 없었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모든 변수들을 계산하고 있었다.

 

 그때 천유강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불시의 움직임이었지만 기계 병사인 트레스는 전혀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총으로 변한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탕!

 

 거대한 총성이 산을 울렸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천유강은 뒤로 튕겨 나가지도 그렇다고 앞으로 꼬꾸라지지도 않았다. 총을 쏘려는 그 순간에 가지고 있던 돌을 던져서 트레스의 손을 맞춰 총알의 궤도를 바꾼 것이다.

 

 강인한 용기와 순간적인 판단력이 없으면 흉내 내지도 못한 명장면이었다.

 

 하지만 역시 트레스는 마치 이런 상황을 예측했다는 듯 돌에 맞아 한쪽으로 치워진 손은 상관하지 않고 다른 손을 들었는데 그 손에는 약 40센치의 크기 권총이 쥐어져 있었다.

 

 탕!

 

 돌에 맞고 다른 속으로 권총을 뽑아 들어 발포하는 것까지가 사람들이 눈 한 번 깜빡일 정도의 시간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다른 사람이었다면 손쓸 틈 없이 당했겠지만 상대도 천유강, 순순히 당하지 않았다.

 

 무서운 것은 산탄이다. 권총에서 나오는 총알이라면 아무리 이렇게 가까워도 당할 리가 없었다.

 

 왼손 손등에서 나온 악마의 손톱으로 날아오는 권총탄을 반으로 쪼갠 후에 트레스의 바로 근접까지 붙었다. 그리고 오른손의 손톱을 길게 빼내 트레스의 상반신을 사선으로 그었다.

 

 깡!

 

 트레스는 그 공격을 팔뚝에 있는 철판으로 막아낸 후에 다시 권총을 들어 천유강의 무릎을 노렸다.

 

 탕! 탕! 탕!

 

 천유강 역시 손톱으로 트레스의 권총을 밀어 조준을 빗나가게 하고 다시 공격을 했다.

 

 총구가 자신에게 향하면 천유강이 밀었고 반대로 천유강의 손톱 공격은 트레스가 능숙하게 철판으로 방어한다.

 

 근접거리에서의 공방이 수십 합이나 진행됐다.

 

 가까이에서의 전투는 천유강이 유리한 듯 보였지만 트레스 역시 근거리에서의 싸움을 피하지 않고 공격을 했다.

 

 권총으로 총탄을 발사하는 것은 기본이고 잡은 권총을 마치 도끼처럼 휘둘러 공격했다.

 

 쾅!!

 

 천유강의 발이 트레스의 가슴을 강타했다. 처음으로 명중된 정타에 트레스는 뒤로 휘청거리며 물러섰다. 하지만 그 순간에서도 트레스는 총을 쏘는 것을 잊지 않았고 그 때문에 천유강은 옆으로 몸을 날려 공격을 피해야 했다.

 

 탕! 탕! 탕! 탕

 

 트레스는 천유강을 사살할 생각은 없는 듯 천유강의 다리 쪽만 노리고 사격을 가했다. 덕분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트레스의 사격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간신히 피하는 것이 전부였다.

 

 다시 앞으로 붙는 데 성공한 천유강은 손톱을 최대한 뽑아 크게 휘둘렀다.

 

 촤아아악

 

 손톱이 트레스의 가슴을 갈랐다. 하지만 기계 병사라서 빨간 혈선이 생기는 대신 가슴에 대 있던 생체공학 플라스틱 장갑판이 갈라졌을 뿐이다.

 

 ‘방어력이 너무 높아.’

 

 공격력이 낮은 천유강은 적의 급소을 노린 공격을 선호한다. 하지만 트레스의 급소는 모두 두꺼운 장갑에 가려져 있었다.

 

 ‘장갑으로 보호되지 않은 곳은 얼굴과 관절 정도인가?’

 

 당연히 공격하기 쉬운 곳이 아니다. 얼굴을 트레스가 신경 써서 보호하고 있고 계속 움직이는 관절을 노리는 것도 당연히 쉽지 않다.

 

 탕! 탕! 탕!

 

 근거리에서 쏘아지는 권총 공격도 여전히 위협적이다. 조금만 궤도를 잘못 읽어도 배에 구멍이 날 거다.

 

 ‘일단.’

 

 “소울 스틸!”

 

 이제는 천유강이 주력 스킬이 된 소울 스틸이다. 다행히 타이밍이 맞아 떨어져서 트레스의 스탯을 줄일 수 있었다.

 

 다음은 천유강의 묘기 타임이었다.

 

 팅! 팅! 팅! 팅!

 

 손가락을 섬세하게 움직여서 쏟아지는 총알을 마치 피아노 치듯이 정확하게 쳐냈다. 이번만큼은 늘 무표정했던 트레스의 표정이 꿈틀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크게 진각을 밟고 미처 회수하지 못한 팔의 옆구리를 노려 깊숙이 찔렀다.

 

 치이익!

 

 깊숙하게 공격당한 듯, 타는 냄새와 함께 전기가 합선되는 소리가 들렸다. 큰 효과가 있는 거다.

 

 트레스는 비틀거리면서도 천유강을 떼어내기 위해 위협 사격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위험의 순간에도 침착한 것이 천유강의 장점이지만 적으로 만나니 이렇게 짜증날 수가 없었다.

 

 “위험 포착. 현재 전술 변경 요망.”

 

 트레스는 여전히 무표정한 눈으로 천유강을 보며 총을 집어넣었다.

 

 “에너지 충전량 확인. 85% 활용 가능.”

 

 그 순간 가슴에 있던 장갑판이 완전히 열리면서 그 안에 있던 파란 결정핵이 나타났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징조를 느낀 천유강이 뒷걸음질 치려 했지만 이번엔 트레스가 더 빨랐다.

 

 “펄스 충격파 발동.”

 

 위잉~

 

 트레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결정핵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사방으로 강한 충격파가 뿜어져 나왔다.

 

 쿵!

 

 민첩한 천유강이라도 이번만큼은 피할 방도가 없었기에 속절없이 뒤로 떠밀려가야 했고 뒤에 있던 거대한 바위에 부딪힌 다음에야 멈출 수 있었다.

 

 “쿨럭~”

 

 사방이 폭격이라도 맞은 듯 황폐해져 있었다.

 

 크기가 작은 바위는 모두 날아갔고 주변 나무들의 가지들이 다 꺾였다. 그중에서 크기가 작은 것은 아예 뿌리째 뽑혀서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천유강은 쓰러져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마비에 걸렸습니다. 1분간 몸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대련 도중에 1초만 정신을 잃어도 패배한 것으로 판정한다. 적을 바로 앞에 두고 1분이나 움직일 수 없다는 건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트레스는 천유강의 상태를 확인한 후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트레스가 총구를 들이밀며 코앞까지 다가갔지만 천유강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눈으로 트레스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뿐, 온몸이 마비된 상태에서는 어떠한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으으으윽!”

 

 기를 쓰고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마비의 효과는 절대적이다. 정신력으로 극복해 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몸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긴 것처럼 몸에 아무런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트레스가 차가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적 포획완료. 전술 사고를 제압 모드에서 탐색 모······.”

 

 지이이익!!

 

 갑자기 아무것도 없는 숲속 한복판에서 파란 전류가 번쩍하며 나타나더니 트레스의 몸을 감전 시켰다.

 

 그 전류에 감전된 트레스는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전술 회로 다운. 재부팅에 30초의 시간 필요 확인. 위험 상황 발생. 보조 무기 작동.”

 

 강력한 전류가 트레스의 전술 회로를 순간적으로 과부하 시켰고 기계 인간이었던 트레스에게는 전기 데미지가 치명적으로 적용됐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따로 프로그래밍 되어 있던 보조 무기, 가늘고 긴 카본 와이어가 몸체에서 튀어나와 트레스의 주변 반경을 휩쓸었다.

 

 번쩍!

 

 하지만 공격 범위보다 멀리서 다시 강한 전류가 뿜어져 나와 다시 트레스의 몸에 명중되었고 이번에는 트레스도 버틸 수가 없었는지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쓰러져야 했다.

 

 “전술 회로 완전 정지. 재부팅 시간까지 약 300초 소요 예상. 300, 299 298······.”

 

 트레스가 쓰러지고 나서야 전류가 쏘아졌던 곳에서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기묘한 수트를 착용하고 있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3명의 팀으로 이루어진 이들은 인비져블 슈트와 플라즈마 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는데 인비져블 슈트란 전자파에 의한 양자역학적 간섭 효과를 이용하여 빛의 흡수와 굴절 등 물질의 광학 특성을 극적으로 변화시켜 사람들의 모습을 감출 수 있게 만드는 일종의 전투복이었다.

 

 과학 대륙에서만 만들어지고 과학 대륙 인간의 종족만 입을 수 있는 이 슈트는 움직일 때 미묘한 형상이 남아서 만능은 아니었지만, 멀리서 움직일 때와 어두울 때 입고 움직인다면 찾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트레스의 능력상 탐색 모드를 작동하면 쉽게 찾을 수도 있었지만, 천유강과의 전투 때문에 다른 곳에 능력을 제한한 상태라서 이들이 가까이 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들은 쓰러진 트레스를 건들지 않고 바로 주변을 살피더니 덩치가 가장 큰 한 명이 천유강을 들쳐 멨다.

 

 그리고 수신호로 의사를 교환하더니 천유강을 어떤 천으로 덮은 후에 이내 시가지가 있는 쪽으로 뛰었다.

 

 천유강은 아직 마비 효과가 풀리지 않았기에 그저 이들이 이끄는 데로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8, 7, 6, 5, 4, 3, 2, 1 시스템 복구. 전술 회로 가동. 적 위치 손실. 임무 실패.”

 

 황폐해진 숲 한가운데에서 트레스가 자신의 상태 체크와 함께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한바탕 일어난 소란을 듣고 영지군 병사들이 멀리서 뛰어왔다.

 

 “무슨? 트레스 소령?!”

 

 뛰어온 자들은 라드칸 중령이 이끄는 병사들이었다.

 

 라드칸은 난장판이 된 곳에서 트레스가 홀로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항상 완벽한 근무 자세를 보였던 트레스였기에 이처럼 엉망이 된 모습을 본 것이 처음이었다. 황당한 마음을 감출 수 없던 라드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나?”

 

 “문제없습니다. 중령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아닙니다.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아직 경직된 몸으로 몸을 움직여 다시 순찰 준비를 하는 트레스는 기계 인간답지 않게 답변이 약 2초 정도 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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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별을 품은 소녀 (8) 2018 / 1 / 15 354 0 7174   
110 별을 품은 소녀 (7) 2018 / 1 / 15 357 0 5298   
109 별을 품은 소녀 (6) 2018 / 1 / 15 315 0 8802   
108 별을 품은 소녀 (5) 2018 / 1 / 15 364 0 9378   
107 별을 품은 소녀 (4) 2018 / 1 / 15 295 0 5962   
106 별을 품은 소녀 (3) 2018 / 1 / 15 273 0 7949   
105 별을 품은 소녀 (2) 2018 / 1 / 15 310 0 5976   
104 별을 품은 소녀 (1) 2018 / 1 / 15 302 0 7390   
103 마주치다 (5) 2018 / 1 / 10 283 0 6096   
102 마주치다 (4) 2018 / 1 / 9 280 0 8532   
101 마주치다 (3) 2018 / 1 / 7 276 0 9614   
100 마주치다 (2) 2018 / 1 / 6 281 0 8728   
99 마주치다 (1) 2018 / 1 / 2 276 0 9420   
98 바다 이야기 (7) 2018 / 1 / 2 277 0 7781   
97 바다 이야기 (6) 2017 / 12 / 31 288 0 7725   
96 바다 이야기 (5) 2017 / 12 / 30 312 0 5588   
95 바다 이야기 (4) 2017 / 12 / 28 286 0 6851   
94 바다 이야기 (3) 2017 / 12 / 26 296 0 6738   
93 바다 이야기 (2) 2017 / 12 / 25 261 0 6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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