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7. 쌍둥이(4)
작성일 : 19-01-15 22:53     조회 : 67     추천 : 0     분량 : 820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막기는 했지만, 아멜의 검을 다 막지는 못했다. 아니 오히려 그녀의 한층 더 진화한 기술이 그의 팔을 파고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설마 했는데, 조금만 더 하면 그 기술도 익힐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아델은 천천히 손에 잡은 검들을 바닥으로 내려놓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놀란 눈을 크게 뜬 두 사람은 그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슬슬 밤이 깊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자러 가자고.”

 

 팔에서는 피가 나고 있었지만 그는 딱히 신경 쓰지 않으며 뒤로 돌아 텐트로 향해 걸어갔다. 아이엘은 그의 팔을 보며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델씨? 저... 그..”

 

 “신경 쓰지 마. 지금은 그냥 조용히.”

 

 아델은 아이엘에게 손가락을 들어 입에 갖다 댔다. 아이엘은 그의 행동에 당황했지만, 그는 그저 웃더니 품속의 약을 꺼내 입에 물고는 그대로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저.... 저 사람 뭐지?’

 

 마유는 그런 아델의 뒷모습을 보며 아까 전 그 상황을 떠올렸다.

 

 ‘검이 닿기 직전에 몸을 틀어 검을 흘려냈어.......’

 

 그리고 그 검을 가볍게 잡아 멈춰 세웠었다. 다만, 아멜의 검은 흘리는 과정에서 무엇인가 안 맞았는지, 스쳐지나가서 팔에 상처를 냈었다.

 

 뭐, 아까 얘기를 들어보니 아멜은 그에게서 직접 검술을 배우고 있다고 했으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 괜찮아?”

 

 지켜보던 세유가 그녀에게로 다가가서 그녀 주변을 살펴보았다. 마유는 그런 동생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그것보다 하고 싶은 게 생겼어!”

 

 “응? 뭔데? 뭔데?”

 

 “비밀!”

 

 마유는 배시시 웃으며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세유 역시 웃으며 쪼르르 누나를 따라 들어갔다.

 

 

 해가 조금씩 떠오르고, 목초지에 소와 양들을 방목하기 위해 사람들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동시에 일부가 박살난 목초지를 보고 사람들이 놀라 관리관인 아델에게 찾아왔었지만, 아델은 급히 자리를 피해 다른 곳으로 도망가 버렸다.

 

 “정말이지! 꼭 자기 불리한 거 있으면 도망간다니까요! 그래도 아이엘씨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 고마워요!”

 

 리엔은 툴툴대며 아델의 상태를 보러온 아이엘에게 그에 대한 불만을 토로 했다. 만약 아이엘 마저 없었다면 아마 리엔은 오늘 주민들의 불만에 치여 땅속에 묻혀버릴 수도 있었기에 아이엘에게 고맙다는 말을 특히 강조하며 말을 했다.

 

 “뭐, 나도 평소에 저런 불만에 치이고 사니까. 그나저나 진짜 그 사람 어디로 간 거죠?

 

 순찰 겸 숙영을 마치고 돌아온 이들. 근데 갑자기 돌연 아델은 아냐와 함께 잠시 어디를 갔다 온다고 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아멜도 사라져 버리고. 다들 불쑥불쑥 사라지는 게 특기인가 보다.

 

 “뭐, 어쨌든 돌아오면 리엔식 처벌 3형을 꼭 시킬 거예요! 정말! 두고 보라고요!”

 

 리엔의 외침은 집무실에서 복도까지 울릴 정도로, 아주 강렬한 분노가 느껴지는 외침이었다. 그날 이후로 이 외침은 부대 내 3대 불가사의로 남게 되었지만 말이다.

 

 

 

 - 알 포트 메인, 추모 공원 -

 

 

 “고마워. 알려줘서.”

 

 “아니야. 이건 네가 제일 잘 알아야 하잖아.”

 

 꽃을 든 아델과 아냐. 낯설지 않은 비석 앞에 선 둘은 조용히 꽃을 내려두고 조용히 기도를 했다. 동시에 무엇인가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으로 온 것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 문이 있었다고 했었지?”

 

 “응, 여기가 마지막 격전지였었지. 녀석들도 필사적으로 지키려고 싸웠었거든.”

 

 “그래? 그럼 일단 어디 한번 보자고.”

 

 아델은 조용히 작은 탐지기과 목걸이를 꺼내들었다. 아미테리아에서 얻었던 목걸이에서 밝게 빛이 났다. 아델은 그 빛에 맞춰 탐지기를 가져다가 어떤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자자, 어디 있냐? 어디....”

 

 천천히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두 사람. 탐지기와 목걸이의 빛이 세졌다가 약해졌다가를 반복하며 그들을 어느 한 곳으로 인도했다. 그들이 도착한 것은 언덕과 언덕 사이의 작은 연못.

 

 “여기는......... 아마 문이 있던 장소였을 거야.”

 

 아냐는 주변에 부서져, 이끼가 낀 기둥들을 보며 말을 했다. 아델은 그런 그녀의 말에 조심스레 탐지기와 목걸이를 가져다 댔다. 그러자 목걸이의 빛이 한차례 강하게 빛나더니 기둥에 그 빛들이 옮겨가기 시작했다.

 

 “흐음. 녀석의 시체가 아직도 남아있는 건가?”

 

 그는 곧장 기둥 밑을 파기 시작했다. 캉! 삽자루에 무엇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그는 옆을 넓게 팜으로서, 거대한 괴수의 두개골을 발굴해내었다.

 

 “흐아.... 역시 남아 있었네.”

 

 그는 두개골의 일부를 뜯어내 잠시 주머니에 넣어두었다. 아냐는 그런 그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것 때문에 부른 거야? 난 또 문이 다시 작동하는 줄 알았잖아.”

 

 “뭐, 그렇게 말한다면 ‘그럴 수 있다’라고 말하고 싶어.”

 

 “응? 부서진 문은 작동 못 시키는 거 아니야?”

 

 아냐는 놀란 눈으로 그에게 반문했다. 그러자 아델은 이상한 종이를 기둥에 붙여 놓은 뒤, 두개골을 구덩이 속으로 다시 넣어두었다.

 

 “조사는 해봐야하지만, 만약 두개골에 마력이 남아 있다면, 술자들이 재설치 하는 것도 가능하니까.”

 

 “뭐? 마력이 남아있다고?”

 

 “응. 이 녀석들 이렇게 보여도 ‘생물 병기’라서 몸 구석구석이 마력 덩어리로 채워져 있거든. 일종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말이지.”

 

 “응? 그럼 우리가 여태껏 잡아왔던 녀석들은 뭐야? 그 녀석들은.....”

 

 아냐의 말에 아델은 막대기를 가져와 바닥에 무엇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흠, 그러니까 녀석들도 생물 병기지만, 그저 단순한 명령과 술식만 배정되어있는 녀석들이지. 이런 덩치 큰 녀석이나 복잡한 일을 수행하는 녀석들은 고도화된 생물 병기인거고.”

 

 이 시대에, 이 세계에는 이제 없는 기술이지만, 한때 과거의 기술들 중에 아델과 같은 힘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기술이 있었다. 그들은 그것을 이용하여 단단한 뼈 안쪽에 그것들을 배열하여 괴수들을 만들었었는데,

 

 “그럼 뼈 안의 골수를 비우고 거기에다가 마력을 담은 광석을 채워 넣었다 이 얘기야?”

 

 “그렇지! 그리고 동시에 몸 주변에 치유와 재생을 박아 넣는 거야. 물론 녀석들이 조절을 못하니까 저런 괴 생명체들이 나오는 거지만 말이야.”

 

 만약 공을 들여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다면 그들은 마치 사람과 비슷해 보이는 것들도 만들 수 있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반대로 그런 것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것과 같은 재료가 필요했으므로 그것을 대량으로 만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불 보듯 뻔했다.

 

 “더러운 녀석들이네. 근데 너는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음.... 예전에 그걸 연구하는 친구가 있었어. 정말 대단한 녀석이었지.”

 

 “흐.... 넌 정말이지.... 하나같이 특이한 녀석들을 잘도 찾는 구나.”

 

 “그렇게 말하면 너도 특이한 녀석이지.”

 

 둘은 서로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아델은 가져온 망치로 냅다 남은 기둥 잔해를 두들겨 부셔 나갔다. 혹시나 모를 것에 대비해 완전히 부셔놓으려는 계획이었다.

 

 “자자. 돌아가자고. 분명 리엔이 투덜거리고 있을 거야.”

 

 아냐의 말에 아델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참, 그러고 보니 목초지를 그렇게 만들어 놨으니, 사람들이 몰려와 항의를 하고 있을게 뻔했다. 아니, 지금도 부대 밖은 시끌시끌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부대에 들어간다면 분명 리엔한테 맞아 죽을 것임이 뻔했다. 그걸 잘 아는 아델은 잠시 생각하다가 아냐에게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냐. 부대 들어 갈 거지?”

 

 “뭐, 나야 일이 없으니까. 관사에서 지내니 당연하지.”

 

 아냐는 그의 말에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했다. 그러자 아델은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그대로 냅다 앞쪽으로 뛰며 말했다.

 

 “그럼 나 잠시 어디 좀 갔다 온다고 해줘!”

 

 “야! 너 도망가는 거지?!”

 

 “응! 도망가는 거야! 내일 들어간다고 전해줘!”

 

 아델의 모습이 순식간에 언덕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아냐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참나.... 리엔에게 뭐라고 말하라고, 정말......”

 

 

 

 

 - 알 포트 메인, 토벌부대 연무장 -

 

 

 모두들 당황한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의 근 5년간 부대를 떠나있었기에, 그들이 누구인지를 잘 몰랐었으니까. 그리고 그들이 누구인지 알게 되어서 더 놀라게 되었던 것도 한몫했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급히 아멜을 찾고 있던 스티네아는 그 소리에 이끌려 연무장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보며 처음에는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아 생각하다가,

 

 “쟤들 쌍둥이들 아니야?”

 

 라는 스피넬의 말에 그제야 그들이 누군지 떠오른 그였다. 그는 즉시 마유와 세유에게로 걸어가 말을 했다.

 

 “응?! 너희들 돌아왔었어?”

 

 “응! 오랜만이야 스티네아 형!”

 

 평소에 세유와 친하게 지내던 스티네아였기에 세유는 그를 보며 반갑다는 듯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변함없이,

 

 “형! 그리고 선물!”

 

 세유는 스티네아에게 흉측한 무엇인가를 건네주었다. 다들 그 물건을 보고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다.

 

 “저... 저거.... 설마?”

 

 

 “흐이구... 아직도 이거 만들고 다니니?”

 

 스티네아는 세유가 주는 물건을 받아들고는 주머니에 넣었다. 다들 그 모습에 경악을 하며 둘을 바라보았다. 그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은 다름 아닌 괴수의 발톱으로 만든 목걸이였으니까.

 

 “아, 맞다! 다른 사람들한테도 주려고 잔뜩 가져왔다고!”

 

 세유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만들어온 목걸이와 팔찌들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흉측한 괴수의 발톱과 뿔, 비늘 등으로 만든 이상한 물건들. 저주가 깃들은 것 같은 생김새의 것들을 받은 사람들은 차마 아이의 해맑은 미소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단 표정을 지었다.

 

 “참, 그러고 보니 형은 아멜 누나 잘 알아?”

 

 “응? 아멜? 그건 왜?”

 

 갑자기 아멜에 대해 묻는 세유의 말에 스티네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실 쌍둥이들과 스티네아는 서로 많이 어울렸었지만, 아멜과 그들에 대한 접점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도 그럴게 아멜과 쌍둥이가 만났던 시간도 짧고, 그녀가 모든 이들과 친해지게 된 것이 아델이 들어오고 난 시점이었으니까.

 

 “그게 있지!! 한번 붙어보고 싶어서 그래!”

 

 “응? 대련? 그건 관리관 아저씨 허가가 있어야 하는 건데?”

 

 “그치만! 그전에 정보를 알아야지! 누나 설명으로는 잘 모르겠단 말이야! 히히.”

 

 배시시 웃고는 있지만, 싸울 생각만 가득하다는 것이 아이의 얼굴에 너무 잘 드러나 있다. 그런 그를 보며 웃고 있는 마유 역시 싸움에 고파있는 한 마리의 맹수와 같아보였다.

 

 “참, 너희들도 아침에 복귀했었다고 했지? 혹시 아멜 못 봤니? 조금 급한 일이라서.”

 

 “우웅....... 같이 복귀는 했었어! 근데, 어디 간다고 했었어!”

 

 “어디?”

 

 “근데 까먹었어! 히히!”

 

 세유의 말에 스티네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세유는 그런 그의 표정을 보며 키득거리며 말을 이었다.

 

 “형! 그 말 믿은 거야?! 언덕! 언덕에 간다고 했었어!”

 

 “아오! 깜짝 놀랐잖아. 알았어, 고마워!”

 

 스티네아는 곧장 연무장을 빠져나와 부대 정문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알 포트 메인이라면 언덕이라고 불리는 곳은 오직 그곳뿐이니까. 다만,

 

 ‘추모 공원에 왜 간 거지?’

 

 그녀가 그 공원에 갈일은 없었기 때문에, 아니 여기에 가족이 묻힌 사람은 거의 없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안가는 곳인데 말이다. 뭐, 그녀 나름 사정이 있을 테니까 갔겠지만. 어쨌든 그는 빨리 급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 그녀를 찾으러 추모공원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알 포트 메인, 추모 공원 -

 

 

 왜인지 모르게 이곳으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녀는 천천히, 완만하면서도 긴 고개를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후우... 후우...’

 

 검은 단발머리의 사내가 내려가고, 뒤이어 언덕위로 푸른 머리의 소녀가 올라왔다. 수많은 비석들이 세워져 있었지만, 어느 누구 하나 그 비석들을 관리 하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세월의 흔적이라고 할 만 한 풍화나, 이끼들이 잔뜩 껴 있었다.

 

 ‘근데, 여기가 이랬었나?’

 

 푸른 머리 소녀는 새로운 모습의 언덕을 보고는 그 모습에 감탄을 했다. 분명 몇 번 길을 잘못 들어서 오는 경우가 있어서 올라온 적은 있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오늘은 그 풍경이 다른 풍경으로 느껴졌다.

 

 ‘푸른 꽃...... 붉은 꽃......’

 

 화려하게 펴있는 들꽃들이 형형색색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목초지의 풀도 많이 자라 있는 것을 보니 곧 ‘열화의 달’(여름)로 슬슬 꽃이 많이 필 때가 된 것이기도 했다.

 

 아멜은 천천히 언덕을 걷다가, 문득 한 낡은 비석에 하얀 꽃이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막 딴 꽃을 두고 간 것이 분명 아침에 꽃가게에서 산 것임이 분명했다.

 

 “누군가 왔다 갔었나?”

 

 그녀는 그 비석과 꽃을 자세히 보기 위해 잠시 앉으려고 했었다. 그때 갑자기 그녀의 뇌리에 무엇인가가 스쳐 지나갔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녀의 머릿속으로 무엇인가가 막 떠오르고 있었다.

 

 ‘뭐... 뭐야! 이게!’

 

 갑자기 주변의 모습이 뒤틀려져 보이는 것 같았다. 순간 아름답게 펴있던 꽃들이 사라지고 황야의 모래들과, 간간히 펴있는 메마른 풀들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들 오늘이 마지막이다!」

 

 「오우!」

 

 「가자!」

 

 그녀는 뒤에서 난 소리에 급히 고개를 돌려 그쪽을 보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낯익은 사람을 발견했다.

 

 “어? 아냐 언니?!”

 

 지금과는 다른 단발머리에 귀걸이를 하고 있는 모습. 마치 사내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은 그녀는 어울리지 않는 단단한 중갑을 입고 한 남자 곁에 서 있었다.

 

 “어.... 저 사람은?!”

 

 꿈속에서 보았던, ‘푸른 머리의 남자’라는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때 분명 그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자기한테 말을 하고 있었는데.

 

 푸른 머리의 남자는 앞의 기사들을 향해 웃으며 검을 뽑아들었다. 그의 모습에 모두들 사기가 넘치는 듯 소리를 질렀다.

 

 「모두들 대형을 갖추어라! 앞으로 나아가자!」

 

 한층 사기가 오른 기사들이 앞으로 나아가고, 그들이 나아가고 난 뒤에 그가 뛰쳐나가려고 했다. 그때 그의 곁에 있던 아냐가 그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응? 나는?」

 

 「당신은 다른 변수에 대비해서 뒤에 남아줬으면 해요.」

 

 「뭐라고?! 네가 가는데 나는 가지 말란 말이야? 다른 동료들은 고생하는.....」

 

 아멜은 분명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온다는 것이 참으로 이상했었다. 그런데 더 이상한 점은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한 단어도 놓치지 않고 모두 들린다는 것이었다..

 

 「아냐씨!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싸움이 아니에요! 후에 있을 일이라고요.」

 

 「후? 그게 무슨 소리인데?!」

 

 「아마, 이곳이 이 녀석들의 마지막 거점일겁니다. 그리고 이 전투가 끝나면 세계에 있는 것은 아마 남은 사람들뿐이겠죠. 당신이라면 분명 그들을 통합 할 수 있을 겁니다.」

 

 「무... 무슨 소리야! 네가 한 일을 잊은 거냐? 지금 이 기사단만 해......」

 

 푸른 머리의 남자는 그녀에게 작은 목걸이를 넘겨주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이마에 작게 무어라 말하며 톡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이... 이건.....」

 

 눈이 감겨오는 그녀는 푸른 머리의 남자를 보며 눈을 최대한 부릅뜨려고 했다. 그런 그녀의 곁으로 기사 두 명이 다가와 그녀가 쓰러지지 않게 부축해주었다.

 

 「미안해요. 어제의 약속은 못 지키겠어요. 하지만 제 판단은 옳다고 생각해요. 이번 전쟁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제가 아니라, 당신이어야 하는 걸요.」

 

 아냐는 무어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대로 어떤 모종의 힘에 의해 잠이 들게 되었다. 옆에 있던 기사 둘은 푸른 머리의 남자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대로 아냐를 안전한 마차에다가 눕혀두었다.

 

 「자, 우리는 이제 우리 일을 하죠. 우리가 저지른 마지막 원죄를 속죄하기 위해.」

 

 아멜은 그들이 걸어가는 방향을 보며 놀란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빛의 기둥.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네 개의 기둥과 수많은 괴수들.

 

 “저... 저건 문?”

 

 아멜이 그 말을 꺼내는 순간, 한편의 이야기는 점점 모래처럼 흩어져 날아가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당신! 왜 저한테 이걸 보여주는......!”

 

 그녀는 손을 뻗어 그를 잡아보려고 했지만, 그의 어깨에 그녀의 손이 닿지 않았다. 그렇게 그의 모습은 점점 하나의 먼지로, 한 개의 과거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자.. 잠깐! 잠깐만! 제 말을! 아얏!”

 

 무엇인가에 부딪힌 것 같았다. 그녀는 천천히 아픈 부위를 어루만지며 고개를 들어보았다. 화려한 꽃밭. 아까의 모래바람이 불지 않는, 푸른 미래로 돌아와 있었다.

 

 “으.... 아까 전에 그건 뭐였지?”

 

 자꾸만 나타나는, 푸른 머리의 남자. 왜 나타나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아냐와, 그리고 아델과 관련 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임에 틀림없었다. 그리고 분명,

 

 ‘분명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인가?’

 

 하나의 무엇인가를 전달하려는 것 같아보였다. 아멜은 그대로 천천히, 아냐가 그랬던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며 바지에 뭍은 먼지를 털었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는 몸을 돌려 언덕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래. 일단 얘기를 해보자. 그럼 어떻게든 되겠지.’

 

 그녀는 천천히 언덕 아래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그녀가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그리고 쌓여가는 의문을 정리하기 위해.

 
작가의 말
 

 요즘 축구를 보고 있지만........ 잘... 했으면 좋겠어요. 뭐든지 천천히 조금씩 나가는 거니까...... 말이죠.....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잠시... 긴급 공지입니다..... 2019 / 6 / 21 727 0 -
공지 연재 주기에 관한 공지( 주 2회 수, 목 … 2018 / 9 / 3 806 0 -
공지 안녕하세요! 새로 연재하게 된 초보 … 2018 / 9 / 3 848 1 -
41 #8. 인장(2) 2019 / 1 / 29 69 0 7882   
40 #8. 인장 2019 / 1 / 23 64 0 7889   
39 #7. 쌍둥이(6) 2019 / 1 / 22 65 0 8532   
38 #7. 쌍둥이(5) 2019 / 1 / 16 78 0 8332   
37 #7. 쌍둥이(4) 2019 / 1 / 15 68 0 8200   
36 #7. 쌍둥이(3) 2019 / 1 / 9 69 0 8296   
35 #7. 쌍둥이(2) 2019 / 1 / 8 70 0 7102   
34 #7. 쌍둥이 2019 / 1 / 2 67 0 6758   
33 #6. 전조(6) 2019 / 1 / 1 80 0 8356   
32 #6. 전조(5) 2018 / 12 / 26 81 0 7509   
31 #6. 전조(4) 2018 / 12 / 25 81 0 7585   
30 #6. 전조(3) 2018 / 12 / 20 76 0 8158   
29 #6. 전조(2) 2018 / 12 / 14 77 0 8116   
28 #6. 전조 2018 / 12 / 5 72 0 7807   
27 #5. 분기점(6) 2018 / 12 / 4 78 0 7991   
26 #5. 분기점(5) 2018 / 11 / 28 69 0 8167   
25 #5. 분기점(4) 2018 / 11 / 27 80 0 8256   
24 #5. 분기점(3) 2018 / 11 / 21 78 0 8332   
23 #5. 분기점(2) 2018 / 11 / 20 91 0 7466   
22 #5. 분기점 2018 / 11 / 14 86 0 7685   
21 #4. 에테레아(5) 2018 / 11 / 13 78 0 7179   
20 #4. 에테레아(4) 2018 / 11 / 7 89 0 8655   
19 #4. 에테레아(3) 2018 / 11 / 6 83 0 9093   
18 #4. 에테레아(2) 2018 / 11 / 1 74 0 7655   
17 #4. 에테레아 2018 / 10 / 30 65 0 7953   
16 #3. 용사 이야기(5) 2018 / 10 / 24 71 0 8056   
15 #3. 용사이야기(4) 2018 / 10 / 23 69 0 8785   
14 #3. 용사 이야기(3) 2018 / 10 / 17 56 0 8009   
13 #3. 용사 이야기(2) 2018 / 10 / 16 61 0 9532   
12 #3. 용사 이야기 2018 / 10 / 10 71 0 9174   
 1  2  3  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검의 연대기 - 마
크네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