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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한식에 반하다
작가 : 씨큐씨큐
작품등록일 : 2022.1.4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요식업계 일인자를 꼽으라면 단연 백한식으로 통한다.
백한식은 신이내린 미각과 특출난 미모 덕에 스타덤에 올랐을진데.
그만 코로나 후유증으로 미각상실이 오고야 말았다!
절대미각을 잃고 언론을 피해 시골로 숨어들어 은둔생활을 시작한 백한식,
동네 중국집 딸내미 정다은에게 그만 정체를 들키고 만다?
여기 본격 먹방 로맨스가 시작될지니.
배고픈 자여, 당장 클릭을 멈추라.

 
애봉반점의 맛
작성일 : 22-01-14 11:11     조회 : 55     추천 : 0     분량 : 6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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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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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아직도 알딸딸한 기분으로 다은이 눈을 떴다.

 

 “꼬봉, 깼냐?”

 “깜빡 잠…, 앗!”

 

 한식의 어깨에서 얼굴을 떼어내는 다은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인간적으로 침을 너무 많이 흘렸다. 한식의 셔츠 한쪽 어깨가 침으로 흥건하질 않은가.

 

 “죄, 죄송해요.”

 

 술이 확 깨는 기분이 들었다.

 

 “정신이 좀 드나봐?”

 “아, 예.”

 

 한식이 한쪽 눈썹을 까딱였고, 아빠와 벌인 음주가무 장면들이 하나둘 떠오른 다은은 추태를 보였다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떨궈졌다.

 

 “어땠어?”

 “네?”

 “기억 안나?”

 “네?”

 

 ‘대체 무슨 일이지? 뭐야 뭐야. 나 실수했나?’

 

 인상을 팍 쓰고 있는 한식 앞에 그저 머리를 조아리는 다은이었다.

 

 “그게, 저기. 뭐…가요?”

 “설마 기억 안 난다고 하진 않겠지?”

 “그게 잘….”

 “어허! 계란말이 맛이 어땠냐고!”

 “네?”

 “내가 아주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거든? 내가 계속 노동을 하느라 배가 고팠단 말이지. 그런데 네가 마침 계란말이를 해달라잖아. 그래서 꽤 많은 양을 만들었는데 말이야. 좀 먹어볼까 했더니 꼬봉 네가 꾸역꾸역 입에 다 넣었잖아.”

 

 ‘그런 얘기였어?’

 

 다은은 입을 헤 벌리고 웃었다.

 

 “천상의 맛이었습니다요.”

 “짜식.”

 

 한식은 대견하다는 듯 다은의 머리를 스윽 쓰다듬었다.

 

 - 두근.

 

 ‘뭐야? 왜 이래? 그렇게 잘 생긴 얼굴로 흐뭇한 표정 짓지 말라고.’

 

 다은은 달아오르는 얼굴을 애써 감췄다.

 

 “흠흠. 본의 아니게 고생시켜서 죄송합니다. 대령숙수님.”

 “좋아 보이더라.”

 “뭐가요?”

 “부녀 사이.”

 

 거실에서 아빠의 코고는 소리가 드르렁드르렁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에이. 아빠랑 나랑 맨날 싸우는걸요.”

 “그래?”

 “와 또 주방에 발 디미나! 고마 콱 뽀사삘라!”

 “똑같네.”

 

 아빠 흉내를 내는 다은을 보며 한식이 큭 웃었다.

 

 “대령숙수님은 아빠랑 같이 안 살아요?”

 “아버지는 미국에 계셔. 어머니는 새살림 차리셨고.”

 “아….”

 

 한식의 눈동자에 비치는 쓸쓸함에 다은은 마음이 아릿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부럽네요. 울엄마는 저 일곱 살 때 돌아가셨어요. 나는 보고 싶어도 못 보잖아요.”

 

 애써 미소짓는 다은을 보자 한식의 가슴 한 켠이 시려왔다. 일곱 살. 너무 어리지 않은가. 온종일 엄마를 그리워했을 꼬마 다은을 상상하니 이 여린 어깨를 꼬옥 감싸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엄마하고 약속이라고 했던가? 애봉반점 주방장.”

 

 ***

 

 애봉반점 개업식엔 온 동네 사람들이 줄을 섰다. 복닥복닥한 가게 홀 구석에 어린이 공부책상을 펼쳐 앉은 어린 다은. 홀 손님이 뜸해질 무렵 아빠는 배달을 나갔고, 엄마가 자장면을 들고 다가왔다.

 

 - “다은아, 배고프지? 엄마랑 같이 아빠가 만든 자장면 먹자.”

 

 첫 개업식, 아빠의 첫 짜장은 정말 별로였다. 무언가 텁텁하고 어딘가 당기지 않는 그런.

 

 - “맛있어?”

 - “아니, 별로. 맛없어.”

 

 엄마는 후후 소리내어 웃더니,

 

 - “정말? 엄마는 맛있는데.”

 - “난 별로.”

 - “다은아, 잘 봐봐.”

 - “?”

 

 엄마는 홀에서 음식을 먹는 동네사람들을 가리켰다.

 

 - “손님들이 모두 행복해 보이지?”

 

 정말이었다. 애봉리에도 음식점이 생겼다고 모두들 기쁜 눈치였다. 사실 이 작은 동네에선 돈 벌자고 장사를 할 것이 못 되었다. 산너머 읍으로 주문전화를 걸면 ‘애봉리는 배달 안 합니더’라는 말에 열받은 아빠가 욱해서 벌인 일이었다.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 배달가능 음식점이라. 마을 어르신들은 모두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 “아빠가 만든 자장면에선 행복한 맛이 나서 그래.”

 - “행복한 맛?”

 - “아빠 요리를 먹으면 행복해지거든.”

 - “그래도 더 맛있으면 좋잖아.”

 

 입술을 뽀록 내민 어린 다은을 보며 엄마가 기분좋게 웃었다. 별안간 다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 “엄마, 내가 맛있게 만들어 줄게!”

 - “다은이가?”

 - “응!”

 

 어린 다은이 앞 테이블로 도도도 달려가서 고춧가루를 들고 왔다. 다른 아저씨들이 하던 모양대로 짜장면에 고춧가루를 톡톡 뿌리는 다은.

 

 - “자, 이제 맛있어졌어!”

 

 자신감에 찬 눈빛으로 엄마를 바라봤다.

 

 - “어디, 오! 정말이네? 훨씬 더 맛있는데?”

 

 엄마도 다은이도 서로를 보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 “내가 나중에 커서 진짜 맛있게 만들거야.”

 - “다은이는 크면 아빠처럼 요리할거야?”

 - “응! 텔레비전에 나오는 요리왕 바뵹처럼 요리사 될거야.”

 - “이야! 다은이 꿈 멋진데?”

 - “엄청 맛있으면 이렇게 눈이 띠용! 하는데!”

 - “띠용!”

 

 어린 다은이 까르륵 웃었다.

 

 - “그런데 애봉반점은 어떡해? 다은이가 너무 맛있게 해서 여기 아무도 안오면 어떡해.”

 - “나 애봉반점 요리사 할건데?”

 - “그럼 아빠는?”

 - “아이참, 당연히 아빠는 배달하고! 내가 하면 맛있어서 사람들이 엄청 많이 시키잖아? 엄마는 지금처럼 여기 음식 갖다주고.“

 - “우리 다은이는 계획이 다 있구나?”

 - “응.”

 

 엄마는 아빠의 자장면을 한 입 먹고 미소 지었다.

 

 - “엄마는 다은이가 만드는 자장면에서도 이렇게 행복한 맛이 났으면 좋겠어.”

 - “당연하지. 내가 만들면 훨씬 맛있을걸?”

 - “그럼 여기 애봉반점에서 꼭 맛있고 행복한 자장면으로 부탁할게? 약속.”

 - “약속.”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나누던 애봉반점 개업 날의 기억이 생생했다.

 물론 그 어린 날의 약속이 다은의 꿈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어린이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던 아빠의 음식솜씨는, 엄마와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던 덕에 날이 갈수록 발전했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까지는.

 아마 아빠의 요리솜씨가 후퇴해버린 뒤로 다은의 그 꿈이 확고해졌으리라.

 

 

 ***

 

 

 엄마와 약속했던 새끼손가락의 잔영이 서서히 사라졌다.

 

 “꼬봉, 뭐가 제일 그리운데?”

 “어렸을 때 전래동화를 엄청 좋아했어요. 혼자 자는 걸 무서워하니까 엄마가 잠이 들 때까지 동화를 읽어주셨거든요. 돌아가시고 나서 한동안은 눈을 꼭 감으면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음, 근데 이젠 그 목소리도 가물가물 하네요.”

 

 다은의 눈동자에 추억이 스몄다.

 

 “전래동화라, 그러고 보니 난 그런 유치한 건 읽어 본 적이 없군.”

 “에? 말도 안돼.”

 “나는 본디 어려서부터 신동 소리를 듣고 자랐거든. 위인전이나 어린이 과학동향들을 주로 읽었지.”

 “흥부놀부, 콩쥐팥쥐, 해님달님. 진짜 몰라요?”

 “몰라.”

 “요술맷돌, 방귀색시, 도깨비감투는요?”

 “글쎄.”

 

 얼핏 아는 것들도 있었지만 한식은 짐짓 시치미를 뗐다. 엄마 얘기로 다은의 눈가가 촉촉해진 탓에 말을 돌린 것이리라.

 

 “나는 정말 좋아했어요.”

 “그 중에 뭐가 제일 명작이지?”

 “당연히 흥부놀부죠!”

 “왜?”

 “제비 다리를 고쳐주면 금은보화가 나오는 박씨를 선물로 주거든요. 역시 금은보화가 최고죠!”

 “꼬봉은 자본주의에 찌든 어린이였군.”

 “이렇게 뭘 모르신다니까.”

 “아니. 이제 알겠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카드 승인 문자가 오길래, 난 또 네가 카드 잃어버린 줄?”

 “…맘대로 쓰라면서요. 치사하게.”

 

 다은이 입술을 삐죽였다.

 

 “카드 쥐어주면 요리학원 등록할 줄 알았는데 쓸데없는 내역만 오잖아.”

 “학원이요?”

 “멀어서 못 다녔다며. 여긴 가까운데 많거든. 굳이 대령숙수가 기초를 가르쳐야겠어? 알아서 연습 좀 하라고.”

 “아 그게…. 요리 학원은 못 다녀요.”

 “뭐?”

 “아빠랑 이렇게 하루 종일 붙어 있는데 학원을 어떻게 가요?”

 

 

 ***

 

 

 무언가 보글보글 끓는 소리에 상덕이 눈을 떴다. 부엌을 바라보니 세상을 떠난 아내의 뒷모습이 보였다.

 

 “이기 무신….”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부엌으로 가니 아내가 뒤를 돌았다.

 

 “아, 아빠.”

 

 다은이었다.

 

 “…니, 지끔 모하노?”

 “아니. 난 그게….”

 

 당황한 다은이 서둘러 앞치마를 벗었지만 상덕은 머리끝까지 화가 난 것 같았다.

 

 “니 내가 뭐라캤노? 부엌에는 얼씬도 말라 캤더마!”

 “….”

 

 - 띠띠띠띠띠. 뽀로롱.

 

 도어락을 열고 들어오는 백한식의 손에 숙취해소 음료가 들려 있었다.

 

 “가쓰나가 고마 한번 말해쓰믄 알아 들어야 할끼 아이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서둘러 부엌으로 들어온 한식.

 

 “아버님, 요리는 제가 했습니다. 잠깐 다은씨더러 상차림만 해두라고….”

 “됐다마! 내 딸래미는 부엌일은 안 시킨다꼬! 내는 니가 맘에 들었던기 요리하는 사람이라캐가 그랬다. 그른데 야한티 불을 매끼노? 이럴거믄 팍 헤어져뿌라!”

 

 한식이 죄송하다 고개를 숙이려 할 참이었다.

 

 “나 이제 스물여덟이에요.”

 “뭐라?”

 “나 이제 다 컸다고요. 어른이라고요!”

 

 다은의 눈에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

 

 “니가 마, 애고 으른이고 간에….”

 “아빠, 나 이제 짤렸어. 은행도 못 다니고 이제 짤렸다구요. 난 앞으로 뭘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내가 하고 싶은게 있다잖아.”

 

 다은의 눈에서 서러움이 방울방울 떨어져 내렸다.

 

 “나도 꿈이 있다고요!”

 

 다은은 방으로 두다다 달려가 문을 쾅 닫아 버렸다.

 

 “저 문디 가쓰나가….”

 

 이를 지켜보는 한식은 이 청소년 드라마에서나 볼 것 같은 부녀의 싸움에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

 

 10분 쯤 흘렀을까.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 속에 한식은 앞치마를 둘렀다. 아침부터 끓여둔 해장국과 잘 익은 섞박지를 가지런히 그릇에 옮겨 담으며, 거실 소파에 망부석처럼 앉아있는 상덕을 곁눈질로 봤다.

 

 “아버님 먼저 식사 하십시오.”

 

 상차림을 마친 한식이 권하자 상덕은 다은의 방문 앞으로 성큼 성큼 걸어갔다.

 

 “퍼뜩 안 나오나? 굶으믄 니 배 곯지, 내 배가 곯나? 니 손해다!”

 

 상덕이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저런다고 나올 리….’

 

 빼꼼 열리는 다은의 방 문.

 

 ‘나왔어?’

 

 머쓱한 얼굴로 나온 다은이 부엌으로 도도도 건너왔다.

 

 “…잘 먹겠습니다.”

 

 벌건 눈을 하고 숟가락을 집어 드는 다은과 아무렇지 않게 자리에 앉아 해장국을 뜨는 상덕, 그리고 도무지 이 분위기를 이해 못 하겠는 한식이었다.

 대체로 이랬다.

 별 것 아닌 주방 일에 상덕이 날을 세우고, 다은은 소리를 빽 질렀으며, 짧은 시간이 흐르면 언제 화를 냈냐는 듯 아무렇지 않아하는 부녀지간.

 한식은 이 신선하고도 생경한 부녀싸움을 하루 종일 지켜보며 몇 번이고 속으로 웃었더랬다.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어 텔레비전을 보는 부녀 옆에서 아낙네마냥 사과를 깎는 백한식.

 

 “점마는 실제로 절케 하드나?”

 “요즘 친구들 생각보다 야무집니다.”

 

 [백한식의 고딩급식왕] 재방을 보던 차였다. 어린 학생들이 서툰 솜씨나마 급식을 만드는 모습에 상덕이 신기해하고 있던 차였다.

 

 “저거 봐. 고등학생도 다 요리하는데 왜 아빤 나 못 하게하셔?”

 “시끄럽구로.”

 

 상덕은 한식이 깎아낸 토끼 사과를 집어 먹으며 감탄했다.

 

 “이야.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카더마. 애인이 사과도 이르케 잘 깎아주는데 니는 워째 부엌살림을 하고싶어 안달이 났나 이 말이다.”

 “아빠. 이대로면 우리 애봉반점 망해요. 이제 내가 웍 잡아야 돼.”

 “씰데없는 소리 해싼다.”

 “나 진짜 열심히 할게요. 맛있게 만들면 장사 잘 된다니까요?”

 “고마 확 불싸질러불라.”

 “아, 진짜! 말 안 통해!”

 

 심드렁하게 답변하는 상덕과 입술을 삐죽대는 다은. 한식은 그들에게 가만히 토끼 사과를 건넬 뿐이었다. 한참 채널을 돌리던 상덕이 한식을 돌아보며 말했다.

 

 “희한하네. 텔레비를 암만 돌려봐도 죄 백한식 프로 아이가. 근데 또 실물이 옆에 딱 있으니까네 영 실감이 안난디.”

 “맞아.”

 

 부녀가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자 문득 부담스러워진 한식.

 

 “다 예전에 찍은 겁니다. 최근에는 방송 일정을 많이 안 잡아서….”

 “내일은 뭐 방송 없나?”

 

 휴대폰으로 스케줄을 확인하는 한식.

 

 “아, [시골어부] 촬영이 잡혔습니다.”

 

 그 말에 상덕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내도 가자.”

 “예?”

 “아빠?”

 

 상덕의 한마디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다은과 한식.

 

 “내가 마, 낚싯대 던졌다 하모 바로바로 낚그덩? 그리고 내 이득하 팬 아이가! 이경국도 억시로 좋아한다.”

 “아빠. 그래도 촬영 따라가는건 좀….”

 “좋습니다. 같이 가시죠.”

 

 함박웃음을 짓는 상덕과 무슨 소리냔 표정의 다은.

 

 “제가 낚시를 못해서 걱정하던 중이었는데, 내일 아버님께 잘 배워봐야겠습니다.”

 “잘 갈키 주께.”

 

 상덕이 덩실덩실 춤추며 촬영에 입을 옷을 고르러 간 사이, 조그만 속삭임이 시작됐다.

 

 “뭐에요? 진짜 촬영장에 아빨 데려간다구요?”

 “별일 없을거야. 꼬봉, 넌 내일 칼질 연습이나 해.”

 

 ‘뭐야. 나 연습하라고 자유시간 주는 거였어?’

 

 무심하게 스쳐가는 한식의 뒷모습에, 연유모를 콩닥콩닥함을 느끼는 다은이었다.

 

 

 ***

 

 

 새벽바람부터 찾아온 한식은 아빠를 끌고 홀연히 나가버렸다.

 

 “자유다! 오늘은 하루종일 착실하게 온갖 칼질을 연습하겠어!”

 

 음식의 기초는 역시 칼솜씨! 다은은 백한식의 카드를 챙겼다. 하루종일 후드리찹찹 썰어낼 야채거리를 사러 갈 셈이었다.

 

 ‘양배추, 당근, 감자, 무, 양파. 아주 골고루 사서 몽땅 다 썰어야지!’

 

 경쾌한 발걸음으로!

 원스텝, 투스텝.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정다은의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반듯한 인상의 새하얀 피부를 가진 청년이었다.

 

 “다은아? 정다은 맞지?”

 

 앗. 이사람은!

 

 “…왕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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