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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가출 공주님을 경호하라!
작가 : 머리식히기
작품등록일 : 2017.11.24

(황녀님, 먼치킨, 로판, 나쁜 남주 등)


"그래, 그럼 고향이 어디세요?"

"...이름 없는 숲 속."

"흐음. 그럼 그 숲 속에는 샛길이 많았겠군요. 시발에 새끼..."

"뭐라고? 시발새끼?"

...대충 이러고 서로 치고박는 미친 마법사 경호원(저승사자)과 철없는 공주(가출 공주님)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가출 공주님의 우울
작성일 : 17-11-26 00:01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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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승사자가 임파이니 황제로부터 휴가를 받은 지 어느새 6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제 슬슬 세이라 공주의 근신도 막바지에 이른 상황. 그러나 최근 그녀는 너무나도 지루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벽시계를 바라보았다. 이제 겨우 오후 3시였다.

 

 “…지루해.”

 

 그녀는 읽고 있던 책을 덮은 뒤 책상에 엎드렸다. 책상의 서늘한 느낌이 볼에 전해져 와 기분이 살짝은 풀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지긋지긋한 지루함이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세이라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근신이라는 처벌을 받은 적은 이번 한 번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옛날의 근신은 그녀가 사고를 치지 않았기에 대부분 일주일 내로 풀렸다.

 

 원래 세이라 공주는 독서도 좋아했기에 일주일 정도는 독서를 하거나 정 안 되면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에 대하여 글을 쓰는 것으로 시간을 때울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것에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물론 독서나 정치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싫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뭐랄까… 그래, 좋아하는 음식도 너무 많이 먹으면 물리는 법이다. 한 달 근신형은 그녀가 받아본 근신형 중 가장 긴 기간이었다.

 

 처음 2주 정도는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다. 물론 정말로 싫어하는, 아니 혐오하는 상대가 바로 코앞에 있어서 짜증이 나기는 했지만 어찌어찌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뒤였다. 여태까지 그녀의 근신은 일주일 정도가 최대였기에 읽을 만한 책을 다 읽어버린 것이었다.

 

 그녀가 가출을 하는 것만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또래의 아이들보다 어른스러운 편이고 사일런스 제국의 제 1 황녀이기에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도 결국 16살의 소녀에 불과했다. 심심해진 것이다.

 

 하지만 심심하다고 그냥 침대에 누워서 잠이나 자는 것은 저승사자나 하는 행동이지 평생을 황녀로써 살아온 세이라 공주에게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다음으로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비록 정말로 싫어하는 상대이지만 그래도 달리 방법이 없으니 저승사자라는 남자를 관찰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는 가출 공주를 경호하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잠을 자는 것으로 보내는 망나니 중의 망나니였지만 가출 공주는 그가 잠을 자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심심하지 않았다. 그를 좋아하는 마음이 생겨서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를 조금이나마 싫어하는 마음이 누그러진 것은 사실이었다.

 

 스톡홀롬 증후군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에게 저승사자라는 존재가 신선한 충격을 주었기 때문일까? 어쩌면 둘 다 일지도 몰랐다. 어쨌거나 저승사자는 황제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그녀에게 격식 없이 대하는 남자이다.

 

 아니 애초에 남자든 여자든 여태까지 세이라 공주에게 이렇게 행동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또한 아무리 싫어하는 상대라고 할지라도 하루의 대부분을 한 공간 안에 같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 익숙해진 것일 지도 몰랐다.

 

 물론 그렇다고 할지라도 싫은 마음이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니다. 정말로 싫다, 이런 사람. 하지만 가출 공주님은 정말로 얌전하고 어쩔 때는 천사처럼 자는 그의 모습을 보며 어쩌다가 이 사람이 이렇게 되었는지 호기심이 일었다.

 

 그래서 독서에 이은 그녀의 새로운 취미가 생겼는데 그것이 바로 저승사자 관찰 일기였다. 그의 행동 패턴을 관찰하면서 일기를 쓰니 정체되었던 시간이 다시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있어 그것도 지루해지게 된 공주님이었다.

 

 왜냐하면 저승사자가 경호 때 하는 일이라고는 먹고 자는 일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 중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자는 데에만 활용하고 있었다. 정말로 관찰 일기에 쓸 것이 거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싫은 마음이 있지만 그래도 이 남자에게 접근하기로 결정했다. 공식적으로 저승사자가 그녀의 경호를 맡게 되었을 때 그에게 한 말 따위는 이미 고이 접어 마음에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지 오래였다. 아무리 어른스럽다고 해도 결국 그녀도 어린 소녀였다.

 

 자존심? 물론 처음에는 그런 것을 신경 썼지만 그래도 이 지긋지긋한 심심함을 그녀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저승사자에게 한 발작 다가갔다. 세이라 공주는 저승사자의 식단을 관찰했다.

 

 시크릿이 점심을 위해 싸오는 음식은 주먹밥이나 샌드위치. 일반 서민들에게는 익숙한 음식이겠지만 공주인 그녀는 정말로 난생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그녀는 그것들을 책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관심을 가진 것은 그의 식단뿐만이 아니었다.

 

 그녀가 관심을 가진 대상은 더욱 근본적인 것. 저승사자, 시크릿 본인이었다. 그래, 그는 분명히 강한 사람이었다. 마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그녀조차 그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약했다.’ 마음이 썩어 문드러졌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 두꺼운 갑옷 안에는 예상과 달리 얇은 유리가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알 수 있었다. 왜냐고? 그녀는 저승사자와 정반대니까.

 

 그는 자신의 약함을 감추기 위해 ‘무리’하게 강함을 연출하고 있었다. 강한 신념이 안에서 불타오르고 있는 것이 보이지만 그것이 무엇인지까지는 간파하지 못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승사자는 자기도 인간이면서 인간을 혐오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는 사일런스 제국에 와서 어느 누구도 믿지 않았다. 잠을 자는 것처럼 보이나 조금만 가까이 접근해도 언제 잤냐는 듯이 바로 일어나 경계를 하며 황궁에서 제공하는 어떠한 취식 물도 입에 대지 않았다. 심지어 물조차!

 

 거기까지 생각을 하니 그녀는 왜 저승사자가 자신을 경호하면서 잠만 자는 지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세이라와 얽히기 싫어서 그런 것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원인은 바로 시크릿은 숙소에 돌아가서도 잠을 깊게 자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잠을 잘 때만큼은 무방비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마 그는 숙소에서조차 잠을 깊게 자지 않을 것이다. 그는 사람들을 믿지 않으니까.

 

 물론 인과응보일 수도 있다. 그가 보여준 행동은 소문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것이니까. 그러나 그럼에도 가출 공주는 저승사자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도대체 무엇이 이 남자를 이렇게 몰아세웠기에 그를 그 지경까지 만들었을까.

 

 그에게 동정심이라는 마음이 생기니 비록 그가 싫은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과거보다는 더 덜어졌다. 물론 좋은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래서인지 그녀는 저승사자를 돕고 싶어졌다. 좀 더 사람을 믿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저승사자와 식사를 바꿔 먹게 된 것이었다. 물론 그가 싸오는 샌드위치와 주먹밥에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그와 식사를 바꿔 먹기도 했지만 말이다.

 

 처음에는 불안해하던 그 남자도 점차 시간이 지나니까 그래도 나름 차분하게 그녀의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세이라를 신경 쓴 것인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승사자가 싸온 음식이 더욱 맛있어졌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적어도 그렇게 느꼈다. 그가 조금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만의 착각이었다. 시크릿이 휴가를 떠나기 하루 전 날.

 

 그러니까 그녀가 좀 더 그에게 다가가기 위해 그의 과거를 조금이라도 캐내려고 한 날.(물론 그녀가 심심해서 캐낸 이유도 있다.)

 

 저승사자가 임파이니 황제, 그러니까 세이라 황녀의 아버지에게 무례하게 행동했다는 말을 라오스 군 원수에게 듣자 그래도 쌓였던 동정심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정말로 이 인간은 구제할 수 없다는 마음까지 들 정도였다.

 

 아무리 그래도 자기 손윗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 무례하게 행동한단 말인가. 그 강직한 자신의 아버지가 지쳐서 그에게 휴가를 허락했다는 것을 보니 저승사자가 얼마나 막무가내로 행동했는지 보지 않아도 뻔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마음가짐이 드는 것을 느낀 세이라 사일런스 공주는 자기혐오에 빠졌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임신했을 때 그녀를 위해 쓴 편지에 쓴 말을 그녀는 인생의 모티브로 삼고 있었다.

 

 아무리 악한 자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렴.. 그것을 계속한다면 네 주위에 적은 사라질 것이고 악도 선으로 바뀔 것이니. 어느 누구도 미워하려고 하지 마렴, 태어날 내 아가야.

 

 그 글귀를 본 뒤 항상 마음속에 그것을 품고 살았건만 이렇게 쉽게 그 마음을 버리려고 했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럼에도 다시 저승사자를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었다.

 

 그 잔혹하고 강하며 또한 약한 남자가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 굉장히 심심했다.

 

 물론 이제 근신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더욱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차라리 저승사자라도 곁에 있으면 덜 심심하건만 그는 아직도 한참 뒤에 돌아온다. 무려 세이라 공주의 근신기간이 끝나고 한참 뒤에 돌아오는 것이다.

 

 그녀는 정말 하루하루가 지루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읽고 싶은 책은 다 읽었으며 정치에 대한 생각을 조금만 하려고 하면 머리에 쥐가 나는 것만 같았다. 하기 싫은 것은 아니지만 너무 많이 고민을 하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차분히 낮잠이나 자면 조금 나아지겠지만 그것은 그녀의 성실성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녀가 아무리 철이 없어도 그래도 세계 최강대국인 사일런스 제국의 제 1 황녀였던 것이다. 누가 보던 보지 않던 그런 행동은 용납할 수 없었고 또 용납될 수 없었다.

 

 그녀는 다시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제 겨우 30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너무 우울했다. 빨리 하루하루가 지났으면 좋으련만. 시간은 야속하게 그녀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결심했다.

 

 물론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비합리적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살을 뺀다고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튀긴 닭과 맥주를 먹게 되는 사람들처럼 그녀는 비합리성을 참지 못하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시 가출을 할 준비를 말이다. 대충 준비를 끝낸 세이라 공주는 고양되는 흥분에 몸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을 가까스로 참아내며 3시간 뒤 여유롭게 저녁까지 먹고 가출을 해버리는 데 성공했다.

 

 그녀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명백히 황실 기사단이 보지 못하고 있던 맹점을 꿰뚫은 것이었다. 여태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긴 근신형을 받은 그녀였고 또 그 근신형이 끝나는 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누가 또 가출을 하려고 하겠는가. 마치 군대의 영창에서 나오기 직전 또 사고를 쳐서 영창에서 빠져나오는 일자가 길어진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더욱 골 때리는 것은… 그녀가 가출한 날 사일런스 제국의 황도, 이카루스에서 하필이면 전 세계를 경악시킬 엄청난 사건이 발생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 철없는 가출 공주는 그것도 모르고… 황궁에서 빠져나와 위험한 곳으로 향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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