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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한식에 반하다
작가 : 씨큐씨큐
작품등록일 : 2022.1.4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요식업계 일인자를 꼽으라면 단연 백한식으로 통한다.
백한식은 신이내린 미각과 특출난 미모 덕에 스타덤에 올랐을진데.
그만 코로나 후유증으로 미각상실이 오고야 말았다!
절대미각을 잃고 언론을 피해 시골로 숨어들어 은둔생활을 시작한 백한식,
동네 중국집 딸내미 정다은에게 그만 정체를 들키고 만다?
여기 본격 먹방 로맨스가 시작될지니.
배고픈 자여, 당장 클릭을 멈추라.

 
찰칵
작성일 : 22-01-09 11:11     조회 : 54     추천 : 0     분량 : 4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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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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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향기가 허름한 소파에 앉아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찾았습니다.”

 

 흥신소 직원이 야비한 미소를 지었다.

 

 “어머. 벌써요? 정말 대단하시다.”

 “사람하나 찾는 거, 일도 아니라니고 했잖습니까.”

 “그래서 그 사람은 지금 어디 있는거죠?”

 “그게 그러니까. 어디 보자아….”

 

 갑자기 흥신소 직원이 딴청을 부리기 시작했다.

 

 ‘참 나, 그렇게 많이 처받아놓고 돈을 더 달라고 할 셈이야?’

 

 최향기는 속눈썹을 깜빡이며 흥신소 직원 팔뚝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

 

 “어머. 운동하시나보다.”

 “운동은 안 하는데….”

 “그럼 완전 타고 나셨구나.”

 

 최향기 눈웃음에 안 넘어갈 수 없겠지.

 

 “허허. 좀 그런 편이죠.”

 “어쩐지. 남다르셔. 타고난 근육은 아무리 운동해도 못 따라가는 것 같더라고요.”

 “하하하.”

 

 흥신소 직원이 어깨를 으스대자, 향기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거기다 능력도 좋으시고. 저는 이렇게 빨리 찾아주실 줄은 몰랐죠. 덕분에 얼마나 수월하게요? 호호. 그런데 그 사람 어디 있는지 대체 어떻게 찾으신 거에요?”

 “일단 신용카드 어디서 긁었는지 보면 대강 나옵니다. 최근 택배 같은 거 이용했으면 주소지도 바로 알 수 있습죠.”

 

 ‘그래. 백한식 너 딱 걸렸어. 나 이 바닥에서 진짜 프로거든. 연예부기자 꽃상어 최향기한테 물리면 다 디지는거야.’

 

 

 ***

 

 

 다은이 씩씩대며 오르막을 올라갔다.

 

 “오늘은 진짜 들이 받을거야!”

 

 [꼬봉! 택배 좀 받아 와라.]

 [꼬봉! 날이 덥다. 아이스크림 사 와.]

 [꼬봉! 저번에 네가 맡긴 그 셔츠, 세탁소에서 찾아와.]

 

 허구헌 날 심부름만 시켜대는 백한식을 떠올리며 다은이 분노를 터뜨렸다.

 

 “아주 입만 열면 꼬봉, 꼬봉! 맨날 꼬봉이라고 부르는 것도 짜증나는데 제대로 된 요리수업은 받아 본 적도 없잖아.”

 

 그나마 요리 비슷한 것이라고는,

 

 - “꼬봉! 왔으면 설거지 좀 해라. 원래 부엌일은 다 설거지부터 시작하는거 알지? 내가 원래 설거지 바로 안하면 병나는 사람이거든? 그런데 너 시켜줄려고 꾹 참았어. 나 쫌 배려심 대단한 듯.”

 

 그렇다.

 백한식이 라면먹은 설거지가 전부였다.

 

 “이거 생각할수록 열받네?”

 

 다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오늘은 기필코 요리수업을 받고 말리라.

 

 - 쾅쾅쾅!

 

 “꼬봉 왔냐?”

 

 평소와 똑같은 무심한 얼굴로 백한식이 문을 열었다.

 

 ‘오늘은 어림도 없지.’

 

 다은은 준비해뒀던 말을 다다다 쏟아내기 시작했다.

 

 “저기요, 백한식씨! 나 정말 요리 배우려고 엄청 힘들게 오는 거라구요. 진짜 목숨 걸고 오는 거라니까요? 2층 난간에서 나무로 점프하는게 얼마나 힘든 줄 알아요? 그리고 담도 넘어야 하는데, 그러다 아빠한테 걸리면 진짜 작살 난다구요. 그냥 한 방에 끽! 알겠어요? 대체 요리수업은 언제 할 건데요?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 막 백한식 여깄다고 동네방네 소문낼 거에요!”

 “불량.”

 “?”

 “태도 불량.”

 “네?”

 

 백한식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앞치마를 내밀었다.

 

 “하루에 불량 세 번이면 아웃!”

 “네?”

 “잘 들어. 내 부엌에서 불량은 필요 없다. 오로지 완벽을 향해 노력할 것!”

 “?”

 

 뜻 모를 한식의 말에 다은이 어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꼬봉. 오늘부터 본격 실습에 들어가겠다. 정신 바짝 차리도록!”

 “!”

 

 앞치마를 받아 쥔 다은의 눈빛이 반짝이자, 백한식이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

 

 “대답 똑바로 안 하나?”

 “아,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진짜 요리수업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서둘러 앞치마를 멘 다은이 부푼 마음을 애써 누르며 기쁜 표정을 지었다.

 한식을 따라 총총대며 부엌으로 들어서자, 산더미만큼 쌓인 콩나물이 눈앞에 드리워졌다.

 

 “자, 기초부터 시작하지. 요리의 기본은 재료 손질이다! 콩나물 다듬기는 매우 간단한 기초에 해당한다. 이렇게 콩 껍질을 제거하고, 지저분한 꼬리도 이렇게 다듬어준다. 알겠나? 실시!”

 “실시!”

 

 다은은 백한식이 시범으로 보여준 콩나물을 유심히 뜯어보며, 호기롭게 콩나물 다듬기에 돌입했다.

 

 ‘이렇게 기초부터 꼼꼼히 하다니. 역시 대단한 요리 실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지!’

 

 다은이 애먼 생각을 하며 고생길에 들어서는 순간, 한식은 알 수 없는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며 거실 한켠에서 책을 펼쳐 들었다.

 그렇게 한 20분 쯤 흘렀을까?

 콩나물 대가리와 뿌리만 번갈아 가며 같은 동작만 연거푸 반복하다보니, 여기저기 안 쑤시는 곳이 없다. 다은은 어깨를 콩콩 두드리며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 콩나물 산을 허망히 바라봤다.

 

 “저기, 근데 이걸 다 해요?”

 

 백한식은 다은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책에 얼굴을 고정한 채 외쳤다.

 

 “요리 실습은 반복이 가장 중요하다. 눈 감고도 할 수 있도록 반복 또 반복 하도록!”

 

 다은이 한숨을 폭 내쉬었다.

 그렇게 또 5분이 흘렀을까. 시간은 빨리 흐르는데 콩나물 작업은 더디게만 흐르고, 아무래도 오늘 안으로 끝내기엔 어림도 없는 엄청난 양이었다.

 

 “근데 이거 한 시간 다 써도 콩나물 전부 못 다듬을 것 같은데, 대체 요리는 언제 시작해요?”

 

 한식이 책을 탁 덮었다.

 

 “불량!”

 “에?”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무슨 중국 무협 영화에나 나올 대사를 읊는 백한식.

 

 “요리를 배우겠다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그 정도뿐이라면, 앞으로 완성될 요리도 고작 그 정도가 되는 거다! 벌써 너는 두 번의 불량을 선포 받았다. 마지막 한 번의 기회가 남았으니 성심을 다할 것을 맹세 하느냐?”

 

 ‘뭐야, 이러다 진짜 내쫓기는 거 아냐?’

 

 다은이 두려운 마음에 얼른 장단을 맞춰주려 일어났다. 그리곤 백한식을 향해 중국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맹세하는 자세를 취한 다은.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제자가 되었으니 스승님의 말씀 받잡겠습니다.”

 “어허! 스승과 제자라니! 대령숙수다, 꼬봉.”

 “씨이….”

 “어어?”

 “아, 알겠다구요!”

 

 낄낄대는 백한식을 한 번 쏘아보고는 잠자코 다시 콩나물을 다듬는 정다은.

 다은은 그렇게 한참을 콩나물만 다듬으며 요리수업 한시간을 온전히 보냈더랬다.

 

 

 ***

 

 

 후로 며칠의 시간이 흘렀다. 다은은 콩나물 다듬기로 시작한 요리 수업에 때 아닌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 어떻게 된게 맨날 재료 손질만 하는거야?’

 

 꼬박 한 시간씩 감당할 수 없는 분량의 재료를 딱 손질만, 정말 손질만 하다가 돌아오는 것이 전부였다. 이를 요리수업이라 할 수 있을까?

 

 ‘매일매일 그 재료가 바뀌기는 하는데, 결국 콩나물 다듬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반복 작업만 시키잖아!’

 

 그랬다. 콩나물로 시작된 여정은 멸치 똥따기, 땅콩 껍질 벗기기, 팥 골라내기, 마늘 까기, 감자 다듬기에 이르더니. 어제는 급기야 한 시간 내내 달걀 껍데기만 까야했다.

 반숙 달걀이라 어찌나 까기 힘들던지! 아주 손끝이 쪼글쪼글 해질 때 까지 열심히 깠더랬는데.

 

 - “이 많은 달걀로 뭐 하시려고요?”

 - “반숙달걀장이지. 이 비법의 양념간장을 부어두면 끝내주는 반찬으로 거듭난다. 알겠냐 꼬봉?”

 - “오! 양념장의 비법이 뭔가요?”

 

 다은은 드디어 요리다운 요리법을 배우는구나 싶어 감격했었다. 그리고 백한식의 양념장 비법을 받아 적으려고 메모장을 꺼냈더니,

 

 - “안알랴줌.”

 

 하는게 아닌가.

 

 “아오!”

 

 그 얄미운 표정이 다시 떠올라 도저히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다은이었다. 요즘 다은은 매번 이랬다. 백한식이 떠오르면 한참을 씩씩댈 정도지만 결국 요리수업을 받고 싶은 마음에 면전에선 찍 소리도 못 하는 반복되는 상황 말이다.

 

 ‘앞으로 이어질 요리수업도 계속 이런 식이면 어쩌지? 대체 언제부터 제대로 요리할 수 있는거야? 원래 요리는 이렇게 배운다는게 맞기는 해?’

 

 다은이 폐기해야 할 서류를 꾸깃 맨손으로 거머쥐었다.

 

 “치사한 놈.”

 

 ‘오늘은 기필코 완전한 요리법을 배워 오고 말겠어!’

 

 파쇄기에 기한지난 서류들을 넣으며 주먹을 불끈 쥐는 다은이었다.

 

 “정주임.”

 “네?”

 “아까 정주임 앞으로 택배 왔던데?”

 

 지점장이 입구의 커다란 상자를 가리켰다.

 

 ‘또? 백한식 이 자식은 택배 안 시키면 죽는 병에 걸렸나? 대체 뭘 그렇게 사 재끼는 거야!’

 

 

 ***

 

 

 “우쒸. 엄청 무거워.”

 

 다은이 낑낑대며 배롱나무집을 향해 오르막을 올랐다. 이 놈의 택배 때문에 집에도 못 들르고 일단 유니폼 입은 채로 가는 길이다.

 

 ‘이렇게 거대하고 무거운 택배상자를 들고 감나무를 탈 순 없으니까.’

 

 - 쾅쾅쾅!

 

 온갖 감정을 실어서 문을 두드렸다.

 

 “꼬봉 일찍 왔네?”

 

 언제나처럼 문만 빼꼼 열고 응대하는 백한식.

 

 “아니. 이따 올건데요, 이거 택배 먼저 갖다 두려고 왔어요.”

 “오, 드디어!”

 

 백한식이 택배 소리에 문 밖으로 뛰쳐나왔다. 뭐 길래 저렇게 반가운 표정을 짓는 걸까?

 

 “오우, 이거 엄청 무거워요. 제발 이런 것 좀 시키지 말라구요!”

 “어허! 꼬봉, 너 막 아무렇게나 들고 온거 아니지? 이거 아주 중요한 거라고.”

 “뭔데요?”

 

 직구를 한 것인지 상자에 붙은 배송정보엔 온갖 외국어가 한 가득 이었다. 한식이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요리사의 생명이랄까!”

 “생명?”

 

 다은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를 본 한식이 씨익 웃었다.

 

 ‘평소 무표정으로 화만 내는 사람이 웃으면 저렇게 멋지구나.’

 

 다은이 새삼스러운 생각에 빠져 들었을 때, 한식은 더 없이 행복한 미소로 택배 상자를 쓰다듬었다.

 

 ‘그래, 진짜 잘 생기긴 했네.’

 

 그 잘생긴 얼굴을 가만히 관찰하는데 한식이 고개를 돌려 다은과 눈을 맞추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보여줄게.”

 

 - 두근.

 

 ‘뭐야. 왜 잘 생기고 난리야.’

 

 다은이 두근대는 가슴을 부여잡는데, 그 붉어진 뺨을 알 리 없는 한식은 그저 상자를 소중히 안아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고, 곧이어 다은도 궁금한 얼굴로 한식을 따라 안으로 총총 들어갔다.

 

 - 찰칵!

 

 “잡았다!”

 

 한식과 다은이 배롱나무 집 안으로 들어갈 때, 건너편 풀숲에서 작은 움직임이 일었다. 그 안에서 경쾌하게 불쑥 튀어나온 인영은 다름 아닌,

 최향기다.

 

 “백한식. 감히 날 우습게 봤겠다? 흥! 내가 딱 눈치깠어. 이상하게 사생활 깨끗한 놈들이 뒤로는 더러운 짓을 더 많이 하는 법이지. 그런데 이걸 어쩌나. 내가 사진을 찍어버렸지 뭐야. 이게 백한식 니 영정사진이 될거다! 오호호호!”

 

 한참을 통쾌하게 웃어 재끼더니 대포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다시 확인하는 향기. 사진 속에는 환히 웃는 한식과 다은의 뒷모습이 선명히 찍혀 있었다.

 

 ‘뭐야, 이 남자 이렇게 웃을 줄도 아네?’

 

 최향기는 알 수 없는 속상함을 느끼며 머릿속 생각들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이거 빼박이네. 분명히 ‘생명’이라고 했지? 딱 봐도 여고생 인데. 호오, 여고생 임신시키고 방송에선 잠수를 타셨겠다? 이거 아무래도 정의의 사도인 내가 시원하게 다 까발려줘야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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