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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놈 nom
작가 : 초파기
작품등록일 : 2017.12.3

화성그룹의 홍보실에 근무하는 과장 최창배는 어느 날 비서실에 새로 온 여직원을 만난다. 여직원은 대학시절 창배를 죽자 따라다닌 서클 후배 유정아. 자유분방한 성격의 창배는 50억 원을 모으면 정아와 결혼하기로 약속한다. 주위에 최창배를 좋아하는 여자들 틈에서 과연 창배는 50억원을 모으고 정아는 과연 그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31. 사채 발행
작성일 : 17-12-16 21:01     조회 : 37     추천 : 0     분량 : 7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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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님, 이길호 사장님 오셨습니다.”

 

 

  창배는 비서로부터 이길호가 왔다는 얘기를 듣고 일어나 문 앞으로 다가섰다.

 

 

  “이거, 내가 자주 들르면 안 되는데, 아직은 봐 줘야 할 것들이 있어서.”

 

  “원,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자, 이리 앉으시죠.”

 

  “아, 아니 저는 여기가 편합니다.”

 

 

  창배는 예의를 지키느라 자기 의자를 권했지만 이길호는 창배의 옆 의자에 가 앉았다.

 

 

  “어때, 할 만합니까? 아무래도 화성그룹에 계실 때보다는 못하겠지만.”

 

 

  이길호가 맞은편 창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쪽으론 저 멀리 우뚝 솟은 타워 팰리스가 바라다보였다.

 

 

  “더 지나 봐야겠지요. 뭐 아직 얼떨떨합니다.”

 

  “그러는 게 당연할 겁니다.”

 

 

  창배가 이길호의 제의를 받아들여 유진 나노테크의 사장으로 온 지 이제 보름이 넘어갔다. 유진 나노테크의 사무실은 도곡동에 자리 잡은 영진 빌딩 두 개 층을 사용했다.

 

  한때 테헤란로에 몰려있던 벤처업계들이 정리 되면서 이쪽으로 새로운 업체들이 많이 늘어났다. 창배는 이곳이 모든 게 좋긴 하지만 한 가지 화성그룹이 있는 양재동 가까이 있다는 게 여러 가지 마음에 걸렸다.

 

 

  비서가 차를 가져다 두 사람 앞에 가져다 놓았다.

 

 

  “사장님 잘 모셔야 한다.”

 

  “…… 예.”

 

 

  이길호의 말에 부끄러운지 비서 김재숙의 얼굴이 금세 붉게 물들었다.

 

 

  “차 드시죠?”

 

  “그럽시다.”

 

  “차 맛이 좋은 데요.”

 

  “우리 여비서 아버지가 보성에서 직접 덖어 올려보냈습니다.”

 

  “어쩐지 맛이 다르다 했죠.”

 

  “정성이 더 들어갔겠죠.”

 

  “참, 이번에 직원들을 더 뽑아야겠습니다.”

 

  “직원들을 더 뽑는다고요?”

 

  “예. 최 사장님이 아직 잘 모르시겠지만, 우리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그만둔 직원들도 좀 있고 유진 나노테크의 이미지 전환을 위해서라도 겸사겸사 신문에 홍보성 광고를 좀 해야겠습니다.”

 

  “몇 명이나 채용하실 건데요?”

 

  “그건 나중에 나영호 부장이 채용계획을 별도 사장님에게 보고를 할 겁니다. 인력만 우수하면 인원수에 구애받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아예 아래층 한 층을 더 쓰도록 하죠.”

 

  “…….”

 

 

  이길호의 말에 창배도 할 말이 있었지만, 아직 뭐라고 얘기를 할 때가 아닌 것 같아 잠자코 있었다. 자신이 아직 업무를 잘 모르기도 하지만 이쪽은 이길호가 전문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 오늘 약속 있습니까? 온 김에 저녁이라도 함께했으면 하고요.”

 

  “하, 이거 미안해 어떡하죠. 약속이 두 군데나 있는데.”

 

  “할 수 없죠. 갑자기 온 김에 생각이 나서 시간이 되면 저녁이나 함께할까 했는데. 자, 그럼 전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참, 그리고 저는 이번에 미국을 한 며칠 다녀올 생각입니다.”

 

  “갑자기 미국엔 무슨 일로?”

 

  “일이 좀 있어요. 자세한 얘긴 갔다 와 말씀드리죠.”

 

  “그럼 다녀오시면, 그땐 제가 자릴 한번 마련하죠.”

 

  “그러시죠.”

 

  “미스 김, 차 나오라고 해. 지금 나갈 거다.”

 

 

  이길호가 나가자 창배도 약속이 있어 나가기 위해 비서에게 차 대기를 시키면서 언젠가 화성의 조영기 사장이 ‘언니야, 차 좀 한 잔 줘라’ 했던 말을 생각하곤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탄 창배는 한 층을 더 사용하기 위해 임대한 12층에서 내렸다.

 

  자기 방이 있는 14층으로 가기 전엔 늘 13층에서 미리 내려 직원들이 있는 사무실을 둘러 본 후 한 층을 걸어 올라갔지만 이제는 아침마다 한 층을 더 걸어 올라가야 하는 수고를 해야 했다.

 

  자신을 보고 인사하는 직원들에 가벼운 목례로 답한 창배는 13층 사무실을 둘러보다 한쪽 공간에 나영호 부장이 인부들을 지휘해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을 봤다.

 

 

  “이건 뭐 하는 건가?”

 

 

  “사무실을 꾸미는 겁니다.”

 

  “사무실?”

 

  “예. 이길호 회장님이 이곳에 방을 하나 꾸며 놓으라고 해서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 나한텐 얘기가 없었는데? 이곳으로 와서 근무하나?”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 오후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

 

  “알았어.”

 

 

  창배는 사무실로 들어가며 그런 일이라면 자기한테 전화라도 한번 할 텐데, 갑작스레 벌어지는 일에 약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나영호가 이길호를 지칭하던 회장님이란 호칭을 떠올리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는 그냥 사장님으로 불리었는데 나영호가 회장으로 호칭을 한 것이다.

 

  어차피 오너니까 이제부터 그렇게 통일해 불러도 별일은 없으리라 생각을 했다.

 

 

  “이 전화 언제 온 거지?”

 

 

  창배는 사무실 책상 위에 ‘전화 요망 정아’ 라 쓴 메모가 놓인 것을 보고는 자기의 뒤를 따라 들어온 비서 김재숙에게 물었다.

 

 

  “한 십 분 정도 됐습니다.”

 

  “뭐라고 해?”

 

  “그냥 전해 달라고만 했습니다. 어제 사장님 나가신 후에도 왔었어요. 핸드폰이 안 된다고 전화를 꼭 좀 해 달라고.”

 

  “알았어.”

 

 

  창배는 정아에게 아직 새로 바뀐 핸드폰 번호는 알려주지 않았다. 바쁘다 보니 차일피일 미뤄진 것도 있지만 사실 그전처럼 신경이 쓰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사장님, 이길호 사장 전화 왔습니다.”

 

 

  창배는 여비서가 아직 모르고 이길호를 부르는 사장이란 호칭도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예. 최창뱁니다.”

 

  “아, 최 사장님! 저 이길홉니다. 혹시 오늘 점심 약속 있습니까?”

 

  “아직 없는데…….”

 

  “그럼 하얏트 호텔 아카사카로 열두 시에 나오세요. 만나 도시락이나 먹읍시다.”

 

  “무슨 일 있습니까?”

 

  “예. 만나 할 얘기도 좀 있고 해서…….”

 

  “알았습니다. 열두 시쯤 그리 가죠.”

 

 

  이길호의 전화를 받고 난 창배는 무슨 일인가 몹시 궁금했다.

 

  ***

 

  창배가 일식당 안에 들어서자 이길호는 벌써 나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간단히 도시락을 주문해 먹으며 맥주로 반주를 했다.

 

 

  “최 사장님, 우리 전환사채를 발행해야겠습니다.”

 

  “전환 사채요…… ?”

 

  “예. 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해야겠습니다. 앞으로 연구센터도 짓고 우수 해외인력도 스카우트 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한 백억 원 정도의 돈을 끌어모을 생각입니다.”

 

  “투자자들이 우리 규모에 그렇게 돈을 투자 할까요.”

 

  “글쎄, 되게 해야죠. 대규모로 투자 설명회도 가져야 하고.”

 

  “……?”

 

  “제가 이번에 미국에 갔다 온 것도 사실 이 일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사실 몇 개의 나노기술 전문 투자사를 만나고 왔는데 그들은 우리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 사진 좀 보십시오.”

 

  “이게 뭡니까?”

 

  “이번에 미국에 갔을 때 찍은 사진들입니다.”

 

 

  사진엔 뉴욕 한인회장과 상원 의원이라며 찍은 사진도 있었는데 창배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그중 이길호가 한 외국인과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이 한 장 있었다.

 

 

  “이 사람은 누굽니까?”

 

  “그러잖아도 바로 그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이 자는 미국의 피처 나노기술 회사의 수석 기술자인 피터슨입니다. 우리와 기술 협정을 맺기 위해 며칠 있으면 이곳 사장이 들어올 겁니다. 그때 조인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마, 최 사장님이 언론에 부각될 겁니다.”

 

  “피처 나노기술……?”

 

  “그 분야로 유명한 회산데 그 회사와 기술에 대한 조인식을 한다는 자체만 해도 유진 나노테크의 주가는 치솟을 겁니다. 아주 어렵게 이뤄낸 쾌거지요. 최 사장님에게 자세한 얘기를 안 드리고 갔던 것은 혹시 일이 안 될까 봐서였죠.”

 

 

 그 외 사진은 몇 장 더 있었는데 창배는 모두 유진 나노테크를 알리기에 좋은 홍보성 사진들임을 화성에서의 오랜 홍보 경험으로 알 수 있었다.

 

  창배는 이길호가 미국에서 애쓴 얘기를 들으며 몹시 서두른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한편으론 명색이 대표이사 사장인 자신은 가만히 손 놓고 앉아 있는 게 미안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우리가 전환사채를 발행하게 되면 주간사를 화성그룹의 계열사인 화성증권으로 하고 싶은데 최 사장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글쎄요…….”

 

 

  창배는 사실 주간사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대답이 망설여졌다.

 

 

  “뭐 어려우실 것은 없습니다. 할 증권사들은 많은데 이왕이면 저는 최 사장님이 그곳에 계셨으니 말씀드리는 겁니다.”

 

 

  창배는 조영기 사장을 떠올리자 모든 일이 쉬워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뭐, 아무래도 상관은 없습니다.”

 

  “그럼, 그렇게 알고 내일부터 빨리 진행을 시킵시다. 일단 조인식부터 신경을 써야 하니 나영호 부장에게 호텔 섭외부터 하라고 해야겠군요.”

 

 

  이길호는 잔에 반쯤 남은 맥주를 단숨에 들이켰다.

 

  ***

 

  “나를 보자고 한 이유가 뭐요? 꽤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뭐, 뻔한 일 아니겠습니까? 한 백억 정도만 잠깐 돌려주시오.”

 

  “뭐? 백억……?”

 

  “아니, 왜 그리 놀라요?

 

  “이 사장은 백억이 마치 동네 개 이름같이 말하는구려?”

 

  “거, 진 선생님답지 않게 왜 그러십니까?”

 

  “이 사장이 움직이기엔 단위가 너무 커서 그러오. 그런데…… 이자는 얼마를 주겠소?”

 

  “15프로를 주는데 단, 조건이 하나 있소.”

 

  “조건……?”

 

  “그렇소.”

 

  “으음, 그 조건이란 게 뭐요?”

 

  “실은 전환사채 발행 때문에 그러는데…….”

 

  “이미 짐작은 했소. 그런데…….”

 

  “소문 안 나고 깨끗하게 끝내기 위해 다른 업자들의 돈은 쓰지 않을 작정이오. 대신 진 선생이 휘하 조직을 좀 움직여 주셔야겠소.”

 

  “내 조직을…… ?”

 

  “그렇소. 진 선생이 가지고 있는 회사들과 인원들을 총동원해 청약금을 직접 분산해 납입케 해 주시오.”

 

 

  진이 서류만의 껍데기 회사를 몇 개 가지고 있다는 걸 안 이길호가 말했다.

 

 

  “어찌 됐든 청약금을 납입하고 그 증서를 저한테 가져오면 증권회사에서 우리한테 들어온 청약금으로 바로 그 자리에서 원금하고 전부 다 돌려드리겠소.”

 

  “이 사장, 그러다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휴짓조각이 될 텐데. 이제 그만 편히 사는 게 좋지 않겠소.”

 

  “전, 절대 손해 볼 짓은 안 합니다. 믿어 보십쇼. 그리고 진 선생과의 거래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겁니다.”

 

  “알았 수다. 우린 돈만 회수하면 되니. 아무튼, 실수 없이 잘 끝내도록 하시오.”

 

  “고맙소.”

 

 

  이길호는 진의 손을 움켜쥐었다. 이번엔 그 의미가 새삼 예전과 다르게 느껴졌다.

 

  ***

 

  “뭐, 내가 안 나오고 우리 이 전무만 나와도 되는데 최 부장, 아니 최 사장이 하도 나를 들볶아 할 수 없이 나왔구만.”

 

 

  조영기는 자기가 없어도 될 자리에 나와 어색한지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이길호와 만난 이틀 후 일요일 날 창배는 산삼 뿌리를 들고 조영기 사장의 집으로 찾아갔다.

 

  조영기는 창배를 보자 몹시 반가워했다. 창배가 사실 이야기를 하자 조영기는 화성증권의 이용식 전무를 만나 업무협의를 하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을 했다.

 

  그런데도 창배는 굳이 조영기를 동석시켰다. 언젠가 창배가 회장실을 무턱대고 들어갔을 때 안에 있던 이용식의 곱지 않은 눈길이 혹시 만에 하나라도 일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염려했던 것이다.

 

 

  “그래, 사채 발행을 어느 정도나 하실 겁니까?”

 

  “한 백억 원 규모로 할 겁니다.”

 

  “……배, 백억 원이요!”

 

  “아니, 왜 그리 놀라십니까?”

 

  “지금 이 사장님은 사람을 불러 놓고 노, 농담을 하시는 겁니까?”

 

  “이건 농담이 아닙니다.”

 

  “유진 나노테크의 규모로 봐 말도 안 되는 얘기 아닙니까?”

 

  “사실…… 우리는 오래지 않아 어쩌면 피처 나노기술회사와 손잡고 세계가 깜짝 놀랄 신기술 하나를 완성하게 될지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 해외 몇 군데 투자사에서 투자의향을 밝혀 와 검토 중에 있습니다.”

 

  “그, 그래도 백억은…….”

 

  “이 전무! 여기 사장님 얘기를 듣고 보니 전망이 꽤 있어 보이는데 괜찮지 않은가?”

 

  “그게 아닙니다, 조 사장님. 만약에 전환사채를 발행해 놓고 그걸 사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가 책임을 다 떠맡아야 하는데 그땐 어쩔 겁니까?”

 

  “글쎄. 그렇긴 한데, 뭐…… 그런 경우까지야 생기겠어? 에이, 난 모르겠다. 이 전무, 당신이 잘 알아서 해요.”

 

  “아니, 왜 벌써 일어나시게요?”

 

 

  조영기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창배가 물었다.

 

 

  “가 봐야지. 난 머리 아픈 것 딱 질색이라. 어쨌든 나까지 나와 얼굴을 보였는데, 우리 이 전무가 잘 처리하겠지. 기술이 살아야 나라 경제가 바로 섭니다.”

 

  “최 사장님! 사장님은 조 사장님 모시고 나가 들어오지 말고 바로 그냥 가도록 해요.”

 

 

  조영기를 배웅하러 나가려고 할 때 이길호가 창배에게 슬며시 다가서 말했다.

 

 

  “하하하, 이 전무님은 뭐가 두려워 그러십니까?”

 

 

  조영기와 창배가 나간 후에 이길호가 이용식 단둘만 남게 됐을 때 이길호가 말했다.

 

 

  “아니, 조금 전에도 했지만, 유진 나노테크가 어떤 기술을 가져도 그렇지. 요즘 같을 때 백억을 끌어모으기가 그리 쉽습니까? 물론 가능하다면야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겠지만.”

 

  “이 전무님!”

 

  “예?”

 

  “…… 실은…… 우리가 전량 매수합니다.”

 

  “예……?”

 

  “현금이 다 준비돼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화성증권의 이름만 빌려 절차 대행만 하려는 겁니다.”

 

  “그, 그럼…….”

 

  “쉿……!”

 

 

  이길호는 마치 주위에 누가 엿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조심스러워했다.

 

 

  “이 전무님은 그저 모른 척해 주십시오. 오늘 모든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겁니다. 조금 전 화성그룹 회장님의 아들인 조영기 사장이 알고 간 그 이상은 이 전무님도 모르는 겁니다. 알겠습니까? 단 위탁매매 수수료는 0.3 프로로 하고 전무님에겐…… 따로 5억을 만들어 드리죠. 어때요. 하시겠습니까? 저는 오늘 전무님이 알아 선 안 될 얘기까지 다 꺼냈는데 정 못하시겠다면 할 수 없이 제가 아는 다른 증권사로 넘기겠습니다. 그 대신 전무님은 오늘 저와 한 얘기는 여기를 나가는 순간에 바로 모두 잊어야 하고요. 자, 어떡하시겠습니까?”

 

  “……!”

 

 

  이용식은 잠시 갈등을 느꼈다.

 

  지금 말하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지만 자기와는 관계가 없었다. 이 사람 말대로 유진 나노테크의 주간사를 맡아 발행될 사채가 다 인수만 되면 그걸로 깨끗하게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그 이후 일은 알 필요도 없고 알아서 될 일도 아니었다. 일단 모든 게 정상적으로 일어난 거래인 것이다.

 

  더군다나 오너인 조영기 사장이 나가며 하는 말은 곧 해 주라는 묵시적인 의미가 아닌가.

 

 

  “한두 푼이 아닌 돈이 정말 마련은 되었소?”

 

 

  이용식은 만에 하나라도 돌다리도 두드려가자는 심정이 되어 물었다.

 

 

  “저어, 신길동 진 선생이…… .”

 

 

  이길호는 조용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 그 양반……!”

 

 

  이용식이 알기로 이름은 알 수가 없고 그저 진으로만 통하는 그는 아버지가 대만 사람이고 어머니가 한국인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화교로 사채시장에서 얼굴 없는 큰 손으로 알려져 이따금 대기업들도 일시적 자금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는 그의 돈을 가져다 쓰는 것으로 증권가에 소문이 나 있었다.

 

 

  “좋소. 그러면 확실히 그 말대로 내게 5억을 보장 해 줄 순 있겠소?

 

  “물론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 사실을 최창배도 알고 있습니까?”

 

 

  이길호가 최창배를 의도적으로 내 보낸 느낌이 들어 이용식이 물었다.

 

 

  “그는 전혀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럼 이일을 우리 회사는 물론이고 최창배가 대표를 맡고는 있다고 하지만 끝까지 그 에게도 철저한 비밀로 해 줄 수 있습니까?”

 

 

  이용식은 만에 하나라도 우려가 되어 물었다.

 

 

  “물론, 그건 저도 이 전무님과 똑같은 입장입니다. 참고로 확실하게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만에 하나라도 대비해 이미 금융감독원하고 필요한 곳들은 대충 손을 봐둔 상태입니다.”

 

  “좋소. 그럼,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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