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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작가 : 지나다가
작품등록일 : 2017.10.30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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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을 앞둔 네트레시아를 방문하게된 현실의 주인공. 그의 귀환은 이 이상한 세계의 앞날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과연 주인공은 이 이상한 세상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12. 은빛그림자회
작성일 : 17-11-14 13:27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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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석과 메이가 프린 공작저택에서 달아난 바로 다음날 아침 발더그린이 저택에 도착하였다.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던 그였지만 전날 밤에 둘이 사라졌다는 보고를 받고서는 대노했다.

 

 - 쓸모없는 것들!

 

 발더그린은 먼저 와있던 부관 레브킨의 따귀를 갈겼다. 그 뒤에서 집사 뒤르만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잘못을 빌었다.

 

 … 이런 것들과 무슨 큰일을 같이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계속 화만 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포도밭 마법진에서 본 대로라면 방문자의 소환령은 아이린일 가능성이 높았고, 그렇다면 방문자는 자신에 일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었다. 이제는 에르윈 백작의 의도보다는 방문자의 행적이 더욱 중요해졌다.

 

 - 사냥개를 풀어서 어느 쪽으로 갔는지 찾아라.

 

 저택의 하인들이 사냥개를 풀었다. 사냥개들은 냄새를 쫓아 북쪽의 야산으로 향했다. 발더그린은 느릿느릿 야산을 올랐다. 거의 정상에 이르자 사냥개들은 더 이상 냄새를 찾지 못하고 북쪽의 에리스 평원을 향해서 짓기 시작했다. 그들은 에리스 평원으로 향했던 것으로 보였다.

 

 … 아마도 그럴 테지.

 

 마르테스 여자는 방문자를 실버포트로 데려갔을 것이었다. 발더그린 역시 실버포트에 해묵은 볼 일이 있었다.

 

 ***

 

 실버포트는 동서로 길게 뻗어나간 나디브 산맥 중간의 가장 낮은 고개인 우르사오리스를 정면으로 향하고 있었다. 남쪽으로 산맥을 넘는 자들은 어김없이 실버포트와 마주설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본래 쿠르즈족 침입이후 생겨난 노스가드의 본거지가 있던 곳이다. 그들은 전쟁이후 백 년 동안 실버포트를 포함한 나디브 산맥 기슭의 성채에서 네트레시아의 북쪽을 방비하였지만, 쿠르즈족이 거의 자취를 감춘 이후부터는 모든 성채들이 그대로 버려지게 되었다.

 

 실버포트를 은빛그림자회가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6~70년전 이었다. 그 이전에 은빛그림자회는 플로나에 있었지만, 서쪽의 위협이 가시화되자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북쪽의 쿠르즈족이 사라진 지금, 이 성채는 거대한 자연방벽과 사막 사이에 위치한 천혜의 요새였다. 그들은 약 수백만부의 고대서적과 기록물의 원본을 이곳 실버포트로 옮겨왔는데, 기록물을 복사하고 옮기는 것에만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발더그린의 일행들은 에리스 평원을 지나 며칠 만에 실버포트의 정문 앞에 도달했고, 곧장 수석 서기관인 윌로드를 찾았다. 하급서기 한명이 겹겹이 쌓여있는 책과 문서더미를 지나 윌로드의 방으로 발더그린을 안내하였다. 100세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은빛그림자회의 수장 윌로드는 발더그린이 들어와도 본채 만 채하고, 고서(古書)를 필사하고 있었다. 아직도 검정색의 덥수룩한 머리는 그의 나이를 무색하게 했다.

 

 - 수석서기관께서 많이 바쁘신 모양이군요.

 

 그제야 윌로드는 고개를 들어 안경너머로 발더그린을 쳐다보더니 무엇엔가 놀랐는지 얼굴을 뚫어지게 보기 시작했다.

 

 - 수석서기관께서 제 얼굴을 기억하실런지나 모르겠습니다.

 

 그제야 윌로드는 기억이 났다는 듯 이야기 했다.

 

 - 우리 대마법사께서 존귀한 왕국의 수석 행정관이 되었구려. 여긴 어쩐 일이시오.

 

 말 속에는 빈정거림이 녹아 있었다. 안경 뒤로 보이는 교만한 눈빛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 찾을 사람이 좀 있어서 이지요.

 

 그때 밖에서는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기물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발더그린의 일행들이 방문자를 찾기 위해 성채를 뒤집어엎고 있을 것이었다.

 

 - 그냥 물어보면 될 것을…….

 

 윌로드는 인상을 쓰며 다시 고서를 필사하기 시작했다. 발더그린은 생각 같아서는 저 책상을 부숴버리고 싶었다.

 

 - 서기관께서 방문자를 그냥 내어 놓으실 리는 없겠지요.

 

 - 결국, 방문자가 오기는 온 모양이군. 여긴 없네. 난 보지도 못했고.

 

 발더그린은 윌로드에게 바짝 다가가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 아이린이 방문자를 불렀다는 것은 서기관께서도 알고 계셨지요?

 

 - 몰랐다고도 할 수 없겠지.

 

 윌로드는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발더그린은 점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 좋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방문자를 죽일 수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서 왔습니다.

 

 윌로드는 살짝 놀랐는지 고개를 치켜들어 발더그린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 방문자는 죽지 않음을 모를 만큼 바보는 아닐 텐데.

 

 - 교수님께서 예전에 방문자에 대한 기록들을 연구하시면서, 과거의 방문자 네르메스가 살해당했다는 것을 발견한 사실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이라는 말에 윌로드는 발끈했다.

 

 - 나는 너 같은 놈을 제자로 둔 적이 없네만.

 

 - 그러시겠죠. 하지만, 제가 스트렌에 있을 때 교수님이 그 입으로 말하시는 것을 저는 똑똑히 들었습니다. 그때, 교수님은 말씀하셨죠. ‘여러 기록을 종합해보면 2백 년 전의 방문자 네르메스는 이 땅에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살해된 것으로 확인된다.’ 라고 말이죠.

 

 표정이 굳어있던 윌로드가 갑자기 껄껄 웃다가 다시 정색하며 말했다.

 

 - 한 번 어둠에 물든 자들은 영원히 그것을 벗어날 수 없지. 너는 스트렌에서 다시 흑마법에 손을 대면 스스로 눈을 파겠다고 맹세했다. 나는 그 맹세를 믿지 않았지. 너의 눈을 뽑고 다리를 꺾어놓아야 한다고 했지만 순진한 교수들이 너의 말만 믿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는 네가 이렇게 돌아올 줄 알고 있었다. 방문자를 죽여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느냐. 네가 모시는 그 악마에게 방문자의 목을 가져다주려고 하느냐? 내가 산 입으로 그것을 너에게 말할 성 싶으냐? 여기서는 네가 알 수 있는 것이 없을 테니 그만 돌아가거라.

 

 말을 마친 윌로드는 발더그린을 쳐다보지도 않고 다시 필사를 시작하였다.

 

 … 이 자가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인가?

 

 발더그린은 윌로드의 말에 깜짝 놀랐다. 그는 품에서 검은색의 짤막한 곤봉을 꺼내 들고 다짜고짜 윌로드의 머리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전혀 뜻밖의 일에 늙은 수석서기관은 전혀 대항하지 못하고 바닥에 쓰려졌다.

 

 - 네놈이 죽은 입으로 말하게 해주마.

 

 발더그린은 윌로드의 숨이 끊어질 때까지 그의 머리를 내려쳤다. 온 방에 윌로드의 피와 살점이 튀었다. 윌로드가 죽은 이후에도 발더그린은 분이 풀릴 때까지 내려치는 것을 그만두지 않았다. 윌로드를 내리치고 있는 그의 머릿속에서 예전 아르켄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고 있었다. 그의 본래 이름은 메더예프로 아르켄에 있는 스트렌 대학에서 연금술을 연구하던 촉망받던 학생이었다. 그때 윌로드 또한 스트렌 대학에 교수로 있었다.

 

 질병에 대하여 깊이 연구 중이던 발더그린은 흑마법으로 인해 발병한 질병에 대하여도 찾아보게 되었는데 흑마법 분야는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발더그린은 흑마법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고, 급기야는 강령술에 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당시 아르켄의 공동묘지에서 강령술을 시연하다 발각된 발더그린 때문에 대학이 발칵 뒤집어 졌었다.

 

 스트렌 대학은 금지된 마법사용을 이유로 발더그린을 파문하였고, 당시 윌로드는 파문위원회의 위원으로서 그의 영구파문과 다시는 흑마법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육형(肉刑)을 주장하였다. 다른 위원들의 반대로 발더그린은 육형에 처해지지는 않아 몸은 온전히 보전하였지만 대학에서 파문됨으로써 갖은 멸시와 천대를 받았다.

 

 스트렌 대학에서 파문된 자는 네트레시아의 지식인 집단에서의 퇴출을 의미했다. 그는 결국 자신의 고향을 버리고 네트레시아를 떠나 가르시아로 향해야만 했다. 당연히 그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을 파문하고 멸시한 자들에 대한 분노는 눈덩이처럼 커져갔다. 잠시 후 피투성이가 된 발더그린이 수석서기관실의 문을 열고 나와서 레브킨을 찾았다.

 

 - 까마귀를 가져와라.

 

 레브킨은 용병들을 시켜 부랴부랴 밖에서 까마귀를 잡아 대령했다. 발더그린은 사람들을 물리고 잡아온 까마귀를 쓰러진 윌로드의 가슴에 올려두고 붉은 겉장의 책을 손에 들고 죽은 자를 다시 깨우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주문이 들려오자 까마귀가 비실비실하더니 픽하고 쓰려졌다.

 

 발더그린은 쓰러진 까마귀를 집은 다음 윌로드의 이마에 대고 다시 주문을 외웠다. 윌로드가 다시 눈을 떴다. 머리가 처참하게 깨어진 윌로드는 초점 없는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몸을 움직이지는 못하는 듯 했다. 발더그린이 윌로드에게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 윌로드, 방문자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알고 있느냐?

 

 윌로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 뭐지?

 

 - 가니메데스. 가니메데스로 죽여야 하지. 소환령은 가니메데스까지 막아주지는 못하니깐.

 

 - 네가 말한 악마라는 게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

 

 - 그 악마라는 것은……. 네놈의…….

 

 윌로드는 한참을 허공을 노려보며 말을 잇지 못하다가 다시 말이 끊어졌다. 죽은 자를 깨우는 마법은 오래가지 못했다. 발더그린은 레브킨을 불러서 물었다.

 

 - 방문자는?

 

 - 방문자는 찾지 못하였습니다. 여기에 온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 여기 있는 학자 놈들은 모두 죽여라. 그리고 여기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태워버려라.

 

 레브킨이 발더그린의 잔인한 명령에 당황해서 머뭇거리자. 발더그린이 소리를 질렀다.

 

 - 어서!

 

 피투성이가 된 그의 모습은 흡사 지옥에서 나온 악마와도 같았다. 공포에 휩싸인 레브킨과 기사들은 실버포트의 학자들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성채는 비명과 자비를 구하는 외침으로 흔들렸고, 그들의 자랑이고 네트레시아의 보물인 서적과 기록물들은 피로 물들어 갔다.

 

 모든 살육이 끝난 이후 그들은 실버포트에 불을 질렀다. 수천 년이 넘은 산더미 같은 책과 종이들은 그 이후로도 몇 날 며칠을 더 불탔고, 그 연기가 나디브 산맥과 브리엔 평원을 한참동안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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