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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놈 nom
작가 : 초파기
작품등록일 : 2017.12.3

화성그룹의 홍보실에 근무하는 과장 최창배는 어느 날 비서실에 새로 온 여직원을 만난다. 여직원은 대학시절 창배를 죽자 따라다닌 서클 후배 유정아. 자유분방한 성격의 창배는 50억 원을 모으면 정아와 결혼하기로 약속한다. 주위에 최창배를 좋아하는 여자들 틈에서 과연 창배는 50억원을 모으고 정아는 과연 그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27. 기 죽이는 일들
작성일 : 17-12-14 20:03     조회 : 31     추천 : 0     분량 : 4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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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합니다. 이제 들어가도 돼요. 방금 통화가 끝났습니다.”

 

 

  윤수와 삼성동 센트를 빌딩 20층에 자리 잡은 벤처기업 엠엔 알을 방문한 창배는 이길호의 회사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큰데 놀랐다.

 

  유리로 칸이 쳐진 널찍한 사무실엔 사람들이 각기 자기 자리에 앉아 조용히 일들을 하고 있는데 마치 무슨 연구실을 보는 것 같았다.

 

  더구나 이길호를 만나러 들어가려면 비서실을 거치게 되어있었는데 화성의 조만호 회장이 부럽지 않은 것 같았다. 여비서는 마침 이길호 사장이 통화 중이라고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해 전화를 끝마칠 때까지 창배는 윤수와 한쪽 소파에 앉아 한참을 앉아 기다려야 했다.

 

 

  “어, 저 여자 가수 이미란 아니냐?”

 

 

  창배가 이길호의 방에서 나와 지나는 여자를 보고 옆구리를 툭 치며 말하자 윤수가 가만히 있으라고 눈짓을 하며 새끼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이거 대 그룹 회장실 못지않게 꾸며놨군.’

 

 

  이길호의 방에 들어서며 창배가 생각했다.

 

 

  “기다리게 해 미안합니다. 미국에서 급한 일로 전화가 와서.”

 

  “미안할 것 없어요. 시간이 넉넉해 내가 한번 들러 보자고 했죠.”

 

 

  김윤수가 말했다.

 

 

  “잘 오셨습니다. 그럼 천천히 차한잔하시고 내 차로 같이 움직이죠, 뭐.”

 

 

  이들은 저녁에 김을룡 의원과 김길한 박사와 약속이 되어 있었다. 김을룡이 의원 당선

 기념으로 저녁을 사기로 했는데, 일이 바빠 계속 연기되다 이번에 모처럼 시간이 난다고 연락을 해 왔다.

 

 

  “이번 이차는 제가 사기로 단단히 마음먹고 왔습니다.”

 

 

  지난번에 술값을 이길호가 낸 것을 의식한 창배가 말했다.

 

 

  “하하, 그러시죠. 참, 그때 애들 괜찮습디까?”

 

  “마담이 우리 이 사장님 눈 밖에 나는 걸 두려워해 신경을 썼는지 다른 애들은 몰라도 내 파트너는 테크닉이 아주 끝내주던데.”

 

 

  김윤수가 말했다.

 

 

  “그럼, 그리 또 갈까요?”

 

  “맛있는 것도 계속 먹으면 질리는 법입니다. 이번에 최창배 씨가 아니, 최 부장님이 좋은 데로 예약했다고 했으니 먼저 그리 갑시다.”

 

  “아니, 승진하셨습니까?”

 

  “그전에 제가 그랬죠? 최창배 씨는 승진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지금 이사라도 달수가 있는데 본인이 극구 만류하고 있는 거죠.”

 

  “최 부장님 본인이야 쑥스러워 그렇다 해도 김윤수 차장님이라도 연락을 해줬으면 화분이라도 하나 보냈을 텐데. 이거 늦게라도 축하드립니다.”

 

  “거 참 쑥스럽네.”

 

 

  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직원 하나가 들어섰다.

 

 

  “나 부장, 지금 손님들 계신데……. 미스 유가 얘기 안 하던가?”

 

  “죄송합니다. 급한 일입니다. 하시모토 사에서 이천만 불이라도 자기네가 하겠다고 방금 연락을 다시 보내왔습니다.”

 

  “됐어. 이미 유니슨 사로 이천오백만 불에 낙착이 돼 끝났어. 방금 내가 알렉스 사장하고 통화를 했어. 그럼 아예 처음부터 그렇게 나오든 가했어야지.”

 

  “예.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계약서 준비를 하겠습니다.”

 

  “잠깐, 그러지 말고 한 삼천만 불 불러 봐. 그래도 좋다면 준다고 해. 밑져야 본전이다.”

 

 

  나 부장이라는 사람이 이길호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나가는 것을 본 창배는 이길호에게서 조만호 회장보다 더 많은 위엄을 느꼈다. 그는 이길호에게 등을 보이지 않게 하려고 뒷걸음질로 물러나 문을 열고 나갔던 것이다.

 

 

  “이천오백만 불이 뭐요?”

 

 

  김윤수가 궁금한 듯 물었다.

 

 

  “아, 아닙니다.”

 

  “아니긴, 우리 이길호 사장님이 저한테 숨길 일이 있다니. 이거 이러면 정말 섭섭한데.”

 

  “나, 이거 원. 차라리 귀신을 속이는 게 낫지. 좋습니다. 내 얘기 하죠. 이번에 우리가 신약 개발을 하나 하고 있는 걸 외국 회사들이 알아 가지고 난리를 치지 뭡니까.”

 

  “그게 무슨 약인데 그럽니까?”

 

  “치매 약입니다.”

 

  “치매요…… ?”

 

  “예. 사람들 평균수명이 이제 구십 백으로 자꾸 늘어나는데 오래만 살면 뭐 합니까. 건강히 살아야지.”

 

  “아니, 아직 개발이 완성된 것도 아닌데 그렇습니까?”

 

  “그게 우리나라하고 외국하고 차이점입니다. 외국 같은 경우는 조그만 가능성만 보여도 과감한 투자들을 하려 하는데 우린 그렇지가 않아요. 이공계를 키워야 하는 이유도 거기 있습니다. 한 치 앞만 내려다봐도 되는데.”

 

  “그러니까 즉, 입도선매란 말씀이시군.”

 

  “뭐, 그런 셈이죠.”

 

  “흠. 이거 대단한 기삿거린데.”

 

  “아, 김 차장님! 아직 쓰지 마세요. 나중에 내가 부탁할게.”

 

  “이거 빨리 엠엔 알 주식을 사야겠는걸. 그나저나 돈복 있는 사람은 뭔가 달라도 확실히 달라. 이 사장님은 이 회사를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대박 맞게 생겼는걸.”

 

  “에이, 쓸데없는 얘기 그만하고 나갑시다. 차 막혀 지금 출발하면 그럭저럭 시간에 닿을걸요. 의원님을 기다리게 할 순 없잖아요.”

 

 

  이길호의 벤츠에 동승한 창배는 무슨 일이 그리 많은지 앉아서도 여기저기 핸드폰을 눌러대는 이길호를 물끄러미 바라다봤다.

 

  ***

 

  “나와 주셨군요.”

 

 

  창배는 정미가 다가오자 일어나 맞은편 자리에 앉기를 권했다. 짙은 색의 정장 차림이긴 하지만 그녀가 들어오자 실내의 분위기가 밝아진다고 생각했다.

 

 

  “지난번처럼 양식당을 예약하려다 정미 씨가 일식을 좋아한다고 들었기에 이곳으로 나오시라 했습니다. 분위기가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흠. 괜찮네요.”

 

 

  정미가 실내를 둘러보며 말했다.

 

  창배는 지난번 심병수의 가족을 초대해 식사할 때를 잠시 떠올렸다. 창배가 심병수 의원 가족을 저녁 식사에 초대할 때는 설마 심병수의 딸인 정미가 나오리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다.

 

  그날 심병수의 집에 갔을 때 차를 내 온 정미를 보고 창배의 뇌리엔 그 후 계속 정미 생각이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뜻하지 않게 정미가 참석을 하자 공연히 맞선 보는 사람 마냥 얼굴이 달아올랐다.

 

  창배는 말만 한 계집애가 부모를 따라 나온 게 이상하긴 했지만, 자기네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류층의 생활관습 탓으로 치부했다. 그날 함께 식사를 하면서 창배는 마치 자기가 그 집의 사위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서빙하는 종업원이나 주위의 누가 보더라도 분명 사위가 장인 장모를 모시고 나와 함께 저녁을 하는 것으로 알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아빤 어떻게 알게 된 거죠?”

 

  “뭐, 그냥 회사 일을 하다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보통 수완이 있는 게 아니신 것 같아요. 창배 씨라고 하셨나요?”

 

  “예. 최창뱁니다.”

 

  “화성 그룹에 근무하신다 그랬죠?”

 

  “예.”

 

  “회사 다니면 월급은 많이 받나요?”

 

  “월급이오?”

 

  “예. 남편 월급에 매여 살아가는 여자들을 보면 그냥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요.”

 

  “국회의원이신 정미 씨 아버지도 월급쟁이 아닙니까?”

 

  “그런가요? 그런데, 오늘 저한테 저녁을 사는 이유는 뭐죠?”

 

  “예? …….”

 

  “거지에게 밥을 주는 건 단순히 동정심에서 그런다지만 제게 밥을 사는 건 그도 아닌 이유가 있을 것 아녜요? 만일 저희 아빠에게 신세를 진 게 있다면 그건 아빠 일이니 저하곤 상관이 없는 일일 테고. 혹시…… 어떻게 저를 한번 꼬셔볼 생각에서 그런 건 아닌가요?”

 

  “…… ?”

 

 

  창배는 정미의 말을 들으며 지금껏 봤을 때 느끼지 못한 그녀의 다른 면을 보는 것 같아 놀랐다.

 

  심병수 부부와 식사를 함께 할 때는 부모가 함께 있어 말을 아꼈다 해도 처음에 그녀의 집에서 그녀가 차를 타 가지고 왔을 때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른 사람 같았다.

 

  창배는 정미의 성격을 알 수는 없지만 당혹스러운 정미의 태도에 슬그머니 오기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바로 그겁니다. 어떻게 정미 씨를 한번 잘 꼬셔 내 사람으로 만든 다음 현직 국회의원의 사위가 돼, 덕 좀 보는 거 그게 바로 내 소망입니다. 어때, 이런 내 생각에 정미 씨는 동조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후후, 보기보단 꽤나 성격이 급하시군요. 제가 뭘 보고 동조하리란 생각을 하는 거죠. 내 주위엔 판사, 검사들…… 아니, 결국 이들도 월급쟁이니 그럼 변호사, 개업 의사들은 어떤가요? 나는 이들 누구하고도 마음만 먹으면 결혼을 할 수 있는데. 당신이 이들보다 나은 점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어디 말해 보시죠.”

 

  “이봐요. 정미 씨! 당신은 아마 당신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 뭔가 크나큰 착각 속에 빠진 것 같은데, 당신 나이를 한번 생각해 보슈. 대학을 졸업한 지가 벌써 몇 년이요. 그런 노계를 누가 데려간다고 환상에 빠지냔 말요. 솔직히 그게 가당키나 한 얘기요? 지난번 내가 얼핏 듣기론 당신은 유학을 가겠다고 부모님들을 설득하는 모양이던데, 우선 그것 하나만 놓고라도 따져 봅시다. 당신 나이에 지금 유학은 젠장, 무슨 얼어 죽을 놈의 유학이냔 말이오. 그럼 유학 갔다 와 그 나이에 뭣을 할 건데? 솔직히 말해 당신이 유학 운운하는 건 솔직히 말해 백수 탈출을 위한 도피 행각을 하겠다는 것 아뇨? 마치 화려한 꽃처럼 겉만 뻔지르르 포장해 온갖 벌과 나비를 유혹하려는…….”

 

 

  정미의 안색이 변하기 시작하는 걸 보며 창배는 모른 척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물론 나는 부모덕도 없고 어쩌면 한평생을 별 볼 일 없는 월급쟁이로 살아가게 될 놈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당신이 말하는 잘 난 그들보다 한 가지 확실히 내세울 만한 게 있는데, 뭔지 알아요?”

 

  “……?”

 

  “그건 사람을 죽이는 거요, 사람을……. 잠자리에서 여자를 …… 아주 신나고 한 몇 달 정도는 남자 생각이 안 나도록. 못 믿겠다면 어디 오늘 한번 해볼까?”

 

  “이, 이……!”

 

 

  얼굴색이 시뻘겋게 변한 정미는 흥분으로 말이 나오지 않자 갑자기 차가 든 컵을 들어 창배의 얼굴에 확 들이붓곤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흐흐, 미친년. 돈이면 제일인 줄 아나.”

 

 

  창배는 흘러내리는 물기가 얼굴을 간질이자 야릇한 쾌감을 느끼며 손수건을 꺼내 천천히 얼굴을 문질러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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