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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도플갱어의 피 - 초월
작가 : Tiphereth
작품등록일 : 2018.2.7

[미스터리/판타지]운명을 믿지 않으려던 한 소녀가 현자의 돌을 마주하고 운명의 비밀이 얽힌 혼란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엿보게 된 이면세상의 진실 앞에서 그녀는 자신의 해답을 찾아 나간다.

 
21. 자유를 꿈꾸는 이들 (7)
작성일 : 18-03-01 22:34     조회 : 297     추천 : 0     분량 : 7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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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자유를 꿈꾸는 이들 (7)

 

  크리스의 지시에 따라 소연은 시안을 데리고 법원을 벗어나 인근을 배회 중이던 세 사람과 합류했다. 일행은 왔던 길을 이용하지 않고 빙 둘러서 다시 번화가 쪽을 향했다.

 

  “잘 보고 왔어? 소감은 어때?”

 

  잘게 흔들리는 눈동자와 무거운 발걸음, 말 없이 어두운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그녀의 심정을 짐작 할 수 있었지만 크리스는 침착한 목소리로 시안에게 물었다.

 

  시안이 말없이 물끄러미 크리스를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뭐라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들을 때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겼는데, 직접 보고 나니 충격이 좀 있네요.”

 

  시안이 음울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크리스가 말했다.

 

  “진실을 처음으로 마주한 이들 대부분이 그래. 내 감정, 내 기억, 내 인생 모두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광경을 목도한 것이니까 충격이 없을 수는 없지.”

 

  크리스의 다독임에도 시안의 표정은 풀릴 줄을 몰랐다. 그런 시안의 얼굴을 힐끔 본 크리스가 말을 이었다.

 

  “지금의 체제 하에서는 그 법정에 선 이들은 결국 모두가 피해자야. 인생이란 법정에 선 이들도 마찬가지. 피해를 본 이도, 피해를 줘서 벌을 받아야 하는 이도 모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지. 단지 그게 그들의 운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지만 그 운명은 당사자가 선택한 것인가?"

 

  크리스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아니야. 그저 주어진 것일 뿐이지. 운명을 부여한 것은 신이지만 그 결과는 오롯이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야. 그건 세상의 부조리야. 영혼의 평등이라는 명분 아래 신은 우리에게서 자유를 빼앗아 갔어. 운명을 따를 것을 강요하고 따르지 않는 이들은 잡아서 따를 수밖에 없도록 만들지. 단지 우리가 당신의 피조물이라는 이유만으로.“

 

  크리스가 격양되어 목소리를 키우자 시안의 가슴이 조금씩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건 시안 네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야. 어떤 연유로 상황이 바뀐 것인지는 모르지만, 원래 너는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어야 했지. 왜일까?”

 

  다시 목소리를 줄이고 대신 소리 하나하나를 꽉 채워 이야기하던 크리스가 입을 다물었다. 크리스의 눈빛은 시안에게 대답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게...... 제 운명이라서요.”

 

  시안이 주저하며 대답하자 크리스가 바로 다음 질문을 던졌다.

 

  “아버지를 그리워하던 삶, 아빠 없다고 놀림 당하던 삶, 아버지가 있는 이들을 부러워해야 했던 삶. 그건 네가 원한거야?”

 

  시안이 그녀의 삶에서 가장 절실하게 원했던, 그렇지만 가질 수 없었던 부분을 언급했다.

 

  “아뇨. 전 그런 삶을 원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누구도 원치 않을 거에요.”

 

  그의 말에 대답하며 시안은 가슴속 깊은 곳에 쌓여 있던 울분이 흘러나오는 걸 느꼈다. 그와 동시에 아픈 기억들을 떠올리던 시안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나도, 소연도, 시영도, 진수도,”

 

  크리스가 이름을 부르며 한 사람 한사람을 쳐다보자 자연스레 시안의 시선도 그를 따라 움직였다. 모두 어두운 표정이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였어. 원하지 않는 삶을 살며 큰 아픔들을 겪었지. 하지만 우리는 진실을 마주할 기회를 얻었고, 힘을 가질 기회를 얻었어. 그래서,”

 

  크리스가 말을 끊고 시안과 눈을 맞춘 채 말을 이었다.

 

  “우리는 미력하나마 그 부조리에 대항하기로 마음먹었어.”

 

  어느 새 일행은 인적이 드문 곳에 멈춰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쉽지 않은 길인 걸 알아. 누군가의 피를 손에 묻혀야 할 때도 있고, 내 피를 흘려야 될 때도 있어. 윤회에서 벗어나 항상 소멸을 각오하고 살아야 하지.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신념을 여기에 걸었어. 진실 된 인간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분위기가 숙연해졌고 시안의 고개가 숙여졌다.

 

  “인간이란 것 자체는 신이 만들었기에 진짜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야. 하지만, 적어도 책임이란 건 선택을 한 이에게 부여되는 결과여야 한다는 생각에 다들 이 길을 걷고 있어.”

 

  이 말을 마지막으로 크리스가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고 시영과 진수가 그의 뒤를 따랐다. 소연이 멍하니 서서 그의 등을 바라보고 있는 시안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두 사람은 그들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번화가를 향해 앞서가던 크리스가 둘의 합류를 기다리다 소연에게 말했다.

 

  “미안한데 우린 다시 법원 쪽에 다녀올게. 시영이 비틀릴 듯 한 이가 들어가는 걸 봤다 했으니 지금쯤 다시 가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일단 시안이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할 테니 소연이 네가 같이 있어줘. 우린 그리로 잠시 다녀올게.”

 

  소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크리스가 다시 두 사람과 어디론가 향했다. 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시안의 팔을 소연이 가볍게 당겼다.

 

  “커피 좋아해?”

 

  집에서 나온 뒤 아무 것도 마시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연은 시안과 함께 커피를 들고 시영이 귀띔해 준 인근의 공원으로 향했다.

 

  “어쩜 그렇게 안 바뀌고 똑같을까. 크리스도 참 한결같아.”

 

  “네?”

 

  “크리스가 아까 했던 이야기 말이야. 나 때도 거의 같았거든.”

 

  “그래요? 제가 보기엔 흥분해서 막 이야기 하시는 거 같던데요.”

 

  소연이 피식 웃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냐. 처음에는 나도 같이 흥분해서 동조했었는데, 몇 번을 함께 하다 보니 알겠더라고. 그게 정해진 멘트라는 걸. 매번 비슷한 말을 하는 걸 보니 속았다 싶기도 하더라.”

 

  “그래도 울컥하던걸요. 그렇게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어느 새 둘은 소연이 가려했던 공원 입구를 지나쳤다.

 

  “그러니까. 게다가 내가 공원이 여기에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겠어. 시영이 미리 이렇게 이야기 나눌 장소를 물색 해 둔거야.”

 

  “설마 이것까지도 다 짜여 진 각본이에요?”

 

  “그렇지. 나도 처음엔 와~ 이랬는데. 같이 하면서 속았다는 걸 깨달았지. 게다가 이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 이 역할을 나한테만 맡기는 거야. 여자들이 공감을 잘해서 더 잘할 거래.”

 

  “그럼 세 사람은요?”

 

  “돌아다니고 있겠지. 그것도 우리 일의 일부니까.”

 

  “그렇긴 한데, 언니한테만 맡겨놓는 건 너무한 거 같아요.”

 

  소연이 시안을 보며 씩 웃었다.

 

  “그래서 이젠 나도 이렇게 오면 그냥 수다나 떨고 가려고.”

 

  “그래도 돼요?”

 

  “안될 건 없지. 뭐. 나름의 방식이랄까?”

 

  소연이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닫고 근처에 보이는 벤치로 가 앉았다. 시안이 그녀의 뒤를 따라가며 조심스레 물었다.

 

  “해방이란 곳은 어떤 곳이에요?”

 

  “어머, 관심이 생겼니?”

 

  소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웃으며 되물었다.

 

  “뭐. 그냥 궁금해서요. 함께 하자면서 정작 어떤 곳인지 설명을 해 주지 않으신 것 같아요.”

 

  “그래야 호기심이 생길 테니까? 음. 해방은 인간들에게 스스로의 삶을 선택할 권리를 돌려주게 하기 위해 움직이는 초월자들의 집단이었어.”

 

  그녀의 마지막 말에 의아했다.

 

  “집단이었다구요?”

 

  “그래. 처음엔 그리 시작되었지. 그런데 어느 새 굴레에서 벗어난 수호자들도 합류를 하기 시작했어.”

 

  “수호자들이 왜요? 운명을 유지하고 있는 게 그들이잖아요.”

 

  소연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

 

  “그렇지.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들 역시 자유를 원하더라. 신이 그들에게 시킨 직무, 그걸 벗어난 이들은 그 일을 ‘굴레’라고 칭하던데, 한 걸음 뒤에서 보니 자신들 역시 운명 시스템의 부속에 불과했단 게 보인 거지.”

 

  시안이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그러면 안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게 말처럼 쉽진 않아 보였어. 그들은 운명 시스템의 유지를 ‘신성한 직무’로 생각하고 신께서 시키신 일을 하고 있는 데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더라고. 그게 그들에게 주어진 ‘운명’인 거야. 비록 여전히 적대하고 있지만 결국 그들 역시 인간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신세였던 거지.”

 

  소연이 쓴 웃음을 짓고는 말을 이었다.

 

  “굴레를 벗어난 수호자들이 해방에 합류해 힘을 보태기 시작했어. 대상은 다르지만 그들 역시 운명 시스템의 폐기를 원하고 있었던 거야. 그 덕에 해방도 예전에 비해서 상당히 체계적으로 바뀌었지. 하지만 신이 직접 개입을 하지 않는 지금도 여전히 역부족이야.”

 

  “그렇다면 운명 시스템을 세상에 공표해 버리면 안 되나요? 방송이나 SNS가 잘 발달한 지금은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요.”

  운명 시스템을 세상에 알린다는 시안의 말에 소연의 표정이 굳었다.

 

  “그건 불가능해. 아니, 가능은 한데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가 없을 거야.”

 

  “왜요?”

 

  소연은 잠시 주저하다 시안의 의문에 답을 해 줬다.

 

  “아틀란티스 문명이 이름을 제외하고 자신들의 흔적을 지구상에 남기지 못한 이유가 거기에 있었거든.”

 

  “아틀란티스의 멸망이 운명 때문이라구요?”

 

  소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곳에 비해 문명이 발달했던 곳인 만큼 초월자들도 많이 나타났어. 그런데 그들 중 일부가 자신들의 고향을 자유롭게 하겠다며 운명 시스템의 존재를 알려버렸지. 그것도 동시에. 어떻게 되었을까?”

 

  그 질문에 시안이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이번엔 그녀의 생각이 끝나길 기다려 주지 않았다.

 

  “당시의 타 문명에 비해 발전된 문명을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되던 그들이었지만 운명의 존재가 알려지자 법이나 질서 같은 건 의미를 가지지 못했어. 종교는 외면 당했고 운명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논리로 범죄가 성행했지.운명에 따른 부와 계층의 유지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게 된 피지배층들의 불만이 더해지면서 상황은 파국으로 치달았어. 사회는 점점 더 엉망진창이 되어갔지. 결국 그들은 신의 분노를 사 세상에서 지워져 버렸어. 그들 문명과 관련된 초월자들까지 함께.”

 

  '설마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시안은 말을 잊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의 이야기에 내포된 문제를 알아차렸다.

 

  “그런데 문명 하나가 사라지면 그 이후의 운명들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어차피 조정도 그들이 하는 거니까, 뭐. 그 덕에 그 이후의 운명 기록 전체를 조정한다고 운명 기록 관리자들이 한동안 죽어났다는 이야기는 있었어.”

 

  시안은 커피를 마시며 다른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이름이 남아 있어서 많은 이들이 아틀란티스를 찾아서 돌아다니고 있잖아요. 그들의 운명도 다 바뀌 버린 게 아닌가요?”

 

  “다 계획된 거야. 다른 초월자들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이름만은 남겨 둔 거지. 그들은 플라톤이 아틀란티스의 존재에 대해 언급하게 함으로써 모두가 믿게 만들었어. 플라톤은 타락으로 인한 신벌이라고만 설명하고 있지만 실은 그 기저에 운명이 얽혀 있었던 거지."

 

  “플라톤이요? 플라톤이면 옛날 철학자 아니었어요? 아틀란티스가 플라톤이 언급한 거였어요?”

 

  소연이 상식이라도 이야기하듯 말하자 시안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소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의 저서에는 한 늙은 사제가 그리스의 현인 솔론에게 말한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어. 하지만 120년 전도 아니고 1만 2천년 전 존재했던 문명을 상세히 아는 늙은 사제라니! 수상하지 않아?"

 

  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 보면 터무니없게 들리는 그 사제의 이야기를 현자인 솔론이, 그리고 당대 최고의 철학자인 플라톤이 믿었다는 사실은 운명에 대해 아는 이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어. 그들의 뒤에 운명의 조율자들이 있었다는 거지. 여하튼, 선례가 있다 보니 모두에게 공개하는 것은 배제할 수밖에 없어. 지금은 그 때 보다 더하잖아. 자칫하면 문명 하나가 아니라 세상이 지워질 우려가 있으니까.”

 

  소연은 그런 시안을 힐끗 쳐다보자 시안이 소연에게 물었다.

 

  “뭔가 많이 복잡하고 어렵네요. 그러면 해방은 뭘 하는 거예요?”

 

  “인간적인 도움, 초월자의 구제 그리고 힘의 축적. 소극적이지?”

 

  소연이 잠시 말을 쉬었다.

 

  “솔직히 거창하게 자유를 돌려주자는 기치를 걸고 활동을 하고 있지만 좀 전에 말한 이유 등으로 실질적으로는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있어. 수호자들에 의한 제약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잖아. 그래서 우리는 초월한 이들을 끌어 모아 힘을 키우면서, 서서히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

 

  징징.

 

  진동 소리에 소연이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세 사람이 배가 고픈가본데? 가자.”

 

  발신자 이름을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

 

  - 네. 아까 그 자리로 갈게요.

 

  소연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시안에게 손을 내 밀자 시안이 그 손을 잡고 일어섰다.

 

  “그나저나 네가 입을 옷도 있어야 할 텐데.”

 

  “오, 옷이요?”

 

  시안은 무언가를 사 준다는 말에 갑자기 부담이 확 느껴졌다. 해방에 들어가는 게 결정된 것처럼 느껴져서 였다. 그런 시안의 생각을 안다는 듯 소연이 미소지은 채 말했다.

 

  “부담 가지지 않아도 돼. 크리스, 돈 많거든. 새로 초월자가 된 이에게 주는 축하의 선물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거야. 선물을 받고 다른 곳으로 가도 뭐라고 하진 않을거고. 해방에 오면 나도 동생이 생겨 좋겠지만, 이쪽 일은 강요한다고 해결 되는 게 아니라서 말이야. 뭐. 저쪽으로 갔다가 이 쪽으로 넘어오는 경우도 종종 있기도 하니, 빚을 지워두려는 것도 있지.”

 

  시안이 뭐라고 말을 이으려 하자 소연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가자. 진수나 시영이나 배고픈 거 정말 싫어해.”

 

  시안이 끌려가며 뭐라고 말을 하려다 말았다.

 

 

  이내 일행과 만난 두 사람은 저녁 식사를 간단하게 마치고 다시 흩어졌다. 소연이 시안의 옷을 사야 한다는 말에 크리스가 급히 카드를 넘기고 조금 있다 보자는 말을 남긴 채 두 사람과 함께 사라졌다.

 

  시안은 잠시 후 그들이 그렇게 급히 사라진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소연의 취향대로 옷을 고르고 다시 다른 이들과 합류하러 가는 길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진 뒤였다.

 

  다소 지친 표정으로 옷가방을 든 채 거리를 걷던 시안이 배시시 웃으며 소연에게 말했다.

 

  “언니, 제게 잘 해주셔서 고마워요.”

 

  소연이 시안을 힐끗 보고는 다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심한 듯대꾸했다.

 

  “친절해야 해방에 들어오니까 그러지.”

 

  “그래도요.“

 

  그 때 저 멀리 세 사람이 보였다. 소연이 손을 흔들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도 아버지가 안 계셨거든.“

 

  주변이 시끄러웠지만 시안은 그녀의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왜 저런 눈빛으로!”

 

  지친 시안을 안쓰럽게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자 소연이 발끈해서 앞장서서 가 버렸다. 시안은 잠시 그녀의 등을 보다 이내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랬구나.’

 

  초월자가 된 그녀지만,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겼지만, 정작 자신의 과거는 바꿀 수 없다. 언뜻 보였던 슬퍼 보이는 표정도 어쩌면 그래서였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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