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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배니셔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3

동경하던 영웅은 영웅이 아니었다.
평화는 더 큰 혼란을 위한 준비기간일 뿐이었다.
각성자라고 불리우는 인간과 다른 인간들, 그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기어나오는 전쟁의 망령들.
그 앞에, 각성자 소녀 홍세연이 서 있었다.

 
상관과 어린이 5
작성일 : 17-11-07 22:18     조회 : 20     추천 : 2     분량 : 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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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틱, 틱.

  김연은 얼굴을 찌푸린 채 콜라캔을 따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틱.

  “아. 시X.”

  사소한 게 맘대로 안 된다고 바로 욕설이라니. 누가 누구보고 어린애래?

  “콜라캔을 못 따시나요?”

  그럴 수 밖에 없지. 지금 저 인간이 손에 끼고 있는 장갑은 꽤 두꺼워보이니까.

  “아니 기다려, 잠시만.......”

  “그냥 장갑 벗으시면 되잖아요.”

  “싫어.”

  애냐?

  “애초에 안 더우시나요? 그거 벗는 모습을 못 봤는데요.”

  “이건 내 아이덴티티거든. 이미지 메이킹, 혹은 자기 PR 비슷한 거지. 전담청의 아이돌 취급이니까.”

  낡은 장갑 한 켤레라는 아이덴티티라, 더럽게 싸고 하찮네 거 참.

  “하아....... 잠시만요.”

  조금 건방져 보일지도 모르는 한숨을 쉬고 나는 잠시 마시던 캔을 옆에 있던 벤치에 내려놓았다.

  “야. 제대로 쓰레기통에 버려.”

  “아직 다 안마셨어요. 그리고, 그거 잠깐 줘보세요.”

  “뭐?”

  “콜라요.”

  “왜?”

  “뺏어먹으려는 거 아니니까 줘보세요.”

  “넌 나를 뭘로 보는 거냐. 그런 치졸한 생각 안했거든.”

  그는 투덜대면서도 내게 콜라를 넘겼다. 그리고 나는 당연하게도, 손에 저 인간 같은 싸구려 아이덴티티는 끼고 있지 않았다.

  딸깍.

  “자요.”

  그러니 콜라 정도는 쉽게 딸 수 있다. 물론 자랑할 건 아니고 생각한 것 만으로도 자괴감이 드는 자랑이었지만.

  “오, 땡큐.”

  아주 잠깐이지만 콜라를 받아드는 그의 얼굴에 어린아이 같은 웃음이 스쳐지나간 것 같았다.

  “........”

  조금 동요했다. 저 얼굴에 안 어울리는 표정이 어디있겠느냐만, 갑자기 저렇게 천진한 미소라니, 기습이라도 당한 것 같다.

  물론 얼굴의 3분의 1을 흉흉한 시커먼 안대로 가리고 이마, 그리고 턱에서 목까지 상처가 난 아이는 흔하지 않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건 말건, 그는 묵묵히 콜라에 열중하고 있었다.

  “다 마셨다.”

  “벌써요?”

  식도에 강철 코팅이라도 한 건지. 그는 탄산음료를 원샷으로 마셔버리곤 무심히 콜라 캔을 뒤로 던져버렸다. 하지만 콜라캔은 마치 노리기라도 한 듯이 캔류 쓰레기통에 매끄럽게 빨려들어갔다.

  “.......”

  “뭐해?”

  “아, 죄송합니다.”

  잠시 그 모습을 보던 나를 김연이 재촉한다. 빨리 마시라는 거겠지. 좀 천천히 마시지.

  나는 황급히 벤치에서 콜라를 집어 남은 액체를 목에 쏟아 부었다.

  “.......따가워.”

  남은 액체라고 해도 반이나 남았는데, 그걸 급하게 들이키니 목이 따갑다.

  “어린애네.”

  “이게 정상이거든요?”

  그렇게 투덜대면서 콜라캔을 쓰레기통에 넣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S랭크가 되면 목구멍도 강해지나요?”

  각성자들의 등급은 크게 D, C, B, A, S랭크로 분류된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랭크 분류의 기준 중 하나는 ‘기’의 양이고 그것이 커질수록 신체 능력이 비례해서 강해지니 그런 물음도 이상한 것은 아닐 것이다.

  “난 체질이야. S랭크도 결국 인간이거든?”

  “무통증이신가요?”

  “이제 두 달이 되어가는데 눈에 띄게 버릇이 없어지는 구나? 최말단 씨 닮아가는 건가?”

  “무통증이라는 말은 별로 욕은.......”

  “버릇없는 건 버릇없는 거지.”

  나보다 나이 그렇게 많지도 않잖아. 자꾸 어른 행세.......아니 어른은 맞긴 하지만.

  하긴 생각해보면 이 인간 입장에서는 내가 어린애로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김연이 2차 한국 전쟁 당시 정부에 ‘고용’되어 활동했을 때는 4년 전. 그때도 이미 21살이었으니 지금의 나보다 4살이 많다.

  이렇게 생각하니 새삼스레 그와 나의 차이가 느껴진다. 4년 전의 나는 뭘했더라?

  4년 전이라, 그때 나는 오빠의........ 아니, 이 생각은 지금 접어두자. 날씨도 좋은 데 우울한 생각은 하지 말자. 오늘은 훈련도 있으니 컨디션 관리좀 해야지.

  그러나, 생각이라는 게 맘대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라 쉽지가 않다. 내 머릿속에선, 어느새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오빠, 피, 칼, 장례.......

  “.......그건 그렇다 치고 한 가지 더 여쭤 봐도 될까요?”

  안돼. 잊자. 지금 통제를 벗어난 생각을 잊기 위해서 대화라도 하자. 마침 옆에 말하기 좋아하는 인간도 있겠다.

  “오늘따라 말을 많이 하는 군. 뭔데?”

  귀찮은 얼굴로 답하는 김연. 근데, 애초에 내 주위에서 가장 말 많이 하는 인간은 당신이잖아.

  “용병이셨다고 들었는데요.”

  “그런 건 어디서 들었냐?”

  “유명하시잖아요.”

  그래. 유명하지. 2차 한국 전쟁 직전에 뜬금없이 고용된 용병이 북한의 수뇌부를 모조리 족쳤으니 유명해지지 않을 리가 없다.

  게다가 나는 한 때 그에 대한 걸 검색하면서 시간을........ 아니, 이건 아니고 아무튼 그만큼 유명하다보니 잘 알고 있었다.

  “아무튼, 그래서 왜?”

  “어째서 전담청에 들어오신거죠?”

  “정말 뜬금없는 질문이네. 공무원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

  “......확실히 드물긴 하죠.”

  “그렇지?”

  왜 이 인간은 이렇게 받아치는 것 밖에 못하는 것일까.

  “용병이란 건 프리랜서란 거야. 능력여부에 따라 돈이야 많이 벌 수 있지만 그만큼 피 말리게 살아야하거든. 특히 일부러 위험한 곳을 골라서 가야한다는 점에서 최악이지.”

  “.......”

  “게다가 요즘엔 G5덕에 용병일 수요도 줄고 있거든. 북미와 중남미랑 스페인은 얼티밋 원이 평정했고, 동유럽과 러시아서쪽은 브라트가 먹었고....... 서아시아는 아크바르가 찍어 누르고 있으니까. 그리고 동쪽엔....... 난징당과 타스하는....... 지금은 휴전중이고. 빌어먹을 독과점 기업들 덕에 나 같은 영세사업자는 죽어 나는거지.”

  현실적이지만 평범한 대답.

  “왠지 현실감이 없네요. 반장님이 국제정세를 논하시니.......”

  “난 뉴스 보는 걸 좋아하거든. 아무튼, 남는 지역은........ 거긴 이미 포화상태야. 많이 못 벌어.”

  “.......”

  전쟁, 혹은 분쟁....... 그런 것은 이 자 같은 용병들에겐 시장 같은 느낌인 걸까? 난 이들의 사고방식은 그다지 이해도 안 되고, 굳이 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에 비해 전담청에선 돈은 조금 짜게 줄진 몰라도, 가끔씩 이상한 놈들이 날뛰는 것만 빼면 그럭저럭 편하거든.

  “.......”

  “특히 문제되던 재건동맹 놈들이 최근 거의 박멸된 상태고, 얼마 전 네가 빠진 그 작전에서 내가 다 쓸어버렸으니 이만큼 편한 직장은 없겠지.”

  “아, 네. 정말 좋은 직업이네요.”

  난 이런 사람을 존경했던 거구나. 하하. 안녕히 나의 어린시절의 추억아. 젠장.

  방정맞게 나불대는 김연의 말에 대충 맞장구를 쳐주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사격 훈련장이 있는 건물 입구에 도착해 있었다.

  “자, 어서 가자고. 미리 준비하고 빨리 끝내야 그만큼 시간이 남지.”

  “어차피 준비는 제가 할 것 같은데요.”

  “당연하지. 원래 대학에서도 조교가 다하는 거야.”

  “전 굳이 말하자면 말단이라 조교 취급도 안될 것 같은데요.”

  “그냥 적당히 알아들어라.”

  그렇게 말하며 건물 입구의 낮은 계단을 오른다.

 

  그때, 익숙하지 않은 소리가 울려퍼졌다.

  왜에엥........

  “??”

  직접 듣는 것은 처음이지만........ 이 소리가 무슨 의미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리고 김연은 당연하게도, 이 소리가 의미하는 바를 나보다 훨씬 빠르게 알아챈 것 같았다.

  “아....... 뭐야....... 시X 설마........”

  김연이 나라라도 잃은 표정으로 중얼거린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담청 전역에 방송이 울려 퍼졌다.

 

  “......은평구 XX동 A은행 XX지점에서 은행 강도 발생! 반복한다. 은평구 XX동 A은행 XX지점에서 은행 강도 발생! 범인은 각성자 포함 11명, 현재 고양시 방면으로 도주 중! 현재 근방에 있는 모든 대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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