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무협물
무공앱
작가 : 백선우
작품등록일 : 2021.12.28

"무공 익히는 거 쉬워. 앱 하나만 깔면 돼.."

편의점에서 하루 하루 숨만 쉬고 살아가던 한정후에게 어느 날 무공앱을 깔아주는 여자가 등장하고 이때부터 천하 제일 고수를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무공앱(9회)
작성일 : 22-01-04 23:54     조회 : 62     추천 : 0     분량 : 488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무공앱 (9회)

 

 정후가 잠에서 깨어난 건 늦은 오후였다.

 전날 거의 잠을 못 잔 데다가 앵무새들을 잡느라

 많은 내력을 소모하다보니 몰아오는 피곤을

 감당하지 못하고 뻗어 버린 것이다.

 

 정신이 든 정후는 화들짝 놀랐다.

 여긴 내 집이 아닌데..

 내가 아영의 집에서 잤단 말인가..

 어쩌다 이런 실수를..

 옷을 벗고 있지는 않았다.

 이불만 덮여 있었을 뿐이다.

 

 다행히 큰 실수(?)는 아닌 거 같지만

 그래도 실수는 실수다.

 

 정후는 아영이 집에 없다면

 몰래 나가야지 생각했지만

 그마저도 시도 할 수 없게 됐다.

 

 “일어났네.

 코 골면서 잘 자던데..“

 

 정후가 황급히 일어서며 말했다.

 

 “아.. 미안 어제는 너무 피곤 했었나봐.

 난 이만 갈 볼 게.“

 

 아영의 목소리가 정후를 주저 앉혔다.

 

 “밥 차려 놨어. 먹구 가..”

 

 아영의 손에는 밥과 김치와 나물 반찬에

 계란 후라이가 든 식판이

 손에 들려 있었고 그대로

 전동 휠체어에 실려 오고 있었다.

 정후에게 다가온 아영이 식판을 내밀자

 정후는 얼떨결에 받아 들었다.

 

 “얼른 먹어. 식기 전에..“

 

 정후가 식판을 한 번 보고

 아영을 다시 쳐다봤다.

 

 “너..너는?”

 

 “난 너 자고 있는 동안 먹었어.

 식판이 한 개 잖아.

 깨끗이 씻은 거니까 걱정 하지 말고 먹어.

 이럴 줄 알았으면 식판 하나 더 사 놓을 걸..“

 

 아영은 말을 마치고는 전동 휠체어를 돌려

 창가로 가더니 밖을 응시했다.

 정후가 아영을 물끄러미 바라봤지만

 아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같은 시선을 유지했다.

 정후가 다시 식판을 바라봤다.

 

 누군가가 차려 주는 밥상..

 엄마가 떠난 뒤론 처음이다.

 늘 대충 식사를 때우곤 했던 정후에게

 

 나물 반찬과 계란 후라이는

 언제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것이었다.

 어떤 것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였다.

 정후는 엄마가 자주 해 줬던 계란 후라이에

 맨 처음 손을 가져갔다.

 

 아직 열이 식지 않은 따뜻한 계란 후라이.

 분명 아영은 내가 일어날 조짐을 살피며

 후라이를 했을 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았다면 식은 채로 식판에 얹어졌을 것이다.

 두 번째로 밥에 나물 반찬을 얹어 먹은

 정후는 빠르게 식판을 비워 나갔다.

 아영은 창밖을 보고 있었지만 소리만으로도

 정후가 자신이 차려 준 음식을 얼마나

 맛있게 먹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정후처럼 아영도 누군가에게 밥을 차려 준 기억이

 언제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밥과 나물 반찬, 계란 후라이를 새로 하느라

 아영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꽤 오랫동안 주방에서 움직였다.

 

 계란 후라이는 남겨 두었다가

 정후가 깰 조짐이 보이자

 그 때부터 시작한 것이다.

 

 정후와 아영 모두에게

 참으로 안락한 시간이었다.

 서로 말 한 마디 없었지만

 집 안에 흐르는 감정만큼은

 묘한 일치를 이루었다.

 

 정후가 가고 나서

 아영도 피곤함이 밀려왔는지 기지개를 폈다.

 앵무새들도 곤한 단잠에 빠져 있었다.

 

 주말은 정후에게도 일이 없는 날이었다.

 아영의 호출도 없어서 정후는 토납법을 켜 놓고

 밀린 잠을 자고 있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아영이었다.

 

 정후가 반갑게 얼른 전화를 받고는 딴 소리를 했다.

 

 “오늘은 쉬는 날 아니었어?”

 

 “무공 연마에 쉬는 날이 어디 있니?

 밤에 해야 할 수련이 따로 있어.“

 

 정후가 옷을 차려 입고 나간 곳은

 아영이 사는 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야산이었다.

 

 약수터와 배드민턴장이 있어 사람들이 자주 찾는

 바로 근처의 산에 비해 인적이 배우 드문 산이었다.

 그만큼 길도 잘 나 있지 않았다.

 거길 밤에 부르다니..

 

 아영은 미리 나와 정후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후가 다 와서 뛰는 척 했다.

 

 “오래 기다렸어?“

 

 

 “설마 오는 동안에 경공을 쓴 건 아니겠지?”

 

 “당연하지.”

 

 “스텔스 경공이 가능 할 때까지는

 사람들 앞에서 절대 쓰면 안 돼. 알지?”

 

 “그럼 그럼..”

 

 아영이 산을 올려다보더니 말했다.

 

 “집안에서 연습을 했으니 슬슬 실전 모드로 들어가야지.

 여길 택한 건 밤에 인적이 드문 곳이기 때문이야.

 실전 연습을 하기엔 딱이지.

 밤이라 사람이 없겠지만

 혹 한 두 명 있어도 그냥 내달리면 돼.

 그럼 이 밤에 발견 할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사람은 없어.

 산꼭대기에 표지석이 있어.

 한 번 올라 갈 때 마다 내가 주는 공기돌을

 하나씩 표지석 위에 올려놓고 와.

 다 올려놓고 인증샷을 찍고 내려오는 게

 오늘 수련의 마무리야.“

 정후가 순간 물어 보고 싶은 게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억지로 끌어 내렸다.

 아영이 정후를 보더니 금세 알아 차렸다.

 

 “내가 이렇게 되기 전에 아빠랑 올라갔던 산이야.

 사람이 별로 없는 한적한 산이라 아빠가 좋아하셨지.

 표지석은 그 때 본 거야..“

 

 정후가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자신을 속으로 자책했다.

 

 아영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윗주머니에서 초시계를 꺼내 들었다.

 

 정후가 말했다.

 

 “그건 왜?”

 

 

 “농땡이 치지 않으려면 이 정도는 확인을 해야지.

 10분이면 충분히 갔다 올 수 있어.

 그 안에 안 오면 처음부터 다시..“

 

 적당히 하긴 그른 거 같았다.

 시선 처리를 잘못한 죄도 있으니 최선을 다 할 수 밖에..

 정후가 무공앱의 경공 일반 버전을

 실행하고 준비 자세에 들어갔다.

 

 아영이 보고는 초시계를 잡은 손을

 높이 들었다가 내렸다.

 

 “시작~~!!”

 

 기왕에 하는 거 제대로 해 보자는 생각으로

 정후가 처음부터 속력을 올려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산 중턱 즈음 도착 했을 때

 그게 무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좁은 집안에서의 연습과 산을 타는 것은

 거리와 강도에 있어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다.

 아마 아영은 그런 부분을 알게 해 주려고

 오늘 나오게 했는지도 모른다.

 정후는 속도를 조절해 경공을 펼치기 시작했다.

 

 달빛이 있어 산길을 오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행히 오가는 사람은 전혀 없어 보였다.

 얼마 후 정상이 보이고

 

 아영이 말한 표지석이 눈에 들어왔다.

 정후는 공기 돌을 표지석 위에 올려놓고

 오를 때 보다는 빠르게 산길을 내려 왔다.

 

 아영이 초시계를 누르고 보면 9분 21초였다.

 초반에 빨리 올라간 게 생각보다

 빨리 들어온 이유인 거 같았다.

 경공을 펼치지 않았다면

 30분은 족히 걸릴 거리였다.

 정후가 운기를 하며 회복을 하고 있을 때 아영이 말했다.

 

 “2분 휴식 후 다시 올라간다..”

 

 엑! 2분 가지고 충분히 회복이 될까?

 아영이 정후의 마음을 읽었는지

 바로 말을 이었다.

 

 “인터벌 트레이닝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돼.

 일정한 휴식 시간을 주고 같은 강도의 훈련을 하면

 뒤로 갈 수 록 힘들어지지.

 그럼 몸에 강한 자극이 생기고 그걸 이겨내면

 더 큰 힘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생겨.

 이게 실전 연습과 더불어 오늘 수련의 목적이야.

 총 세트. 5번.

 자. 2분 됐다. 고~~!!“

 

 경공인가 육상인가..

 경공 연마에도 인터벌의 개념이 있었다니..

 암튼 사부의 말을 거역하면 안 되는 법이기에

 정후는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또 내달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처음부터 속도를 조절 해

 거의 10분에 맞춰서 들어왔기 때문에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지만 2분의 휴식을 취하고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를 다녀왔을 때

 정후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을 맛 봤다.

 

 누가 옆에서 야구 방망이로 때려도

 다시는 못 할 거 같은 고통이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2분이 지나고

 아영이 다시 고!를 외쳤지만

 정후는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아영이 정색을 하고 말했다.

 

 “이 고통점을 넘기면 가진 힘보다 더 큰 힘을 낼 수 있게 돼.

 평범한 고수가 되느냐 일류가 되느냐의 차이야.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 고통보다는 환희가 오는 순간이 와.

 사람들은 그걸 러너스 하이라고들 하지.

 비슷한 거야.

 고통을 이겨낸 대가로 몸에서 즐거운 기운을 내보내 주거든..“

 

 러너스 하이란 말은 들어 본 적이 있다.

 마라토너들이 종종 느낀다고 했던가..

 살면서 한 번도 그걸 느껴 보지 못한 정후는

 그 기분이 어떤지 느껴보고 싶은 강한 욕망이 생겼다.

 

 고통이 엄습하는 가운데서도

 정후는 다시 경공을 펼쳐 산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래 고통의 언덕 너머에 뭐가 있는지 보고 오자..

 그렇게 마음먹자 여전히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고통은 줄어 들었고 다리도 좀 더 가벼워졌다.

 

 아영은 정후가 포기하지 않고 올라가자

 등을 돌리고는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여기서 끝내야 하나 고민했는데

 역시 제대로 된 놈이 맞구나..”

 

 아영은 그러면서도 혹시나 탈이 나면 어쩌나

 걱정스러운 눈으로 산 위를 올려다봤다.

 아영의 말은 정말 이었다.

 단지 기분 탓인 줄 만 알았던 환희가

 

 점차 정후의 온 몸에 차오르고 있었다.

 

 전력을 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통은커녕

 몸의 무게가 점점 줄어 들고 있었다.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관통되어

 하나의 커다란 혈관으로 이어진 느낌..

 러너스 하이였다.

 

 몸의 무게는 점점 줄어 들어 이제

 깃털 하나 정도로 밖에는 느껴지지 않았다.

 새들이 하늘을 날 때 이런 걸까..

 

 정후가 미션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아영은 정후의 무공이

 일보 전진했음을 알 수 있었다.

 

 몸에 차 있던 내공을 극한까지 끌어 올려

 그 벽을 깨트리는 법을 터득했다는 걸

 아영은 정후의 숨소리를 듣고 알 수 있었다.

 

 환희를 느끼고서 도리어 차분해진 기운..

 

 무공앱이 무공을 하게 만들어 주지만

 정작 쓰는 이의 몸과 마음이

 정진하지 못한다면 그 한계는 점점 작아진다.

 최고 품질의 자전거를 가졌음에도

 다리 근육이 움직이면 못한다면

 아무 쓸모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후는 최강의 무공앱에 걸 맞는

 강건한 신체를 만들 수 있는 원리를 깨달은 것이다.

 쓰면 쓸수록 늘어 날 수 있는 게 내공의 이치였다.

 외공 역시 수련에 비례하나 위로 올라 갈수록

 상승의 폭은 점점 줄어 든다.

 

 그러나 내공은 그 경지의 끝을 아무도 몰랐다.

 마음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측정 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이다.

 

 물론 일갑자, 이갑자 같이 내공의 수치를 표현한 말이나

 화경, 현경, 생사경 같이 환골탈퇴의 경지들을

 묘사한 말들도 있으나 스피드건으로 측정하듯

 숫자로 찍혀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건 즉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과 같았다.

 

 무공앱은 그런 면에서 무공의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비급이라고 할 수 있었다.

 평범한 일반인이었던 정후를 보름도 안 되는 사이에

 어림잡아도 중급 이상 가는 고수도 만들어 주었으니 말이다.

 

 물론 아직 경공만 보면 그런 것이지만

 다른 여타 무공을 보태어 일류 고수가 되는데도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적어도 수십 년이 걸려 아영이 할머니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후는 그 후로도 꾸준히 산을 탔고

 몰라보게 내공이 증진됐다.

 경공 또 한 내공에 비례해서 같이 가고 있었다.

 아영은 자신의 기대 이상으로 잘 해 내고 있는

 정후가 매우 자랑스러웠다.

 

 “좋아. 오늘 회식이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5 무공앱 (15회) 2022 / 1 / 12 88 0 3731   
14 무공앱 (14회) 2022 / 1 / 11 66 0 4983   
13 무공앱 (13회) 2022 / 1 / 9 64 0 4620   
12 무공앱 (12회) 2022 / 1 / 8 58 0 4858   
11 무공앱 (11회) 2022 / 1 / 7 53 0 4741   
10 무공앱 (10회) 2022 / 1 / 5 63 0 4819   
9 무공앱(9회) 2022 / 1 / 4 63 0 4885   
8 무공앱 (8회) 2022 / 1 / 2 57 0 4811   
7 무공앱 (7회) 2021 / 12 / 30 62 0 4700   
6 무공앱 (6회) 2021 / 12 / 30 59 0 4801   
5 무공앱 (5회) 2021 / 12 / 28 63 0 3793   
4 무공앱 (4회) 2021 / 12 / 28 63 0 4879   
3 무공앱 (3회) 2021 / 12 / 28 69 0 4684   
2 무공앱 (2회) 2021 / 12 / 28 85 0 4705   
1 무공앱 (첫 회) 2021 / 12 / 28 263 0 5128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