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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사님~ 제발 그것만은...
작가 : 라미루이
작품등록일 : 2020.8.1

일년전 사별한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기만 하면 분위기가 요상해져..이를 어쩌지..잠을 안 잘 수도 없고..남보다 생생한 꿈을 꾸는 시아 엄마
"정이수"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처절한 생존 육아 분투기. 얼마 전부터.. 귀가 간질간질.. 아이들 속마음까지 들리는데. 과거 계약연애를 했던 이사님은 늘찬 아빠가 되어 나타나고. 이사님과의 좌충우돌 티키타카는 현실이라네~
#꿈환상공포호러판타지 #여주히어로 #여주사이다 #이사님은엉뚱찌질집착파트너 #무궁무진스토리 #로코물 #재회물 #육아물 #이세계모험물
ramilui5058@gmail.com

 
15. 우리, 욕조에서 세수하고 갈래?
작성일 : 20-08-12 13:38     조회 : 35     추천 : 0     분량 : 6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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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욕조에 비스듬히 누운 이수는 양손으로 귀를 막은 채 스르르 미끄러져 물속에 얼굴을 담근다...

 

 희미한 빛이 느껴져 두 눈을 살며시 뜨자, 욕조 저 아래 심연을 뚫고 반짝이는 뭔가가 다가온다.

 

 (... 저, 저게 뭐지?)

 

 물보라를 일으키며 전속력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금속 재질의 구체는 맹렬히 회전하며 그녀의 눈 앞에 머무르는데...

 

 (... 이... 이건 아까 그 "핀볼"??...)

 

 제자리에서 빠르게 돌던 쇠구슬이 잠시 속도를 늦추는가 싶은 타이밍을 노려...

 

 "따! 악~"

 

 그녀는 물속에 잠긴 샤워기 헤드를 부여잡고는 탁구 라켓을 휘두르듯이 스매싱을 갈겨 버린다.

 

 제대로 가격 당한 볼은 화장실 벽타일을 맞고 여닫이 문에 튕기는가 싶더니 좌변기 속에 퐁당~ 빠져 버리고..

 

 서둘러 욕조에서 빠져나온 이수는 변기 뚜껑을 재빨리 닫고는 물을 내려버리는데...

 

 "쿠와와아~ 쉬익..."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시원하게 빨려 들어가는 물소리...

 

 "똑똑!" 화장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

 

 박 여사: "이수야... 무슨 일 있어? 뭐가 이리 요란해??"

 

 "괘.. 괜찮아요.. 아.. 아무 일 없어요..."

 

 "... 천천히 나와... 오늘따라 왜 이런다니.... "

 

 변기 뚜껑에 가만히 귀를 대고 기척을 들어본다. (... 조용한데...)

 

 살며시 뚜껑을 열어보니 잔잔한 물 빼곤 아무것도 없다. 다행히 "핀볼"은 쓸려 내려갔나 보다...

 

 "휴우" 가슴을 쓸어내리는 이수... 그 순간...

 

 "또르르~~" 배수관에서 굴러내려 오는 쇠구슬...

 

 순식간에 변기 위로 튀어 오르더니 놀란 그녀의 입술 사이를 통과해 목구멍으로

 

 쏘옥 들어가 버리는 게 아닌가!!!

 

 "끄어억~ 캑캑, 꺼어억..."

 

 급당황한 그녀는 혀뿌리 깊숙이 손가락을 집어넣어 몇 번이나 토해내려 하지만 소용이 없다.

 

 가까스로 뱉어낸 것은 식도로 역류한 시큼한 위액뿐...

 

 "... 대체 뭐야... 이 엿같은 상황은 뭐냐고? 아아악!!"

 

 가뜩이나 산발한 머리를 애써 헝클어뜨리며 폭발하는 이수...

 

 벌컥! 문이 열리고 박 여사가 맨발로 뛰어들어온다..

 

 "얘,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시아: "엄마 왜 그래??" 할미 뒤에 바짝 숨어 겁에 질린 얼굴로 바라보는 아이...

 

 온몸이 흠뻑 젖은 채 얼빠진 표정으로 그들 옆을 스치듯 천천히 화장실을 빠져나오더니

 

 냉장고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음료 칸 도어를 열고 생수통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켜는 그녀...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겨 식탁 의자에 늘어지듯 앉는다.

 

 박 여사: "병원 가봐야 되는 거 아니니?"

 시아: "엄마아~"

 

 (... 망할 놈의 구슬... 위로 나오지 않으면 아래로라도 나오지 않을까? 그렇지... 그렇겠지??)

 

 미치고 환장한 년처럼 실실 웃더니 급기야 "깔깔깔" 웃음을 터뜨리는데...

 

 "... 으.. 으.. 으윽!!"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하는 이수... 사색이 된 얼굴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고,

 

 앉아 있기조차 어려워 거실 바닥을 기어 다니다 떼굴떼굴 구른다.

 

 (... 이, 이런 고통은 처음이야... 시, 시아 낳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으으.. 아악!!)

 

 "... 어, 엄마... 나, 배가 너무 아파..."

 

 "얘, 얘!! 정신 좀 차려! 이수야~"

 

 뾰족한 대바늘로 옆구리를 사정없이 후벼대는 고통 앞에 감히 맞서지 못하고 무릎 꿇는 이수...

 

 "... 1, 119 좀 불러줘... 빠, 빨리... 나 죽을 거 같... 아..."

 

 자신의 뺨을 찰싹 때리며 "정신 차리라~" 외치는 박 여사의 얼굴이 차차 흐려진다.

 

 옆에 나란히 앉아 축 늘어진 자신의 팔을 붙잡고, 흔들며 울먹이는 시아마저도 점차 희부예지는데...

 

 어딘가로 서둘러 전화하는 박 여사... (빨리.... 서둘러... 엄마~)

 

 잠시 후 창 밖에 앰뷸런스의 불길한 경광등 불빛이 껌벅이더니...

 

 서둘러 들것을 들고 집안에 들어오는 응급 소방대원들... (도저히 제 발로는... 걸을 수가 없어... 죄송해요..)

 

 소방대원: "증상이 어떻죠?"

 

 박 여사: "화장실 다녀오더니 배가 아프다고, 데굴데굴 구르고..."

 

 "동공 이상 무, 바이탈 사인 이상 무!"

 

 "좋아.. 요람 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

 

 좌우로 덜컹거리며 빈 차로를 찾아 빠르게 가속하는 119 응급차...

 

 걱정스레 자신을 바라보는 박 여사. 시아는 엄마의 손을 힘껏 잡은 채 자신의 가슴으로 바짝 끌어당겨 연신 입맞춤을 한다.

 

 "엄마~ 제발 정신 차려..."

 "엄마마저 잘못되면... 난, 난..."

 

 소방대원: "모두 비켜요... 응급 환자 들어갑니다."

 

 의사: "어디가 아파요?"

 

 응급실 침대에 누웠다가 통증을 못 이겨 몸을 일으킨 이수...

 

 "... 누우면 더 아파요... 여, 옆구리 쪽이 면도날이 돌아댕기는 것처럼.."

 

 의사는 그녀의 등 뒤로 돌아가 오른쪽 갈비뼈 아래를 주먹으로 가볍게 두드려본다.

 

 "흐아아ㅏㄱ!"

 

 반사적으로 허리를 굽히며 자지러지는 이수...

 

 "여기 이머전시 인젝션 !!" 대기하던 간호사가 재빨리 다가와 그녀의 팔목에 주사를 놓는다...

 

 간호사: "마약성 진통제 들어갑니다."

 

 의사: "엑스레이 찍어보고, CT 스캔 룸 비었으면 이 환자 응급으로 넣어."

 

 

 <30분 후...>

 

 "여기, 정이수 씨 보호자 계시죠?"

 

 박 여사가 대답한다.

 

 "네... 대체 어디가 문제길래..."

 

 "잠깐 이쪽으로..."

 

 "시아야... 엄마 잘 보고 있어.. 알았지??"

 

 허리를 반쯤 굽히고 심호흡을 하며 헐떡이는 엄마 곁을 지키는 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흰 가운을 걸치고 삼선 슬리퍼를 신은 의사를 따라가니 두엇 동료들이 모니터 앞에 모여 수군거리고 있다.

 

 "엑스레이 찍으니까 바로 나오네요... 그런데..."

 

 "... 그런데요?? "

 

 "여기 보시죠."

 

 모니터를 옆으로 돌려 흑백 화면을 보여준다.

 

 "우측 신장에서 방광으로 내려오는 길목에... 이거 보이시죠?"

 

 의사가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며 지목한 위치에 하얗게 도드라진 뭔가가 있다!!

 

 "결석 같긴 한데... 크기는 2.5cm 정도... 많이 크네요..."

 

 "결석이요?"

 

 "네, 사람 몸에 생기는 돌이죠.. 쉽게 말하면... 근데..."

 

 "... 근데요?"

 

 "형태가 보통 울퉁불퉁하거나 가시 같거나 그런데..."

 

 "이건 동그란 "구슬"처럼 보이네요..."

 

 "네? 구슬이요?!"

 

 "... 음.. 저희도 이런 결석은 처음 봐요..."

 

 곁에 서서 부스스한 머리칼을 쓸어 넘기는 다른 의사가 한마디 한다.

 

 의사 2: ".. 이건 몸속에서 생긴 게 아니라... 마치..."

 

 "개복 수술로 외부의 물체를 억지로 집어넣은 것처럼 희한한 위치에 딱 박혀 있네요..."

 

 의사 3: "그동안 고통은 없었나요? 이 정도면 밤마다 엄청 아팠을 텐데..."

 

 "특별히 없었어요..

 

 집에 그 흔한 타이레놀 한 알 없으니...

 

 근데 갑자기 오늘.. 눈이 뒤집히고, 소리 지르고..."

 

 "저희가 해 볼 수 있는 건 일단 충격파로 깨보구요... 안 깨지면 수술 들어가야 돼요.."

 

 "수술이요?"

 

 "네... 복부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서 내시경으로 결석을 꺼내는 겁니다."

 

 "... 음... "

 

 "저걸 계속 몸에 가지고 있을 순 없어요.. 어떻게든 꺼내야지요.."

 

 ".. 제 딸이... 작년에 남편을 저 세상으로 보냈는데... 쟤, 쟤마저 잘못되면..."

 

 "외손녀가 홀로 남아요. 불쌍해서 어째..."

 

 "어떻게든 제 딸.. 건강하게 나을 수 있도록..."

 

 의사의 허리춤을 붙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그녀...

 

 "어머니, 괜찮아요... 결석으로 죽는 사람은 드물어요..."

 

 "단지 죽기 직전의 고통을 겪는 것 뿐이죠..."

 

 "...ㅇ, 으아아ㅏㄱ!"

 

 "엄마아~"

 

 베드 가드를 붙잡고 온 몸을 떨며 다시 찾아온 고통에 몸부림친다.

 

 의사: "진통제가 얼마 못 버티네... 일단 빨리 수술 들어갑시다.

 

 크기가 커서 파쇄술은 더 위험해요.."

 

 간호사: "보호자 분... 여기 동의서 써주시구요."

 

 "네... 네."

 

 "한두 시간 정도 걸릴 겁니다. 대기실에서 기다려주세요."

 

 ...

 

 

 <잠시 후 수술실>

 

 "자, 정이수 환자... 마취 들어갑니다!"

 

 "띠릭~ 띠리릭~"

 

 일직선으로 나아가다 뾰족한 산을 그리며 솟아오르는 펄스 사인을 바라보는 이수...

 

 (... 제게 힘을 주세요... 어떻게든 이 상황을 헤쳐나갈... ㅎ 히 힘을...)

 

 기도를 끝맺지 못하고 정신을 잃는다...

 

 ...

 

 

 (... 여긴 어디지?)

 

 사파이어 빛 가득한 바닷물, 자유롭게 헤엄치는 각양각색의 열대어들,

 그 사이를 틈틈이 채워주는 밝은 햇살은 저 아래 바닥까지 닿을 듯 하다.

 

 (... 설마 여긴... 파라다이스!!.. 천국은 역시 바다였던가..)

 

 자신의 눈 앞으로 물보라를 흩뿌리며 떼 지어 몰려가는 물고기들...

 

 (... 빌어먹을 핀볼 덕분에 바다 구경을 다 하는군...)

 

 유선형 지느러미를 지닌 한 마리 인어처럼 프리 다이빙을 하는 그녀...

 

 (저건... 설마...)

 

 허리를 비틀어 천천히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거대한 만타 가오리의 꽁무니를 따라간다.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영원히 깨어나지 않는 그런 꿈...)

 

 그때 어디선가 메아리처럼 울리는 소리...

 

 [이수야아~~ 어디 있어~]

 

 자신을 찾는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낚싯줄에 끌려가듯 위로 올라간다.

 

 [정이수?? 대체 어디 있는 거야?]

 

 마침내 수면 위로 솟구친 그녀... 온통 뿌옇게 흐려진 시야가 점차 맑아지고...

 

 "욕조에서 대체 뭐 하는 거야? 설마 잠수 놀이?"

 

 욕조 턱에 앉은 채 그녀의 젖은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며 해맑게 웃는 희준...

 

 (... 천국이 맞긴 맞나 보네...

 

 당신과 이렇게 마주친 걸 보니...)

 

 희준: "나 이제 출근 준비해야 돼."

 

 ".. 으.. 응"

 

 "뭐야.. 그 미적지근한 반응은?"

 

 당황한 그녀의 젖은 입술을 말려주는 그의 뜨거운 입김...

 

 "회사 오늘 제낄까?"

 

 밖에서 수차례 울리는 핸드폰 진동 소리...

 그는 잠시 망설이다 결심한 듯,

 

 "팀장님도 갓 결혼한 남자가 20분 정도 늦는 건 봐줄 거야."

 

 "뭐어??"

 

 티셔츠며 팬티를 훌러덩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욕조에 뛰어드는 희준...

 그 바람에 욕조의 물은 바닥으로 흘러넘치고...

 

 잔뜩 움츠러든 그녀의 뒤로 돌아가 앉더니 봉긋한 가슴을 감싸 안는다.

 

 "아아!!"

 

 (너무 자극적이야...)

 

 "당신 정말 매력적이야..."

 "특히 이 가슴은... 상상만 해도 미칠 지경이지...으흐흐"

 

 나직한 신음 소리를 뱉으며 고개를 젖히는 그녀의 목덜미에 키스하고...

 동그란 귓바퀴를 따라 혀를 유연하게 놀리는데...

 

 물속에 잠긴 두 다리를 한껏 오므리자 그의 다정한 손이 허벅지 사이를 파고든다..

 

 "아아, 제발... 이제 그만."

 

 깊숙한 곳을 파고드는 그를 말리려 할수록 집요하게 파고드는 손길...

 그녀는 이번엔 허리를 젖히며 봉긋한 가슴을 수면 위로 드러낸다.

 

 "느껴져? 당신 아래에 몸을 숨긴 이것..."

 

 "... 으, 으응"

 

 가까이 사냥감을 발견한 듯 우뚝 솟아오른 "곰치"가 성난 머리를 불쑥 내밀고

 그녀 곁에 머물고 있다.

 

 "이렇게 먹음직스런 사냥감을 놓칠 수는 없지..."

 

 조금의 틈도 허용치 않겠다는 듯 바짝 다가서는 희준의 다부진 몸

 

 힘줄이 불거진 그의 손목을 붙잡고 살짝 뒤돌아 키스하는 이수...

 

 욕조를 채운 물은 그들의 격한 움직임을 견디다 못해 반 이상 넘쳐흘렀다.

 

 찰랑찰랑 물보라를 일으키던 그들의 몸짓이 잦아들 무렵...

 

 "좋았어?"

 

 지쳐 늘어진 그녀의 귀에 속삭이는 한마디...

 

 그의 넓은 가슴팍에 고개를 파묻고 가볍게 끄덕인다.

 

 "당신이 만족했다니...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있을까?"

 

 "그럼 떠나기 전에 전할 말이 있는데..."

 

 "... 무...슨 말??"

 

 "별 거 아니야..."

 

 머리를 긁적 대는 희준...

 

 "이번 고통을 잘 견뎌내면... 축하하는 의미에서 특별한 "선물" 하나를 준다는군..."

 

 "직접 전해주면 좋은데... "사신"이 바빠서 대신 전해달라네? 크크크"

 

 "부럽네... 부러워~~ 모두가 두려워하는 사신이 총애하는 여자라니..."

 

 이수: "...!!!"

 

 (고통... 선물??? 사신!!!)

 

 나른한 쾌감에 젖어있던 그녀는,

 

 갑자기 배꼽 아래를 무딘 면도날로 후비는 듯한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치고...

 

 "..ㅋ, 커, 커억..."

 

 "그럼 당신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야지...

 정중하게 배웅하지 못해서... 미안"

 

 다짜고짜 그녀의 뒷목을 움켜쥐고 힘껏 수면 아래로 처박는 억센 사내의 힘...

 

 "ㅅ 사 살려줘! 케겍 켁...!!"

 

 허우적대며 잡힐 만한 그의 몸 여기저기를 붙잡고, 밀치고, 때리는 것도 소용없이 허공을 휘저을 뿐...

 

 걷잡을 수 없이 입안으로 밀려드는 물이 거친 파도가 되어 그녀를 덮치고...

 

 소용돌이를 치며 온몸을 휘감고는 어딘가로 내동댕이치는데...

 

 [사신은 죽음의 문턱에 서야만 알 수 있는, 극적인 고통을 원해...]

 

 (개자식... 나한테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당신이 섣불리 죽음을 원치 않도록, 떠올리기만 해도 치를 떨만한 그런 고통을...]

 

 (당신이 세상을 떠난 뒤로 한시도 편하게 지낸 적 없건만... 나한테 왜!!!)

 

 [왜?? "왜"라고 물은 거야? 이유는 나도 몰라. 당신 팔자가 험한 걸 나보고 어쩌라구...]

 

 (날 좀 가만히 내버려 둬~ 제발....!!)

 

 [따지려거든 "사신"에게 가서 따져... 당신을 눈여겨 본건 그 놈이니까...]

 

 (이 망할 자식... 내 손에 잡히기만 해 봐...)

 

 [난 누구에게 잡힐만한 존재가 아니야... 잘 알면서 왜 그래...크크큭]

 

 

 

 ***

 

 "으으ㅡㅇ얼ㅇ @!$#!#!!@#$%"

 

 "얘, 이수야, 정신 좀 드니? 정신 차려!"

 

 힘겹게 눈꺼풀을 움직이는 이수.

 

 "괜찮은 건가요? 수술실 나와서 3시간 넘게 깨어나지도 않고..."

 

 의사: "괜찮을 겁니다... 사람에 따라 늦게 깨는 경우가 있어요.."

 

 병실 구석의 간이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시아가 눈에 들어온다..

 

 "엄마아! 괜찮아?"

 

 그녀는 천천히 손을 저어 아이를 부른다. 하도 울어 퉁퉁 부어 있는 눈자위...

 

 (좀 더... 좀 더 가까이...)

 

 엄마의 입가에 귀를 가까이 대는 아이.

 

 "... 널 여기 놔두고... 먼 길을 떠나서 미안해..."

 

 (...난, 엄마가 돌아올 걸 알고 있었어...)

 

 눈물바람을 뿌리며 부둥켜안는 모녀 지간...

 

 그 무엇도 그들을 떼어놓을 수 없으리라..

 

 

 

 "죽음" 마저도...

 

 

 

 

 

 - 15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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