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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6. 전조(2)
작성일 : 18-12-14 00:16     조회 : 74     추천 : 0     분량 : 8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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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 포트 메인, 괴수토벌부대 식당 -

 

 

 “이야..... 오늘 관리관님 정말 대단하지 않았어?”

 

 “괜히 3서기관이겠어? 실력이 되니까 올라가셨겠지.”

 

 서포터들은 식사를 하면서, 순찰 때의 일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아델의 발차기에 부서지는 괴수의 머리. 완력으로 괴수를 무찌를 수 있는 사람들은 대개 기사단장들이나 그 위에 있는 소위 ‘괴물’들뿐이었다. 별개로 무구 적합자들도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스티네아가 했던 얘기가 괜한 얘기가 아니었구나......”

 

 “거봐요. 내 말 맞죠? 그리고 또.......”

 

 스티네아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을 했다. 그런 그를 보며 다들 의아해 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누구보다도 그에 대해 평을 안 좋게 하던 녀석이었는데, 어느새 그 누구보다 아델을 좋아하고 있으니 말이었다.

 

 “뭐, 어쨌든 그 분은 왜 여길 온 걸까?”

 

 “기사단장까지 했으면서 못 올라간 거 보면....... 잘린 것 같은데?”

 

 “역시 그렇지? 그런 거겠지?”

 

 “에이 잘렸다면 여기가 아니라 더 외지로 가야하는 거 아니야?”

 

 모두들 그에 대한 추측성 얘기들을 하며 이야기를 주고받고는 있지만, 정작 당사자가 옆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던 모양이었다. 그들의 말을 들으며 묵묵히 밥을 먹고 있는 그의 모습에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걸었다.

 

 “아저씨. 아저씨는 저런 말 들으면 기분 안 나빠요?”

 

 “응? 직접 욕하는 것도 아니니까 상관없지. 뭐.”

 

 “그래도 이거 소문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상하게 바뀔 수도 있잖아요.”

 

 “그럼 그때 가서 응징하지 뭐.”

 

 너무나 태연히 밥을 먹는 그를 보며 아멜은 그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뭐, 본인이 문제없다는 데, 더 말을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니까.

 

 뭐, 그런 것 보다 더 중요한 건 다른 것이었다. 아멜은 조심히 아까보다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그건 그렇고..... 아저씨, 그 괴수들.......”

 

 “음, 너도 생각은 하고 있었구나.”

 

 아델 역시 저런 이야기들보다, 아까의 괴수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을 만났었을 때가 분명 3주 전. 에테레아에서 만났었으니까, 지금쯤은 아마도........

 

 “도시 곳곳에 숨어있겠구나.”

 

 얼마나 많은 숫자가 도시로 흘러들어갔는지 몰라도, 도시 안에서 괴수가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면 분명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러고 보니 일전에 도엘라에서 있던 일은 어떻게 되었나요?”

 

 “응? 그거 말이니? 흠..... 이건 말이지 비밀이지만.......”

 

 도엘라에 있었던 선착장 습격사건. 일단 괴수들이 나타나서 한동안 도시가 혼란에 빠졌었지만, 연구용 괴수를 수송하는 과정에서 몇 마리가 탈출했다고 공표를 해 일단락을 시켰다고 했다.

 

 “그리고 없는 사람들을 만들어내서 전부 모가지를 쳤지만.”

 

 “참, 그쪽 세계는 어둡네요.”

 

 “그렇지. 어른들의 세계는 어둡지...... 너는 그렇게 크지 말아 라.”

 

 갑자기 들어온 손에 놀란 아멜은 그저 멍한 표정으로 그가 나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아델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그대로 나가버린 것이었다. 아멜은 빨갛게 된 뺨을 겨우 진정시키며 천천히 식당을 빠져나왔다.

 

 

 집무실로 돌아간 아델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말없이 턱을 괴고 있었다. 마침 들어오던 리엔은 그의 모습을 보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다행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데요. 관리관님이 계셔서 다행이었죠.”

 

 그녀는 천천히 보고서를 내밀며 그의 앞에 서있었다. 천천히 고개를 드는 그는 그녀가 주는 보고서를 받아 읽기 시작했다.

 

 ‘괴수와 접촉 후, 「4명이 부상을 입었다.」 라........’

 

 무구적합자가 크게 다치지는 않았으니, 상부에서는 딱히 신경을 쓰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나름 그들과 친하게 지내던 그로서는 살짝 마음이 아팠다.

 

 “흐음..... 일단 다친 애들은 좀 더 나중에 순찰 투입시키도록 하고, 새로 투입할 조에게는 주의를 좀 줬으면 해. 요즘 나오는 녀석들은 무구 적합자가 아닌 이상 건들기 힘든 녀석들이니까.”

 

 “알겠어요. 단단히 일러둘게요.”

 

 리엔도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도 갑작스럽게 실려 온 동료들을 보고 깜짝 놀랐었으니까. 그래도 빠른 처치로 심각한 부상까지 가지는 않았으니 천만다행이었다.

 

 “참, 그건 그렇고, 곧 있으면 무구 적합자들 복귀할 때가 됐네요.”

 

 “아? 누구였더라....... 세유랑 마유였나? 쌍둥이라고 하던데......”

 

 “네! 정말 닮아서, 아마 관리관님은 헷갈리실 거예요.”

 

 “흠..... 그거 참 조심해야겠다.”

 

 문뜩 예전에 가르치던 제자들 중에서, 쌍둥이였던 자들이 ‘헤루나의 기적’(만우절과 같다고 보면 된다.)때 자신에게 했던 장난이 떠올랐었다.

 

 ‘정말이지....... 쌍둥이는 구분하기 힘든데......’

 

 숨어 다니는 것을 잘하는 녀석들이 서로의 복장을 바꿔 입고 돌아가면서 그를 놀려대는 그들 때문에 한동안 노이로제가 걸려 쓰러질 뻔 하기도 했었고, 녀석들이 마음만 먹으면 사고를 쳐대니 뒷수습을 하느라 엄청 애를 먹었었던 기억이.

 

 “관리관님? 요즘 감정기복이 심하세요? 자꾸 울었다 웃었다........”

 

 리엔에 말에 놀란 그가 급히 손을 눈가에 갖다 댔다. 눈에서 물방울이 맺혀있는 것을 본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 그냥 옛날 생각나서 그래. 정말이지 끔찍했던 거 말이야.”

 

 “네? 눈물까지 흘릴 정도로 말이에요?”

 

 “그래. 정말 끔찍했어.”

 

 아델의 모습에 리엔은 고개를 저으며 밖으로 나갔다. 집무실에 혼자 남은 그는 잔에 커피를 따라 마시며 말없이 가만히 서류만 바라보았다.

 

 

 오늘도 평화로운 부대. 아냐는 휘파람을 불며 지루한 하루를 보내는 중이었다. 파견을 나가는 것보다 좋기는 하지만, 좀처럼 움직이지 않으니 몸이 쑤시는 그녀는 할 일을 만들기 위해 창고에 들어가고 있었다.

 

 “아냐 언니! 뭐하고 있어?”

 

 “뭐하긴, 창고 정리하고 있지.”

 

 오늘도 비번인 스피넬이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아냐는 막 창고 문을 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거 참 저번이랑 비슷한 상황인 것 같은데?”

 

 “하하, 뭐 언니랑 비번일 때가 겹치니 그렇죠 뭐.”

 

 스피넬은 아냐 곁으로 다가와 자연스럽게 빗자루를 들었다. 그녀들은 천천히 상자들을 옮기며 먼지 하나하나 구석구석 쓸고 닦기 시작했다.

 

 한참을 청소하며 간단히 이야기를 주고받던 스피넬과 아냐. 어제 순찰에 대해 얘기를 하던 스피넬은 갑자기 오늘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었다.

 

 “참, 그러고 보니 그 애기 들었어요?”

 

 “음? 무슨 얘기?”

 

 “오늘 순찰, 조기 종료 했잖아요. 그게 글쎄 새로운 괴수들이 나타나서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응? 새로운 괴수?”

 

 아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스피넬은 그녀의 얼굴을 보곤, 식당에서 스티네아가 해주었던 이야기를 아냐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네! 스티네아랑 아멜조가 순찰을 하고 있었는데, ‘말을 할 줄 아는’ 괴수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상당히 위험했더라고 했는데, 아저씨가 급하게 가서 정리를 했대요. 근데 아저씨는 녀석들을 ‘지아렛’이 아닌 그냥 ‘괴수’라고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스피넬의 말에 아냐는 두 귀를 의심하고 다시 한 번 천천히 물어보았다.

 

 “응? 말을 할 줄 아는 괴수라고?”

 

 “네! 옆에 있던 서포터분들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괴수가 서로 쳐다보며 말을 주고.......”

 

 쾅! 아냐의 손에 들린 상자가 떨어졌다. 그녀는 떨어진 상자는 신경 쓰지 않은 채, 급히 창고 밖을 나가 뛰기 시작했다.

 

 “언니! 자... 잠시만 요!”

 

 갑작스러운 그녀의 태도에 놀란 스피넬이 그녀에게 외쳤지만, 그녀는 전혀 들을 기색이 아니었다. 아냐는 그렇게 그녀를 두고 그대로 막사로 돌아갔다.

 

 

 토벌 부대 집무실. 쾅! 다시금 서류를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델은 집무실을 박차고 들어오는 아냐의 모습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응? 무슨 일이야?”

 

 순간 아냐는 그의 멱살을 잡으며 곧장 들어올렸다. 그녀의 눈빛은 마치 매우 성질이 뻗은 곰과 같아 보였다.

 

 “이봐, 너 분명 나한테 해야 할 말이 있지 않아?”

 

 “무.... 무슨 일 인데......?”

 

 “네가 돌아오고 난 다음에 말은 안하고 있었지만, 분명 너희들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거지? 있는 대로 다 불어야 할 거야!”

 

 “히... 히익! 무슨 일이야!”

 

 마침 잠시 심부름을 마치고 들어온 리엔이 아델의 멱살을 잡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급하게 그들 사이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리엔의 키로는 아델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리고 있는 아냐의 손에 닿지 않았다.

 

 “으.... 일단 내... 내려놓고 말해......”

 

 “빨리 말하라고! 왜 나만 나두고 너희들끼리만 얘기하는 데!”

 

 “이... 여... 옆에 리... 리엔...... 리엔이.....”

 

 그가 왼팔로 한쪽을 가리키자, 아냐는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깜짝 놀라며 그를 급히 내려놓았다.

 

 “우와씨! 깜짝이야.”

 

 “아냐!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리엔은 화를 내며 그녀에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자 아냐는 머쓱한지, 머리를 긁적이며 조용히 의자에 앉았다.

 

 “미안...... 살짝 감정이 치솟아서 말이야.”

 

 “그래도 그렇지! 하마터면 관리관님 상처 벌어질 뻔했단 말이야!”

 

 “후후.... 이미 벌어졌습니다만?”

 

 그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것이 보였다. 깜짝 놀란 두 사람이 급하게 그에게 다가왔지만, 그는 손을 흔들며 말을 이었다.

 

 “괜찮아, 괜찮아. 한참 전에 나왔던 피가래가 이제 목을 넘어 온 거니까.”

 

 “그... 그래도.... 아... 혹시 오전에 싸웠던 여파가?”

 

 “그래. 아직 덜 나았어. 약을 먹어서 조금 낫기는 하지만 말이야.”

 

 이번에 새로 받은 약은 효과가 굉장하다 못해, 그에게 큰 고통을 주지도 않았다. 다만, 그만큼 금방 몸이 피로해지는 체질이 되어가서 골치가 앞은 그였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아냐를 바라보았다.

 

 “녀석들이 나타난 걸 왜 얘기 안했어?”

 

 아냐는 화를 삭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녀석들이라는 말에 리엔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델은 그런 그녀를 보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왜 대답이 없지? 녀석들...... 아니 ‘아카레니의 사제’들이 왜 나타난 거지?”

 

 아카레니의 사제? 리엔은 알 수 없는 그녀의 말에 아냐를 쳐다보았다. 아델은 그런 그녀의 말에 고개를 들고 입을 열었다.

 

 “아카레니의 사제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애들한테 다 들었다고. ‘말하는 괴수’라니! 얼토당토한 소리를 하란 말이야! 너도 잘 알잖아! 그들이 누구인지를!”

 

 아델은 그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그녀의 모습에 다시 고개를 돌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 있는 누구보다도 그를 잘 알고 있는 그녀이기에 그런 표정을 지을 수가 있었던 것이었다.

 

 “왜...... 말이 없어....... 왜 자꾸 혼자만 가려고 해......”

 

 아냐의 말에 고개를 다시 돌려 그녀를 바라보는 그는, 천천히 입을 열어 그녀에게 말을 했다.

 

 “뭐, 아냐 너한테 일찍 말해주지 않아서 미안. 하지만 말하지 않았던 건, 아직 때가 아니라서 못 말하는 거니까.”

 

 “‘아직.. 때’가 아니라고?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그의 알 수 없는 말에 놀란 그녀가 아델을 쳐다보며 말을 했다. 아델은 그런 그녀에게 작은 쪽지를 쥐어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네가 이걸 보고 생각나는 게 있다면 말해줬으면 한다는 거지. 창고가 덜 정리 되었는지, 쥐새끼가 들 끌어서 말이지.”

 

 아냐는 그가 주는 쪽지를 건네받았다. 쪽지에는 하얀 백지만이 있었다. 아냐의 붉은 눈이 그 쪽지를 유심히 보더니, 그녀는 머리를 손으로 짚으며 말했다.

 

 “참나, 어쨌든 혼자서 무리하지 말라고. 적어도 녀석들을 상대할 수 있는 게 너 뿐만이 아니니까.”

 

 “알았어. 조심할게.”

 

 한바탕 소동 뒤에 그녀가 나가고, 조용해진 집무실에는 한숨을 쉬며 다시 커피를 마시는 아델과 리엔이 남아있었다. 둘의 대화를 지켜보기만 하던 리엔은 곧장 정신을 차리고, 아델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 관리관님? 아까 얘기 뭐에요?”

 

 “응? 아! 이런......”

 

 아델은 리엔을 보며 순간 자신과 아냐가 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이미 그녀에게서 도망치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이었다.

 

 “관리관님! ‘벼.. 별거 아니야.....’라고 하시면 안돼요! 아까 그 이야기 자세하게 얘기해주세요!”

 

 리엔은 마치 취조실의 형사처럼 그를 가까이 몰아붙였다. 그녀는 오늘 안에는 꼭 듣겠다는 생각으로 그녀를 잡아먹을 듯 쳐다보고 있었다. 힘을 사용해 기억을 지우고 싶기는 하지만, 아직 상처가 다 아문 것이 아니라서 쓸 수도 없었다. 결국 그는 하는 수 없다는 생각으로 고개를 가로 젓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흐음...... 적어도 이 일에 대해서는 나랑 아냐만 알고 있으려고 했는데.......”

 

 “네? 아냐랑만요?”

 

 “정확히는 나랑 리즌, 아냐. 이 셋만 말이야. 개인적인 일에 다른 사람이 엮이는 것이 싫었거든.”

 

 아델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남은 커피를 마저 마셨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어 이야기를 이어갔다.

 

 “일단 내가 ‘하이앤더’인건 알고 있으니 그건 넘기고, 나랑 리즌, 아냐랑은 아주 먼 옛날에, 어떤 한 집단과 대립하는 비밀 결사 단체였었어.”

 

 “비밀 결사 단체요?”

 

 “응, 그것도 지금 세계가 이렇게 된 원인과도 관계되어있고 말이야.”

 

 그의 말에 잠시 리엔은 멍하니 입을 벌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정말 어이가 없는 이야기였다. 무슨 세계 멸망에 3사람이 관계되어있다니....... 물론 그가 ‘용사’라고 얘기 했었으니까 어느 정도 일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세계 멸망의 원인이라고요? 도대체 관리관님은 얼마나 엄청난 존재인 거예요? 저번에는 용사라더니.......”

 

 “하하, 역시 이 반응이 정상이지. 그래도 이야기는 들으려고 하니까, 계속할게.”

 

 시큰둥한 얼굴로 그를 쏘아보는 리엔의 표정에, 아델은 크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한때 저 괴수들이 침공 할 거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들이 침공하기 전에 그들을 무찌를 기회가 한번 있었어. 그리고 우리의 기회를 방해 했던 존재들이 바로 말했던 ‘아카레니의 사제’들이야. 그들은 자신을 세계를 정화해야한다는 미명 아래, 자신들 스스로를 ‘사도’라고 칭하며 세계에 ‘괴수의 씨앗’을 뿌려댔단다.”

 

 아델은 잠시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아파왔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후회해봤자 아무것도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였다. 그는 잠시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기억을 밀어내고, 천천히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들이 다른 세계에서, 이 세계를 정화한다는 목적으로 괴수들을 데리고 왔을 때, 제일 먼저 등장했던 녀석들이 바로 그 ‘말하는 괴수’, 아니 사도들이었지. 이제 조금 감이 잡히는 것 같니?”

 

 그는 리엔의 얼굴을 보며 말을 잠시 멈췄다. 리엔 역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그 괴수 침공 때와 같은 일이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죠?”

 

 “그래. 정말이지 그때와 똑같은 일이...... 그것도 한 제국이 아닌, 전 세계를 뒤엎기 위해 진행 중인 것 같아.”

 

 “그럼 당장 상부에 이 사실을......”

 

 “안 돼. 그러면 오히려 위험해질 거다.”

 

 리엔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하는 그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델은 그런 그녀에게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예전에..... 아니, 너랑 내가 처음 만났던 날에 했던 이야기 기억하고 있니?”

 

 “네? 그때 했던 말이라면........ 아!”

 

 리엔은 2년 전 그와 처음 만났었던 날이 떠올랐었다. 그때 그가 했던 말........

 

 ‘우리 부대는 지금 엄청난 일에 휘말려 있거든. 자세한 건 알려 줄 수 없지만 말이야.’

 

 “그 자세한 거라는 게, 지금 그 녀석들과 관련 있다는 건가요?”

 

 말을 할 줄 알고, 생각을 할 줄 안다.

 

 “그래. 변장도 잘할 줄 알고 말이야.”

 

 그의 말대로 모습을 바꿀 줄 안다면.........

 

 “지금 수도에.... 설마?”

 

 리엔의 머릿속에 끔찍한 상상이 떠올랐다. 수도 안에 숨어있는 괴수들이 그 날을 기다리며 핏빛 이빨을 갈고 있는 모습을.

 

 “그러니까, 괜히 함부로 자극하지 말자고. 내가 했던 실수였으니까.”

 

 그는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떨궜다. 아냐와 리즌 몰래 진행했었던, 단독 작전이.... 실패 하면서 벌어진 그 날의 일을.......

 

 ‘넌 이 세계의 끝을 볼 수 있으니까 기뻐하라고! 그 좁아터진 관 속에서 말이지. 하하하하하하!’

 

 그녀의 말을....... 아직 잊지 못했으니까.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약 효과가 거의 다 퍼져서 정신이 없던 것이었다. 그래도 편안한 얼굴로 그는 책상에 몸을 기대며 리엔에게 작게 말했다.

 

 “흐아암....... 나 한숨 좀 잘 게. 별일 없다면 먼저 퇴근하고.”

 

 “네~. 알았어요.”

 

 리엔은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가 자신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아델은 리엔의 말을 끝으로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

 

 ‘그 좁아터진 관 속에는 네가 들어갈 거야.’

 

 그의 원수이자 그녀에게 할 마지막 말을 되 뇌이며......

 
작가의 말
 

 흐... 갑자기 추워져서 감기가 푹 걸려버렸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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