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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사님~ 제발 그것만은...
작가 : 라미루이
작품등록일 : 2020.8.1

일년전 사별한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기만 하면 분위기가 요상해져..이를 어쩌지..잠을 안 잘 수도 없고..남보다 생생한 꿈을 꾸는 시아 엄마
"정이수"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처절한 생존 육아 분투기. 얼마 전부터.. 귀가 간질간질.. 아이들 속마음까지 들리는데. 과거 계약연애를 했던 이사님은 늘찬 아빠가 되어 나타나고. 이사님과의 좌충우돌 티키타카는 현실이라네~
#꿈환상공포호러판타지 #여주히어로 #여주사이다 #이사님은엉뚱찌질집착파트너 #무궁무진스토리 #로코물 #재회물 #육아물 #이세계모험물
ramilui5058@gmail.com

 
11. 누구나 첫날은 힘든 법이야...
작성일 : 20-08-05 23:21     조회 : 41     추천 : 0     분량 : 6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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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해? 시아 지금 수업 마치고 나왔는데."

 

 "저기.. 이사님, 제가 바로 갈게요."

 

 "천천히 와도 돼. 시아, 늘찬이랑 잘 놀고 있으니."

 

 "5분이면 가요. 시아 조금만 봐주세요."

 

 "알았어."

 

 이수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뛰어가다시피 한다.

 

 부스스한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 거울을 들여다보고 얼굴 화장을 점검한다. 눈 아래 다크서클이 너무 진해 보이네...

 

 (요즘 꿈자리가 너무 뒤숭숭해. 낮잠 자면서 흉흉한 꿈이라니.)

 

 고질적인 편두통이 도진 듯 한쪽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온다.

 

 그녀는 왼쪽 관자놀이를 손가락 끝으로 둥글게 누르며 서둘러 집을 나서 학교로 향한다.

 

 (첫날부터 내가 지각할 줄이야. 선생님 얼굴이라도 보고 아이는 어땠는지 별 일 없었는지 물어보기라도 해야 되는데.)

 

 (어쨌든 내 불찰이야. 잠깐 소파에 누워 TV 본다는 게 푹 단잠을 잘 줄 누가 알았겠어. 대낮부터 악몽이나 꾸고.)

 

 (아이고, 머리야.)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새 교문에 도착하니 아이들 손을 잡고 무리 지어 서있는 엄마들.

 

 연한 갈색 모자를 쓴 보안관 아저씨들이 횡단보도 끝에 서서 막무가내로 뛰어가는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는데..

 

 (시아는 어디 있지?)

 

 북적거리는 교문을 지나 운동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철봉 주위에 태오와 아이들이 모여있다.

 

 시아와 늘찬은 철봉에 나란히 매달려 배꼽까지 상체를 들어 올리곤 앞으로 뱅글 도는 놀이를 반복한다.

 

 "엄마,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미안, 엄마가 할 일이 많았어."

 

 "내일부터 늦으면 안 돼."

 

 "그래, 시아 나오기 전에 와서 기다릴 테니 걱정 마."

 

 겨우 굳은 표정을 풀어 안심하고는 철봉으로 돌아가는 아이.

 

 태오는 시아와 늘찬이 높은 철봉에 매달리는 걸 도와주고 있다.

 

 이수는 그에게 다가가는데..

 

 "이사님, 고마워요. 제가 다른 일 땜에 바빠서 좀 늦었네요."

 

 "뭘, '엄마들'끼리 늦으면 서로서로 아이들 봐주는 거지."

 

 "근데, 3반 선생님이 별말씀 안 하셨나요?"

 

 "아, 선생님이 시아 물 싸주라고 하시던데? 수업 시간에 목마르다고 물 찾는 경우가 많다네."

 

 아이가 요즘 들어 갈증이 많이 나는지 물을 자주 찾았는데, 학교에서도 그랬나 보다.

 

 "내일부터는 가방에 보리차 넣어 줘야겠네요."

 

 "응, 늘찬이도 물 넉넉히 담아서 넣어주려고."

 

 "근데, 선생님이 아이들 데리고 교문 앞까지 나오더라고."

 

 "아무래도 1학년이니 엄마 아빠들 얼굴 보고 직접 아이들 데려다주는 거 같아요."

 

 "아까 선생님 뒤에 줄 서서 나오는데 표정들이 다들, 멍 때린다 해야 되나?"

 

 "첫날이니 적응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병아리들이 처음 밖에 나온 거랑 똑같겠지."

 

 "누구에게나 '첫날'은 힘든 법이죠. 한마디로 정신 쏙 빼놓는 하루."

 

 이수와 태오는 대화를 잠시 멈추고, 서로를 바라보며 싱긋 웃는다.

 

 아이들은 철봉에서 껑충 내려오더니 농구골대를 지나 화단 쪽으로 달려간다.

 

 몇몇 또래 친구들이 "같이 가아" 하며 뒤를 쫓는데..

 

 "늘찬이랑 친하게 지내서 다행이네요."

 

 "짝꿍이니 사이좋게 지내야지. 그리고 엄마, 아빠들끼리 트러블 없이 지내면 아이들도 잘 지내는 법이야."

 

 "그런가요, 이사님?"

 

 "그럼. 이 정도면 좋게 좋게, 잘 지내는 거지. 뭘 더 바래?"

 

 어쩔 때는 서로 못 잡아먹어서 티격태격하다가도, 조금 지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의 대화를 주고받는 이수와 태오.

 

 아이들은 그런 들쭉날쭉한 기복 없이 쭈욱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마음은 같으리라.

 

 (정이수. 너도 이 인간이랑 20년 넘게 연을 이어오고 있으니, 나름 소힘줄처럼 질기고 질긴 인연이라 할 수 있을까.)

 

 이수는 화단에 옹기종기 쪼그려 앉아 흙을 파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멍하니 회상에 잠긴다.

 

 (첫날이라..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이지.)

 

 

 ***

 2002년 7월 초, T사 인프라지원실 회식.

 

 "오늘 테헤란로 그 넓은 길이 사람들로 꽉 찬 거 봤어?"

 

 "어디서 뿌려대는지, 빌딩 위에서 색종이며, 반짝이들이 떨어져 내리고.."

 

 "변 과장님, 무슨 메이저 리그 우승 퍼레이드 하는 거 같았어요. 뉴욕 양키스 같은 팀이요."

 

 "주 대리, 메이저 리그, 양키스보다 더한 거지. 이건 월드컵이야!! 월드컵!!"

 

 술잔을 들다 말고 꺾는 변태균 과장의 기세에 눌려 움츠러드는 주 대리.

 

 "그럼요. 월드컵 4강이 꿈이야 생시야. 우리 평생 "단 한번" 있을까 말까 한 빅 사건이라고!!"

 

 "포르투갈 이길 때만 해도 이걸로 만족이다 했는데, 이탈리아 꺾고, 스페인마저 밟을 때엔 정말 눈물이 다 나더라."

 

 "정말 지난 한 달 동안 꿈만 같았는데 길거리에서 응원하고 골 넣을 때마다 얼싸안고 환호하고."

 

 "아까 화환 둘러쓴 선수들 태운 차량 지나갈 때 가까이 가서 사인받고 싶더라니까."

 

 "홍명보, 황선홍, 유상철 그리고 박지성, 안정환, 이을용, 송종국.. 앞으로 이런 국대 멤버 보기 힘들 거다."

 

 "철벽 골키퍼 이운재 빼면 섭하죠. 과장님."

 

 "난 이영표랑 차두리가 좋더라. 호호홍."

 

 "크아, 명보 형, 선홍이 형, 가지 마요. 히딩크 감독도 떠나지 말아줘요! 흑흑."

 

 "자아, 월드컵 4강을 축하하며! 꿈같은 이 시절을 위하여~ 건배에에!"

 

 각자 손에 든 소맥잔이 시계 방향으로 출렁대는 파도를 타듯이 차례차례 비워진다.

 

 "캬아아, 시원하다, 시원해! 오늘따라 더 잘 생겨 보입니다요! 실장님."

 

 술잔을 다 비우고는 어김없이 알랑방구를 뀌는 변 과장.

 

 기다란 술상 가운데 상석에 자리 잡은 하태오 실장은 아무 말 없이 술을 따르려 하는데..

 

 "어허, 유 대리. 옆에서 뭐해. 술 따라드리지 않고?"

 

 "아, 예."

 

 (근데 신입은 어디 간 거지? 자리 비운 지 꽤 된 거 같은데..)

 

 실장님 옆 비어있는 자주색 방석이 유독 허전해 보인다.

 

 "어이, 유 대리, 오늘 입사한 '햇병아리', 대체 어디 간 거야?"

 

 "아, 그게..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술잔이 오고 간지 한 시간도 안되어 얼굴이 불콰해진 변 과장이 목청을 높인다.

 

 "신입 사원이 자리를 안 지키고, 얼굴도 안 보이면 어쩌자는 거야? 라떼는 말이야, 회식 자리 한 번 앉으면 떠나질 않았다고.

  안 그렇습니까요, 실장님?"

 

 (어휴, 저 인간. 또 발동 걸렸네. 술만 마셨다 하면 꽐라가 돼버리니.)

 

 "마셔요, 이 대리님. 뭐하세요? 원샷!"

 

 (비교하긴 그렇지만 웹개발팀 신입은 싹싹하게 술도 잘 마시고, 어울리기도 잘하는데.

 우리 팀 신입은 잠수나 타고 말이야. 어휴 싹수가 노랗다, 노래.")

 

 미닫이문을 드르륵 열고 마루턱에 주저앉아 자신의 구두를 찾는 유 대리.

 

 (내가 신입 사원 뒤치다꺼리까지 해야 되나.)

 

 (오늘 남친이랑 오붓하게 데이또나 하려 했는데. 이게 뭐냐구.)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봐도 받지를 않고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간다.

 

 (정이수. 도대체 어디 짱 박힌 거야?)

 

 월드컵 퍼레이드 때 무리에서 홀로 뚝 떨어져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던 모습이 떠오른다.

 

 다들 환하게 웃고 떠들고 흥분하는 가운데 혼자 외롭고 우울한 표정이라니.

 

 식당 밖으로 나와 주위를 둘러봐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면, 숨어 있을 만한 장소가 어디일까?)

 

 유 대리의 눈에 주방 옆으로 길게 이어진 복도 끝 화장실 표시가 보인다.

 

 허름한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 보니 굳게 닫혀 있는 칸 하나.

 

 (저기 앉아 있을 거 같은 강력한 예감이 드네.)

 

 "똑똑" 문을 두드리며 "이수 씨?"하며 나지막이 부른다.

 

 대답이 없다. 다시 한번 "정이수 씨!", 소리 높여 불러본다.

 

 "아, 저. 여기 있어요. 유 대리님이죠?"

 

 "저기, 사람들이 어디 갔냐고 찾고 그러네. 무슨 일 있어?"

 

 "아, 아뇨. 괜찮아요. 저, 금방 나갈게요."

 

 안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여자의 본능적인 직감으로 울고 있음을 알아채는데...

 

 "뭔 일 있구나? 왜 그래?"

 

 "저 그게. 별일 아니에요."

 

 "뭐가 별일 아니야? 울고 있구만."

 

 문을 열어줄 기미가 안 보이자, 그녀는 옆의 칸에 들어가 변기 뚜껑을 내리고는 그 위에 털썩 주저 앉는다.

 

 "오늘 입사 첫날인데, 무슨 일일까? 술 많이 마셨어?"

 

 "네, 좀 많이. 변 과장님이 자꾸 원샷하라 해서."

 

 신입 옆에 바짝 달라붙어 술을 권하던 뻔뻔한 그 인간이 떠오른다.

 

 임산부처럼 똥배가 부풀어 바닥에 닿을 듯한 사내의 "마셔, 마셔!" 하던 지껄임.

 

 "그래서 도망 나온 거야? 이수 씨?"

 

 "그렇다기보다는."

 

 "나도 힘들더라.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인데도 유독 힘드네."

 

 "그러게요. 오늘 월드컵 퍼레이드도 하고 그런 날인데."

 

 "그러고 보니 나도 입사 첫날에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나."

 

 "대리님두요?"

 

 "그럼, 정신없었지. 여기저기 인사 다니고 불려 다니고 화장실 갈 틈도 없이.."

 

 누군가 화장실로 벌컥 들어오더니 비어있는 칸에 자리 잡아 물을 내린다.

 

 "쪼르르르" 물 떨어지는 소리.

 

 그들은 숨을 죽이고 누군가가 자리를 떠나길 기다린다.

 

 손을 씻고, 화장을 고치고, 거울을 바라보다 화장실 문을 박차고 나가는 소리.

 

 "저기, 누구나 '첫날'은 힘든 법이야. 특히 입사 첫날은 더 심하다구."

 

 (학교와 회사는 우리를 둘러싼 공기 자체가 다른 법이니까. 도저히 상종 못할 인간 말종들도 많고.)

 

 "감사해요. 이렇게까지 절 위로해주시고."

 

 순간, "위이잉"하고 울리는 이수의 폰. 그녀는 폰을 잠시 들여다보다 탁 닫아버린다.

 

 "전화받아야 되는 거 아냐? 급한 전화일 수도 있고."

 

 "아뇨. 그런 거 아니에요."

 

 유 대리는 옆의 칸을 감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혹시 남친이 연락한 거 아니야?"

 

 "그, 그게.."

 

 (역시나 "그 문제"인가.)

 

 이수는 물때가 군데군데 낀 천장 타일을 바라보다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한숨 소리 다 들리거든?"

 

 "대리님, 제 한숨 소리가 너무 컸죠?"

 

 "남친이랑 사이는 좋은 거야?"

 

 "그냥 그래요."

 

 "원래 여자가 먼저 입사하면 많이 싸워. 나도 그랬던 거 같아."

 

 "그런가요."

 

 "남친이 아직 학생이야?"

 

 두께가 1cm는 될까, 부실한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여자들만의 대화가 길어지는데..

 

 "남자 친구가 속 썩이는 건 아니겠지?"

 

 "그게.."

 

 메시지가 연달아 도착하는 진동 소리가 이어진다. 잠시 확인하다 폰을 천천히 닫는 소리.

 

 "이수 씨, 이제 나갈까? 계속 앉아있으니 갑갑한데 말이야."

 

 "넹."

 

 나란히 문이 열리고, 두 여자가 나온다.

 

 이수는 눈이 벌게졌고 눈물 자국이 가늘게 남았다.

 

 "이쁜 얼굴 다 망친다."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 "피시식" 싱겁게 웃는다.

 

 "거울 보고, 화장 좀 고치자."

 

 손을 씻고 나가려는데 세면대 옆에 놓인 이수의 폰이 요란하게 떨린다.

 

 "남친 맞지? 어디 한번 보자."

 

 유 대리는 그녀의 폰을 다짜고짜 집어 들더니 내용을 확인한다.

 

 "어쭈, 이 놈 봐라. 스토커가 따로 없네."

 

 [왜 전화 안 받아?? 나 복장 터지는 꼴 보고 싶어?

 너 보고 싶어 미칠 거 같다고. 남들은 금욜이다 뭐다해서

 데이트하는데 넌 뭐야? 잠수나 타고.

 회사 출근한다고 그렇게 남처럼 굴면. 나 어떻게 살라고.

 어디야? 내가 거기 당장 찾아갈 테니. 꼼짝 말고 기다려!]

 

 "여기 어딘지 알려줬어?"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는 이수.

 

 "그럼, 당장 핸드폰 꺼 버려!"

 

 "네에?"

 

 "어차피 전화받지도 않고, 답장도 안 줄 거잖아? 안 그래? 그 망할 전화 꺼버리라고."

 

 "그래도 남친이 걱정하면."

 

 "걱정? 정말로 걱정이 되면 이렇게 집요하게 메시지 보내고 전화하고 그러지 않아.

 

 당연히 입사 첫날이면 바쁜 거 뻔히 알 거고, 회식하는 거 알면 참을성 있게 기다릴 줄 알아야지."

 

 (정이수, 집착과 걱정은 완전히 다른 의미라니까.)

 

 멀뚱하게 바라보는 이수를 참다못해 폰을 낚아채 대신 전원 버튼을 누르는 유 대리.

 

 "이제 딴생각 말고 편하게 회식 자리 들어가는 거야.

 

 이 회사 들어오려고 얼마나 개고생 했어? 요행으로, 운으로 들어온 거 아니잖아?

 

 그럼 주눅 들지 말고 고개 빳빳이 쳐들고 웃어. 알았지?"

 

 꺼져버린 폰을 들여다보던 그녀는 이수의 파우치 안에 그걸 던져 넣고는 살짝 웃는다.

 

 "자, 이제 나가서 저 X만 한 놈팽이들 박살내야지."

 

 "대, 대리님, 너무 멋져요."

 

 유 대리는 긴히 할 말이 있다는 듯 이수의 귓가에 속삭인다.

 

 "제일 조심해야 할 놈은 변 과장이야. 산적처럼 생겨가지고 해병대 다녀왔다고 맨날 자랑하는 놈."

 

 "저한테 아까 술 먹인 과장님 말하는 거죠?"

 

 "그래, 술만 들어가면 "미친개"마냥 껄떡대니까 가까이하지 마."

 

 방문이 벌컥 열리며 술기운이 오를 대로 오른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어이, 유 대리, 신입 찾았으면 데리고 들어와야지. 뭐해?"

 

 "네, 네, 들어갈게요!"

 

 "뭘 들어가? 여기 파장이야. 우리 2차 갈 거라구."

 

 "2차요?"

 

 "그럼 여기서 끝낼 수는 없지? 그렇지요? 실장님."

 

 "저기, 주 대리, 이 인원 그대로 노래방, 분위기 좋은 데로 예약해 놔."

 

 "네, 과장님."

 

 변 과장의 부사수로서 곧이곧대로 말을 따르는 주 대리가 굽신거리며 먼저 나간다.

 

 유 대리는 이수의 손을 꽉 잡고는 다시 한번 귀에 대고 속삭인다.

 

 "오늘은 내 곁에만 붙어 있어. 책임 지고 지켜줄 테니까."

 

 "대리님, 고마워요."

 

 서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주고받는데,

 

 제일 마지막에 나온 하태오 실장님이 구두를 고쳐신으며 이수를 바라본다..

 

 "이수 씨, 오늘 술 많이 마셨어요?"

 

 (어째 이 사람은 남들과 똑같이 술을 마셨는데도 얼굴에서 빛이 막 쏟아지네.)

 

 "아니요."

 

 "그럼 2차 같이 가자구. 신입 환영 회식인데 당신이 빠지면 좀 그렇지?"

 

 살짝 얼굴이 붉어진 그녀.

 

 과연 오늘 회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는지.

 

 밤이 깊어갈수록 시간은 더디게만 흘러간다.

 

 

 

 

 

 - 11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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