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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용사가 최종보스인 세계
작가 : 일월달
작품등록일 : 2022.1.4

용사가 지배해버린 세상
악인 들은 전부 처단당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펼쳐질 줄 알았건만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세상은 돌아가지 않는다. 선과 악의 수치에 따라 애꿎은 사람들조차 용사에 의해 처단당하는 절망적인 세상 거기에 노예처럼 살아가는 거지 카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3화 불행한 아이
작성일 : 22-01-11 21:27     조회 : 63     추천 : 0     분량 : 6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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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지트로 돌아온 칸들은 침통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패거리가 하나, 둘씩 돌아오고 있었지만

 다들 어딘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고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는 인원도 있었다.

 

 더 이상 지켜보기 힘들었는지 칸들은 정비를 한 다음

 자신의 방으로 모이라고 말과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간부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자리를 채웠다.

 빈자리를 살펴보던 칸들이 입을 열었다.

 

 "이게 전부 모인 건가?"

 

 칸들의 말에 간부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원형 테이블에 놓인 의자 10개 중에

 무려 6개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던 분노가 폭발한

 칸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먹을 높게 들었다.

 

 "쾅!"

 

 테이블을 내려친 칸들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빈자리도 문제지만 모여있는

 간부들의 모습도 멀쩡한 꼴이 아니었다.

 

 아까 자기 대신 맞은 자르는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고

 베스 역시 왼쪽 팔이 욱신거리는지 주무르고 있었다.

 그 외에 나머지 간부들 역시 몸이 성하지 않은지

 신체 한 부분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대체 어떻게 벤틀 놈이 우리 계획을 알아차린 거지"

 

 칸들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분을 삭이기 위해 눈을 감았지만

 주체되지 않는 분노로 인해 눈꺼풀이 부르르 떨려왔다.

 겨우 분노를 억누른 칸들은 눈을 떠

 자신을 보고 있는 간부들의 시선을 느꼈다.

 

 간부들의 눈빛에는 불신이 서려있었다.

 벤틀에게 크게 패한 데다

 항상 당당한 모습을 유지하던 자신이

 도망치는 모습을 보였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칸들은 처음으로 두려움과 위압감을 느꼈다.

 오로지 힘으로 차지한 대장의 자리였기에

 간부들의 신임을 잃는다는 건 치명적이었다.

 

 칸들은 이 패배의 원인이 될만한

 희생양을 찾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갑자기 베스가 입을 열었다.

 

 "그 거지 놈이야!"

 

 허공을 노려보던 베스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그 거지 놈이 처음부터 벤틀 패거리와 한패였던 게 틀림없어!"

 

 궁지에 몰려있던 칸들이 맞장구쳤다.

 

 "맞아 그 거지 놈만 아니었다면

 우리가 벤틀을 칠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야!"

 

 "그놈은 우리 패거리에 들어오라는 제안도 거절했어

 우리가 벤틀을 칠 거라는 걸 알릴 놈은 그놈밖에 없어"

 

 결국 모든 원인이 아무런 힘도 없는 카르에게로 돌려졌다.

 칸들은 위협적으로 상체를 내밀며 입을 열었다.

 

 "우리 계획을 세어 나가게 한 그 거지 놈을 가만둘 수는 없다.

 지금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무기를 들고 날 따라와

 베스 그 거지가 있는 위치를 알지?"

 

 베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고 있어 오늘 밤도 분명 외곽 헛간으로 들어가는 걸 봤어"

 

 "가자 오늘 그놈에게 칸들의 무서움을 단단히 보여주겠어"

 

 칸들은 제일 먼저 무기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간부들도 무기를 집어 들고 칸들의 뒤를 따랐다.

 

 

 

 늘 긴장하며 자던 버릇이 남아있던 카르는

 발걸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분노에 젖어있던 칸들 패거리는

 발걸음 소리를 숨길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요란하지는 않지만

 여러 명이 걸어가는 소리는 밤중에 선명히 울렸다.

 

 다시 잠의 품으로 파고들려던 카르는

 여러 명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이유 모를 불안을 느끼고는

 헛간에서 나와 가까운 골목으로 숨어들었다.

 

 "여기야 대장 여기에 그 거지 놈이 있어"

 

 "안을 샅샅이 뒤져서 그 꼬마 놈을 잡아와

 그놈에게 우리 칸들의 무서움을 단단히 보여줄 테니까"

 

 칸들의 말에 횃불을 들고 있는

 2명이 먼저 안을 살피기 위해 들어갔다.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카르는

 저들이 찾는 게 자신이라는 걸 깨닫고는

 조심스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대장 안에 아무도 없어!"

 

 헛간 안에 들어간 인원이 소리치자

 칸들은 분하다는 듯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빌어먹을! 주변을 뒤져봐

 혹시 여기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 몰라"

 

 카르의 모습을 아는 사람이 베스와 자르뿐이었기에

 칸들은 패거리를 둘로 나눠 수색을 시작했다.

 

 어둠은 카르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몇 번이나 칸들의 패거리와 마주칠 위험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칸들 패거리는 방황하거나

 카르를 못 본 채 지나쳤다.

 

 벤틀과의 싸움 직후라는 것도 카르에게는 행운이었다.

 부상당한 인원이 많았기에

 정작 칸들을 따라온 인원은 7명밖에 되질 않았고

 8명이서 어둠에 잠긴 넓은 퍼델을 수색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베스와 자르밖에 카르의 모습을 모른다는 것도

 수색이 난항을 겪는 이유였다.

 길거리나 다른 어디에 잠들어 있는 사람이

 카르가 맞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선 꼭 베스와 자르가 와야 했다.

 

 그렇게 수색을 시작한 지 2시간 정도 지나자

 칸들은 분통을 터트리며 인원을 철수 시킬 수밖에 없었다.

 내일부터 벤틀과의 포로 협상,

 싸움이 일어나기 쉬운 민감한 구역에 인원을 추가 배치,

 패배로 인해 동요하는 인원들을 관리 등 해야 할 일이 많았다.

 

 그러나 칸들이 철수한 걸 모르는 카르는

 밤새 혼자서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자그마한 소리라도 나면 잠시 졸던 카르는 흠칫 놀라

 주위를 둘러보다 숨을 죽인 채 도망쳐야 했다.

 거기다 누가 적인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을 경계하며

 혼자 퍼델 이곳저곳을 숨어 다녀야 했다.

 

 결국 밤새도록 카르는 잠 한숨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숨어 다녀야 했다.

 골목에 숨어있던 카르는 피로와 허기에 떠밀려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퍼델의 물줄기는 오늘도 평화롭게 흐르고 있었다.

 두개로 나눠진 도시를 유일하게 연결하는 다리를

 지키는 일은 퍼델에서 제일 따분한 일중 하나였다.

 

 귀족들이 거주하는 곳이라 잡담을 하거나

 딴짓을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

 석상처럼 자리를 지키고 서있어야 했다.

 

 자주 왕래하는 것도 아니었고

 기껏해야 하인들이 물건을 사러 왔다 갔다 하는

 일이 전부였기에 2명의 병사는

 평상시엔 졸음과 따분함, 심심함과

 침묵의 싸움을 해야 했고

 겨울에는 거기에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그러나 그들을 자주 긴장시키는 유일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영주의 아들인 라이였다.

 

 이미 개망나니로 유명한 라이는

 누군가를 괴롭히는 걸 인생의 낙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영주의 아들이라 해도

 같은 귀족이나 병사들을 괴롭힐 순 없었기에

 라이의 주 대상은 만만한 평민들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라이는 평민들을 괴롭히기 위해

 자주 다리를 건너곤 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거나 꼬투리를 잡는 것은 일상이었고

 물건을 폄하거나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후려치며

 장사하는 상인들을 괴롭히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라이의 오만함에는

 항상 옆에서 지키고 있는 호위 기사 윌터가 있었다.

 

 라이에게 하도 시달린 사람들은

 이제 라이가 다리를 건너온 걸 알게 되면

 그가 있는 거리를 피해 다녔고

 상인들은 그가 사라질 때까지 상점 문을 닫아버리기도 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라이는 점점 거만하고 오만해져갔다.

 자신에게 힘과 권력이 있다는 걸 보면서 자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면서 라이는 점점 더 가학적으로 변해갔다.

 

 카르는 이런 사정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그가 늘 있던 장소는 라이가 오지 않는 외곽이었고

 그에게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들어본 적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무슨 불운이 붙은 건지

 자고 있던 카르가 라이의 눈에 띄어버렸다.

 

 사람들이 전부 자신을 피해버리자 라이는 재미를 볼 수가 없었다.

 누군가를 괴롭혀야 만족할 텐데 괴롭힐 사람이 없는 것이다.

 허기진 사람처럼 괴롭힐 사람을 찾아 계속 돌아다니던 라이는

 결국 외곽 쪽까지 오게 되었고

 거기엔 굶주림과 피로에 지쳐 잠든 카르가 있었다.

 

 라이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를 호위하고 있던 수습 기사 윌터가

 자고 있는 카르를 보며 분통을 터트렸다.

 

 "저런 미친놈이! 도련님이 지나가시는데 잠들어 있다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도련님

 제가 당장 가서 저놈을 혼쭐을 내주겠습니다."

 

 라이는 손을 뻗어 윌터의 행동을 제지했다.

 

 "잠시만 기다려 윌터 나에게 좋은 생각이 있으니까"

 

 윌터에게 가까이 오라 손짓한 라이는 자신의 계획을 얘기했다.

 라이랑 같이 다니면서 그에게 물들어 버린 윌터 역시

 미소를 지으며 역시 도련님은 천재라는 등 라이를 띄워주었다.

 

 

 

 

 오랜 굶주림에 후각이 예민해져 있던 카르는

 고소한 냄새에 잠에서 깨어났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자신의 눈앞에 빵이 떠있자

 이게 꿈인가 싶었던 카르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기를 몇 번 반복했다.

 그러나 빵은 여전히 허공에 둥둥 떠서 고소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헛것이 아니라 확신한 카르는 몸을 벌떡 일으켜 빵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빵이 갑자기 위쪽으로 치솟아 오르며

 종이 한 장 차이로 카르의 손에서 벗어났다.

 

 "아 아깝다"

 

 눈앞에 먹을게 보이자 카르는 필사적으로 변했다.

 다리를 구부린 다음 힘껏 뛰어오른 카르는 빵을 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이번에도 손끝 바로 앞에서 놓쳐 버렸다.

 

 "이익!"

 

 두 번이나 놓치자 약이 바짝 오른 카르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밟고 올라갈 걸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상자를 발견했고 카르가 그것을 가지고 오자

 빵은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손만 뻗은 채 발을 동동 구르던 카르는 결국 빵을 놓쳐버렸다.

 

 "아... 아쉽다."

 

 빵은 건물 맨 위까지 올라간 다음

 난간을 넘어 옥상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곧이어 그 빵을 쥔 라이와 윌터가 고개를 내밀며 낄낄거렸다.

 

 "봤지? 윌터 저 거지새끼 하는 짓"

 

 "네 봤습니다. 도련님 애타하는 모습이 정말 웃기던데요"

 

 윌터와 시시덕거리던 라이는 갑자기 아래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야 이 거지새끼야 이 빵이 먹고 싶냐?"

 

 "네... 네 먹고 싶습니다."

 

 카르는 군침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서 기다려"

 

 잠시 후 건물에서 내려온 라이는

 카르를 품평하듯 쳐다보다 손으로 코를 틀어쥐었다.

 

 "윽... 냄새"

 

 라이 옆에 서 있던 윌터는 기다렸다는 듯

 발을 들어 카르의 배를 힘껏 걷어차 버렸다.

 

 "컥..."

 

 힘에 못 이긴 카르가 뒤로 나가떨어지며 무릎을 꿇었다.

 

 "이 천한 것! 감히 도련님 앞에서 더러운 냄새를 풍기다니"

 

 영문도 모른 채 카르는 고통에 겨워 배를 움켜쥐고 있었다.

 

 "왜 맞았는지 알겠어?"

 

 "자 잘 모르겠습니다."

 

 고개만 겨우 들어 카르가 대답하자 라이가 웃으며 말했다.

 

 "거지새끼가 내가 있는 곳에 서 있으니까 맞은 거야."

 

 "죄 죄송합니다. 빨리 다른 곳으로 가겠습니다."

 

 힘겹게 몸을 일으킨 카르는

 허리를 숙여 인사한 다음 황급히 몸을 돌렸다.

 

 "거지새끼야"

 

 카르가 고개를 돌리자 라이는 손에 든 빵을 흔들고 있었다.

 

 "이 빵이 먹고 싶다고 했지?"

 

 "머 먹고 싶습니다."

 

 카르가 고개를 끄덕이자 라이는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그럼 무릎을 꿇어"

 

 매일 비는 생활을 하던 카르에게

 무릎을 꿇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카르는 황급히 무릎을 꿇었고 라이는 의외라는 듯 입을 열었다.

 

 "어라? 이놈은 자존심이 없나 보네 하하하"

 

 "도련님 거지새끼는 원래 자존심이 없습니다.

 그러니 구걸을 하는 거겠지요"

 

 "그래 맞아 내 생각이 짧았군"

 

 맞장구를 치며 웃던 라이는 턱을 문지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흠... 그렇다면 개처럼 엎드려서 짖어 봐

 그럼 진짜로 빵을 줄게"

 

 성급히 두 손으로 땅을 짚으려던 카르는 멈칫했다.

 윌터와 라이의 일그러진 미소를 보자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라이가 시킨 대로 행동을 한다면

 자기조차 자신을 부끄러워할 거라는 생각이 든 카르는

 차라리 굶어 죽는 게 낫겠다는 심정으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모 못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뭐 못하겠다고?"

 

 라이는 놀랐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평민들도

 자신이 시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했는데

 일개 거지 놈이 못하겠다고 하니 당황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라이는 곧 미소를 지으며 윌터에게 눈짓했다.

 시키는 걸 거부하는 사람을

 강제로 하게 만드는 특효약을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거지 주제에 건방지군!"

 

 빨리 자리를 뜨기 위해 일어난

 카르는 채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한 채 고꾸라졌다.

 윌터가 걷어차 버린 것이다.

 

 카르는 뒤로 떼굴떼굴 구르다 멈추었다.

 갑작스레 당한 일격에 카르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 사이 재빠르게 다가온 윌터가 카르를 발로 마구 짓밟기 시작했다.

 

 "이 거지새끼가! 도련님이! 하라면! 할 것이지!"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라이가 여유롭게 카르에게 걸어와

 그의 앞에 툭 하고 빵을 떨구었다.

 

 팔로 몸을 가리기에 급급하던 카르는

 갑작스러운 라이의 행동에 주목했다.

 

 윌터는 발길질을 멈추고는 라이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았다.

 카르가 자신이 떨군 빵을 바라보자 미소를 지은 라이는

 발을 높이 들어 힘껏 그 빵을 밟은 다음 짓이기기 시작했다.

 

 "거지새끼가 자존심을 부리니까 이렇게 되는 거다. 가자 윌터"

 

 "네 도련님"

 

 자신의 가학성을 만족시킨 라이는 널브러진 카르를 버려두고

 윌터랑 시시덕거리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짓밟힌 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카르는

 이내 고개를 떨구고 기절해버렸다.

 

 

 해가 흘리고 간 빛이 하늘을 주황빛으로 물들이자

 둥지로 돌아갈 시간이 된 새들은 하늘을 가로지르며 날아가기 시작했다.

 하루를 무사히 끝마침에 기뻐하듯 새들은 울었고

 그 울음소리에 카르는 정신을 차렸다.

 

 한동안 멍하니 주황빛 하늘을 보던 카르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라이가 짓밟고 간 빵에는 어느새 개미가 꼬여있었다.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카르는 이내 고개를 돌려

 절뚝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카르의 얼굴이 구겨지더니

 눈물이 한 방울씩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구석에 종이처럼 마구 구겨져 처박힌 자존심이

 이제서야 조금씩 펴지기 시작하자

 서럽고 분하고 억울했다.

 

 "흑..."

 

 팔로 닦아냈지만 눈물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억울해 너무 불공평하다고!"

 

 양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며 카르는 계속해서 움직였다.

 자신을 비웃던 라이에게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한 채

 두들겨 맞은 자신의 꼴이 너무나 한심했다.

 

 "나도 힘이 있다면..."

 

 절뚝거리면서 카르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흐느낌은 어느새 통곡으로 변해있었다.

 

 "까악 까악"

 

 불길한 까마귀 울음소리가 멀어지는 그를 배웅할 뿐이었다.

 
작가의 말
 

 수요일에 만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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