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에???”
“뭐라고요???”
셜리는 호텔이 떠나도록 소리를 질렀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셜리는 세리아를 흔들며 말했다.
“그게...”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변명이 생각 안 난 세리아는 고개를 숙이고 손을 모았다.
“우리의 여행은 어떡해요?”
“미안.”
“납치당했을 때, 돈을 잃어버렸...”
“셜리님 그래도 주인님이 무사히 돌아오셨으니.”
“어제 그렇게 울어…”
“울긴 누가 울었다고 그래요.”
“새가 울었겠죠.”
셜리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녀는 부자연스럽게 마왕군의 말을 가로챘다.
“우리 꼬맹이 셜리.”
“이 예쁜 언니가 그렇게 걱정됐어?”
세리아는 셜리의 볼을 만지며 말했다.
“으이구 귀여워서 정말.”
“아…아니거든?”
셜리는 세리아의 손을 치우며 말했다.
“그…그럼.”
“저희 이제…”
“헤…헤어져요?”
링링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뭔 소리야 링링.”
“힉!”
링링은 세리아가 자신의 어깨를 잡자 깜짝 놀랐다.
“링링…”
“너는 이제 우리의 돈…아 아니 동료야.”
세리아는 본심을 억눌렀다.
“즉, 너도 이제 진리를 개척하는 자의 일원이라는 소리지.”
“우와…”
“제가 파티에 들어가다니.”
“정말…정말…정말.”
감동한 링링은 연신 ‘정말’만 외치고 있었다.
“저기요~”
“말 돌리지 말고.”
“저희는 그럼 어떡하냐고요.”
셜리는 세리아를 째려보며 말했다.
“일단 오늘까지는 예약을 해놨으니 안젤리아도 기다릴 겸 조금 놀까?”
“와!”
“좋아요.”
셜리가 웃으며 말했다.
“이래서 꼬맹이가 좋다니까.”
“방금 뭐라 했어요?”
“아…아니야.”
“그럼 제가 안젤리아님의 곁에 있겠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마왕군이 말했다.
“괜찮겠어 마왕군?”
“마왕 님도 그냥 같이 와요.”
“그…그래요 마…히익.”
“죄…죄송해요 마왕 님.”
링링은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여전히 마왕군이 무서운 링링이다.
“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하지만, 안젤리아 님이 깨어나셨을 때를 위해 저는 남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수고수고.”
“수…고하세요!”
두 번의 권유를 마친 그들은 빠르게 단념하고 마왕군의 곁을 떠났다.
…
거리에 나온 그들은 주위를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셜리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세리아를 쳐다봤다.
“오늘은 안돼요, 알았죠?”
세리아를 걱정하던 셜리가 말했다.
“그래그래 알았어 우리 동생.”
“이 예쁜 언니를 걱정해줘서 고마워.”
“뭐라는거야 이 아줌마가.”
“이게...”
셜리는 자신의 볼을 꼬집으려는 세리아의 손을 피하고 말했다.
“저…저기좀 봐요.”
“우와.”
셜리는 자신의 앞에 있는 건물을 가리키며 감탄했다.
“여기는 한 7급 마물이 사나 봐요.”
자신이 머물렀던 호텔보다 약 세 배 좋아 보이는 건물에 선 셜리가 말했다.
금색으로 치장된 건물은 아니었지만, 곳곳을 지키고 있는 경비병들이 이 건물은 훌륭한 귀족의 건물이라는 사실을 말해줬다.
“어 저기.”
셜리는 대문 앞에 보이는 커다란 표지판으로 다가갔다.
“외부인은 접근을 삼가주십시오.”
달려온 셜리를 본 경비원들이 셜리를 막아섰다.
“아… 죄송해요, 아직 꼬마라.”
셜리는 자신의 머리를 치며 말했다.
자신의 처지를 잘 활용하는 셜리다.
“얘 셜리 얼른와.”
“죄송합니다.”
세리아는 정중히 인사를 하고 으리으리한 건물을 서둘러 벗어났다.
“저…전 보고 말았어요.”
“너의 미래의 키?”
“아니, 저는 더 클거라니까요?”
셜리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셜리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안젤리아 언니의...”
“읍…”
세리아는 셜리의 목소리가 주위에 들릴까봐 그녀의 입을 막았다.
“조용히.”
그리고 세리아는 황급히 그 곳을 벗어났다.
“후….”
인적 드문 곳에서 멈춘 세리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저 으리으리한 집이 안젤리아의?”
“네 맞아요”
“안젤리아 언니의 이름이 적혀 있었어요.”
“흠…”
“뭐 됐나?”
“안젤리아는 안젤리아잖아.”
잠시 고민을 한 세리아가 말했다.
“일단 밥이나 먹을까?
“네 좋아요”
“링링도 새우 좋지?”
“…네…”
채념한 링링은 새우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
“마왕군 우리 왔어.”
뒤늦게 돌아온 그들이 말했다.
“어 오셨습니까?”
“안젤리아는?”
“아…아직 주무십니다.”
“아…”
“그럼 내일 아침에 출발할까?”
“괜찮지?”
“네!”
셜리가 해맑게 대답했다.
“아 맞다 마왕군.”
“밥값을 못줘서 미안해.”
마왕군에게 밥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떠오른 세리아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는 3일정도는 굶어도 멀쩡합니다.”
“오호 그래?”
마왕군의 말을 들은 세리아는 중요한 사실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쉴까?”
세리아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며 말했다.
…
“하… 힘들었다. 술을 참은 게.”
세리아는 한숨을 쉬며 침대에 누웠다.
“드…들어가도 돼요?”
셜리가 세리아의 방문을 두들기며 물었다.
“지금 방 주인은 부재중이니, 용건이 있다면 마왕군에게...”
“큭...”
“역시 이럴 줄 알았아요.”
세리아의 말을 무시하고 방에 들어간 셜리가 말했다.
“왜 없는 척해요?”
“아…아니 부재중 마법이 멋대로 발동됐네.”
세리아는 웃으며 변명했다.
“하… 됐어요.”
셜리는 세리아의 침대에 앉았다.
“뭐야? 키 크려고?”
세리아는 셜리의 손에 든 따뜻하게 데워진 우유를 보고 말했다.
“아…아니 잠이 안 와서...”
“하…”
셜리는 평소답지 않게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왜그래? 키가 안 자라?”
세리아는 여전히 셜리를 놀렸다.
“아니…”
“안젤리아 언니가 걱정돼서.”
“갑자기…”
“언니가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울먹이는 셜리의 목소리가 세리아를 자극했다.
그와 동시에 안젤리아의 집을 발견한 뒤 분위기가 바뀐 셜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잠시동안 그녀는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곧 세리아는 셜리를 감싸 안았다.
하지만 여전히 말은 없었다.
처음으로 언니다운 행동을 보인 세리아다.
갑작스러운 세리아의 모습에 당황했는지 셜리는 소리내서 울기 시작했다.
셜리가 진정하길 바라는 세리아는 연신 셜리의 등을 토닥였다.
“괜찮아 괜찮아.”
세리아는 연신 ‘괜찮아’를 외치며 셜리를 위로했다.
“훌쩍…훌쩍.”
“있잖아 꼬마야.”
“꼬…꼬마 아니라고 진짜.”
셜리는 여전히 꼬마라는 말에 민감히 반응한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안젤리아는 그냥 안젤리아야.”
“귀족이든 아니든 지금은 그냥 우리 파티의 소중한 팀원이야.”
“그…그치만.”
“그래 그치만.”
“만약에 안젤리아가 떠난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떠난다면 떠난다면.”
“안젤리아가 결정한 선택을 응원해주는 게 진정한 친구 아닐까?”
“흑...맞…맞아요.”
“안젤리아 언니는 저희의 친구니까.”
“그래그래, 성장했구나 셜리.”
세리아는 셜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고…고마워요.”
“덕분에 한시름 놨어요.”
“역시 어쩔 수 없는 세리아 언니군요.”
“치…칭찬이지?”
“아니요?”
“저…저게.”
세리아는 문을 닫고 황급히 나가는 셜리에게 말했다.
“하…”
“안젤리아가 떠난다?”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혼잣말을 마친 세리아는 침대에 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