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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용사가 최종보스인 세계
작가 : 일월달
작품등록일 : 2022.1.4

용사가 지배해버린 세상
악인 들은 전부 처단당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펼쳐질 줄 알았건만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세상은 돌아가지 않는다. 선과 악의 수치에 따라 애꿎은 사람들조차 용사에 의해 처단당하는 절망적인 세상 거기에 노예처럼 살아가는 거지 카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4화 불행한 아이
작성일 : 22-01-12 21:27     조회 : 57     추천 : 0     분량 : 7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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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억!"

 

 윌터가 자고 있던 카르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으으"

 

 잠에 취해있던 카르는 영문도 모른 채

 통증이 느껴지는 옆구리를 움켜쥐었다.

 

 "어쭈? 이 거지 놈이 안 일어나네?"

 

 그제서야 현실임을 깨달은 카르는 잠에서 깨어났다.

 한 번 더 걷어차려던 윌터는

 카르가 헐레벌떡 상체를 일으키자 발길질을 멈추었다.

 

 "이 거지새끼가 감히 도련님이 지나가는데

 건방지게 자고 있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카르는

 라이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분명 어제 해코지를 했던 걸로 봐서는

 오늘도 좋은 일로 나타났을 리가 만무했다.

 

 "왜 오늘은 어제랑 다른 곳에서 자고 있는 거야

 찾느라고 한참 걸렸잖아"

 

 라이에게 있어 카르는 새로 발견한 장난감이었다.

 자신의 말이라면 사람들은 늘 순순히 복종했다.

 그 뒤에는 영주의 아들이라는 배경도 있었지만

 윌터가 폭력을 써서라도 강제로 하게 만드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말에 반항하는 카르를 보자

 라이는 새로운 재미를 느껴버렸다.

 

 어떻게든 카르를 굴복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든

 라이는 다른 사람들은 전부 내버려 둔 채

 카르만을 찾아다닌 것이다.

 

 "죄 죄송합니다."

 

 황급히 허리를 숙여 인사한 카르는

 자리를 피하기 위해 몸을 돌리려 했다.

 

 그 순간 실실 미소를 짓고 있던 라이는

 뒤에 감추고 있던 것을 내밀었다.

 

 그것은 하얀색 설탕이 소복이 뿌려져 있는 도넛이었다.

 모양과 냄새만 봐도 어제의 빵보다

 훨씬 비싸고 맛있을 게 틀림없었다.

 

 카르는 군침을 꿀꺽 삼키며

 도넛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어찌나 뚫어져라 쳐다보았는지

 가운데 나있는 구멍이 자신 때문에 뚫린 것 같을 정도였다.

 

 "먹고 싶어?"

 

 "네 먹고 싶습니다."

 

 라이는 미소를 지었다.

 지금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카르의 반응은

 먹이 앞에서 꼬리를 흔드는 개와 다를 바 없었다.

 생각보다 쉽게 굴복시키는 거에

 아쉬움을 느끼며 라이가 입을 열었다.

 

 "너 같은 거지는 아무것도 안 하면서

 남에게 구걸하려는 썩어빠진 정신을 가지고 있단 말이야

 하지만 세상에는 대가라는 게 있어

 먹고 싶다면 개처럼 기면서 짖어 그럼 이 도넛을 줄게"

 

 도넛을 빤히 쳐다보던 카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죄송하지만 못하겠습니다."

 

 라이는 당황했다.

 어처구니가 없다 못해 화가 날 지경이었다.

 어째서 거지 주제에 못하겠다는 것인지

 자신으로서는 이해가 가질 않는 것이다.

 

 "왜 못하겠다는 거야!

 네까짓 놈 자존심이 얼마나 비싸길래

 못하겠다는 거냐고"

 

 고개를 숙인 채 생각하던 카르가 머리를 흔들었다.

 

 "모르겠습니다.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화가 난 라이는 도넛을 바닥에 던져버린 다음 발로 짓이겨버렸다.

 그러고는 품 안에서 은화 하나를 꺼내 카르의 눈앞에 내밀었다.

 깜짝 놀란 카르는 몇 번이나 눈을 깜빡이며 은화를 바라보았다.

 일주일은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은화 하나는 큰 금액이었다.

 

 카르가 고민하기 시작하자 라이는 미소를 지었다.

 거지에게 쓰기엔 아까울 정도로 큰 금액이었지만

 어차피 자신에게는 푼돈이었다.

 

 지금 당장 이 거지 놈을 굴복시킬 수만 있다면

 라이는 더한 대가도 치를 생각이었다.

 

 카르가 무릎을 꿇기 시작했을 때

 라이는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했다.

 

 카르는 무릎은 꿇었지만 땅을 짚으려고 하자

 몸이 굳어버린 것처럼 움직이질 않았다.

 몇 번이나 시도해 보려다 실패한 카르는

 결국 고개를 들어 라이를 쳐다보았다.

 

 "죄 죄송합니다. 한 번만 봐주십시오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거 거 거지 주제에 대 대단한 자존심이군"

 

 어이가 없어진 라이는 말도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

 

 은화 하나면 지나가는 평민한테 개처럼 짖으라

 시켜도 군말 없이 할 정도로 큰 금액이었다.

 그런데 이 거지 놈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일어나!"

 

 라이가 입매를 비틀었다.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는 것은 차라리 사라지는 게 나았다.

 

 "이 1실버를 얻을 다른 방법을 알려주마"

 

 "아 알려주십시오 뭐든 하겠습니다."

 

 "그것은 내 호위 기사 윌터랑 싸워서 이기는 것이다.

 윌터! 설마 지진 않겠지?"

 

 라이의 눈짓에 윌터는 미소를 지었다.

 

 "네 도련님 날개 부러진 새를 잡는 거나 다름없는 일입니다."

 

 "좋아 윌터 네가 만약 저 거지새끼를

 개처럼 뭉개준다면 팁으로 이 은화를 주마"

 

 "감사합니다."

 

 윌터가 싸울 자세를 취하자

 당황한 카르는 손을 흔들며 뒤로 물러났다.

 

 "아니 저 저는"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윌터의 주먹이 카르의 턱에 적중했다.

 순식간에 시야가 정전됐다 밝아진 카르는

 낮인데도 머리 위에 별 두 개가 빙빙 도는 걸 발견했다.

 

 그 별을 보고 있던 카르는 갑자기 별 하나가 운석으로 변해

 얼굴로 떨어지자 식겁하며 고개를 뒤로 뺏다.

 자신의 주먹이 허공을 가르자 윌터가 헛웃음을 지었다.

 

 "어쭈! 제법 잘 피하는데"

 

 윌터는 배를 걷어차버렸고

 카르는 뒤로 떼굴떼굴 구르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카르가 윌터의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체격부터 왜소한 카르와는 달리

 윌터는 키도 머리 두 개 높이 정도로 큰 데다

 우락부락하진 않았지만 근육질 이었다.

 

 거기다 윌터는 갑옷까지 입고 있는 상태여서

 연약한 카르의 주먹이 노릴 곳은 유일하게 얼굴밖에 없었다.

 

 싸움이라곤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카르가

 비록 수습이지만 기사 훈련을 받은 윌터를

 이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던 것이다.

 

 카르를 쫓아온 윌터는 무자비하게 짓밟기 시작했다.

 이렇게 맞다가는 정말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자

 카르는 윌터의 다리를 필사적으로 붙잡으며 입을 열었다.

 

 "자 잠시만, 잠시만요"

 

 "도련님 어떻게 할까요?"

 

 윌터가 고개를 돌리자 라이는 멈추라고 손짓했다.

 카르는 비틀거리면서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이제야 좀 할 마음이 들어?"

 

 힘겹게 숨을 몰아쉰 카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카르는 무릎 꿇을 것처럼 하다

 몸을 뒤쪽으로 돌려 쏜살같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일어난 상황에 라이와 윌터는 적응하질 못했다.

 어리둥절하게 보고 있던 라이가 먼저 욕설을 내뱉었다.

 

 "저! 저! 빌어먹을 거지새끼가!"

 

 "제 제가 잡아오겠습니다."

 

 상황을 파악한 윌터는 황급히 카르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만약 놓치기라도 한다면

 라이의 더러운 성질이 자신한테로 향할게 틀림없었다.

 

 카르는 달리다 퍼델 중앙을 가로지르는 물줄기가 보이면

 그곳으로 뛰어들 생각이었다.

 그러면 라이나 윌터도

 더 이상 쫓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물줄기가 눈앞에서 보였을 때

 다리는 카르의 기대를 배신했다.

 

 "으악!"

 

 다리에 힘이 풀린 카르는 앞으로 넘어져 떼굴떼굴 구르기 시작했다.

 그때 뒤에서 바짝 쫓아오던 윌터가

 카르를 발로 차기 위해 점프했지만

 갑자기 눈앞에 있던 목표가 사라지자 당황했다.

 

 애꿎은 허공을 가르며 날아간 윌터는 바닥에 착지한 뒤에도

 달려오던 힘 때문에 멈추지 못한 채 앞으로 쭉 미끄러졌다.

 겨우 물줄기 바로 앞 모서리에 멈춘 윌터는

 균형을 잡기 위해 팔을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다.

 

 "어어?"

 

 중심을 잃은 채 앞뒤로 휘청거리던 윌터는

 결국 앞으로 쓰러져 물에 빠져버렸다.

 풍덩 소리와 함께 윌터의 몸이 물 깊숙이 잠겨들었다.

 

 윌터는 잘하진 못하지만 수영을 할 줄 아는 편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갑옷의 무게가 자신을 짓누르자 당황하기 시작했고

 결국 수영하는 법도 잊어버린 채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사 사 살려줘"

 

 그제야 겨우 정신을 차린 카르는

 윌터의 목소리에 허겁지겁 강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도와주고 싶었지만 자신 역시 수영을 할 줄 몰랐고

 호되게 맞은 경험 때문인지 두려움이 앞섰다.

 

 그렇게 카르가 고민하는 사이 윌터는

 물속에 잠겼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물에 휩쓸려 갔고

 어느새 카르와는 먼 거리까지 벌어졌다.

 

 "사 살!"

 

 윌터가 완전히 시선에서 사라져버렸다.

 카르는 주저앉아 멍하니 윌터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았다.

 

 "윌터는?"

 

 뒤늦게야 걸어온 라이가 카르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나 충격이 컸던 카르에게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윌터는 어디 갔냐고 물었잖아!"

 

 라이가 고함을 지르자 그제서야

 카르는 느릿하게 고개를 돌렸다.

 

 "저 저 저기"

 

 말을 더듬으며 카르가 손가락으로 물을 가리키자

 라이는 황당하다는 듯 되물었다.

 

 "윌터가 강에 빠졌다고?"

 

 카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허, 허참, 참"

 

 어이가 없어진 라이는 말조차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

 한참 뒤에야 겨우 진정을 한 라이가 인상을 찌푸렸다.

 

 "한심한 놈 거지새끼 하나를 처리 못하다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라이는

 카르를 맹렬히 노려보며 검을 뽑아 들었다.

 

 "그건 그렇고 감히 내 기사를 죽이다니"

 

 겁에 질린 카르는 강과 라이를 번갈아 보다

 황급히 일어나 도망치기 시작했다.

 멀어져 가는 카르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라이가 씩씩거리며 고함을 질렀다.

 

 "두고 봐라 네놈을 반드시 죽여줄 테니까!"

 

 라이의 말을 뒤로하며 카르는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죽을 지경이었지만

 누군가 쫓아올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다리를 멈출 수가 없었다.

 우선은 퍼델에서 벗어나야 했다.

 뛴다기보단 걷는 것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며 카르는 정문에 도착했다.

 

 숨을 헐떡이는 카르를 수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던 경비병이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냐?"

 

 카르는 허리를 숙인 채 계속해서 숨을 몰아쉬었다.

 턱 끝까지 차있는 숨으로 인해 말이 나오질 않자

 카르는 말하는 걸 포기하고는 손가락으로 문밖을 가리켰다.

 

 "밖에 나가겠다고?"

 

 카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용무를 말해라 그전에는 나갈 수 없다."

 

 카르는 좌절한 채 바닥을 내려 보았다.

 

 용사가 세상을 지배하고 나서부터

 도시의 출입은 엄격히 관리되기 시작했다.

 외부인은 신분이 보장된 사람이 아니면

 도시에 들어오기가 힘들었고 도시 내 사람들도

 농사를 짓거나 반드시 필요한 일이 아닌 이상은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었다.

 

 잘못해서 악행 수치가 높은 사람이 도시에 들어왔다가

 악행 수치 100을 채우면

 용사가 나타나는 대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귀족들은 도시의 출입이 자유로웠다.

 그들은 신분이 보장되어 있었고

 악행 수치를 볼 수 있는 신관들이 관리해 주고 있었다.

 물론 그 대가로 귀족들은

 신관들에게 엄청난 금액을 기부 명목으로 지불했다.

 

 물론 평민들 역시 신관들에게 악행 수치를 알아보거나

 정화 받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려면 엄청난 거금을 내야 했기에 꿈도 꾸기 힘든 상황이었다.

 

 "어 잠깐만 너 탄의 부하 아니야?"

 

 카르는 고개를 들어 경비병을 보았다.

 어딘가 낯이 익다 했더니 탄에게 상납금을 받고

 몰래 출입을 허용해 주고 있던 경비병이었다.

 그 순간 카르의 머릿속에 생각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지금 며칠이나 지났는데

 

 경비병은 검지와 엄지를 붙여 동그라미를 만들어

 카르에게 보여주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아직도 안 바치는 거야?"

 

 카르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게 오늘 꼭 받아 가라 했어요 탄이 와서

 큰 건이 생겼다고 바쁘다 했거든요 저보로는 도시에 며칠 머물다

 마을에 들러 처리할 물건이 많으니 오라 했고요"

 

 카르는 나오는 대로 내뱉기 시작했다.

 횡설수설, 정리도 안된 말이었지만

 경비는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내일까지 꼭 가져오도록 해

 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출입을 시키지 않을 테니까"

 

 "자 잠깐! 이래도 되는 건가?"

 

 당황한 다른 경비병이 묻자 경비병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뭐 어떤가 거지 하나 사라졌다고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을 텐데

 자네는 모른 척 입다물고 있어

 내가 나중에 술 한잔 살 테니 말이야"

 

 다른 경비병 역시 미소를 지었다.

 

 용사가 지배하고 나서부터

 대규모 악행을 저지르는 행위인 전쟁은 사라졌고

 도시 간의 왕래도 줄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병사들의 기강도 자연스레 느슨해져 버렸다.

 

 어차피 병사는 신관들이 관리해 주는 것도 아니었고

 급료도 박봉이었기에

 이렇게 부정적인 방법으로나마 주머니를 채우는 것이다.

 

 카르는 몇 번이나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밖으로 뛰어나갔다.

 급하게 나가는 카르를 보며 경비병은 명부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그 시각 저택 가까이에 도착한 라이는 잠시 궁리하더니

 자신의 옷소매를 손으로 잡아 뜯은 다음

 우는 척 연기를 하며 정문으로 걸어갔다.

 

 "아니 도련님 무슨 일이십니까?"

 

 저택 문을 지키던 경비병이 깜짝 놀라 라이에게 다가왔다.

 멀쩡한 모습으로 나갔던 라이가 호위 기사도 없이

 혼자서 험한 꼴이 되어 돌아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비 빌어먹을 거지 놈이 윌터를 죽이고 나 나를..."

 

 라이가 고개를 숙이며 흐느끼는 소리를 내자

 경비병이 식겁하며 입을 열었다.

 

 "너는 당장 가서 집사에게 보고해

 도련님이 험한 꼴을 당하셨다고"

 

 옆에 서있던 경비병이 부리나케 저택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주의 기사단 중 하나인

 라이언 기사단이 말을 타고 출동했다.

 

 

 

 "병신 같은 윌터놈 아무리 실력이 없다지만

 기사가 거지 따위에게 지다니"

 

 라이언 기사단의 단장 루베론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쉬고 있는데 출동해야 하니 당연히 불만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황당한 건 아무리 수습 기사라지만

 명색이 기사라는 놈이 거지한테 당했다는 사실이었다.

 부풀려진 면도 있을 테지만 라이가 혼자 돌아온 걸 보면

 윌터가 당한 건 확실해 보였다.

 

 "빌어먹을"

 

 루베론은 목을 살짝 움츠렸다.

 윌터 하나 때문에 퍼델의 모든 기사의 명예가 실추된 것은 물론

 영주가 대체 어떻게 훈련을 하길래 기사가 거지 따위한테 지냐고

 불호령을 내릴 걸 생각하니 끔찍했다.

 

 시내 중심에 멈춰 선 루베론은 기사 10명을 불러 모아 명을 내렸다.

 

 "너희 10명은 시내에 있는 거지들을

 눈에 띄는 족족 전부 저택으로 끌고 가라

 어떻게든 도련님의 화를 푸는 게 중요하다."

 

 "네 단장님!"

 

 명을 받은 기사 10명이 질서정연하게 사방으로 흩어졌다.

 

 "나머지는 흩어져서 도시 내에 도련님이 말한 거지가 있는지

 탐문한 다음 정문으로 모인다."

 

 "네 단장님!"

 

 기사들이 흩어지자 루베론은 정문으로 말을 몰기 시작했다.

 먼저 가서 정문의 경비들에게 거지 소년을 봤냐고 물어볼 참이었다.

 

 

 

 "뭐 이런 미친놈들 같으니!"

 

 루베론이 경비병들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정문에 도착하자마자 루베론은 경비병들에게

 카르의 인상착의를 말해주며 그런 거지를 못 봤냐고 물어보았다.

 당황한 경비병들은 횡설수설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미심쩍게 여긴 루베론이 명부를 보여달라고 말하자

 경비병들은 그제서야 결국 카르가 성문 밖으로 나간 걸 실토해야 했다.

 이에 루베론이 분노한 것이다.

 

 어찌나 분노했는지 루베론은 검을 뽑아들었고

 여차하면 벨 생각인 것처럼 보였다.

 

 "대체 일처리를 어떻게 하길래 성문 밖으로 내보낸 것이냐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이상

 출입이 불가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

 

 "그 그 그게 급한 용무라고 했습니다."

 

 "급한 용무? 그게 무슨 용무지?"

 

 "그 그게"

 

 당황한 경비의 말문이 막혔다.

 루베론이 검을 목에 가져다 대자 놀란 경비는

 되는대로 둘러대기 시작했다.

 

 "서 성 밖에 사는 친척이 아파서 꼭 가봐야 한다고"

 

 "미친 소리!"

 

 고함을 내지른 루베론은 숨을 몰아쉬며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 그래서 그놈은 어디로 간다 했지?"

 

 "그 그게 투몬산으로 간다 했습니다."

 

 "좋다. 아무튼 네놈들 아니 경비병들 전체를 조사해 봐야겠군.

 대체 일처리를 어떻게 하길래 함부로 내보냈는지 말이야"

 

 그러는 사이 탐문을 마친 기사들이 정문으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카르가 성안에 없으니 탐문이 오래 걸릴 리가 없었다.

 

 "너희 5명은 영주님에게 경비병들의 일처리에 대해 보고해라

 그리고 나머지는 나를 따라와라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도련님의 화를 풀려면 반드시 잡아야 한다."

 

 "넵 단장님"

 

 그렇게 기사 15명을 이끌고 루베론은 투몬 산 쪽으로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목요일에 만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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