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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아티스트로 살아남기 위한 기막힌 방법
작가 : 백점토끼
작품등록일 : 2019.11.5

화가, 소설가, 웹툰작가 등 세상의 모든 창작자들의 꿈을 그려봅니다.

 
제15화
작성일 : 19-11-06 07:17     조회 : 13     추천 : 0     분량 :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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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사흘 동안 그림을 한 점도 판매하지 못한 예준은 축 처진 어깨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분명 주말에 일반인들이 많이 온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전시장이 한산했다. 예년과 달리 경기가 안 좋아서 관람객이 많이 줄었다는 사무국 직원의 말은 예준을 더욱 힘 빠지게 했다. 병수와 그림 판매액을 예상하면서 흥분하던 나흘 전의 기억을 떠올려도 기분이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꼬박 사흘간 화장실 갈 때 말고는 부스를 한 번도 비우지 않았는데 결과가 너무 비참했다. 더군다나 큰 기대를 걸었던 예술원 입주도 없던 일이 되어 버렸다. 예준은 스마트폰을 켰다. 11시쯤 병수가 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예준은 병수가 오면 부스를 잠깐 맡겨놓고 다른 부스의 작품들 구경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턱을 괴고 앉아 있는데 꼬마 하나가 예준과 그림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미술학원에서 가르치는 6세나 7세 아이 정도 되어 보였다.

 “김현규! 뭐하니?”

 잠시 후 아이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나타나 아이의 손을 잡았다.

 “엄마 옆에 있어야지. 현규아. 어서 가자. 아빠 기다리고 있어.”

 “엄마 나 저거 사줘.”

 “뭐?”

 아이는 엄마의 손을 끌고 ‘로봇, 올랭피아’ 앞으로 걸어갔다.

 “저거!”

 아이는 로봇의 모양을 하고 있는 머리를 가리켰지만 아이 엄마는 누드 그림 앞에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휴, 이 녀석이 정말.”

 아이 엄마는 민망한 듯 아이를 번쩍 들어 안고 도망치듯 밖으로 나갔다.

 

 11시가 조금 넘어서 병수가 왔다.

 “야! 많이 팔았냐?”

 병수의 흥분된 목소리에 예준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헐!”

 첫 날 둘이 설치했던 그림들이 모두 그대로 걸려 있는 것을 확인한 병수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나도 못 팔았어?”

 “어.”

 “뭐지? 어떻게 하나도 안 사갈 수가 있어?”

 “몰라.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사람들도 많이 안 왔대.”

 “와! 진짜 대박이다.”

 병수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전시된 그림들을 살펴보았다. 예준은 병수에게 부스를 맡겨 두고 밖으로 나갔다.

 큰 부스들이 모여 있는 전시장 가운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있었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유명한 일본 현대미술가의 작품과 한 점에 수 억 원이 넘는 국내 단색화가의 작품 앞은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예준은 부스에 앉아 시간만 때우고 있는 것보다 이렇게 돌아다니며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보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공모전에 탈락했을 때처럼 주인공들의 들러리를 서기 위해 없는 돈 들여가며 괜히 전시회에 나온 게 아닌가하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졌다.

 휑한 마음으로 전시장을 둘러보던 예준은 ‘갤러리 재희’라는 부스에 첫날 자신의 부스를 찾아왔던 여성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보라색 원피스보다는 훨씬 단정한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눈에 확 띌 정도로 아름다웠다. 정장을 입은 젊은 남자와 부스 안에 전시된 그림에 대해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아마도 갤러리 관계자인 것 같았다. 예준은 자신이 전문가 앞에서 올랭피아가 어쩌고저쩌고 하며 떠든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혹시나 그녀가 자신을 알아볼까봐 멀찌감치 둘러서 부스로 향했다.

 

 “우 화백 그림이 많네?”

 “몰라. 아빠 때문에 속상하다. 정말.”

 “왜? 유명한 분이잖아.”

 “전혀 내 취향 아니거든?”

 “교수님이 우 화백이랑 호형호제 하시니까 많이 챙기시나 보네.”

 “그렇지 뭐. 아무튼 나도 빨리 전속화가 찾아서 독립하든지 해야지. 내 이름 걸어놓고 이게 뭐야. 어휴.”

 “다 생각이 있으시겠지.”

 “너는 언제 들어가?”

 “뚝섬?”

 “응.”

 “9월 1일부터.”

 “한 달 남았네. 좋겠다야. 경쟁률 엄청 났다며?”

 “그건 잘 모르겠고, 아무튼 이제 열심히 해야지. 대학원 다니는 동안 조교 생활하고, 논문 쓴다고 작품을 많이 못했잖아.”

 “실력이 어디가? 세상이 다 아는데.”

 “오! 사장님이 인정해 주시니까 든든한데? 갤러리 재희에서 내 그림 좀 팔아 줄려나?”

 “그건, 생각 좀 해 보고.”

 “너만 믿고 뚝섬 들어가니까 그렇게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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