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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비겁해도 어쩔수 없어
작성일 : 17-07-23 00:09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8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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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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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은 내 어딘가에 가서 툭 닿는 듯 했다.

 

 빈자리 따위 없다고- 마치 공백 없는 곳에서 내 자리를 찾고 있던 내가

 

 자꾸만 기웃거리기만 하고- 희망없는 기다림만 하고 있다고 여겼는데..

 

 

 

 

 마침내 내 자리를 찾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마음 놓고 기뻐할수도 없었다.

 

 

 아무렇지도 않을 순 없었다.

 

 

 "당신도 고민되나 보군-"

 

 

 

 예리하게 나를 꿰뚫는 작약이 중얼거렸다. 그 중얼거림에는 작약에게서 볼수 없는 이상한 표정이 묻어 있었다.

 

 그 표정이 질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건- 내 자만심일지도 몰랐지만 어쨌든 .. 그렇게 보였다..

 

 

 "그 사람이, 나한테 그러더군- 당신은 착하다고, 그래서 나한테 부딫혀서 다치는 줄도 모르고 나한테 자꾸 온데-

 

 그 사람은 그게 마음에 안 든다고 그러더군-... 너를 생각해서 ...

 

 

 

 아니 너를 정말 - 신경쓰고 있다면 물러나라는 이야기였지-"

 

 

 그 대목에서 나는 그러면 안 됐지만... 좀 화가 났다. 나도 내 앞가림은 할수 있다고-

 

 

 

 이런 사랑이라도.. 너의 눈엔 한심해 보일지라도- 그래 이제 옳은 선택을 해야 하는 나이라고 해도.....

 

 내가 하고 싶은 게 이런 걸수도 있잖아

 

 내가 생각하는 게 이런 걸수도.... 있잖아

 

 

 작약은 내 표정을 말갛게 바라본다- 그 다운 얼굴로- 새침해 보이는 인상으로

 

 하나 하나 그 답게 단어를 고른다.

 

 

 

 "그때 나는 비겁하게 대응했어- 말 하고 싶으면 본인이 경고하라고... 그랬지-

 

 치사한 방법이었지만 어쩔수 없었어"

 

 

 

 

 그는 부끄러운 사실을 털어놓는다는 투였다.

 

 

 

 

 "치사하다뇨?"

 

 

 

 

 내가 물었다.

 

 

 

 

 

 그는 미적미적 대답을 끌었다. 자신 답지 않게-

 

 

 

 "그렇게 하면 그가- 너한테 고백 못할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전부터 세진이와 내가 각별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살아 온 것은 아니다. 우리 사인 충분히 각별하다. 그러나

 

 그런 쪽으로 생각해 본적이 전혀 없을 뿐이다. 그는 배려심이 많고 , 특히 나에 대해선... 그리고 나의 부끄러운 과거라던가

 

 

 슬픈 기억 .... 혹은 기쁜 기억들에도 언제나 더해지는 한 페이지의 사람이었다. 세진이의 말이 가슴에 남아 아팠다.

 

 

 

 

 '이까지 이야길 했는데도 모르겠어?' 라고 반문하던 그 모습....

 

 

 그러게 왜 그걸 몰랐을까- 아니 처음부터 그게 그런 감정일거라고 의심치를 않았다.

 

 남들이 볼때에는 내가 마치 그런 관심을 즐기는 것 처럼-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한 것 처럼 보였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정말 참을수 없이 슬펐다.

 

 

 

 

 학창시절에 들었던 말들이 떠올랐다. ' 너 진짜 유세진이랑 사귀는거 아니야?' '어장관리 아니야?'

 

 우습지도 않은 말이었기에 상대할 생각도 못했던 이야기들이었다. 우리의 감정은 그런것이 아닌게 너무도 확실했고

 

 세진이에 비하면 나의 존재감은 너무나 미미했으니까.... 주변 여자애들이야 내가 거슬렸을지 몰라도

 

 

 나는 그런 감정이 전혀 아니었기에- 오히려 친오빠나 남매같은 감정에 가까웠기에 그닥 신경쓰지 않았다.

 

 

 

 

 

 세진이는 자라면서 멋져졌다 확실히- 그러나 나는 늘 제자리 걸음인거 같은 기분이었다.

 

 물론 이탈리아에 가서 만났을때는 세진이에게 거의 의지하고 있었기에 , 조금은 느낌이 달랐는지도 모른다

 

 떨어져 있던 시간이란게 의외로 늘 알던 사람을 다른 각도로 보게 했으니까......

 

 

 

 

 그래도 그런 감정은 아니다- 내가 작약에게 느끼는 것 같은 감정-

 

 

 

 

 

 어쩔수 없이- 마음이 흐르는 곳이 작약인 것처럼...

 

  아무리 마음의 물살을 막고 빈틈없이 꼼꼼하게 세운 벽도 한순간에

 

 어떤 몇초도 안되는 순간에 무너뜨려 버리는... 상상도 못한 곳으로 나를 이끄는 .... 그런 감정이 아니다.

 

 

 

 

 적어도 내가 알아온 사랑은 그런 거였다. 내가 막을 수 없는 것-

 

 내가 어쩔수 없는 것

 

 

 나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진, 그런 것.

 

 

 작약은 끝이 보이지 않는 투명한 눈으로 나를 그저 바라보았다.

 

 

 

 "..... 오늘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전혀 집중이 안되는군... 흔들리나? 물어 무엇하겠나.

 

 

 흔들리겠지- 혼란이 생기나? "

 

 

 

 

 

 그의 말은 차갑고 약간은 시비조였다. 나는 조금 감정이 상했다.

 

 

 

 

 "... 약간은요- 그래도 해야 할 일 못할 정도는 아니에요- "

 

 

 

 "...."

 

 

 

 작약은 말을 못 이은채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내 표정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이 사람 눈빛 앞에만 서면 난 다 들키는 기분이다. 내가 말하지 않은 너머의 생각까지도 다 알고 있는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러면서도 이상한 스릴이 생긴다. 세진이 말 대로 일지도... 나를 민감하게 알아채니까-

 

 서로 이렇게 다른데도 안에 흐르는 공기랄지 세포랄지... 그런 것이 서로를 이해하고 있으니까...

 

 

 

 말 안한 부분까지도 , 뭔가 이어져 있는 듯이 이해하는거 같으니까....

 

 

 

 "그럼 설명하지- 조심해야 될 사람만 짚고 넘어갈게- 대충 대답할 것도 정해줄게... 아무것도 모른채 떨어지면

 

 불안할테니까"

 

 

 

 

 그는 그 얘긴 이제 끝 맺는단 식으로 자신이 준비한 종이를 펼쳤다. 나는 넘어갈 생각이 없었지만 당장 내일이 그 날이니

 

 어쩔수 없었다.

 

 

 

 

 

 "내가 불안하겠단 거에요? 당신이 불안하단 거에요?"

 

 

 

 유난히 도전적인 말이 나왔다. 그는 또 잠시 멈추었다.

 

 

 

 

 -

 

 

 "내가 불안하겠단 거에요? 당신이 불안하단 거에요?"

 

 

 

 

 

 장하임은 톡 쏘듯이 내게 물었다. 이 여잔 지금 내게 심기가 불편한 거다.

 

 

 말갛고 화장기 없는 매끈한 얼굴- 정말 이 여자는 나를 하나도 겁내지 않는다.

 

 

 

 망설임 없이 다가온다.

 

 

 

 

 

 "... 둘 다지.. 그래- 당신보단 내가 더 불안할거 같아, 사실은,"

 

 

 

 나는 천천히 대답했다. 저 도전적인 눈빛까지도 이제 매력적이게 보이니

 

 

 

 나 조차도 나를 이젠 신뢰할수 없다.

 

 

 

 

 

 그랬다. 그 말을 들은걸 알고 나니 나도 초조했다. 저 여자의 마음 속이 궁금했다. 그 남자를 떠올린다. 내 앞에서

 

 냉정을 잃었던 그 얼굴을 떠올리고-

 

 

 

 나는 또 약간은 편협하게.. 그 사실에 만족감을 느꼈던 자신이 싫어진다....

 

 믿을 수 없을만큼 내 자신이 저질로 느껴진다.

 

 

 

 

 

 "... 왜요 내가 잘 못할까봐서요? 아님 걸맞지 않을까봐서요?"

 

 장하임은 잔뜩 골 난 얼굴이다. 이상하다- 저 여자의 골난 얼굴이 , 그렇게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귀엽다.

 

 

 맙소사,

 

 

 이런 생각을 내가 해도 된다면 말이다.

 

 

 

 

 

 "... 당신을 떼어놓고- 내가 불안할거 같아- 들킬것만 같거든-.... "

 

 

 

 

 나는 나도 모르게 속삭였다. 그 속삭임에 장하임도 속삭여 되 묻는다.

 

 

 

 "뭘 말이에요?"

 

 

 

 나는 망설인다. 내가 지금 내 자신에게 정직한지 알수 없다- 아니... 이 관계가.. 내가 이 말을 꺼냈을때-

 

 장하임이 공정한 선택을 할지 알수 없다.

 

 

 

 

 

  이 말은 외압이 될것이다... 욕심이 나지만 입 밖에 내는게 쉽진 않다.

 

 내가 망설이자 장하임이 얄밉게 한마디를 거든다

 

 

 "말 하던지 말던지 하나만 해요- 입만 달싹 달싹-....... 일부러 그러는 거에요?"

 

 

 

 

 "뭘?"

 

 

 

 

 "약올라요"

 

 

 

 오늘의 장하임은 유난히 저돌적이다. 평소라면 속으로 삼켰을 이야기를

 

 그냥 다이렉트로 내게 뱉어 버린다. 원래 같았으면 기분이 상했을텐데.... 그렇지가 않다.

 

 

 

 왠지 화를 내는게 내게 유리해 지는 것 같다는 직감에서다.

 

 

 

 지금 그녀도 아무런 선택을 못한 것이다. 혼란 스러운 것이다. 내 생각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뜻으로

 

 내게는 적어도 그렇게 들렸다.

 

 

 

 

 

 난 최대한 침착하게- 목소리를 낮추었다.

 

 

 

 

 "됐고 , 이거나 봐봐-"

 

 

 

 난 내가 준비한 종이를 내민다- 장하임에게 관심을 가질 사람은 셀수도 없다. 그러나 알 만큼 알고는 넘어가야 하니까-

 

 

 

 최대한 부딫히면 안될 사람들을 골랐다. 아니... 부딫히면 도망쳐야 하는 사람들을 골랐다.

 

 

 

 "이 사람은 본적 있지?......."

 

 

 

 "...."

 

 

 

 

 장하임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기억하는 것이다. 형이 다녀간 뒤의 나를- 그녀는 아직도 그 일을 전혀 잊지 않았나 보다.

 

 

 

 

 

 "우리 형이야... 아마 당신 데리고 나타나면.. 발끈해서라도 당신한테 질문이 많아질꺼야.... 다른 이야긴 할 필요 없어-

 

 그저 어쩌다 보니 초대 됬다고-.... 당신 말대로라면 시큰둥하게 반응하면 되겠군... 나도 그럴거야-"

 

 

 

 장하임의 눈이 나를 향한다.

 

 

 "물론... 노력할거야 , 쉽진 않겠지만-"

 

 

 

 

 

 내 대답에 그녀는 형이 실린 사진을 빤히 쳐다본다. 몇년 전 , 차세대 리더인지 뭔지 인터뷰에 나온 기사에 실린 사진

 

 그러고는 명쾌하게 말한다

 

 

 "정말.... 안닮았네요- 형제 맞아요?"

 

 ....

 

 

 "형은 아버지를 많이 닮았어.. 난 어머니를 많이 닮은거고-"

 

 

 

 장하임이 그 말을 듣곤 뒷장을 넘긴다.

 

 

 

 "...... 어머니시군요-"

 

 

 

 

 

 "그래, 어머니셔.... 한눈에 알아보는군-"

 

 

 

 

 "당신이 정말 어머님을 많이 닮았네요....... "

 

 

 

 

 "그런 말, 많이 들어......."

 

 

 

 

 

 사진속의 어머님은 지금 보다도 훨씬 젊어 보이신다. 가족을 이렇게 소개하는 사람은 전 지구상에 나밖에 없겠지..

 

 

 이건 특별함이 아니다. 특별하다는 건 좋은걸 보통 지칭하는 말이지.... 유별난 거다. 별난 거...

 

 

 별나다는 건 정말 피곤하고 씁쓸한 일이다.

 

 

 

 

 평범하다는 걸 선망하면서 자란다는게- 이상한 일인걸 나도 한참이나 자라서 알았으니까....

 

 어릴때는 오히려 별난 것, 그게 특권이라고 생각하려고 애썼다.

 

 

 그건 특권이 아니었다.

 

 

 쓸쓸함과 외로움과 구차한 변명을 동반하게 되는 것일 뿐이었다.

 

 

 

 "어머님은 당신을 이미 알고 계셔 뭐.... 특별히 당신한테 뭐라 그러실 일은 없으시겠지만 얼굴은 알고 있어야- 당황 안할것 같아서-"

 

 

 

 

 장하임의 얼굴이 약간 떨렸다. 그녀는 긴장한 것 같았다.

 

 

 

 

 "네.."

 

 

 

 

 "뒷 면 , 아버지셔-"

 

 

 

 

 장하임의 눈이 함께 우울해진다.

 

 

 

 

 

 "아버지는 조심하는게 좋을꺼야- 여러 질문을 하실지도 모르고 -.... 아버지의 의중은 사실 나도 잘 몰라-

 

 

 그냥 형이랑 비슷하게- 약간 시큰둥하게 반응해- 어쩌다 보니 초대되었다.... 그냥 일 같이 한단 이야긴 해

 

 어차피 아버지는 그 까지는 아실거 같으니까-... "

 

 

 

 

 "아신다구요?"

 

 

 

 

 

 "아마도..."

 

 

 

 

 내 눈을 말갛게 바라보는 장하임- 나는 어느순간 이 여자의 눈을 피하지 않게 되었다.

 

 장하임의 눈 밑바닥에는 뭔가 나를 당기는 힘이 있는것만 같다. 눈으로 말하는 거 같아서 그 눈을

 

 

 나는 감히 거부하지 못한다.

 

 

 

 

 "다음 사람은... 처음 볼꺼야- 가족이 아니거든... "

 

 

 

 

 장하임의 눈이 휘둥그레 떠진다. 그렇겠지... 나도 강비서를 시켜서 알아본 사람이기에 잘 모르는 사람이다.

 

 여러 사정이 많던데... 왜 형한테 그토록 매달리는지는 알수 없다.

 

 

 

 

 

 

 "김 희영- 형의 최측근이래-... 형한테 도움 될 일이면 뭐든 할사람이기도 하고.... 나도 잘 모르는 사람이야

 

 

 그런데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하고- 강비서도 그렇게 생각하더군- 당신이 경계해야 한다고....

 

 

 

 

 물어보면 똑같이 답해- 말 많이 섞진 마- 뒷생각을 알수가 없는 스타일이니까-"

 

 

 

 

 

 "정말 화려하게 생겼네요..... 이 사진은 어디서 얻었어요?"

 

 

 궁금증 가득한 얼굴이다.

 

 

 

 

 "글쎄... 강비서가 줬었던 거라서... 나는 잘 모르겠어- "

 

 

 

 

 

 "근데 왜 어디서 본것 같을까요?.... 인상이 좀 낯익은데....."

 

 

 

 

 

 내 표정이 기묘해진다

 

 

 

 

 

 "....... 이런 여잘 어디서 본단 말이야-"

 

 

 

 

 

 "그러니까요... 정말 볼일 없는 얼굴인데... 왜 낯익죠?"

 

 

 

 

 "지나친 긴장이야-"

 

 

 

 

 장하임은 입을 빼죽 내민다.

 

 

 

 "긴장 한건 아닌데...."

 

 

 

 

 

 나는 불편하디 불편한 마지막장을 위해 힙겹게 입을 열었다.

 

 

 

 

 "......마지막 장은 하민이 가족이야-... 물론 먼저 말 걸일은 없으실거야... 그렇지만- .... 알긴 알아야 되니까..."

 

 

 

 나는 힙겹게 눈을 피했다. 아마 그들은 장하임보다 나한테 관심이 많을 테지만..

 

 하민이 어머니는 오히려 이제 안도하실지도 모른다.... 이건 도박이다. 내게 소중한 모든것을 걸고 해야하는

 

 

 

 도박.

 

 

 

 

 그 중엔 하민이도 , 장하임도- 그리고 부모님도..... 하민이 어머님도 있다.

 

 

 

 

 

 

 "당신과 내 사이가 , 그들앞에서야 어느정도... 좋아 보이는게 설득력 있겠지...

 

 

 그렇지만 형이나 아버지에겐 안 들키는게 좋아- 적정선을 지키는데 달렸어......당신이 욕 먹을 일 없게

 

 내가 잘 할게- 잘 할수 있어"

 

 

 

 

 

 나는 스스로에게 되새기듯 장하임에게 이야기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스스로도 그렇게 할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수 없었다.

 

 

 장하임이 날 올려다 보았다. 말간 눈-

 

 

 

 "어렵네요- 관심이 있는듯 없고-... 또, 괜찮은듯 아니어야 한다니..."

 

 

 

 "사람들은 내가 멀쩡하게 웃고 그 자리에 참석했다는데 더 주목할거야... 그럼 당신에게 피해도 덜 갈테고.....

 

 당신에게서 형을 떼어내기 위해 당신을 데려가는 거니까...."

 

 

 ".......... 그런가요?"

 

 장하임은 그녀답지 않은 목소리로 되 물었다.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가 되 물었다.

 

 

 

 

 "이게 다 인가요?"

 

 

 

 

 

 "거의.... 거의 다야.. 그것 말곤 너한테 질문하면 왠만하면 자릴 피해- 살짝 웃거나 ... 내 옆에 딱 붙여두면 좋겠지만 그럼

 

 

 어머니가 생각하신데로 흘러가진 않을거야 너한테 직접적인 피해가 올 테고-.....

 

 

 아마..... 마네킹처럼 멀뚱멀뚱 세워 두게 될 텐데... 벌써부터 미안하군-"

 

 

 

 

 "....."

 

 

 

 

 "미안해......"

 

 

 

 

 

 "미안하단 말, 싫어요..... "

 

 

 

 

 

 그녀의 표정이 미묘해 진다. 나는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본다. 아마 마음이 복잡하겠지... 그녀에게

 

 그가 어떤 의미인지 대충 들은적이 있으니까... 의지가 되고 깊게 알아온 친구일테지...

 

 

 위안이 되어줬으면 좋겠는데 나는 내일 이 여자 손을 잡고 피라니아 떼 에게 이 여잘 소개시켜야 한다

 

 

 

 아무런 힘도 못되는 내 자신이 한심하기 그지 없다. 그녀는 낮게 한숨을 쉰다. 어느새

 

 

 

 나와 몹시도 닮은 표정으로-

 

 

 

 

 

 ".. 잘 모르지만 그 한숨이 내일이 걱정되서 그런건 아닌거 같군-"

 

 

 

 

 장하임이 그 말에 피식 웃는다.

 

 

 

 "눈치가 빠르네요-"

 

 

 

 

 

 나는 정직하게 대답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민감하게 자랐으니까... 눈치 하난 빨라졌지- 천진한 유년시절은 못 가졌어도 말이야-"

 

 

 

 장하임은 그런 나를 바라본다. 그랬다. 나는 이 여잘 욕심냈다. 그러면 안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를 경우없이 질투했다. 고백, 안 했으면.... 아니 고백이 실패했으면 했다. 그러나 내 생각에 이 여잔

 

 

 그 남자를 잃을 각오가 안 되어 있다.

 

 

 

 그 남자의 생각처럼 카테고리 자체가 달랐기에... 혼란 스러운 것이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세진이가 그런 생각을 품고 있었다는게.....

 

 몰랐던게 미안하기도 해요- 제가 그 친구한테 너무나 큰 부담을 줬어요-....

 

 

 

 어쩜 이렇게 둔했는지..... 아뇨 그 탓만은 아니에요- 우린 기억 나지 않을만큼 오랫동안 친구였거든요...

 

 

 저한텐 친오빠같은 존재에요- 기댈 수 있는 존재... 온전한 내 편이요-"

 

 

 

 

 "....."

 

 

 

 

 그녀가 사용한 '온전한 내편' 이라는 말에 내 맘이 와락 흔들렸다.

 

 투명한 눈으로 그녀는 더 없이 그녀 답게 용감한 단어들을 골라서 사용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데 왠지 모르게 배신감이 들어요-.... 내가 보였던 모습들이 정말 , 말도 안되게 추했는데....

 

 

 그에겐 그런 모습을 보여도 생각하고 난 맘껏 무너졌었는데....... 그가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었단게-

 

 

 

 

 왜 배신감이 드는 지 조차 스스로도 모르겠는데... 조금 그래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두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요-

 

 다시 공중에 붕 떠버린.... 느낌이에요-.. "

 

 

 

 

 

 

 "... 한가지가 중요한거지..... 그를 사랑하나?"

 

 

 

 

 내 입술이 뜨거워졌다. 아마 얼굴도 볼만할 테지- 질문이 너무나 큰 화를 담고 있어서 그런걸지도 몰랐다.

 

 장하임의 대답이 두려웠다. 그러면서도 알고 싶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듣고 싶었다.

 

 

 

 내 이기적임에 난 속이 쓰렸다.

 

 

 

 

 

 

 장하임은 내 물음에 놀란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잠시 뒤에 장하임은 더 없이 슬픈 표정으로 내게 대답했다.

 

 

 

 

 "알잖아요, 당신이 유년 시절을 잃고 가진 거요-

 

 

 그것만 가지고 있으면... 물을 필요도 없지 않아요?"

 

 

 

 .....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한 순간에 이해 할수 없었기에-

 

 

 

 "그렇지만 그를 잃고 싶지 않아요- 아주... 많은 시간속에 그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거든요-............"

 

 

 

 

 대답할 준비가 안됬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나는 장하임에게 고개를 숙였다.

 

 놀란듯이 그녀는 날 바라보았다. 우리의 눈이 아주 가까이에서 마주쳤다.

 

 

 

 

 그녀에게서 늘 나는 부드러운 시트러스 향기가 풍겼다.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그냥 비겁해 지기로 했다. 아까 말하지 않은 말을 하기로 했다.

 

 외압이래도 상관 없었다.

 

 

 

 난 눈앞의 그 눈을 - 내게만 잡아두고 싶었다. 그 안에 담겨있는 내가- 너무도 좋았기에

 

 

 잃고 싶지가 않았다.

 

 

 

 

 

 그때와는 또 달랐다. 그러나 그때보다는 훨씬 절박했다. 치사하고 비겁한 짓임을 알아도....

 

 멈출수가 없었다.

 

 

 

 

 나는 그녀의 턱에 살짝 손을 가져다 댔다 그녀는 놀란거 같았지만 그대로 내 눈을 바라보았다.

 

 

 

 내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티가 나지 않길 빌었다.

 

 

 

 

 

 "아까 하려다 만 말을, 할게-...... 비겁하대도 어쩔수 없어-

 

 내가 불안해- 내가 겁이나-

 

 

 당신에게서 내가 눈을 떼지 못할까봐- 당신에게 이 만큼 맘을 준걸 모두에게 들킬까봐-

 

 

 

 완벽하게 감출수 없을까봐 -"

 

 

 

 

 "......"

 

 

 

 

  그녀는 무슨 말을 할듯이 입을 살짝 열었으나 곧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부드러운 감촉 , 나는 그녀의 턱선을 살짝, 아주 살짝 쓸었다.

 

 

 

 

 우린 잠시 서로의 눈을 더 오래 바라보았다. 그곳에 우리가 찾는 답이

 

 마치 있을 것 처럼, 그런게 있을리 없건만- 그런 답이 적혀있는 것 처럼-

 

 

 

 

 

 가슴이 뜨거웠다. 결국엔 우리는 거의 동시에 눈을 떼었다.

 

 

 

 

 

 한참후에 그녀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거라면 나도 불안하네요"

 

 

 우린 잠시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볼에 떠오른 분홍빛에 나는 날카로운 죄책감을 느꼈다.

 

 그 분홍빛이 내 볼까지 물들이는 지도 모르고서 나는 최대한 냉정하게 들리도록 말을 끝맺었다.

 

 

 

 

 

 "내일 봐"

 

 

 

 

 그 말은 내가 의도한 만큼 전혀 냉정하게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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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비겁해도 어쩔수 없어 2017 / 7 / 23 22 0 8477   
144 준비 안된 고백, 무너뜨리다 2017 / 7 / 22 16 0 10068   
143 몸이 먼저 , 움직였어 2017 / 7 / 22 19 0 9807   
142 독사과를 베어 물다 2017 / 7 / 22 21 0 9052   
141 잠수하다 2017 / 7 / 22 20 0 8150   
140 뜨거운 물 한방울 2017 / 7 / 22 15 0 6998   
139 러시안 룰렛 2017 / 7 / 22 19 0 8199   
138 약점 2017 / 7 / 22 18 0 9232   
137 새벽, 아침, 그리고 두개의 방 2017 / 7 / 22 17 0 7309   
136 비치는 옷? 비치는 마음 2017 / 7 / 22 18 0 6047   
135 원래 , 멋진여자 2017 / 7 / 22 18 0 7036   
134 발 끝부터 번져오는 물처럼 2017 / 7 / 22 25 0 8440   
133 알게되는 사실 , 떠나고서야 확인되는 진실 2017 / 7 / 22 16 0 8843   
132 돌아 나갈 수 없는 감정 2017 / 7 / 22 20 0 8506   
131 부탁 , 그리고 부탁 2017 / 7 / 22 13 0 8761   
130 그제야 , 친구가 된다 2017 / 7 / 22 19 0 7686   
129 금이 간 유리 잔 2017 / 7 / 22 19 0 7472   
128 가면, 그리고 들키는 마음 2017 / 7 / 21 19 0 6499   
127 대답 , 혹은 다른 인연의 시작 2017 / 7 / 21 15 0 10061   
126 응달에 피는 꽃 2017 / 7 / 21 18 0 7628   
125 우연의 반복, 얄밉도록 청초한 2017 / 7 / 21 18 0 6869   
124 한 사람이 몰고 온 바람 2017 / 7 / 21 17 0 6844   
123 악몽의 끝 자락, 뜻 밖의 불청객 2017 / 7 / 21 17 0 5066   
122 그 사람이 잠든 오후 2017 / 7 / 21 18 0 6288   
121 사람의 이면 , 이면의 지독함 2017 / 7 / 21 16 0 7751   
120 그것이 어떠한 감정인지 2017 / 7 / 21 18 0 6473   
119 고통은 때로는 그저 고통일뿐 2017 / 7 / 21 17 0 7118   
118 빠져나간 무언가 2017 / 7 / 20 21 0 7104   
117 회색과 노란색 2017 / 7 / 20 25 0 6157   
116 호랑이의 귀환 2017 / 7 / 20 18 0 6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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