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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구)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6.17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지독한 전쟁이 끝난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문명을 구축하던 인류 앞에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현실게임이 나타난다.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게임에 열광했고 인류의 대부분이 즐길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현실에 큰 영향을 주게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두 가지 세상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현실 아니면 게임
게임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게임 중에서 오직 하나의 세계만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인류는 어떤 곳을 선택할 것인가.
선과 악이 아닌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변화 (9)
작성일 : 17-07-12 23:28     조회 : 45     추천 : 0     분량 : 8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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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마이트는 소녀처럼 혀를 날름거리며 수줍은 표정을 했다.

 

 그런 마이트는 천유강이 말없이 쳐다보자 마이트는 꺅~ 소리를 내며 천유강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미안해요. 하지만 나도 이런 감정이 생긴 건 처음이라서 나도 모르게....... 키, 키...스.... 했어요.”

 

 자신이 내뱉은 키스라는 단어에 다시 수줍어진 마이트의 심장소리가 천유강에게 들릴 정도로 빠르게 뛰었다.

 

 천유강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마이트는 고개를 조심스럽게 들었다.

 

 “혹시 화났어요?”

 

 아직도 발갛게 달아올라 있는 마이트를 보며 헛웃음을 친 천유강은 손을 올라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그 말에 더 빨개진 마이트는 다시 천유강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헤헷~”

 

 마이트는 마치 절대 놓지 않을 것처럼 천유강의 등을 손바닥으로 꼭 잡았다. 그리고 계속 얼굴을 가슴에서 떼지 않고 말했다.

 

 “다행이에요.”

 

 “뭐가요?”

 

 “첫 키스의 상대가 이렇게 상냥한 상대라서요.”

 

 그녀의 말에 다시 천유강이 헛웃음을 쳤다.

 

 마이트의 첫 키스의 상대도 천유강이지만 천유강의 첫 키스 상대로 마이트였다.

 

 전에 스킬을 받으며 에스텔과 입맞춤한 적이 있지만 그건 단지 접촉에 불과했다. 하지만 마이트와는 정말 성인의 키스를 했다.

 

 “하아~ 몸은 좀 괜찮아요?”

 

 마이트는 대답하는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아직도 천유강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은 것이다.

 

 그런 그녀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천유강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입을 마이트의 이마에 가져갔다.

 

 쪽

 

 가벼운 키스에 다시 마이트의 몸이 움찔했다.

 

 “이제 돌아가죠. 여기 있으면 위험할지 몰라요.”

 

 “헤헷~”

 

 마이트가 살짝 고개를 내밀어 천유강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래요. 가요.”

 

 마이트가 겨우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아직 몸이 온전하지 않은 듯 비틀거렸다.

 

 “괜찮아요?”

 

 “괜찮은데 살짝 어지러워요.”

 

 “할 수 없지 그럼...”

 

 천유강은 앉아서 등을 마이트에게 향했다.

 

 “업혀요.”

 

 “업, 업혀요?”

 

 업히라는 소리에 새삼 놀랜 마이트가 주저하자 천유강에 재촉했다.

 

 “이대로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이게 낫죠.”

 

 “하지만 나 무거운데.......”

 

 “이미 성에서부터 여기까지 업고 왔잖아요. 그리고 하나도 안 무거우니 걱정하지 마세요.”

 

 “네.....”

 

 마이트는 천유강의 등에 조심스럽게 업혔다.

 

 “잉차~”

 

 마아트가 업히니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몰랐던 마이트의 풍만한 몸매가 그대로 느껴졌다.

 

 “그럼 갈게요. 꼭 잡아요.”

 

 천유강은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고 마이트는 한동안 아무런 말 없이 그저 업혀있었다.

 

 “...........”

 

 “...........”

 

 한참을 말없이 걷기만 하다가 텔레포트 스톤에 거의 다 왔을 때 마이트가 입을 뗐다.

 

 “이곳에 온 게 잘한 선택이었네요.”

 

 “그건 왜요?”

 

 “누굴 만났으니까요.”

 

 한번 열린 소녀의 마음은 브레이크가 없었다. 수줍어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동안 만난 남자들은 다 이기적이고 폭력적이었단 말이에요.”

 

 마족의 특성상 이기적이고 폭력적이지 않은 남자를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비록 지옥 불에서 태어나 암흑을 기운을 가진 그녀였지만 마음만은 결코 타락하지 않았기에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단지 욕망에만 충실한 마족 남자들은 최악이었다.

 

 그런데 천유강은 이제까지 만난 남자들과는 달랐다.

 

 “......그쪽은 나 어때요? 나 예쁘지 않아요?”

 

 마이트가 천유강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이래 보여도 나 남자들한테 수도 없는 대시를 받았단 말이에요.”

 

 투정조가 된 그녀의 말투가 귀엽게 느껴진 천유강이 나긋하게 말했다.

 

 “예쁩니다.”

 

 “진짜요?!”

 

 “네. 그럼 거짓말을 하겠어요?”

 

 “헤헷 다행이다.”

 

 그 뒤에 마이트가 우물쭈물하며 말을 하려 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았는지 결국 하지 못했고 그 상태로 텔레포트 스톤까지 도착했다.

 

 “다 왔어요. 이제 걸을 수 있나요?”

 

 천유강이 그녀를 땅에 내려주자 마이트는 힘겹게 일어섰다.

 

 “네. 이제는 조금 괜찮은 거 같아요. 우리 종족은 마나 회복이 빠르다고요.”

 

 “다행이네요. 그럼 다시 복장을 단단히 착용하세요. 마족들에게 다크 피닉스라는 게 들키면 좋지 않을 테니까.”

 

 “알겠어요.”

 

 마이트는 다시 후드와 망토를 칭칭 둘러 감았다. 마이트의 미모가 가려져 아쉽긴 했으나 지금은 이게 최선이었다.

 

 마이트가 다크 피닉스라는 것이 알려지면 신족보다 마족을 더 조심해야 할 것이다.

 

 “가죠.”

 

 천유강과 마이트는 텔레포트 스톤을 타고 마족 진영으로 돌아왔다.

 

 “왔어요.”

 

 “그래요. 떠난 지 몇 시간도 안 됐는데 벌써 수일은 지난 거 같네요.”

 

 지금 로그아웃까지 남은 시간은 약 50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이 시간에는 다음 전장을 깨는 것은 절대 무리다.

 

 천유강은 남은 시간에 퀘스트 완료하고 장비를 맞춘 후에 레벨이나 조금 더 올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이 천유강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본진 밖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마족들이 갑자기 뛰어들어오면서 소리친 것이다.

 

 “습격이다!!!!!!!!!”

 

 “뭐. 뭐야!”

 

 갑작스러운 외침에 마족 진영이 한순간에 술렁거렸다.

 

 “설마 신족들이 이곳까지 쳐들어왔나?”

 

 그 말에 헐레벌떡 들어온 마족이 숨도 고르지 않고 소리쳤다.

 

 “아니! 하지만 밖에 공허 괴물들이 미쳐 날뛰고 있어. 이대로라면 몇 분 내로 이곳까지 밀려들어 올 거다.”

 

 그 말에 한 마족이 이마를 찌푸리더니 말했다.

 

 “그깟 공허 괴물쯤이야 그냥 처리하면 그만이잖아.”

 

 “그 정도가 아니야. 밖에 수천, 아니 수만 마리의 공허 괴물들이 이곳을 둘러싸고 있다고!”

 

 “뭐?!”

 

 “직접 보여주지. 비젼!”

 

 그렇게 말하며 마족은 마법을 사용해 자신이 보았던 장면을 허공에 재생했다.

 

 그 영상에는 끝이 보이지 않게 많은 수의 공허 괴물들이 이곳을 향해 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갑자기 왜 놈들이 미쳐 날뛰는 거지?”

 

 “그건 나도 모르지.”

 

 그 영상을 보던 천유강은 집히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마이트가 천유강에게 속삭였다.

 

 “이건 설마 우리 때문인가요?”

 

 “그런 거 같아요.”

 

 “하지만...... 벽화대로라면 모든 공허 괴물들이 해방돼야 하지 않나요?”

 

 “뭔가 문제가 생긴 거 같습니다.”

 

 아직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족이 다시 외쳤다.

 

 “설마 신족의 수작인가?”

 

 그 말에 다른 비젼 영상 마법을 시전하고 있던 마족이 대답했다.

 

 “아니 지금 내가 확인하고 있는데 신족 진영도 우리와 똑같은 상황에 처했어. 그들도 공허 괴물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중이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그때였다. 천유강의 눈앞에 그만 볼 수 있는 반투명한 창이 떴다.

 

 [돌발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대부분의 공허 괴물들은 영원한 저주에서 해방되었지만 믿음을 져버린 일부 공허 괴물들은 마지막 구원마저 허락되지 못했습니다.]

 

 [절망에 빠진 그들의 공세에서 30분을 버티고 살아남으세요.]

 

 [앞으로 10분 후에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어. 일단 장비를 빠르게 맞춰야 할 거 같아요.”

 

 퀘스트를 확인한 천유강은 마이트의 손을 잡고 시장 쪽으로 뛰었다.

 

 다행히 시장의 기능은 아직 작동하고 있었다. 급박한 상황에서 상인들이 당황하면서도 물건들을 처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달락이라는 상인이 누굽니까?”

 

 “저기 있는 새티로스네.”

 

 새티로스라는 마물은 상체는 인간과 같고 하체는 염소와 같은 마물의 종류다. 교활하고 지능이 높으나 힘은 여느 마족들 중에서는 하위권에 머물 정도로 약하기 때문에 전사보다는 상인과 같이 보조적인 일을 주로 했다.

 

 천유강은 막 장사를 접으려는 달락에게 달려갔다.

 

 “당신이 달락이요?”

 

 “그렇소만 무슨 일이요?”

 

 천유강은 모아온 재료들을 달락의 앞에 쏟았다.

 

 “당신이 이 재료들을 찾는다고 해서 모아왔소.”

 

 “오~~~ 이걸 모아오다니 좋소. 그럼 내가 보답으로 보석 700개를.....”

 

 달락이 통화로 사용되는 푸른 보석을 꺼내려 하자 천유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지금 상황이 급박하니 물건으로 주시오. 갑옷 같은 거 없소?”

 

 “물건으로? 그러면 나야 좋지만........”

 

 “빨리 시간이 없소.”

 

 “아, 알았소.”

 

 달락은 치우려고 한쪽에 모아둔 물건들을 다시 주섬주섬 꺼냈다.

 

 “이거랑.... 이거...... 그리고 이걸로 하겠소. 그리고 내가 가진 방어구도 처분하는 걸로 하지.”

 

 천유강은 무기보다는 방어구 중심으로 물건을 골랐다. 지금은 시간동안 버티는 것이 목적이라서 무기보다는 방어구가 시급했다.

 

 “에...... 이러면 내가 손해인데.....”

 

 달락이 곤란한 듯, 머리를 긁었다.

 

 “오늘은 어차피 장사하기 글렀소. 그리고 이 정도면 그렇게 큰 손해는 아닐 텐데.”

 

 천유강의 말에 달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그도 맞는 소리요. 알겠소. 이렇게 거래합시다.”

 

 달락의 허락이 떨어지자 천유강은 급히 입고 있던 방어구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갑옷을 입었다. 그리고 붉은 망토를 마이트에게 주었다.

 

 “이걸 입으세요.”

 

 “네? 제 것도 샀나요?”

 

 “금방 공허 괴물들이 밀어닥칠 거예요. 그러니 최대한 단단하게 입어야 해요.”

 

 “고마워요.”

 

 시장에서 쇼핑을 마친 천유강이 다시 전선으로 왔을 때는 이미 대기 시간 10분이 거의 다 지난 뒤였다.

 

 아직도 방책 앞에서 마족들이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이거 오합지졸이 따로 없군.”

 

 선천적으로 뛰어난 전사인 마족이지만 그들은 항상 포식자여 왔다. 한 번도 피식자의 위치에 있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갑자기 생긴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대로는 안 돼.”

 

 천유강은 높은 데 설치된 단상 위로 뛰어올라 다른 마족들을 향해 외쳤다.

 

 “뭐 하는 거야! 그렇게 있지 말고 전열을 갖춰!”

 

 항상 상대에게 존댓말을 하는 천유강이었지만 이번에는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기에 일부로 강압적으로 말했다.

 

 “체력이 높은 발록들과 베헤모스들이 앞에 서고 나이트메어들과 임프들을 뒤에서 보조할 준비를 해. 세이렌들은 체력이 낮아진 이들을 회복하고.”

 

 천유강의 외침에 마족들은 어린 타천사가 자신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에 당황하면서도 그대로 따르기 시작했다. 천유강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옆에 있는 구조물을 부숴서 엄폐물을 만들어! 이제 이곳은 전장이 된다. 쓸모없는 것들은 다 부숴서 적의 전진을 막아!”

 

 천유강의 말에 힘이 강한 종족을 중심으로 주변 구조물을 부숴 엄폐물로 만들기 시작했다.

 

 “여기를 찍어!”

 

 “우어어어어!!”

 

 쿵!

 

 “이곳을 허물어. 이게 있으면 오히려 방해만 돼.”

 

 “힘쓰는 건 맡겨둬.”

 

 종족은 모두 다르지만 힘을 합쳐 일하니 마족 진영이 금방 거대한 벙커로 변했다.

 

 “적들의 위치는?”

 

 비젼 마법을 사용하여 적의 동태를 살피던 마족이 천유강의 말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금방이면 도착하오. 근데......”

 

 마족이 식은땀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몇몇은 날기 시작했소.”

 

 “하~ 이런.”

 

 공허 괴물 중 몇 개의 개체가 날개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이제는 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여기는 신족과 싸우기 위해서 만들어진 진영이기 때문에 날아오는 적에 대한 방비도 되어 있었다.

 

 “들었지? 공허 괴물들은 날아서도 온다. 그러니 궁병들은 지상의 적들은 무시하고 공중에서 오는 적들만 노려!”

 

 “알겠소!”

 

 화살을 장착한 마족들이 천유강에 말에 대답하고는 주어진 위치로 이동했다.

 

 그리고 동시에 비젼 마법을 사용하는 마족의 절규가 들렸다.

 

 “이제 온다!”

 

 쿵!!!

 

 마족 진영의 둘러싼 벽을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고 몇 번의 충격이 있고 난 뒤에 마침내 외벽에 금가는 소리가 들렸다.

 

 “온다!”

 

 “마이트. 뒤로 가세요.”

 

 마이트는 원거리 지원이 가능하므로 멀리서 싸울 수 있다. 그래서 비교적 안전한 뒤로 보내려 했지만 마이트가 천유강의 손을 붙잡았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마이트의 눈빛에 미소 지은 천유강은 마이트의 볼을 쓰다듬었다.

 

 “걱정 마세요. 꼭 무사히 돌아올게요.”

 

 “부디. 무리하지 마세요.”

 

 떨리는 손을 뒤로하고 마이트가 임프들이 있는 곳까지 물러났다.

 

 쿵!!!

 

 그리고 마침내 외벽이 완전히 무너지고 적들이 물밀 듯이 들어왔다.

 

 “모두 공격!!!!”

 

 “와아아아아아!!!!!!”

 

 두 무리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군단의 조합과 전략은 이쪽이 더 뛰어났지만 적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의 의미가 퇴색되었다.

 

 “둘러싸이면 끝이야. 절대 자리에서 밀리면 안 돼!”

 

 공허 괴물들의 지능이 낮아서인지 길을 막고 있는 엄폐물을 부술 생각은 하지 않고 막힌 길이 있으면 돌아서 갔다. 그것만으로도 마족들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천유강도 가장 전방에서 앞장서서 싸우기 시작했다. 발록과 베헤모스의 방어력과 체력은 없지만 뛰어난 회피 능력을 믿고 싸우는 것이다.

 

 “날파리들이 온다.”

 

 그리고 쉴 틈을 주지 않고 날아서 오는 공허 괴물들도 들이닥쳤다.

 

 “쏴!!!”

 

 많은 화살들과 마법들이 공중으로 쏟아져 날개 달린 공허 괴물들을 저격하기 시작했다.

 

 슈슈슈슛~~~

 

 “크아아악!!!”

 

 공격에 명중된 괴물들이 땅으로 떨어졌으나 그것만으로 죽지는 않았다. 그래서 다른 이들이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떨어진 것들을 공격해.”

 

 하늘에서 떨어진 공허 괴물이 원거리 공격하는 마족에게 붙으면 골치 아프기 때문에 발이 빠른 마족들이 서둘러 처리해야 했다. 이건 날렵한 타천사들의 임무였다.

 

 급하게 조직된 병력이었지만 완벽한 협동을 보여주었다. 이건 모든 마족이 산전수전을 다 겪은 역전의 용사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개개인의 힘이 발휘되는 건 작은 전투에서다. 이렇게 수천이 모여 싸우는 곳에는 아무리 뛰어난 용사라 할지라도 제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다.

 

 “크아아아악!!!”

 

 끊임없이 밀려오는 적들의 인해 마족들이 점점 밀려나기 시작했다. 공허 마족들의 시체가 산더미만큼 쌓였지만, 그보다 더 많은 공허 마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끝이 안 보여!!”

 

 아무런 작전도 없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제까지 쉽게 처리한 거지 결코 공허 마물들이 약한 것이 아니었다. 강화된 공허 마물이었기 때문에 상위 마족들을 제외하면 일대일로도 힘든 게 사실이었다.

 

 ‘이대로라면 절대 30분을 버틸 수 없다.’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버텼지만, 슬슬 마족들의 마나가 부족할 시간이 되었다. 이제 회복 마법마저 들어오지 않는다면 앞에서 버티는 마족들이 쓰러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다.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해.’

 

 천유강은 들어오는 공격을 회피하며 머릿속으로는 계속 이 상황을 벗어날 해결책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고 보니 한쪽으로만 들어오네.’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공허 마물들의 수는 엄청났다. 그래서 괴물들이 마음만 먹으면 마족 진영을 모두 포위해서 한꺼번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공허 마물들은 처음 무너트린 곳으로만 들어오려 했다. 그래서 착한 아이처럼 줄 서서 자신들의 차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지능은 떨어져. 그래서 내가 잘못 판단하면 오히려 악수가 될 수도 있겠어.’

 

 여기서 균형을 잘못 무너트리면 정말로 사방에서 쳐들어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남은 시간은 절대 버틸 수 없다.

 

 ‘아직 15분인가?’

 

 이제 겨우 30분에서 15분이 지났을 뿐이다. 남은 15분을 버티는 것은 지나간 15분보다 몇 배는 힘들 게 뻔했다.

 

 ‘생각, 생각, 생각.’

 

 여기서 작은 판단이 모든 걸 뒤바꿀 수 있다.

 

 ‘생각, 계산, 수정, 생각, 계산.......’

 

 머릿속에서 몇 번의 시뮬레이션이 돌아갔다. 그리고 한참 후 모든 계산을 끝낸 천유강은 잠시 뒤로 물러났다.

 

 “약초부터 먹고.”

 

 천유강은 스테미너를 채워주는 남은 약초를 입에 넣고는 숨을 골랐다.

 

 “이게 미친 짓이 아니기를....,,”

 

 천유강은 두 눈을 꼭 감고 갑자기 앞으로 뛰어나갔다.

 

 “하아아아아!!!!!!”

 

 그리고 앞에 있는 공허 괴물의 머리를 밟고 크게 뛰었다.

 

 “안 돼!!!!”

 

 뒤에서 마이트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했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쿵!!

 

 천유강이 떨어진 건 사방이 공허 괴물들로 가득한 적진 한복판이다.

 

 “여기다!!!”

 

 천유강은 오히려 그 안에서 크게 소리치고 뛰기 시작했다.

 

 “크아아앙!!!!”

 

 천유강의 본 공허 괴물들이 일제히 머리를 돌렸다.

 

 “좋아.”

 

 침을 한번 삼킨 천유강이 주위를 둘러보고는 달려가기 시작했다.

 

 “크아아앙!!!!”

 

 그 뒤를 공허 괴물들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크으으으윽!!!!!!”

 

 천유강이 죽을 힘을 다해서 뛰었다. 그 뒤를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개미떼처럼 새까맣게 괴물들이 따라붙었다.

 

 공허 괴물들이 모양은 둔해 보여도 결코 느리지 않았다. 그래서 천유강은 스테미너를 조절할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제일 큰 문제는 날개 있는 공허 괴물들이었다.

 

 날아오는 그들의 이동속도는 천유강보다 빨랐기 때문에 뒤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만으로 그 공격을 피해야 했다.

 

 “끼이이이이약!”

 

 익룡의 소리와 같은 고음을 내며 날개 괴물들이 낙하했다.

 

 “이크!”

 

 지이이익!!!

 

 날개 괴물들의 공격에 천유강이 있던 땅이 쩍하고 갈라졌다.

 

 ‘저런 거에게 맞으면 한방에 골로 간다.’

 

 호흡을 고르며 천유강이 전력 질주를 하였지만 뒤에 붙은 괴물들의 속도는 전혀 느려지지 않았다. 공허 괴물들은 스테미너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결국 잡히게 되어있는 것이다.

 

 ‘아직이야. 조금만 더..........’

 

 다시 숨이 턱까지 찼으나 이제 남은 노란 약초는 수중에 없었다.

 

 ‘오늘은 계속 뛰는구나.’

 

 처음에는 케루빔을 피해서 뛰었고, 조금 전에는 마이트를 업고 성을 탈출한 게 불과 몇 시간 전인데 이제는 뒤에 수만 마리의 괴물들을 이끌고 달리고 있었다.

 

 이대로 신족의 진영까지 갈까도 생각해 봤지만 마족과 신족 진영의 위치는 정 반대쪽에 있어서 온종일 달려도 갈까 말까한다.

 

 “헉~ 헉~ 헉~”

 

 “끼이이익악!!”

 

 다시 날개 괴물의 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피하려고 생각했으나 이번엔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쿵쿵쿵!!!

 

 달리는 속도 그래도 땅에 몇 번이나 튕기며 넘어졌다. 날개 괴물의 공격을 피하는 것은 성공했으나 착지에는 실패한 것이다.

 

 “헉~ 헉~ 헉~”

 

 불과 몇 미터 뒤에서 어마어마한 괴물들이 물밀 듯이 몰려오고 있었다. 마치 쓰나미가 덮친 해변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당장은 하늘에서 날개 괴물들이 강하하려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여기 까진가?”

 

 천유강은 마른침을 삼켰다.

 

 “헉~ 헉~ 그럼......”

 

 천유강은 품에서 텔레포트 스크롤을 꺼냈다.

 

 “이따 보자.”

 

 위잉~

 

 괴물들의 바로 눈앞에서 천유강의 신형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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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변화 (5) 2017 / 7 / 11 49 0 4262   
145 변화 (4) 2017 / 7 / 11 39 0 8988   
144 변화 (3) 2017 / 7 / 11 45 0 8473   
143 변화 (2) 2017 / 7 / 10 45 0 3687   
142 변화 (1) 2017 / 7 / 10 55 0 8282   
141 전조 (17) 2017 / 7 / 10 46 0 4790   
140 전조 (16) 2017 / 7 / 10 42 0 4917   
139 전조 (15) 2017 / 7 / 10 39 0 4890   
138 전조 (14) 2017 / 7 / 10 55 0 6089   
137 전조 (13) 2017 / 7 / 8 50 0 5316   
136 전조 (12) 2017 / 7 / 8 50 0 4972   
135 전조 (11) 2017 / 7 / 8 45 0 5531   
134 전조 (10) 2017 / 7 / 8 42 0 5984   
133 전조 (9) 2017 / 7 / 8 40 0 4995   
132 전조 (8) 2017 / 7 / 8 35 0 6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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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전조 (6) 2017 / 7 / 8 39 0 6330   
129 전조 (5) 2017 / 7 / 8 43 0 6451   
128 전조 (4) 2017 / 7 / 8 43 0 5990   
127 전조 (3) 2017 / 7 / 6 44 0 6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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