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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놈 nom
작가 : 초파기
작품등록일 : 2017.12.3

화성그룹의 홍보실에 근무하는 과장 최창배는 어느 날 비서실에 새로 온 여직원을 만난다. 여직원은 대학시절 창배를 죽자 따라다닌 서클 후배 유정아. 자유분방한 성격의 창배는 50억 원을 모으면 정아와 결혼하기로 약속한다. 주위에 최창배를 좋아하는 여자들 틈에서 과연 창배는 50억원을 모으고 정아는 과연 그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24. 최미정
작성일 : 17-12-13 19:26     조회 : 35     추천 : 0     분량 : 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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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저예요.”

 

  “……저라니요?”

 

  “최미정이요.”

 

  “최미정…… ?”

 

  “후후, 앞을 한번 보세요.”

 

 

  창배의 시선은 홍보실 앞 출입문 쪽의 최미정 자리로 갔다. 그러자 전화기를 든 채 고개를 뒤로한 최미정과 눈이 마주쳤다.

 

 

  “난 또 누구라고……. 그런데…… 웬일이야? 전화로……. 얘기할 게 있으면 직접 와서 하든가 하지.”

 

  “주위 눈들이 있잖아요.”

 

  “……?”

 

  “최 차장님! 오늘 술 한 잔 사 주지 않을래요?”

 

  “……술?”

 

  “예.”

 

  “왜, 무슨 일 있어?”

 

  “그냥 술이 한잔 먹고 싶어서요.”

 

 

  창배는 퇴근 시간이 임박해 홍보실 여직원인 최미정이 느닷없이 술을 한잔 사달라고 하자 - 그것도 앞자리에 앉아 전화로 -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최미정이 들어온 지 3년이 돼 가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라 창배는 좀 황당했다.

 

 

  “그래? 그럼 이 근방 어디 좋은 데 있으면 얘기해 봐.”

 

  “그러지 말고 청담동 가면 제가 아는 데가 있는데 그리로 가요.”

 

  “좋아. 직원 누구 함께 갈 사람 있어? 있으면 함께 가도 좋아.”

 

  “안 돼요. 누구한테도 얘기하면 안 돼요. 우리 둘이서만 가요.”

 

  “우리 둘이? 좋아. 그럼 지금 내가 나가서 회사 맞은편 쪽에 차를 대 놓고 있을 테니 그리로 와.”

 

 

  창배는 무슨 일 인가 궁금해 서둘러서 사무실을 나왔다. 창배가 길 건너에 차를 세워놓고 있자 잠시 후 최미정이 나와 창배의 옆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옆에 같이 타니, 꼭 연인 같지 않아요?”

 

  “뭐? 연인……?”

 

  “예. 서로 사랑해 죽고 못 사는 사이.”

 

  “글쎄. 그런가?”

 

  “왜, 싫은가 보죠?”

 

  “천만에, 나야 싫진 않지만, 최미정 씨가 손핼 텐데.”

 

  “손해는 무슨 손해예요? 능력 있는 사람하고 사귀는데.”

 

  “뭐? 능력?”

 

  “예.”

 

  “……?”

 

 

  차는 최미정이 얘기한 카페 앞에 멈춰 섰다. 삼층 전체가 명품 수입 의류를 파는 건물로 최미정이 말한 카페는 바로 그 건물의 지하에 있었다.

 

 

  “저는 맥주 마실래요.”

 

 

  창배는 맥주를 시키며 양주도 한 병 시킬까 하다 그만두었다. 아직 술 마시기에는 좀 이르기도 했지만, 그보다 최미정이 무엇 때문에 오자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알기 전 엔 마셔서는 안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면서 최미정이 한 말들이 은근히 창배의 신경을 건드렸다.

 

 

  “자, 마셔요. 왜 안 마시세요?”

 

  “천천히 마셔. 취하겠어. 마치 무슨 술에 기갈 들린 사람 같아.”

 

 

  최미정이 잔을 비워내는 것을 보며 창배는 천천히 술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여긴 어떻게 알아?”

 

  “친구들하고 몇 번 왔었어요.”

 

  “아마 옷을 사러 왔다가 들른 모양이었군.”

 

  “옷이여? 쳇, 아시면서 능청은…….”

 

  “뭐? 뭘 알아?”

 

  “정말 몰라요?”

 

  “뭘?”

 

  “여기 옷값 제 월급으론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는 것.”

 

  “그렇게 비싼가?”

 

 

  창배도 이 건물을 알고 있었지만 지하에 카페가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곳에 옷을 사러 두어 번 온 적이 있었다. 일층은 여성 의류와 이층엔 남성 정장을 삼층엔 직원들 사무실로 쓰고 있는데 베르사체, 아르마니 등 서너 벌 고른 옷값이 무려 이천 만 원이나 되었다. 그러나 최미정에겐 짐짓 모른 척했다.

 

 

  “그런데 오늘 무슨 일이야? 뭐 애로점이라도 있나 보지?”

 

 

  술에 의해 최미정의 기분이 어느 정도 풀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창배가 물었다.

 

 

  “다른 사람 같아요.”

 

  “응…… 뭐가?”

 

  “차장님 말이에요.”

 

  “뭐가 다른 사람 같아?”

 

  “불과 일 년도 안 된 사이에 차장님은 너무 컸어요.”

 

  “……!”

 

  “먼저 홍보실장님이 그만두고 박두식 전무가 홍보실을 맡게 되면서부터 차장님은 마치 화성그룹의 실력자가 된 것 같아요.”

 

  “그럴 리가 있나?”

 

  “사람이 운이 따라야 한다는 말은 이런 경우지요. 먼저 홍보실장님이 계셨으면, 아니 대신 외부에서 누가 왔더라도 행여나 차장님이 지금처럼 행세나 하겠어요.”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물론 알아요. 지금이 있기까지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결국 차장님의 눈물겨운 노력이 만들어 낸 산물이라는 것을. 내게 도움이 된다면 여직원에게 선물까지 바쳐가며 어장 관리하는 것도 다 그런 노력 아니겠어요?”

 

  “뭐…… ?”

 

  “봤어요. 자금부 여직원에게 선물 주는 거.”

 

  “……!”

 

 

  창배는 깜짝 놀랐다. 이순옥에게 선물 주는 것을 언제 봤을까. 창배는 그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여태껏 속으로 숨겨 놓고 있던 최미정의 당돌함에 말을 잃었다. 아침에 일찍 나와 자기 일 외에 남자 직원들의 책상도 정리해주고 기자들이 오면 차도 내주면서 월급 받은 돈을 알뜰히 저축해 결혼 준비를 하고 있는 여직원으로만 알았었는데, 지금 그녀가 하는 말은 말끝마다 비수가 되어 폐부에 와 찔렀다.

 

 

  “그래서…….”

 

 

  창배는 갑자기 흥분되기 시작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사람들이 오가는 복도에서 그런 걸 건넬 때 조심할 생각을 해야지. 하긴 나 같아도 그럴 만도 하겠어요.”

 

  “최미정! 너, 네가 뭘 안다고 입을 함부로 놀리는 거야?”

 

  “흥. 최 차장님 통장엔 돈이 꽤 많이 들어가 있던데요.”

 

  “뭐라 고!”

 

  “죄송해요. 하지만 일부러 보려고 했던 건 아니니까요. 차장님에게 드린 결재문서를 찾다가 서랍 속에 통장이 있어 우연히 넘겨 다 봤을 뿐이에요.”

 

  “너, 저, 정말……!”

 

  “흥분하지 마세요. 자금부 그 여직원이 왔다 간 날이나 아니면 그다음날이면 거의 통장 안에 정확히 돈이 들어가 있던 데요? 물론 어쩌다 간혹 들어가지 않은 적도 있지만.”

 

  “이, 이 쌍년이 어디서 주둥일 함부로 놀려!”

 

 

  창배는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다.

 

 

  “왜 말을 그렇게 무식하게 하세요?”

 

 

  최미정은 가방에서 수첩과 접힌 복사용지를 끄집어냈다.

 

 

  “자, 한번 보시겠어요! 이 수첩에 적은 건 자금부 여직원이 온 날, 그리고 이건 죄송하지만, 차장님 그 통장을 복사한 거예요. 어쩜 그 일자가 겹치거나 하루 상관으로 정확히 일치할까요.”

 

  “네, 네가 왜 이렇게……!”

 

  “차장님이 그 돈을 혼자 차지하는 것도 좀 배가 아프고, 그 여직원이 차장님을 좋아하는 게 전 싫어요.”

 

  “닥치지 못해! 감히 네 따위가 뭔데 남의 사생활을 간섭하는 거야?”

 

  “호호호, 괜히 그러고 싶네요.”

 

  “그러고 싶다고? 이런, 개 같은……. 네가 원하는 게 뭐야!”

 

  “차장님, 가능한 육두문자는 빼는 게 좋겠네요. 값비싼 옷으로 치장하고 속이 그렇게 천박하면 되겠어요?”

 

  “이, 이런……!”

 

  “저도 차장님처럼 좋은 옷 좀 입고 싶어요. 언제부턴가 차장님이 입고 있는 옷이 다르게 보여 옷걸이에 걸어 놓은 옷을 한번 슬쩍 훔쳐본 적이 있죠. 역시 생각대로 값비싼 명품이던 데요. 그전엔 백화점 기획 세일을 골라 사 입지 않으셨나요?”

 

  “……좋아. 너한테 욕 한 건 내가 사과하지. 그런데 정말 네가 원하는 건 뭐야?”

 

 

  창배는 최미정이 수첩과 자기 통장 복사본을 갖고 있는 한 서둘러 조기에 봉합을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우선 내일 중으로 제 은행 계좌로 오천만 원을 넣으세요. 어때요? 할 수 있겠죠?”

 

  “뭐, 오천……!”

 

  “예. 그런데 왜 그리 놀라시죠? 그 정도 갖고.”

 

  “이, 조……좋아. 내 그렇게 하지.”

 

 

  창배는 속이 몹시 쓰렸지만, 이걸로 덮어진다면 그만한 대가는 치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

 

  “음…… 사실 이게 중요한데, 지금 운전하실 수 있으시죠?”

 

 

  창배는 얼굴이 벌게 이번엔 고개만 끄덕였다.

 

 

  “됐어요, 그럼, 지금 나가요. 일단 미사리로 가요. 가서 가수들 노래하는 거 듣고 어디 근사한 데 가서 쉬다 아침 일찍 올라와요. 어때 근사하죠?”

 

 

  최미정과 밖으로 나오며 창배는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나 싶어 뭐 씹은 얼굴이 되었다. 돈도 돈이지만 그간에 여자들을 어떻게 정리를 좀 하려고 생각했는데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 박두식 전무와 떨어져 나오면서 그의 비서 김윤희부터 정리를 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되레 혹을 하나 더 붙이게 됐다고 생각하자 창배는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다.

 

  창배는 그런저런 분한 마음에 오늘 최미정이를 아주 죽여 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창배는 그동안 자제해 오던, 주겠다고 덤벼드는 애들을 보면 참지 못하는 자신의 본성이 야수처럼 슬금슬금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어머……!”

 

  “아, 미안, 미안!”

 

 

  흥분한 창배가 액셀 리더 페달을 급작스럽게 밟자 미처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못한 최미정의 몸이 갑자기 앞으로 쏠리며 자칫 앞 대시보드에 얼굴을 크게 부딪칠 뻔했다. 창배는 속이 후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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