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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놈 nom
작가 : 초파기
작품등록일 : 2017.12.3

화성그룹의 홍보실에 근무하는 과장 최창배는 어느 날 비서실에 새로 온 여직원을 만난다. 여직원은 대학시절 창배를 죽자 따라다닌 서클 후배 유정아. 자유분방한 성격의 창배는 50억 원을 모으면 정아와 결혼하기로 약속한다. 주위에 최창배를 좋아하는 여자들 틈에서 과연 창배는 50억원을 모으고 정아는 과연 그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29. 스카우트 제의
작성일 : 17-12-15 21:11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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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새꺄. 만난 지 며칠이나 됐다고, 그리 호들갑을 떨어?”

 

  “호들갑도 인마, 호들갑 나름이라고.”

 

  “무슨 일인데, 그래?”

 

  “글쎄, 이따 이길호 사장 나오면 알게 돼. 그때까진 비밀이야.”

 

  “김 박사하고 김 의원도 나오는가?”

 

  “아냐, 오늘은 우리 셋이야.”

 

 

  윤수가 식탁에 있는 벨을 누르자 종업원이 쏜살같이 달려왔다.

 

 

  “우선 시원한 맥주나 한 두어 병 줘요. 입이나 좀 씻어 내게.”

 

 

  창배는 윤수가 주문한 맥주가 오자 한 모금을 마시며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이길호가 자신을 왜 보자고 했는지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마땅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참, 너 그런데 그건 어떻게 됐냐?”

 

  “뭐 말이야?”

 

 

  “왜, 거 도둑맞은 거 있잖아?”

 

  “……!”

 

 

  창배는 얼마 전 윤수에게 무심코 얘기를 했던 회장 비자금 건이 다시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깜짝 놀랐다. 술좌석에서 한 얘기로 이미 다 잊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얘기가 다시 나오자 술 취해 공연한 얘기를 했다고 후회막심했다.

 

 

  “범인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냐?”

 

  “다 끝난 얘긴데, 그 얘긴 그만하자.”

 

  “그만하긴 새꺄, 대한민국이 한번 뒤집어질 톱기산데. 너 때문에 쓰지도 못한다. 얼마나 재밌냐? ‘화성그룹 회장 비자금 털려’ 아니면 이건 어떠냐? ‘인쇄물 박스 속에 웬 비자금?’ 완전히 골 때리는 기사 아니냐? 나는 요즘 자다가도 조만호 회장이 그 돈을 어디다 쓰려고 거기다 쌓아 놨는지 생각만 해도 벌떡 일어나 잠이 깨진다.”

 

  “새끼, 소설 쓰고 있네. 씨발 놈아, 이젠 그만해!”

 

  “이 새낀…… 그 얘기에 왜 이리 민감해서 신경질이야, 신경질은…….”

 

  “좋은 얘기도 두 번 하면 듣기 싫은 법이야 새꺄. 그런데, 너…… 설마, 내가 그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뭐……? 그럼 정말 네가 그럴 수도 있었다는 얘기야?”

 

  “이런 새끼…… 말하는 것하곤, 순…….”

 

  “네가 먼저 얘길 했잖아, 인마. 하, 내가 진작 알았더라면…….”

 

  “그만해라. 이길호 사장 왔다.”

 

  “어휴, 제가 좀 늦었습니다.”

 

 

  이길호가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오며 애써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요즈음은 자주 보게 되는군요.”

 

  “사람은 자꾸 봐야 정이 든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길호가 양복 상의를 벗자 뒤따라온 종업원이 옷을 받아 옷걸이에 걸었다. 그 모습을 지배인이 열린 문밖에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창배는 그가 이 집의 고객임을 알 수 있었다.

 

 

  “준비됐으면 주문한 것 같고 오시죠.”

 

  “예. 알겠습니다.”

 

  “참, 그리고 술은 내 차에 가져온 게 있는데, 아마 기사가 카운터에 맡겨 놓았을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뭘, 미리 주문까지 했어요?”

 

 

  창배가 궁금한 듯 물었다.

 

 

  “제가 이틀 전에 다금바리를 좀 부탁했어요. 한 달 됐나? 윤수 씨 하고 제주도를 한 이틀 갔다 왔어요. 그때 먹은 회가 얼마나 싱싱하고 좋던지.”

 

  “그때 그 식당에 다금바리 한 마리가 들어온 거야. 식당 주인도 이런 거는 들어오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그 값이 자그마치 삼백만 원이야. 이 사장이 그걸 사서 그 안에 있던 손님들까지 다 돌렸어. 물론 우리는 여자까지 넷이었지.”

 

  “신났겠구만.”

 

  “물론 끝내줬지.”

 

 

  창배는 윤수가 이길호와 제주도 갔었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 그간 두어 번 만났지만 윤수가 그 얘길 않은 것은 그의 자존심 때문이라 생각했다.

 

 

  “저어, 최 부장님…….”

 

 

  이길호가 만나자고 한 얘기를 꺼낸 것은 그가 가져온 술이 한 두어 잔씩 돌고 난 후였다. 이길호는 예의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얘기를 시작했다.

 

 

  “최 부장님, 제가 이런 얘길 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해 없이 들어주십시오.”

 

  “……?”

 

 

  이길호가 하도 조심스러워하자 창배는 의아한 표정으로 이길호의 얼굴을 쳐다봤다.

 

 

  “혹시, 회사를 한번 옮겨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네? 회사를 옮겨요……?”

 

  “예. 이번에 제가 조그만 벤처 기술 회사를 하나 인수하게 됐어요.”

 

  “벤처회사를요……?”

 

  “지금 우리나라는 한시바삐 초일류급 부품 소재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아시겠지만 그전에 도산한 국제 텔레콤이 왜 그런지 아십니까? 중국 현지 기업들이 바짝 뒤를 따르자 수출 가격을 대당 백칠십 달러에서 그 절반으로 출혈수출을 해서 그래요. 물론…… 낮은 채산성과 중국이라는 지역 편중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가 장비와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요. 삼성이나 국내 정보기술 업체들이 매년 미국의 퀄컴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거 아시죠? 저는 퀄컴이 CDMA 기술사용의 대가로 매년 5조 원 이상을 삼성으로부터 걷어 가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카메라 폰 같은 최신 제품은 들어가는 부품이 약 2백 개가 되는데 수입 부품의 비중이 50%가 넘어요. 예를 들어 카메라 이미지 센서는 미국의 마이크론, 벨 소리는 일제 야마하, 그 밖에 소니, 마쓰시타 등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부품을 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럼 이 사장님이 인수한 회사가 그런 쪽의 회사란 말입니까?”

 

 

  이길호의 이야기가 길어질 듯하자 창배가 중간에 나서 물었다.

 

 

  “아닙니다. 참고로 말씀드린다면 창배 씨는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주도한 게 정보통신 기술이면 제4의 기술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

 

  “바로…… 나노기술입니다.”

 

  “나…… 노 요……?”

 

  “예.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이란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 지금 세계적인 벤처 투자 업계에서는 해 저무는 정보통신 기술을 대신할 투자 유망 분야로 다름 아닌 나노기술을 손꼽고 있습니다. 10억 분의 1미터, 이 나노미터의 미시세계를 탐구하는 나노기술로 곧 머지않아 화장품, 항암제 투여, D램을 대체할 새로운 메모리칩 등의 상품이 등장하게 될 겁니다. 앞으로는 이 시장을 선점하는 국가가 곧 세계를 제패하게 됩니다.”

 

  “그럼 이 사장님이 인수한 회사는……?”

 

  “쓰레기장에서 보석을 캔 거나 다름없죠. 부도 위기에 있던 유진 나노테크라는 회사를 인수했어요. 주로 생명 과학 쪽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등한시했던 거죠.”

 

 

  창배는 생전 처음 듣는 소리라 어안이 벙벙했다.

 

 

  “아직 잘 이해를 못 하실 겁니다. 최 부장님, 혹시 1966년도에 미국에서 제작해 나온 영화 `마이크로 결사대`라고 들어 보신 적 있습니까?”

 

  “아, 그거요? 그전에 한번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창배는 언제 추석 땐가 텔레비전에서 특선으로 했던 영화를 떠 올렸다. 사람이 조그만 잠수정 같은 걸 타고 환자의 몸속에 들어가 나쁜 균을 싸워 없앤다는 SF 영화였다. 불과 얼마 전에도 텔레비전에서 그와 유사한 걸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바로 그겁니다. 그게 바로 나노기술입니다. 물론 사람이 타고 가진 않지만, 나노로봇이 인체 내의 독소에 직접 약물을 전달해 항암 치료 시 후유증을 없애기도 하고 또 휴대할 수 있을 정도의 초소형 장비를 이용해 피 한 방울로도 각종 질병을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환상적인 미래가 올 수 있는 거죠. 그 영화를 기획한 사람은 적어도 벌써 몇십

 년을 예측해 앞서갔던 사람입니다. 그때 벌써 나노기술을 예측했으니까요. 어떻습니까? 최 부장님 한번 이 회사를 맡아 주시겠습니까?”

 

  “맡는다는 의미는……?”

 

  “예. 사장 자리를 드리는 겁니다.”

 

  “예, 사장이라고요?”

 

  “예. 지금 근무하는 회사에서 잘 나가시는 분인데, 그 정도도 준비를 하지 않고 얘기를 하겠습니까?”

 

  “그거라면…… 아무래도 저보다 우리 모임의 김길한 박사가 더 적격일 텐데요.”

 

 

  창배는 이길호의 뜻하지 않은 제안에 얼떨떨한 생각으로 말했다.

 

 

  “하하하, 그 말하실 줄 알았습니다. 저도 물론 그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닙니다. 김 박사가 전공한 것도 그렇고 조건이 아주 딱 들어맞습니다. 그런데 김 박사가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그분은 친화력이 부족합니다. 한마디로 조직 전체를 아우르기에는 고지식한 학자 타입의 김길한 박사는 맞지가 않아요. 성격상 단순히 그곳에 근무하는 연구원이면 모를까. 그래서 큰 기업의 조직 생리를 아는 최 부장님을 생각한 겁니다. 저는 그냥 간과하고 넘어갔을 일을 김윤수 씨가 얘기해 퍼뜩 생각이 나서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창배가 앞에 앉은 윤수를 바라보자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별거 아니지만 만일 오신다면 기사 딸린 차량하고 일단은 지금 받고 있는 봉급의 세 배로 시작하죠. 그리고 연구결과에 따라 파격적 급여에 스톡옵션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뭐라고 대답하기가 참 어렵군요. 우선 제가 그쪽 분야에 문외한이고…….”

 

 “잠깐,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일전에 제 사무실에 오셔 본 적이 있는 나영호 부장이 이쪽에 와 근무하면서 최 부장님을 보필할 겁니다. 참,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걸 빠뜨렸는데, 회사의 수익에 대해서는 염려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이건 장기 레이스니까 가시적 성과물이 나올 때까지는 계속 투자를 할 겁니다. 그래서 벤처사업인 겁니다. 그러니 괜스러운 부담은 전혀 갖지 마세요.”

 

 

  창배는 이길호가 말한 내용 중에 가장 마지막으로 얘기한 부분이 가슴에 와닿았다. 기업의 목적은 당연히 이윤의 창출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자신이 이길호의 제의를 받아들여 이 기업을 책임지는 사장으로 근무한다면 가시적인 어떤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 회사는 당장 사람들을 충족시킬만한 서비스나 어떤 재화를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회사가 아닌 것이다.

 

  이길호의 말대로 어느 시점까지 계속 돈을 투자해 결과가 이루어지면 그때부터 기업의 존속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창배는 이점이 마음에 끌리긴 했지만 그래도 결정하기에는 시간이 좀 필요했다.

 

 

  “글쎄, 갑자기 제의를 받다 보니 어떡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는데…… 한 며칠 생각할 여유를 주면 어떻겠습니까?”

 

  “창배야! 생각할 여유고, 뭐고 가 어디 있어? 이 좋은 기회를…….”

 

  “아닙니다. 김 차장님. 최 부장님이 당장 쉬고 있는 사람이면 그렇게 말을 할 수 있어도 지금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나중에 제가 원들을 일은 하지 말아야죠. 아무튼 한 며칠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어요. 나는 설사 최 부장님이 당장 여기서 결정을 내린다 해도 더 생각해 보라고 아마 만류를 할 겁니다. 자, 그럼 이 일은 이만 여기서 매듭을 짓고 한잔하십시다. 그리고 여기서 나가면 오늘 이차는 김윤수 차장님이 쏘는 겁니다.”

 

  “아니, 왜 하필 나야?”

 

 

  세 사람은 이길호가 만들어 돌린 폭탄주를 모두 기분 좋게 원샷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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