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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5. 분기점(5)
작성일 : 18-11-28 23:05     조회 : 69     추천 : 0     분량 : 8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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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 포트 메인, 선착장 -

 

 “후후..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세요!”

 

 “으음... 메리... 조금만 더.....”

 

 오늘도 행복한 가정의 부부는 꽁냥꽁냥 거리며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선장님이 봤다면 당장 그를 잡으러 뛰어왔겠지만, 오늘 중요한 손님을 태우러 어제 밤에 선착장을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선착장에 나가, 매표소를 정리하는 두 사람. 화분에 물을 주는 메리와 선착장 바닥을 닦으며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배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아! 아빠 들어오네!”

 

 “장인어른!”

 

 하지만 곧 두 사람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배를 바라보았다. 평소와 다르게 생긴 배가 선착장을 향해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배는 뭘까요?”

 

 평소에 다니던 배와는 달리 거대한 돛과 휘장을 달고 있는 화려한 배의 등장에, 메리는 순간 선장이 말했던 중요한 손님이 떠올랐었다.

 

 “아! 여보! 빨리 부대에 전보를 보내요! 안 그러면 큰일 날지도 몰라요!”

 

 “아.. 알았어!”

 

 그는 빨리 매표소 안쪽으로 들어가 전보를 열심히 쳐댔다. 하지만 아무리 전보를 쳐도 답이 오질 않았다.

 

 “이.. 이런... 큰일이네;;”

 

 그는 난감한 얼굴로 전보와 밖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평소에는 치면 바로 오는 전보였는데....... 그러는 사이 점점 배는 선착장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거대한 태풍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 알 포트 메인, 괴수토벌부대 집무실 -

 

 “우웨엑...... 살려주세요.....”

 

 “하아... 그러기에 적당히 마시라고 했잖아.”

 

 아델은 한심하다는 눈초리로 리엔을 바라보았다. 리엔은 아직도 숙취가 덜 풀렸는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그리고 술은 내가 제일 많이 마셨는데, 어째서 너희들이 먼저 뻗은 건지 원......”

 

 “그냥 관리관님이 세신 거에.. 우읍....”

 

 “여기서 뱉지는 마. 빨리 화장실 갔다오라고.”

 

 리엔은 아픈 속을 부여잡고 급히 밖으로 나갔다. 뭐, 얼마 못가서 소리가 들려오는 게, 복도에서 한바탕 저지르는 것 같아보였지만.

 

 아델은 서류를 마저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앞에 걸려있는 달력에 눈이 마주쳤다. 오늘 날짜에 동그라미 표시가 쳐져 있는 것이....... 순간, 그의 머릿속에 무엇인가 폭풍처럼 지나갔다.

 

 ‘핫! 설마 오늘!’

 

 그는 급히 밖으로 나가 오른 쪽을 쳐다보았다. 복도 한켠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리엔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부대가 떠나가라 할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젠장! 빌어먹을! 아냐! 모두들 전부 다 나와!!!”

 

 리엔은 그 자리에서 풀썩 쓰러져 버렸다. 안 그래도 머리가 어지러운데, 그렇게 큰 소리를 들었으니 정신을 잃는 게 이상하지 않으니까. 어쨌든 그의 목소리를 듣고는 다들 방과 사무실, 심지어 옆에 있는 숙소에서까지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왔다.

 

 “관리관님! 무슨 일 있어... 흐히익!”

 

 “저거 일단 빨리 치워라.”

 

 말하기 힘든 모습으로 머리를 박고 있는 리엔을 보며 깜짝 놀란 사람들에게, 아델은 일단 몇몇을 지목해 그녀를 세면장으로 끌고 가도록 했다. 그리고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청소도구들을 바닥에 떨어뜨리며 말했다.

 

 “제군들...... 우린 부대 역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관리관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그래 무슨 일이 있고말고......”

 

 그의 비장한 표정에 모두들 침을 삼키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 오늘 감찰 온다! 감찰 온다고!”

 

 모두의 머릿속에 느낌표가 마구 채워지는 것 같았다. ‘감찰? 아니 감찰 겸 관리는 당신이잖아!’ 라고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의 표정을 보니 진짜인 것 같아보였다.

 

 “다들 빨리 움직여! 지저분한 거 있으면 우리 다 죽는다고!”

 

 그는 급하게 그들을 밀며, 곧장 걸레를 들고 복도를 닦기 시작했다. 그제야 다들 급하게 빗자루와 걸레를 집어 들고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죽음의 그림자(?)가 이미 도시에 왔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그래도 오랜만의 대청소에 다들 열심히 먼지를 뒤집어 써가면서 청소를 했다. 리엔이 없다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다들 몸을 움직이면서 복도 구석구석, 방 구석구석 깨끗이 만들어냈다.

 

 ‘좋아, 이정도면 깔끔해!’

 

 아델은 나름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모른 채로.......

 

 

 

 - 알 포트 메인, 선착장 입구 -

 

 “흐음.... 정말 아무것도 없네요?”

 

 “하하하, 늙은이 말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걸 알겠수? 뭐, 높으신 분이 여기에 왜 온 건지는 몰라도 참....... 그 사람이랑 똑같구만 정말.”

 

 선장의 말에 눈살을 살짝 찌푸리는 갈색머리의 여자. 그녀의 갑옷 왼쪽 어깨에는 방패 위에 3개의 검이 교차하는 그림이 그려진 뱃지가 달려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더니 고개를 갸웃 거리며 말했다.

 

 “제 말은 그게 아니라..... 아무도 안 왔다는 거예요.”

 

 “아하, 그 말씀..... 아? 정말이네! 이 녀석이 분명 부르라고 했는데!!! 잠시만 기다리슈!”

 

 선장은 곧장 매표소 안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안쪽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에 아이엘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것보다 3군단장 대리 겸 참모진인 자신이 왔는데 어느 누구도 오지 않았다는 것이 짜증 날 뿐이었다.

 

 “분명 검은 날개 기사단장이 나보다 계급은 높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툴툴대며 선착장에서 나서려는 그녀의 모습에 화들짝 놀란 선장과 메리가 급하게 그녀 곁으로 갔다.

 

 “자... 잠시만 기다리세요! 부대에 사람을 불렀으니 곧 올 거예요!”

 

 하지만 이 말이 오히려 더 화근이 될 줄은 몰랐었다. 그녀의 말대로 기다리는 아이엘은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사람 때문에 더 화가 날 뿐이었다.

 

 “저... 저기... 이거라도.....”

 

 “도대체 언제 오는 거죠? 제가 이래보여도 바쁜 사람이란 말이에요!”

 

 “아! 저기 오고 있어요! 저기!”

 

 하품을 하며 천천히 걸어오는 아냐. 정확히 그녀는 숙취 겸, 산책 겸 선착장 근처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 사정을 모르는 메리는 급하게 그녀에게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아냐씨! 왜 이렇게 늦었어요?”

 

 “응? 메리? 무슨 일이야?”

 

 아냐는 메리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행히 아이엘이 다른 곳을 보고 있어서 그녀의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메리는 그녀의 태도에 깜짝 놀라며 급히 귀에다 대고 말했다.

 

 “아냐씨가 마중오기로 한 거 아니에요? 부대에 전보를 보내놨었는데?”

 

 “전보? 아, 오늘 전보 기계가 고장 나서 수리 중일 텐데? 것보다 저 꼬맹이는 뭐야?”

 

 “네?! 오늘 오기로 하신 분이잖아요! 높으신 분! 그... 그 그러니까.....”

 

 메리는 일전에 아델에게서 그녀가 온다는 얘기는 들었었지만, 이름이 기억나질 않았었다. 최대한 머리를 쥐어짜며 기억해내려고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에, 아냐는 그저 웃더니 메리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곧장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아.. 아냐씨! 잠시만요!”

 

 “잠시만은 무슨. 나도 아는 애야. 걱정하지 말라고.”

 

 그녀는 터벅터벅 아이엘을 향해 걸어갔다. 메리는 걱정스럽지만, 그녀의 당당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떻게든 그녀가 이 상황을 해결해주길 바랐었다.

 

 터벅터벅, 조용한 선착장이 울릴 정도로 큰 발걸음 소리에, 아이엘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 아냐의 시선과 아이엘의 시선이 교차하면서, 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들을 메리와 선장, 그녀의 남편은 침을 삼키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저.. 저기...” / “저.....”

 

 동시에 입을 떼버린 그녀들. 서로의 목소리를 들은 그녀들의 표정이 서서히 바뀌어갔다. 그리고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앞에 펼쳐졌다.

 

 

 

 

 - 알 포트 메인, 괴수토벌부대 막사 -

 

 

 “휴우! 대청소 끝!”

 

 모두가 땀을 흘려 역사상 유래 없는 대청소를 마치고, 연무장에 모여 모두의 노력에 대해 칭찬하며 기뻐했다. 제일 기뻐하는 건 아델이었지만.

 

 집무실로 돌아가면서, 아멜은 아델과 같이 들어가고 있었다. 평범한 휴일이고, 비번인 그녀에게 갑자기 대청소는 날벼락이나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다 같이 하는 데, 혼자 조용히 자고 있으면 안 되니 피곤한 몸을 겨우겨우 움직이며 청소를 도왔었다.

 

 거기다 서류 더미를 들어 달라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숙소에 돌아가지 못한 채, 그의 집무실까지 함께 걷고 있던 것이었다.

 

 “그나저나 아저씨. 감찰관이 온다고요?”

 

 “으... 응..... 아니.. 감찰관이 아니고 더한 사람? 이라고 말하고 싶은.....”

 

 집무실로 들어온 아델의 눈에, 문득 한쪽 구석의 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그 기계를 본 아델은 사색이 되어 서류를 내팽개치고, 급히 기계를 향해 달려갔다.

 

 “아.. 아아악!!!”

 

 아멜은 기계 앞에서 절규하는 아델에게 다가갔다. 아델의 울먹거리는 표정에 순간 놀라 뒤로 자빠질 뻔 하긴 했지만, 조심스레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아저씨! 또 무슨 일인데요?”

 

 “그... 그게.... 으아악! 흑흑!”

 

 자세히 보니 전보기계가 고장 나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기계 앞으로 수십 장의 종이들이 떨어져 있던 것도,

 

 “음.... 이거 선착장에서 보낸 전보....!!!”

 

 그제야 아멜은 그가 왜 그런지 알 수 있었다. 수십 장의 종이에는 한결같이,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다는 전보들이었다. 점점 전보들이 짧아지고 다급해지는 것을 보니, 그쪽 분위기가 많이 험악해져 있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젠장!!! 선착장 쪽을 신경 썼어야 했는데!!!!”

 

 발을 동동거리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그에게, 갑자기 다른 회선의 전보가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그쪽 역시 답을 줄 수 없게 되어있었지만 말이다.

 

 - 관리관님, 외부인이 찾아왔습니다. 문을 열어도 되겠습니까? -

 

 “꺄아아악! 아, 그래도 청소는 마쳤으니까 괜찮을려.... 그게 아니잖아! 아멜! 부탁하나만 해도 되냐?”

 

 “또..... 서류 괜히 도와줬어......”

 

 “그냥 문지기한테 가서 들어와도 된다고 전해주렴. 지금 당장. 빨리! 안 그럼 우리 다 끝장이야!”

 

 아델의 외침에 아멜은 하는 수없이 빠르게 밖으로 뛰어나갔다. 아침 댓바람부터 청소를 한 것도 그렇지만, 정문까지 질주를 해야 하다니...... 나중에 뭐라도 얻어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멜이 정문에서 만난 사람은, 뜻밖에도 모두가 예상한 인물이 아니었다. 정말로 뜻밖의 인물이........ 아멜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인물이 정문에 있었다.

 

 

 

  - 알 포트 메인, 괴수토벌부대 막사 정문 -

 

 “아... 아?”

 

 “엥? 아멜?! 오랜만이네~!”

 

 누더기 차림의 붕대를 칭칭 감고 있는 남자. 하지만 목소리는 잊을 수가 없는 인물이었다. 아멜은 순간 멈칫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소녀에게 그는 해맑게 웃으며(아마 웃고 있는 것 같아보였다.) 말했다.

 

 “참, 아델은 잘 지내고 있니? 오랜만에 보러왔는데 말이야.”

 

 “자.. 잘 지내고 있어요!”

 

 아멜은 수줍게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본 문지기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멜! 아는 사람이니?!”

 

 “아! 아저씨 친구 분이셔요. 군 관계자시고요.”

 

 “거봐, 내 말 맞지? 저번 친구는 싹싹해서 금방 들어 보내 줬는데 말이야.”

 

 리즌은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문지기는 머리를 긁적이며 작은 임시 교환증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알았어요. 대신 사고나 치지 마세요.”

 

 

 정문에서 천천히, 아멜과 보조를 맞추며 걷는 리즌. 아멜은 그런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을 해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주제가 없었다. 아니, 그와 함께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다.

 

 그녀가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리즌이 먼저 웃으며 말을 꺼냈다.

 

 “하하. 그건 그렇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 같네?”

 

 “네? 도착하다니요? 오늘 오는 사람은 리즌 씨가 아닌가요?”

 

 “응? 난 그냥 만나러 온 거야. 오늘 올 사람은 따로 있거든.”

 

 아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보자, 리즌은 웃으며 말을 했다. 올 사람? 아멜은 아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리즌을 제외하고는 딱히 올 사람이 없을 텐.....

 

 “아! 설마!”

 

 “하하하. 네가 이런 반응이라면 부대는 완전히 발칵 뒤집히겠구나! 역시 오길 잘했어!”

 

 그의 웃음 속에 사악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아멜은 알 수가 있었다. 이제 보니 그냥 친구 놀려 먹을 생각이 아주 가득하다 못해 넘쳐흐르는 것 같으니. 어쩌면 그래서 친한 친구를 넘어선 ‘절친’이라고 말할 수가 있겠지만.

 

 “랄라라! 오늘의 아델의 표정을 기억하기 위해서!”

 

 어째서 그는 저런 친구들만 있는 건가...... 라고 말하기에는 아냐는.... 아, 어쩌면 그녀도 내면에 숨기고 있는 무엇인가 있는 게 분명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멜은 등골이 오싹 해지는 것 같았다. 아냐의 다른 면이라......

 

 “그러고 보니 아냐는 어디 있어? 아냐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아, 언니는 산책 갔을 거예요. 어제 그렇게 술을 잔뜩 먹어서 속이 안 좋다고 했거든요.”

 

 “술? 평소에 잘 안마시던 애가 왜 갑자기 술을...... 아, 혹시 아델이랑 같이 마셨니?”

 

 “네? 아저씨는 왜요?”

 

 “아, 걔 평소에 아델이랑만 술을 마셨거든. 정확히는 아델한테 술을 먹여보려고 별짓을 다하곤 했거든.”

 

 평소에 아델은 술을 잘 안 마시는 편이다.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파서 안 마시는 줄 알았는데, 그냥 안 마시는 거란다. 것보다 그 말을 하자, 그는 엄청난 것을 찾았다는 듯 기뻐하며, 어서 빨리 그를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았다.

 

 “그나저나, 결국 술을 마시게 되었군. 아냐 평생 한을 다 풀어봤겠네. 그래서 뭐 실수한 거라도 있데?”

 

 “아저씨 그런 사람 아니에요. 오히려 둘 때문에 호되게 고생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오늘 아침도 리엔 언니가 얼마나 괴롭혔는지......”

 

 “아...... 칫, 결국 그 녀석 주사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건가?”

 

 “네? 아저씨 주사요?”

 

 아멜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내가 걔랑 정말 오랫동안 지냈는데도, 한 번도 보질 못했거든. 정말이지....... 그 누구도 아델의 주사를 본 사람이 없다니까.”

 

 리즌이 투덜거리고 있을 때, 마침 막사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새 가로수 길을 지나 건물 입구로 들어온 것이었다. 리즌과 아멜은 천천히 계단을 올라 현관문을 열려고 했다.

 

 “으아아! 죄송합..... 어... 어라?!”

 

 “푸하하하하하!!!!”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아델과 바닥에 굴러다닐 정도로 드러눕고 웃는 리즌. 그리고 곧 있을 엄청난 소용돌이에 엮이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발을 뒤로 빼는 아멜.

 

 “너... 너가 왜 여기 와있냐?”

 

 “하하하하하! 왜긴 왜야! 당연히 ‘그거’ 보러왔지! 하하하하.”

 

 깨끗한 바닥을 뒹굴며 웃는 리즌의 모습에 결국 폭발한 아델은 살기가 가득 넘쳐흐르는 눈빛으로 그를 쪼아보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리즌은 계속 웃기에 바빴지만.

 

 “네.... 네놈의 사지를 오늘 꼭 찢어놔야겠구나.......”

 

 “하하하하.... 어? 아?”

 

 리즌은 그제야 자신의 앞의 상대가 누구였는지를 떠올렸다. 예전에 자신을 쫓아왔을 때 보다 더 진한 살기를 내뿜으며, 그의 손에서 주황색 빛이 모여드는 것이 눈에 보였다.

 

 “자.... 잠깐만!!! 기... 기다려!”

 

 리즌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뒷걸음질을 치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그가 도망치기에는 늦은 모양이었다. 아델의 주먹이 리즌의 얼굴 코앞까지 순식간에 날아가 있었다.

 

 “히이익! 비전! 공간전이! 목표 지점으로 이......”

 

 “술식 해제! 도망치지 마라!”

 

 리즌의 형체가 빛이 되어 사라지려고 했다가, 아델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그의 몸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고 있었다. 리즌은 당황한 모습으로 급히 주먹을 막으려고 했지만, 그의 주먹은 이미 그의 이마에 닿은 뒤였다.

 

 “꾸.. 꾸워워억!”

 

 “죽어버렷!”

 

 아델의 주먹에 리즌은 거대한 충격과 함께 그대로 뒤로 쭈욱 날아가 버렸다. 그 힘이 어찌나 셌던지, 그가 날아가는 동안 주변의 가로수들이 뒤로 젖혀질 정도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는 막사 입구에서 정문으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휴우.... 쓰레기 하나를 처리했군.”

 

 아델은 만족스럽단 얼굴로 손을 툭툭 털며, 입가에 고인 피를 닦으려고 했다. 아멜은 놀라다 못해 정신이 나갔다 막 들어온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 아저씨? 괜찮....”

 

 쿵!

 

 “꺄아악!”

 

 아멜이 그에게 말을 걸려는 순간 갑자기 여자 비명소리가 정문에서 들려왔다.

 

 ‘이건 분명’ / ‘오늘 오는 사람!’

 

 처음 듣는 목소리에 아멜과 아델은 안 좋은 예감이 팍 하고 들었다. 그리고 그 안 좋은 예감에 딱 걸 맞는, 리즌의 비명소리가 부대에 울릴 정도로 크게 들려왔다.

 

 “마... 망했다......”

 

 아델은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았다. 분명, 리즌이 날아가면서 무슨 사고를 친 게 분명했다. 이젠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에게 남은 선택지는 이제, 그저 폭풍이 오는 것을 지켜봐야 할 뿐이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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