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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명탐정 이원희의 단편과 사건수첩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4

소녀탐정 이원희가 겪은 각종 단편사건들과 그녀의 사생활을 모두 공개한다. 사건수첩과 단편소설 형식으로...!!

장편도 연재하겠지만 그건 길어서 우선 단편을 올리기로 한다!!~~

 
[중단편] 오해 때문에 파멸당한 사나이 (하편)
작성일 : 20-11-08 17:35     조회 : 432     추천 : 0     분량 : 7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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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오사카까지 내려가서, 그렇게 나의 과거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을 죽이고 돌아온 날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러나 나도 그간 내가 오사카까지 원정을 가서 저지른 살인사건의 동정을 살펴보았지만, 그 문제의 살인사건은 단지 지방신문에만 조그맣게 났을 뿐 방송에는 아예 나오지도 않았다. 또, 그 신문에서조차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강도일 거라고 추측했을 뿐이었다. 모든 것은 이상적이었다.

 '내가 그 사건의 범인이라고는 꿈에도 추측하지 못하겠지... 이제 나의 과거지사는 완전무결하게 어둠 속에 묻혀버린 거야...'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젠 아무 걱정 할 필요도 없다고 여겼다. 나는 그런 걱정 따윈 어느 사이엔가 다 잊어버리게 되었고, 그런 가운데 세월은 별 탈 없이 잘 흘러갔다.

 

 그로부터 반년 넘는 시간이 지난 어느 따스한 봄날의 밤, 그 날은 이듬해 4월 초순이었다. 그런 봄날의 밤에, 도쿄 최대의 빌딩 시어즈 타워의 스카이라운지에서는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오늘은 나의 새로운 신작 소설의 발표회 날, 나는 일류호텔에서 많은 유명인사들을 불러놓고 새로운 발표회 파티를 열고 있었다.

 '에... 여기 모이신 신사숙녀 여러분, 본인의 신작 발표회를 위해 여기 이렇게 모여주신 점 깊이 감사드리며...'

 나는 연단에 올라, 초대된 많은 사람들을 향해 기쁜 듯이 또박또박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번 새로운 신작 소설의 묘미를...

 나는 이윽고 모든 연설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왔다. 사람들은 내 연설이 훌륭했다고 수군대면서 그 사이로 아름다운 멜로디가 감미롭게 흐르기 시작했는데...

 바로 그때였다. 바깥이 시끌벅적하더니, 옥신각신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글쎄 지금은 안된다니까요!"

 "우린 경찰이오. 끝까지 방해하면 공무 집행방해죄로 인정하겠소! 비켜주시오."

 이런 소리가 회장을 지키고 있는 경비원들이 있는 정문 바깥에서 들려오는 것이었다.

 나는 [경찰]이라는 말에 흠칫했으나, 설마 그렇게 철저하게 꾸몄는데 별 일이 있겠느냐는 듯이 오히려 당황하면 더 이상한 눈치를 보이게 된다 싶어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는 침착하게 굴었다. 하긴, 경찰이 왔다고 꼭 나를 찾으러 왔다는 보장도 없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정문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무슨 일이오?"

 지금 연회의 개최자인 내가 정문 밖으로 나오면서 문 앞에 있던 경비원들에게 묻자, 그들이 안타깝다는 듯이 대답해준다.

 "죄송합니다. 이 경찰분들이 갑자기 찾아와 누군가를 연행해야겠다고 해서..."

 [연행]이라는 말에, 나는 약간 놀랐으나 그게 꼭 나라는 말도 아직 듣지 않은 상태라 애써 태연을 가장하면서 이와 같이 물었다.

 "무슨 일이신데요? 여긴 명사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연행해갈만큼 질이 나쁜 분들은 없는데요. 혹시 잘못 알고 오신 것이 아닙니까? 아니면, 혹시 여기 오신 정치가나 사장분들 중에서 누가 비리라도 저질렀습니까?"

 내가 묻자, 그때 돌연 50살쯤으로 보이는 금테안경이 빛나는 한 건장한 체구의 중년남자가 앞으로 척 나오더니 내가 뭐라 할 틈도 없이 내 손에 수갑을 철컥 채우는 것이었다.

 "저는 동경 경시청의 수사 제 2과 오카야마 켄지 반장입니다. 아야노 미쓰노 씨죠? 당신 얼굴이라면 요즘 텔레비전이나 신문 등에서 많이 보아서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을 6개월 여전, 오사카 **지구에서 벌어진 노인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체포합니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건 어떻게 된 것인가? 무슨 방법으로 내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 그때, 나를 보았던 목격자는 아무도 없는데... 들어갈 때도 나갈 때도 분명 주변을 살피고 들어갔었는데... 혹시 내가 거기 지문을 채 지우지 않았었나? 아냐! 혹시 지문이 남아 있을까 싶어 마시던 찻잔까지 가지고 나왔었는데...

 테이블 위의 지문은 틀림없이 몇 번씩이나 지웠었다. 잘못 알았을 리가 없어. 근데 이건 어떻게 된 거지?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그런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웬 10대 후반쯤의 한 젊은 여자가 내 앞으로 다가오면서 밝혀주었다.

 "지금 무슨 생각하고 계시는지 알아요. 어떻게 내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았느냐고 어리둥절해하고 계시죠?"

 "아, 아가씬 누구야?"

 내가 어처구니없어 묻자, 그 소녀는 나에게 간단명료하게 답변하였다.

 "저는 이원희! 동경 경찰청의 협력자라고 보면 맞으실 겁니다. 일종의 명예여경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바로 당신이 저지른 살인의 현장을 처음 목격한 사람이기도 하죠."

 "아니? 처음 목격자라니? 난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나는 일부러 시치미를 떼려고 능청을 떨었다. 그나저나 이건 무슨 소리야? 이 동경의 명예여경이라는 이 여자가 어떻게 오사카에서 벌어진 사건의 처음 목격자라는 거야? 난 그 사건을 오밤중이 다 되어서 돌아온 그 집 식구들이 목격하고서 경찰에 신고한 줄 알았는데...

 "흥, 말은 그렇게 태연히 하지만 지금 내가 어떻게 그 집 살인사건의 처음 목격자가 되었는지 궁금하시겠죠? 당신의 눈이나 얼굴을 보면 알수 있어요. 비록 말은 안 해도, 표정이 말하고 있는 걸요. 가르쳐드리죠. 실은..."

 원희라는 그 소녀의 사연은 대충 이러했다.

 

 마침, 그때 이 원희라는 여자는 무슨 일이 있어서 오사카에 잠시 내려가 있던 중이었다고 했다.(이때는 공교롭게도 원희 장편 시리즈 제 19부인 [세토 대교 연쇄 위장자살 사건]때였다. 원희가 이 사건으로 인해 오사카에 잠시 내려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원희는 그 날 사건 해결차 정보를 수집하러 뛰어 다니다가 우연히 그 집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원희는 뭔가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무척 부잣집으로 보이는 집의 소슬대문이 활짝 열린 채, 대문 바로 앞에는 피묻은 금딱지 시계 한 개가 떨어져 있는 등 누군가 안에서 뭔가 잔뜩 챙겨들고 나간 흔적이 있더라는 것이다. 더구나, 자세히 들어보니 그 집안에는 인기척도 없는 것 같았고...

 원희는 이 상황을 보고는,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사태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둔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필시 빈 부잣집에 도둑이 든 거라고 판단하여, 일단 자기도 모르게 그 집안으로 들어갔다. 자신도 어쨌건 경찰의 협력자인 마당에, 빈집털이가 들었는데도 모른 체하고 지나가는 것은 도리가 아닐 듯 싶어서... 일단 이 집안에 들어가 조사해보고, 도둑이 든 것이 확실하다면 하다못해 경찰에 신고라도 해줄 참이었다.

 그런데, 그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그도 그럴 듯이, 그 집에 들어서는 순간 저쪽 사랑채에 있던 응접실의 문이 활짝 열려 있고 그 문 너머로 한 노인이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 있었으니 그럴 수밖에... 그녀는 무서운 비명을 지르고 나서, 즉각 핸드폰을 꺼내 오사카 지경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죠! 오사카 경찰이 도착하여 나에게 사정 상황을 물어볼 때, 저는 경찰과 함께 현장에 들어갈 수 있었죠. 그런데 그때 보니까 아무리 경찰이 뒤져도 지문은 전혀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노인이 쓰러져 죽어 있던 테이블 근처에 있던 한 개의 소파가 흠뻑 젖어있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저는 그 젖은 소파를 조사해보라고 건의했죠. 그랬더니, 그 소파를 흠뻑 젖게 만든 수분은 뜻밖에 땀이더군요.

 근데, 죽어있는 노인을 보니까 전혀 땀을 흘리지 않았어요. 사람이 죽으면 신진대사 기능이 정지하니까 한번 흘린 땀은 금방 날아가지 않고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땀이 범인의 것일 거라고 추측했어요. 그 집 식구들은 아침 일찍 나가서 범행 시각인 오후 3시경까지 전혀 돌아오지 않았다니, 해답은 그것밖에 없었죠.

 전 그때 확신했어요. 강도가 아니라, 어떤 손님이 강도를 위장하여 이 할아버지를 해친 것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숨어 들어온 강도에게 노인이 응접실에 나란히 앉아 있자고 할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경찰에게 부탁하여 그 땀에 흠뻑 젖은 소파 시트를 잘 조사해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뜻밖에 그 집 식구들의 것이 아닌 몇 올의 머리카락이 시트에 붙어 있더군요. 그것을 국립수사연구소에 보내어 혈액형과 유전자 감식을 해보았죠.

 물론, 일반인들은 유전자 감식을 하지 않으니까 여간해서는 범인이 누군지 알 수 없겠지만 그저 막연한 단서라도 잡고 싶어서 그렇게 했던 거예요. 그런데, 반년 정도 지나 유전자 감식과 모든 조사가 끝난 바로 어제, 놀랄만한 결과가 나오더군요. 그 유전자 디엔에이 구조는 바로 당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뜻밖에, 바로 한달 전 선생님의 유전자가 유전자 은행에 보관되어 있더군요."

 그 소리를 듣고, 나는 아차했다. 그랬구나! 내가 그때 노인의 증언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던 나머지 얼마나 식은땀이 많이 흘렀던가? 그때 그 땀이 시트에 촉촉히 배어들었던 것이 틀림없었다. 그때, 내가 소파에 지댔을 때 내 머리칼 몇 올이 그만 진득한 땀에 붙어 그 소파에 남아 버렸구나! 이럴 수가... 나는 맥이 탁 풀렸다.

 그러고 보니, 나의 또 하나의 불운은 바로 지나치게 돈을 욕심낸 데 있었다.

 한달 전쯤에, 내가 잘 아는 어떤 친구가 찾아와 나에게 유전자를 팔지 않겠느냐고 제의한 것이다. 유전자를 팔다니? 이것은 또 무슨 소리인가?

 친구의 말에 의하면, 요즘 나같은 뛰어난 작가들이나 운동선수, 텔런트, 영화배우, 가수 등 스타들은 자신의 몸 혈액이나 피부에서 유전자를 빼어내어 유전자 은행에 예치하여 두고 그것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비싼 값으로 파는 것이 대유행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산 고객들은, 그 유전자를 마치 목걸이 향수나 귀걸이 향수처럼 특수한 밀폐용기 속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남들에게 뽐내고 다니는 것이 보통이고...

 좌우간 요즘은 돈있는 것들은 뭐든 신기한 것은 다 가지고 싶어 환장하는 시대이니까... 하긴 스타라면, 운동화나 입던 팬티까지도 비싼 값으로 팔리는 시대에 유전자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듣자 하니, 이미 이웃 미국에서는 이런 유전자 장사가 떼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결코 푼돈이 아니었다. 이런 유전자목걸이나 귀걸이 하나는 그 주인의 가치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나같은 경우는 잘만 팔면 한 개에 무려 백만 엔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도 그때쯤은, 일본 출판계에서 전자북이든 종이책이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작가가 되어 있었으니까 말이다. 나의 유전자는 열성팬이 많은 만큼, 그렇게 비싼 값으로 팔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솔깃했다. 고작 병아리 눈물만큼 세포를 떼어주고는 백만 엔이라니? 내가 지금은 아무리 돈을 많이 번다지만 그런 제의는 뿌리치기 어려웠다. 그 친구에 의하면 한번 헌혈하는 만큼 피를 빼면, 적게 잡아도 이런 유전자 목걸이나 귀걸이 20개는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싸게 팔아도 한번에 천만엔, 그 친구에게 수고비와 만드는 값을 주기로 하고 반타작을 하여도 한번에 무려 오백만 엔, 괜찮은 장사가 아닌가?

 그래서, 나는 그 며칠 후, 그 요구를 승낙하고 당장 그를 따라가 피와 피부조직 일부를 떼어내어 일단 살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유전자 은행에 맡겨 두었었다. 그런데, 그게 뜻밖에 이런 결과로서 나타날 줄이야!

 '어이구, 이럴 수가... 내가 괜히 지나친 돈 욕심을 부린 탓이다.'

 나는 한없이 개탄하였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나는 결국, 이렇게 확실한 물증을 잡혀 변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밀어닥친 경찰에게 잡혀가게 되었다.

 

 나는 경찰에 잡혀가 심문을 받은 끝에, 그 노인을 죽인 살인동기에 대해 자꾸 추궁당하자 결국 7년 전의 그 사건도 불고 말았다. 하긴 이제 결과는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이다. 한 명 죽이나 두 명 죽이나 형량은 별 차이가 없을 테니까...

 차라리 그럴 바에는, 일찌감치 첫 번째 범행을 털어놓고 그 범죄의 불가피성을 낱낱이 밝혀 검찰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서 한 일이었다.

 결국, 7년 전의 그 사건도 밝혀졌고 나는 결국 두 사람을 죽인 죄로 구치소에 검거되었다.

 그런 어느 날, 나를 찾아온 면회인이 있었다.

 '23호! 면회다!'

 나는 간수의 손에 이끌려 그 면회인을 만나러 갔다. 나는 그 순간, 놀라고야 말았다. 뜻밖에, 나를 찾아온 사람은 원희였다. 나를 검거한 그 경찰의 협력자라는 명탐정 말이다.

 "안녕하세요?"

 그녀는 나에게 인사를 했다.

 "뭐하러 왔니? 명예도 지위도 다 잃고 큰집에 온 사람 몰골 구경하러 왔니?"

 나는 어쩐지 고깝잖다는 듯이 물었다. 그녀는 내 대답에, 미리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나에게 설명해주었다.

 "제가 못마땅하신 모양이군요. 하긴 그럴 테죠. 자신을 잡아넣은 사람이 반가울 리가 없으니까... 그 마음 이해해요. 단지, 제가 오늘 여기 온 것은 선생님께 놀랄만한 진실을 전해드리고 싶어서 온 거예요! 과거 7년 전의 선생님 범죄와 관계된 사건 말이에요."

 "뭐? 놀랄만한 진실? 그게 뭔데?"

 나는 그녀가 못마땅하긴 했지만, 나에게 관계된 사건에 대한 진실이라길래 나도 모르게 귀가 솔깃해져서 그녀에게 다가앉으며 되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그 질문에 참으로 착잡하다는 듯이, 나를 동정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한숨을 폭 몰아쉬며 대답해주었다. 참으로 딱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듯이...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선생님은 알고 보니,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전혀 상관없는 일에 놀래서 지레 짐작 때문에 인생을 망쳤더군요."

 원희가 그에게 참으로 착잡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리고, 이와 같이 덧붙였다.

 "당신이 그때 유호의 시체라고 믿었던 그 여자 시체, 처음 텔레비전 뉴스 보도에서 보고 알았다는 **지구에서 나왔던 문제의 시체 말인데요. 그 시체는 제가 나중에 알고 보니까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어 해체되었던 前(전) 이케다 사장 명의의 회사청사 건물의 벽 속에서 나왔던 것이 아니라, 바로 그 근처의 고옥 주택의 정원에서 암매장된 시체였어요. 재개발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그 근처에서 기초공사를 하면서 땅을 파다가 우연히 발견했던 거죠.

 그리고, 그 사건의 범인은 벌써 잡혔고요. 알고 보니, 어떤 야쿠자가 12년 전에 부인을 살해하여 마당에 묻은 거더군요. 당신이 회사청사 건물 속에다 묻은 그녀의 시체는 무너져도 감쪽같았어요. 오랜 세월 부패하여 몇 개의 뼈만 남은 시체가, 거대한 청사건물이 무너뜨리는데 발각이 날까요? 청사건물을 다이너마이트로 주저앉게 만들 때, 감쪽같이 파편 속에 부서져 같이 섞여버리겠죠. 쉽게 발각나지 않아요. 그런 것을, 당신이 지레 겁을 먹고는 제 2의 범행을 저지르는 바람에 완전범죄가 될 뻔했던 당신의 계획이 탄로난 거죠."

 그 소녀의 증언에, 나는 아뿔싸 했다. 그것은 7년 전, 그 유호라는 계집이 나를 혼인빙자 간음죄로 고소하겠다고 했을 때 느꼈던 그 쇼킹한 충격 그대로였다.

 아이고, 그냥 있었으면 아무런 일도 없을 것을...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내가 괜히 지레 짐작으로 인해 경솔한 행동을 해서 내 인생을 망쳤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나의 안타까운 얼굴을 쳐다보면서, 그 원희라는 소녀는 나에게 다음과 같이 씁쓸한 충고를 하였다.

 "너무나 안타깝군요. 미쓰노 씨, 결국 당신은 죄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 해, 연쇄적으로 더 큰 죄를 지었어요. 그래요. 당신 말마따나 그 죽은 유호는 인간쓰레기이고, 인간으로 쳐주기도 뭐한 인간이었죠. 저도 그 점만은 동감이죠. 하지만, 당신의 실수는 차라리 그렇게 되었으면 일찌감치 자수하고 국가와 독자들에게 상황을 납득시켜 선처를 호소했어야 할 문제였는데, 그것을 막지 못하고 충동에 말려들어 다른 애매한 사람까지 죽이고 말았다는 거예요. 죄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지은 도미노식 범죄... 참으로 안타깝군요.

 잘 명심해 주세요. 참된 용기란, 실수에 대한 처벌을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치는 것, 그것이 참된 용기죠. 그러는 편이 형량도 가장 적을 수밖에 없는 문제인데... 당신은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이시면서도 참된 용기에 대해서는 제일 모르고 계셨던 모양이로군요."

 그 원희라는 소녀는, 그렇게 참으로 나에게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면회실에서 나갔다.

 현장에 남은 나는, 형사들의 나를 쏘아보는 듯한 눈빛이 의식되어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고야 말았다. 결국, 나는 내가 쓴 추리소설의 주인공이 되고 만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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