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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래에서 온 신녀
작가 : 시엔시엔
작품등록일 : 2019.9.21

걸쭉한 입담을 가졌다는 것 외에는 평범한 취준생이던 한미리. 혼자만의 여행 중 갑자기 백제로 이동했다? 현대로 돌아갈 단서를 찾지도 못한 채 백제궁으로 가게 된 미리. 그곳에서 엄청난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치열한 궁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리의 생존기가 시작된다. 잠깐, 그런데 여기에 로맨스가 빠지면 또 서운하지. 백제의 남자들은 또 왜 이렇게 멋진 거야. 과연 미리는 휘말린 위험도 극복하고 사랑도 쟁취할 수 있을까?

 
25화-곱구려
작성일 : 19-10-12 20:46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6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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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아까 왜 그런 것이오?”

 

  “뭐가요?”

 

  흡족한 포만감에 한껏 여유로워진 표정으로 배를 쓰다듬던 내가 묻자 그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 아까 주인장에게 거짓을 말했냐, 이 말이오.”

 

  “덕분에 싸게 먹었잖아요? 전 나리 생각해서 그런 건데요.”

 

  나는 선심 썼다는 표정으로 뭐가 문제라는 투로 말했다.

 

  “날 생각해서?”

 

  “나리의 주머니가 얼마나 무거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왕 싸게 먹으면 좋잖아요. 그리고 또….”

 

  순간 내 눈빛이 다소 음흉스럽게 변했다.

 

  “또?”

 

  해동이 눈썹을 일자로 만들며 의심스럽게 물었다.

 

  “언제 이렇게 잘생긴 남편을 가져보겠어요?”

 

  “…역시 검은 속내가 있었군.”

 

  그의 말에 내가 발끈했지만 먼저 선수 친 사람이 있었다.

 

  “나으리. 이것은 저희 마님께서 보내시는 겁니다.”

 

  하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우리 앞에 불쑥 나타나 공손한 자세로 해동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그의 손 위엔 몇 글자가 쓰인 쪽지가 놓여있었다.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슬금슬금 다가가 쪽지의 내용을 훔쳐봤다.

 

  ‘나와 함께 밤을 보내는 것이 어떠오?’

 

  우리와 멀지 않은 곳, 말 위에서 화려하게 치장한 중년 귀족 여성이 해동을 향해 느끼한 눈짓을 보내는 것이 보였다.

 

  “와씨, 지금 헌팅당한 거야?”

 

  놀라움과 신선한 충격에 내가 혼잣말을 중얼거릴 때였다.

 

  해동이 갑자기 손으로 내 허리를 끌어당겼다.

 

  “아! 깜짝이야! 지금 뭐하는…!”

 

  “미안하지만, 내게는 부인이 있소. 그리고… 그대의 주인도 알아차렸겠지만 내 부인은 이미 홑몸도 아니라오.”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해동의 얼굴이 더 없이 진지해서 나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하였다.

 

  내가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지 않자 그가 슬며시 눈치를 주며 팔꿈치로 내 허리를 툭툭 쳤다.

 

  “그럼요. 서방님. 아이코! 발로 차는 힘이 어찌나 센지 뱃가죽에 멍이 들 지경입니다.”

 

  내가 허리를 활처럼 휘며 배를 손으로 문질렀다.

 

  “지금도 힘이 장사인 것을 보아하니, 사내 아이 인가 보오.”

 

  해동은 내 허리를 안은 채로 짐짓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

 

  탐욕스런 눈빛으로 해동을 바라보던 여자의 얼굴이 불쾌함으로 일그러졌다.

 

  주인의 심기가 험악해지자 하인은 차마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우리 앞에 계속 서 있었다.

 

  저 여귀족의 성질이 장난 아닌가보군.

 

  “에헤이! 이보슈! 이 남자는 이미 임자가 있으니 그만 포기하시오!”

 

  내가 큰소리로 말하자 중년 여귀족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지나가던 사람들 몇몇도 멈춰서 우리를 쳐다봤다.

 

  이때다. 쐐기를 박을 때가!

 

  “난 이 남자랑 이미 끝까지 가봤다 이 말이야! 어?! 만리장성을 쌓았다고! 그런데 감히 추파를 던져?!”

 

  내가 기차화통을 삶아 먹은 듯 큰소리로 외치자 해동이 흥분해서 손사래를 치는 내 팔을 잡아 끌어당겼다.

 

  “그만하시오! 부인, 뱃속의 애가 놀라겠소.”

 

  해동이 말로써 마지막 쐐기를 박자 주변 사람들이 귀족 여자를 향해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

 

  “임자 있는 사람을 건들이다니, 쯧쯧쯧.”

 

  “글쎄, 여자가 뱃속에 애도 뱄다는구먼.”

 

  “나 원 참, 부끄럽지도 않나.”

 

  혀 차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질책이 쏟아지자 여귀족은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를 숙이고 급히 말을 몰아 사라졌다.

 

  “마님! 같이 가유!”

 

  그녀가 버리고 간 하인도 그녀를 따라 가버리자 우리 주변에 서 있던 사람들도 한두 명씩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푸흐흐흐흡!”

 

  “하하하하하!”

 

  사람들이 모두 흩어지자 나와 해동은 참았던 웃음을 터트리며 시원하게 웃었다.

 

  가슴까지 뻥 뚫리도록 한참을 웃은 우리는 말하지는 않았지만 약속한 듯이 저잣거리를 걸으며 주변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내 발걸음은 장신구를 파는 곳으로 향했다.

 

  백제의 장신구는 현대의 것처럼 여리여리한 맛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그 멋이 있었다.

 

  평민들의 것으로 보이는 장신구는 나무로 만든 투박한 것이 많았고 귀족들의 것으로 보이는 것은 그야말로 휘황찬란했다.

 

  금박이나 은박을 입힌 반짝반짝한 표면에 은은한 비취색을 띠는 옥이나 은은한 원석, 또는 천연의 빛을 발하는 보석들로 꾸며 고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물씬 풍겼다.

 

  정신이 홀린 듯 나는 황홀한 눈으로 각양각색의 장식들을 구경했다.

 

  그러다 내 눈에 띤 것이 있었다.

 

  그것은 작은 머리꽂이였는데 은박을 입힌 대에 푸른 옥과 하얀 진주를 붙여 아기자기했다.

 

  내가 손을 뻗어 머리꽂이를 집으려고 하자 그 상점의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내 손등을 찰싹 때렸다.

 

  “아야!”

 

  내가 손등을 얼른 뒤로 물리며 비명을 지르자 주인이 때가 탔다는 듯이 비단 천으로 장신구를 닦으며 말했다.

 

  “귀한 물건을 더럽히지 말고, 썩 꺼지시오!”

 

  “아니, 무슨 손님을 이렇게 그지같이 대해요?”

 

  “손님이라고 할 만해야, 손님이지.”

 

  주인의 궁시렁거림에 내가 발끈했다.

 

  “뭐요?! 지금 뭐라고 했어요?”

 

  “딱 보니 가진 건 그 잘난 몸뚱이 밖에 없어 뵈는데…. 안 그러오?”

 

  그의 퉁명스런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의 말대로 지금 난 잘난 몸뚱이 밖에 없었다.

 

  우씨, 백제나 현대나 자본주의가 판을 치는구나!

 

  “그러니 가시오. 댁이 여기서 살 수 있는 건 없으니.”

 

  주인은 마치 내가 나쁜 악귀라도 되는 양 비단 천을 내 얼굴에 흔들며 생선가게의 파리 쫓듯 날 쫓았다.

 

  “내가 사겠소. 가격은 이정도면 족하오?”

 

  해동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거만하게 상점 주인을 내리깔아 보며 값을 치를 물건을 개에게 뼈다귀 던져주듯 턱하고 던졌다.

 

  “아이고, 나리. 족하다마다요. 여기 있습니다요.”

 

  내게 보여줬던 것과 사뭇 다른 태도로 주인장이 두 손으로 해동에게 머리꽂이를 건넸다.

 

  해동은 그것을 가져가더니 영문을 몰라 멀뚱하게 서 있는 내 머리에 쓱 하고 꽂아 주었다.

 

  “…곱구려.”

 

  해동의 낮은 음성이 내 귓가를 스쳐지나갔다.

 

  머리꽂이를 꽂아준 해동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왼쪽 귀 언저리에서 느껴지는 생경한 느낌에 나는 손을 올려 더듬더듬 내 귓가에 꽂힌 머리꽂이를 어루만졌다.

 

  뒷짐을 지고 앞서 걷는 해동의 넓은 등을 바라보며 내 얼굴이 소리 없이 붉게 물들었다.

 

 

 

 ***

 

 

 

  내가 궁에 돌아왔을 땐 땅거미가 어둑어둑하게 내려앉았을 때였다.

 

  내가 처소에 도착했을 때 화인과 리타가 먼저 처소에 돌아와 있었다.

 

  “아, 피곤하다.”

 

  나는 방바닥에 앉아 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재밌게 놀다왔어?”

 

  “응, 완전 재밌었어!”

 

  내가 화인을 바라보며 아직 들떠 있는 목소리로 말하자 그런 나를 나무라듯 리타가 차갑게 말했다.

 

  “너 설마 바깥 구경에 정신 팔려서 안 사온 건 아니지?”

 

  하여간 고리타 저 계집의 머릿속의 나는 대체 어떤 이미지인거야?

 

  내가 얘냐? 그렇게 중요한 걸 까먹게?

 

  “여기 사왔거들랑요?”

 

  나는 품속에서 작은 나무 술병을 꺼내보였다.

 

  “그러는 너는 제대로 챙겨왔어?”

 

  내가 리타에게 받은 것만큼 말로써 고대로 되갚자 리타가 방문 쪽을 향해 고개 짓을 했다.

 

  방문 옆에는 천으로 덮어놓은 작은 대나무 소쿠리가 놓여있었다.

 

  “어머, 그런데 미리야! 네 머리에 그건 뭐야?!”

 

  화인이 내 왼쪽 귀 언저리에 꽂혀있는 머리장식을 보며 흥분에 겨워 물었다.

 

  “아, 이거?”

 

  머리에 머리꽂이를 꽂아주던 해동의 얼굴을 떠올리자 나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이며 머리꽂이를 만지작거렸다.

 

  “너, 설마 그거 훔쳤어?”

 

  이 망할 계집애! 감동 파괴하지 말라고! 내가 고개를 홱 돌려 리타를 째려봤다.

 

  “훔친 거 아니거든?! 선물 받은 거거든?!”

 

  “진짜?! 빨리 자세하게 말해봐!”

 

  선물이라는 말에 눈을 반짝거리며 재촉하는 화인과 달리 리타의 얼굴엔 비웃음이 서렸다.

 

  “어떤 정신 나간 놈팡이가 너한테 그런 걸 줘? 그 사람은 눈깔이 뒤통수에 달렸나보지?”

 

  “눈깔이 뒤통수에 달린 건 너지, 이 못된 계집애야.”

 

  내 말에 리타는 큰 소리로 콧방귀를 꼈다.

 

  “미리야, 네게 머리꽂이를 주신 분은 어떤 분이야?”

 

  화인이 내 어깨를 흔들며 재촉하자 난 리타를 무시한 채 그녀에게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말해주기 시작했다.

 

  “와, 근데 진짜 잘생기긴 했더라고. 그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었는데, 나 심쿵사할 뻔 했다니까! 송충이처럼 진한 눈썹과 오뚝한 콧날에 날렵한 턱선까지. 모든 게 완벽했어.”

 

  “우와, 미리는 좋겠다. 그런 빼어난 미모의 정인이 있어서.”

 

  정인이라는 말에 내 얼굴이 다시 화끈 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애써 그 사실을 숨기려고 화인의 어깨를 강하게 밀치며 부정했다.

 

  “야! 낯간지럽게 무슨 정인이야.”

 

  “이런 귀한 물건을 선물할 정도면 그 분은 분명 널 정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확실해. 머리꽂이를 꽂아준 그 장면, 다시 얘기해주면 안 돼? 응?”

 

  화인이 조르자 나는 못이기는 척 해동이 머리꽂이를 꽂아줬던 그 설렜던 일을 다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외간 남자와 연애를 할 수 없는 궁녀이기 때문에 화인은 더욱더 이런 유의 이야기에 집착하는 것 같았다.

 

  현대인들이 로맨스 소설을 읽는 그런 것과 비슷하리라.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어.”

 

  “뭔데?”

 

  나는 손톱을 쥐어뜯으며 약간 머뭇거렸다.

 

  “아무래도 너무 값진 물건을 받은 것 같아서… 나도 좀 보답을 하고 싶은데. 문제는 뭘 해줘야하나 그거야.”

 

  처소로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에 맴돌던 생각을 소리 내어 꺼내니 내가 더욱 초라해진 기분이었다.

 

  그는 온 몸을 금장신구로 치장을 한 어마어마한 귀족이고 난 땡전 한 푼도 없는 하찮은 궁녀라는 사실이 차가운 현실이 되어 내게 돌아왔다.

 

  과연 내가 그의 마음에 차는 것을 마련할 수 있을까?

 

  “정성이 담긴 선물이면 되지 않을까?”

 

  정성이 담긴 선물?

 

  그렇다면 뭘 만들어 줘야하나?

 

  하지만 내 손은 어렸을 때부터 소문난 똥손이었다.

 

  유치원 때 좋아하던 짝꿍을 위해 찰흙으로 하트를 만들어 선물했지만 그 애는 그것을 받고 자기한테 똥을 싸서 줬다며 울고불고 난리를 친 일이 번뜩 떠올랐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짝사랑하던 남사친에게 밸런타인데이 때 초콜릿을 만들어 줬는데 그 해괴한 모양새에 내가 만든 초콜릿 사진이 SNS를 떠돌며 나는 이른바 똥초콜릿 장인으로 한창 유명세를 탔었다.

 

  이런 내가 뭘 만든다고?

 

  “하지만 난 손재주가 없는데?”

 

  주눅이 든 내 어깨가 쳐지자 화인이 내 손을 덥석 잡았다.

 

  “걱정 마! 내가 도와줄게. 지금 우리 형편에 할 수 있는 걸 생각해보자. 내 생각에는 수를 놓아 선물하면 좋을 것 같은데.”

 

  “아, 손수건 같은 데에다가 작게 수를 놓으면 나도 할 수 있겠지?”

 

  “그럼! 지금 당장 해보자.”

 

  화인이 얼른 몸을 일으켜 평소 처소에서 사용하는 반짇고리를 가져와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침방에서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 천도 많았고 실과 바늘도 많았다.

 

  나와 화인은 심혈을 기울여 먼저 바탕이 될 천을 고르기 시작했다.

 

  나는 결국 질감이 부드러운 하얀 천을 골랐다.

 

  이제 화인의 수놓기 강의가 시작되었다.

 

  “…바늘을 다시 돌려서 거기다가 넣어.”

 

  “이렇게?”

 

  “아니, 거기가 아니고!”

 

  몇 번이나 반복된 설명에도 내가 잘 알아듣지 못하자 평소 전혀 화를 내지 않았던 화인의 언성이 높아졌다.

 

  아, 신이시여. 왜 제겐 착해빠진 화인마저 화내게 만드는 똥손을 주셨나이까.

 

  “미안, 나 그냥 포기할까봐.”

 

  내가 의욕을 잃은 목소리로 수틀에 낀 천을 내려놓자 화인이 다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나를 격려했다.

 

  “처음엔 다 그래, 미리야. 그러니까 다시 해보자.”

 

  다시 화인의 설명을 들으며 바늘을 들고 낑낑거린 결과 드디어 제대로 한 땀 놓는 것을 성공했다.

 

  “잘했어! 이제 이렇게 쭉 하면 돼. 어때, 쉽지?”

 

  “아니, 어려워. 그래도 계속하면 재밌을 것 같아.”

 

  나는 손수건 가장가리에 작은 나팔꽃을 수놓을 예정이었다.

 

  그리고 네모난 면을 따라 줄기와 잎을 수놓으면 꽤 근사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는 내 실력을 너무 과대평가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자신감만큼은 따라올 자가 없는 사람이었다.

 

  “처녀 귀신 머리카락이냐?”

 

  집중하며 한 땀, 한 땀 정성껏 수를 놓던 내 뒤로 어느새 고리타가 다가와 내 작품에 대한 감상평을 늘어놓았다.

 

  “꽃이거든!”

 

  “푸흡! 아, 미안. 꽃인 줄은 상상도 못해서.”

 

  내 신경을 슬슬 긁으며 약 올리는 리타를 향해 내가 눈알을 부라렸다.

 

  “지는 얼마나 잘 한다고!”

 

  리타가 내 손에서 수틀에 낀 천을 뺏어가더니 쓱, 쓱 바느질하기 시작했다.

 

  5분 정도 흘렀을까?

 

  리타의 손놀림이 멈추고 그녀가 천을 돌려주었다.

 

  “내가 너 보단 잘한다.”

 

  리타가 건넨 천 한 귀퉁이엔 여름의 싱그러움을 담은 생기발랄한 나팔꽃 한 송이가 곱게 피어 있었다.

 

  더럽게 잘하네….

 

  나만 빼고 다 수 잘 놓네. 제기랄.

 

  리타가 수놓은 나팔꽃을 분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나를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준비한 계획을 실행하러 가야지.”

 

  우리가 준비한 것들을 리타가 챙길 동안 나는 옆에서 새우자세로 잠든 화인을 흔들어 깨웠다.

 

  깊은 밤, 나와 리타와 화인은 어둠을 뚫고 처소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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