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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8. 인장(2)
작성일 : 19-01-29 22:58     조회 : 69     추천 : 0     분량 : 7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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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 포트 메인, 토벌부대 연무장 -

 

 황금 같은 주말을 날린 것이 조금 짜증나기는 했지만, 사실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별 상관은 없었.....

 

 “아니야. 그건 아니야.”

 

 아델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연무장에 비치되어있는 연습용 도구들을 하나씩 만졌다. 그 중, 연습용 메이스를 집어 들고 천천히 한 사람 앞으로 걸어 나왔다.

 

 “준비 되었니?”

 

 “준비는 진즉에 됐다고요! 뭘, 무기를 고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어차피 다 막힐게 뻔한데.”

 

 스티네아는 자신 있다는 듯이 방패를 집어 들고 서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며 아델은 피식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고, 아멜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아멜, 그 표정 뭐야? 나 무시하지 말라고!”

 

 스티네아는 아멜의 모습에 버럭 화를 내며, 아델을 살짝 노려보았다. 물론 아델의 힘을 봤었기는 했지만, 그건 무구의 힘을 사용한 것이니까 지금은 그저 일반인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아멜이나 스피넬과의 공방은 몇 번해봤기 때문에 견딜 수 있을 거야.’

 

 조금 오래 되었긴 했지만, 두 사람의 공격을 버텨냈던 전과가 있기에 쉽게 버티리라 생각한 그였다. 하지만 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서 있는 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콰앙!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시험 삼아, 몸을 풀 겸 아델은 메이스를 한번 크게 휘두르면서 거대한 풍압에 연무장 반대편의 연습용 무기들을 모조리 날려버렸다. 가벼운 검이야 날아간다고 쳐도, 마상용 폴암까지 가볍게 날려버리는 그의 풍압에 순간 스티네아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와 중에 아델은 자신이 휘두르고도 부서지지 않았다는 것에 놀라며 메이스를 이리 저리 살펴보았다.

 

 “내구성이 튼튼하긴 하네. 진심으로 휘둘렀으면 부셔졌겠지?”

 

 살짝 사심이 섞여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 아멜은 잠시 둘을 본 다음 조용히 뒤에 있는 의자에 앉아 가만히 구경하기로 했다.

 

 “어머, 벌써 다 와있었던 거야? 언니! 빨리 와요!”

 

 “스피넬...... 나 더 자고 싶단 말이야.”

 

 스피넬에게 끌려나온 아냐는 졸린 눈을 비비며 투덜거렸다. 그리고 동시에,

 

 “스티네아 형!”

 

 “스티네아 오빠!”

 

 싸움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쌍둥이들 역시 모두 연무장에 모였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다. 갑자기 구경꾼들이 많아지자, 스티네아는 마른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어이쿠. 난 사람들 부른 적 없는데?”

 

 아델은 스티네아만 알아보게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오늘 훈련의 목표는 아델과 아멜의 일격을 10번 막는 것. 하지만 10번 막는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상황이 조금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이었다.

 

 “이러면 오기가 생기잖아요.......”

 

 스티네아는 방패를 꽉 잡고 그의 앞에 섰다. 아델은 그가 조금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메이스를 잠시 내려두며 말했다.

 

 “방패병의 기본은 알고 있지?”

 

 “네? 방패병은 또 뭐에요?”

 

 방패병이라는 말은 처음 듣기는 했지만, 듣기에는 좋지 않았다. 아델은 갑자기 연습용 무기 거치대에서 작은 방패 하나를 꺼내들었다.

 

 “뭐, 지금이야 그런 게 없어진 것 같지만, 방패병이라는 것은 제국에서 누구보다 명예로운 병종직이었지. 다른 병사들보다도 대우를 잘 받았고.”

 

 “그건 아저씨 시대에나 있던 거잖아요. 그리고 마치 앞에서 서는 그저 고기 방패 같은 느낌이 든 단말이에요.”

 

 “이봐 그들을 무시하지 말라고. 한명의 방패병이 길목을 지키면, 수천의 사람도 못 뚫는다고. 자, 그럼 간다.”

 

 아델은 잠시 심호흡을 하고 메이스에 신경을 집중시켰다. 스티네아가 다치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자신이 다치지 않을 선만큼 힘을 조절하려는 거였다. 스티네아에게는 그게 힘을 모으는 것처럼 보였지만.

 

 “하압! 간다!”

 

 콰아앙!

 

 방패와 메이스가 부딪히자, 거대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히야. 제대로 부딪혔네!”

 

 “후아암.......”

 

 여기 있는 사람들은 익숙해져서 인지 바람을 맞으면서도 멀쩡하게 서 있었지만,

 

 “무... 무슨 일이야! 누가 대포라도 쐈어?!”

 

 갑작스러운 소음에 놀란 한 사람은 급히 연무장으로 뛰어왔다.

 

 “여어! 리엔. 어서와.”

 

 “헤엑 헤엑.... 뭐.. 뭐야! 다들!”

 

 리엔은 헐레벌떡 뛰어오느라 가쁜 숨을 연신 몰아쉬며 말을 했다. 아냐는 어느새 편안하게 돗자리를 깔고 차를 마시고 있었다.

 

 “뭐긴 뭐야. 구경하는 거야 구경. 심심한 데 딱 좋거든.”

 

 “히익! 연무장에 먼지가!!!”

 

 둘의 충돌로 인해 일어난 모래 먼지가 연무장 창문과 계단 곳곳에 묻으면서 순식간에 지저분해 졌다. 더러운 것을 보면 못 참는 리엔에게 그 모습은 가히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충격을 줬다.

 

 “청소는 말끔하게 해둘 거니까 걱정하지 마.”

 

 “치이..... 그래놓고 도망간 사람이 누군데요.”

 

 지난번에 대련을 했었던 아멜은 그를 보며 툴툴거리며 말을 했다. 그도 그럴게 그날 끝나고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도망가 버려서 혼자 청소를 했었기 때문이었다.

 

 “아... 아니야! 진짜 청소 할 거라고. 진짜.”

 

 “그래요? 약속 하신 거예요?”

 

 아멜이 피식 웃으며, 한 번 더 말을 했다. 아델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툴툴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치잇. 알았어. 약속한 거야.”

 

 “우와...... 그 천하의 아델이 저렇게 말린다고? 말도 안 돼. 크흡흡!”

 

 아냐는 아델과 아멜을 보면서 웃어댔다. 아델은 그런 그녀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다시 스티네아에게로 갔다.

 

 “자, 두 번째다. 준비 되었니?”

 

 “... 아! 네....! 준비됐어요!”

 

 한 번의 충격으로 정신이 나갈 뻔 했다. 아직 팔에서 떨림이 가시지 않고, 내장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이.. 이런 걸 9번이나 더 받아넘겨야 한다고?’

 

 스티네아는 마른 침을 다시 삼키며 방패를 들어올렸다. 아델은 그가 충분히 준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시간을 주며, 자신의 몸 역시 무리가 가지 않게 조절했다.

 

 “자, 간다!”

 

 “네!”

 

 아까와 달리 그와 스티네아의 거리가 조금 더 떨어져 있었다. 대략 30보 밖으로 왠만한 사람은 단번에 그 거리를 뛰어들지 못하겠지만,

 

 “스읍.”

 

 콰아아앙!

 

 조용히 차를 마시며 둘을 바라보는 아냐가 차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메이스와 방패가 부딪히며 거대한 충격파가 다시 한 번 일어났다.

 

 “자! 간다!”

 

 “네.. 네에!”

 

 간다!

 

 네에!

 

 쾅쾅! 콰과광!

 

 자욱한 먼지. 아멜과 스피넬은 먼지를 마셔서 기침을 내뱉었고, 아냐는 차에 모래가 들어갔는지 눈살을 찌푸리며 차를 바닥에 부으며 서 있었다.

 

 “헤에.... 대단해!”

 

 “대단해, 대단해!”

 

 쌍둥이들이 방방 뛰며 스티네아에게로 뛰어갔다.

 

 “휴우....... 팔이 조금 쑤시네.”

 

 아델은 뭉친 근육을 풀어주듯 팔을 돌리며 천천히 먼지 속에서 걸어 나왔다. 먼지가 걷히면서 멀찌감치 쓰러져 있는 스티네아와 부러진 메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스티네아! 괜찮아?!”

 

 깜짝 놀란 스피넬이 급히 그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녀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스티네아는 그저 멍하니 누워서 하늘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도 그럴게 엄청난 충격이 몸에 밀려들어와 몸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으니까.

 

 “제... 젠장....”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어떤 괴수의 충격에도 견뎌 냈던 그였는데, 어째서 무구의 힘도 쓰지 않은 그에게 밀렸을 까?

 

 스티네아는 아직도 가시지 않은 충격에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정신이 없다. 그건 그때 이후로 처음인데........ 정말로 오랜만인........

 

 “스티네아!! 정신 차려!”

 

 다행이 정신이 날아가기 직전 스피넬의 목소리에 그는 겨우 깨어날 수 있었다. 번쩍 눈을 뜬 그는 곧 몰려오는 충격에 몸이 저려왔지만, 그래도 그것을 참고 몸을 세워 일어서려 했다.

 

 “젠장.... 꼴사나운 모습 보였네.”

 

 “일단 오전 훈련은 끝. 오후 훈련은 하고 싶지만 난 이제 쉬러 가야하니 아냐가 이어서 해줄 거야. 그럼 훈련 끝 해산!”

 

 아델의 말을 끝으로 첫 번째 스티네아의 훈련이 끝났다. 물론 이렇게 하고 자연스럽게 도망가려는 아델은 리엔과 아멜에게 붙잡혀 응징을 당했지만, 스티네아는 이 첫 훈련으로 많은 것을 느꼈다.

 

 ‘이...... 이건... 정말이지...’

 

 “대단했어!”

 

 옆에서 웃으며 그를 일으켜주는 세유를 보며 그는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다. 그래, 이거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와의 약속을 지킬, 힘을 얻을 수 있는 법을 말이다.

 

 

 

 

 - 연합정부 수도, 1군단 집무실 -

 

 

 6군단에서 작은 편지 한통이 날아왔다. 다이에스터는 그 편지를 읽고 눈살을 찌푸렸다.

 

 “드디어 시작인건가?”

 

 그는 천천히 일어서서 창문에 달린 커튼을 걷어냈다. 환한 대낮의 빛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왔다. 활기찬 수도의 소리를 들으며 그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끼이이익.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이에스터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문이 완전히 열리자, 뒤에서 한 병사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며 말했다.

 

 “군단장님!? 6군단의 병사들이 수도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무장을 하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내버려둬라. 그들은 6군단의 병사들이 아니다.”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수도를 방위하는 방위군을 제외하고 어느 군도 무장을 한 채 수도로 올 수가 없다. 일전에 일어난 군벌 반란사건을 막기 위해 만든 법이었다. 하지만 분명 6군단의 깃발을 들고, 수도로 들어오는 군용비공정이 눈에 보이는데도, 사령관인 그는 가만히 있기만 했다.

 

 병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쳐다보고 있는 사이, 뒤이어 연합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그의 집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그들은 느긋하게 서 있는 그의 모습에 다급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군단장! 군단장 지금 무엇을 하시오! 지금 허가 받지 않은 다른 군의 비행정이 들어오고 있단 말이오! 저게 무슨 의미인 줄 잘 알고 있지.....”

 

 쾅! 그의 주먹이 기둥을 세게 후려쳤다. 모두 그의 행동에 깜짝 놀라 크게 눈을 떴다. 다이에스터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몇 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기사단장! 지금 병력을 소집해라! 범죄자들의 신병을 인도한다!”

 

 “네... 네?! 그게 무슨 소립니까?!”

 

 “지금 내 앞에 있는 인물들 중 내가 짚는 사람들을 모조리 포박해라!”

 

 관료들은 그의 행동에 놀라다 못해 자빠질 뻔했다. 그 사이에 미리 준비라도 했다는 듯 병사들이 쏟아져 들어오며, 관료들 중 몇 명을 그 자리에서 구속시켰다.

 

 “이... 이게 지금 무슨 짓이오! 갑자기 포박이라니!”

 

 “그건 재판장에서 봅시다. 참고로 저들은 6군단이 아니라, 감찰부 소속의 병사들이다. 감찰부에 연합정부 최고 명령이 떨어져 있는 이상, 저는 그저 명령대로 해야 합니다.”

 

 다이에스터의 말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연합 정부 최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딱 3사람 뿐. 그런데 그들 어느 누구도 움직였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그저 서로의 눈치를 보며 견제하기만 바쁜 사람들인데.........

 

 “무... 무슨 소리야! 것보다 나는 죄가 없다고!”

 

 “나도 죄가 없단 말이다! 모함이다 모함!”

 

 그들은 다이에스터를 가리키며 욕을 쏟아내며 저항하려고 했다. 순간 다이에스터는 눈살을 찌푸리며 몸에서 살기를 내보냈다.

 

 “으... 이... 이게 뭐....”

 

 “사... 살려주....”

 

 이글거리는, 끓어오를 것 같은 그의 살기가 그들에게 닿자 그들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이에스터는 말이 없어진 그들을 보며 손짓을 한번 했다. 병사들은 영문을 모른 채, 그대로 그들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끌려가지 않은 관료들은 다이에스터의 모습을 보며 공포에 온몸을 떨었다. 괜히 귀무족의 왕이자, 1군단을 이끌고 있는 자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것이다.

 

 “하아...... 오늘 하루는 참 길겠네.......”

 

 다이에스터는 다시 창가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창밖의 풍경은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도시의 모습에서 갑자기 등장한 비공정의 모습으로 어수선해지는 것으로 바뀌었다. 모두가 처음 겪는 일에 당황하고 있다는 게 보여 지는 것이었다.

 

 

 3시간 뒤, 중앙 광장.

 

 “호외요 호외! 호외요!”

 

 “무슨 일이래?”

 

 “나도 몰라..... 갑자기 관료들이 붙잡혔다는데?”

 

 수도의 중앙광장에 수많은 군중이 가득 찼다. 수많은 사람들은 서로 숙덕거리며 앞에 줄줄이 밧줄에 묶여 나타나는 사람들을 보았다. 처형인들까지 나오는 것에 다들 깜짝 놀라 더욱더 광장은 소란스러워졌다.

 

 “정숙! 정숙하시오!”

 

 모두 병사의 외침에 그쪽을 향해 돌아보았다. 그 곳에서 군중들을 뚫고 법관복을 입은 사람과 병사들이 나타났다. 뒤이어 1군단장 다이에스터와 6군단장 아바르, 그리고 수도 근위대 대장이 들어오면서 한 순간에 엄청난 위압감에 소란은 잠시 잠잠해져갔다.

 

 “무... 무슨 일이야?”

 

 “이거.... ‘반란’재판 때만 하는 거잖아.......”

 

 

 법관은 조용히 자신의 자리에 앉아, 죄인들을 바라보았다. 죄인들은 억울한 듯 법관과 자신을 체포한 다이에스터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법관이시여! 저는 죄가 없습니다! 죄를 지었다면 어떤 죄로 잡혔는지 공표하는 게 먼저 아니겠습니까!”

 

 “흠...... 맞는 말이긴 하지만, 이 사안은 그런 사안이 아니라서 말이지. 서관! 저들의 죄를 읊어라!”

 

 서관은 기다란 두루마리를 꺼내 펼쳐들었다. 순간 바닥에 떨어지고도 계속해서 굴러가는 두루마리를 보고 군중들은 놀라 수군거렸다. 그리고 감찰 서관(검사랑 같다고 보면 된다.)이 입을 떼자 그들은 놀라 모두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하 50가지의 법률 및 사업 발의를 명분으로 연합정부의 자금을 이용해 노예매매, 사병 육성을 한 것으로 보아 피고들은 연합정부에 반기를 들려고 한 정황이 포착 되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길 바란다.”

 

 여태 내고 있던 세금이 다른 곳으로 세어나가고 있다는 것도 그렇지만, 그것을 이용해 정부를 장악하려고 했다는 것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야! 이 쓰레기들아! 세금을 어디다 쓴 거냐!”

 

 “노예매매가 폐지되었는데 노예매매라니!”

 

 “저들은 악마다! 서관 말대로 사형을!”

 

 당황한 관료들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건 누명입니다! 노예매매나 횡령 따위는 죽어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허! 이렇게 많은 증거물들이 있는데 감히!”

 

 서관 옆에 가득 쌓인 서류 더미가 놓여졌다. 큼지막한 건부터 시작해 사소하게 돈을 주고받은 기록까지 빼곡 차있는 서류들을 보며 관료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법관은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도 처음에는 믿기질 않았다네. 갑자기 감찰부가 ‘움직인 것’도 놀랐었지만, 이렇게 ‘많은 증거물들’을 가져와서 말이야. 이건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물들이지. 고로 판결을 내린다! 이 자들 중 일부를 제외하고 전부 교수형에 처한다! 이상!”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재판. 항의하는 관료들의 고성과 화가 난 군중들 사이로 당당히 내려가는 법관. 그리고 곧바로 세워지는 교수대가 눈에 들어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군중들 사이에 있던 어떤 남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뭐지....... 저들에게 접점은 없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각각의 관료들과 원로들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 역시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파벌이 모두 섞여있다. 저건 누군가를 견제한 게 아니다. 무슨 일인거지?’

 

 모두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꼬여가는 사이, 교수대의 밧줄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걸리기 시작했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엄청난 연극을 만들어 모두를 놀래 키는 것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살려줘! 나는 아니라고! 아니라....”

 

 덜컹! 교수대의 밧줄이 떨어지며 하나 둘 사람들에게 교수형이 집행되었다. 다이에스터는 그런 그들을 보며 일말의 동정의 눈빛도 건네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모두가 소란스러운 교수형의 현장에서, 그는 어디선가 그들이 지켜보고 있을 그들을 생각했다.

 

 ‘슬슬 시작인건가?’

 

 그가 주도는 하지 않았지만, 분명 녀석들에게 큰 메시지가 전달되었을 것이다. 동시에 그들의 활동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도.

 

 “자, 그럼 이제 전선만 어떻게 하면 되는 건가?”

 

 다이에스터는 고개를 돌려 아바르를 몰래 쳐다보았다. 아바르는 그의 시선이 느껴지자,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둘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서로가 같은 생각을 하는지 같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잠시 눈웃음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 한걸음이다.”

 

 “인류의 승리를 위해.”

 

 둘의 말을 끝으로 마지막 교수형이 집행 되었다. 섬뜩한 소리는 군중들의 분노에 둘러싸여 사라져 갔다.

 

 그렇게 이날 40명이 넘는 사람이 처형되면서, 수도내의 불온 세력은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지게 되었다.

 
작가의 말
 

 저번주에는 조금 경황이 없었는데, 그래도 마음이 조금 낫아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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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연대기 - 마
크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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