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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배니셔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3

동경하던 영웅은 영웅이 아니었다.
평화는 더 큰 혼란을 위한 준비기간일 뿐이었다.
각성자라고 불리우는 인간과 다른 인간들, 그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기어나오는 전쟁의 망령들.
그 앞에, 각성자 소녀 홍세연이 서 있었다.

 
조우 7
작성일 : 17-12-28 12:23     조회 : 22     추천 : 1     분량 : 7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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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소리의 진원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철퍽

  깨달았다.

  철퍽

  이것은 무언가의 발소리라는 것을.

  철퍽.

  하수도 안에서 누군가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

  황급히 기관단총을 들고 소리가 난 곳, 백색의 조명탄의 빛이 어렴풋이 비추어 지는 곳을 겨누며 김연의 앞으로 나섰다.

  “.......”

  처음에 보인 것은 그저 실루엣. 그다지 큰 체격은 아닌 누군가의 것이었다. 그리고 철벅, 하는 발소리에 맞추어 조금씩 그 모습이 드러난다.

 

  온통 검은 색의 롱 코드로 전신을 감싼 인영. 코트의 틈으로 살짝 드러난 목 아래 역시 잘 보이진 않지만 검은 무언가로 꽁꽁 둘러싸맨 복장이라 살 한조각 드러내지 않은 차림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점점 익숙해져가는, 곤충을 떠올리게 하는 주둥이, 붉은 안광을 뿜어내는 렌즈가 달려있는 기괴한 디자인의 마스크.

 

  “언노운.......”

  얼마 전에 받은 자료에서 보았던 그들의 인상착의, 그리고 내 기억에서 그런 결론을 끄집어낸다.

  무엇보다, 언노운을 쫒던 임무에서 저토록 수상함을 뿜어내는 자와 조우했다. 가능성은 절대적으로 높겠지.

  “젠장.......”

  철연이 살해당한 뒤로 그토록 찾아내고 싶었건만, 나 스스로 놀랄 정도로, 그저 내 머릿속은 두려움과 당혹감으로 어지러워지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

  뒤에서 김연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고 기절해 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 엿같은 상황이다.

  뒤를 슬쩍 보니 김연은 아직 쓰러져 있는 상태.

  나 혼자 도망가는 것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을진대 여기서 김연을 보호하며 탈출할 수 있을까? 심지어, 통신기가 완전히 고장난 덕택에 지원조차 부를 수 없다.

  “하필 이런 때......”

  김연을 버리고 도망갈까?

  아냐. 그럴 순 없지.

  밉살 맞은 인간이지만, 미우나고우나 내 상관이고 동료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지난번 내 목숨을 여러번 구했고, 나를 도망치게 하기 위해 자신이 불구덩이 속에 남기까지 한 사람이다.

  그리고....... 만약 오빠라면 그런 동료를 두고 달아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 그를 버릴 순 없다. 아니, 버려선 안된다.

  그렇게 나는 내 행동을 정하고, 총을 겨눈 채로 적을 똑바로 바라본다. 그러나, 어찌해야 할 것인가. 저 자는 내가 상대 할 수 있는 자인가?

  “......?”

  “??”

  상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저 이쪽을 바라보다, 고개를 잠깐 갸웃, 한 듯한 것은 착각일까?

  일단 상대를 확인하자.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까.

  “누구십니까?”

  언노운이라고 추정되는, 수상한 자에게 쓸데없이 예의바른 말투였나? 아무래도 평소의 말투가 굳어져 버린 탓이겠지.

  “한국 특수능력전 전담청입니다. 현재 임무수행 중입니다. 자신이 누군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

  “!!”

  대답 없이 그저 고개를 갸웃거리던 상대가, 갑자기 움찔, 하고 몸을 떨었다.

  아, 미친. 깜짝 놀랐잖아.

  그 반응에, 긴장이 최고조에 오른 나 역시 덩달아 놀랐다. 그리고........

  “크.......후.........하........하.......후.......후.......”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소리가 마스크에서부터 흘러나왔다.

  망가진 라디오에서 나올 법한 늘어지는 소리에 금속 부딪히는 소리를 더해놓은 것 같은 기괴한 음성이, 지하 하수도 내에 울려퍼졌다.

  “무슨?”

  그리고 상대는 갑자기 허리를 옆으로 비스듬히 기울인다. 마치 내 등 뒤를 엿보는 것처럼.

  “뭐하는 거죠? 당신, 정체를 밝히세요. 지금은 임무수행 중입니다!! 이번에도 응하지 않으면 발포하겠습니다!!” 붉은 빛에 가려, 그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기 힘들었다.

  아, 알았다.

  그는, 김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시경도, 방독면도 모조리 벗어버려 맨얼굴을 드러낸 채, 경련하고 있는 김연을 본 검은 마스크를 뒤집어쓴 괴한. 그리고 잠시 후,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

  고장난 테이프를 재생시킨 것 같은 괴상한 웃음소리.

  그 마스크를 쓴, 정체불명의 괴한이 폭소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아연실색하게 바라보던 그때,

  “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엔!!!!!!!!!!!!!!!”

  짐승이 울부짖는 것처럼, 비명에 가까운 외침과 함께 적이 움직인다.

  나를 향해서, 그리고 김연을 향해서.

  “칫!!!!”

  싸워야겠지.

  타타타타타타타타타

  방아쇠를 당긴다. 내가 들고 있는 기관단총의 총구로부터 탄막이 뿌려져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한다.

  그러나,

  “젠장! 뭐야!”

  마치 바닥을 기는 ‘뱀’과 같이, 기어가는 것 같은 낮은 자세로 전환하여 탄막의 범위에서 벗어나는 검은 마스크였다.

  어딘가 익숙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그 것을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해낼 여유가 없었다.

  “어딜!!”

  타타타타!!!!

  곧바로 그의 궤적을 따라 총구를 이동, 사격을 계속한다. 그러나 그 시커먼 옷차림은 어둠에 녹아드는데 너무나 최적화되어 있었다. 즉, 조준이 힘들다는 거다.

  그렇다면 조준이 덜 중요한 수단으로 가야겠지.

  그런 판단을 한 순간, 내 오른쪽 아래에서 한쌍의 붉은 빛이 스쳐지나가려 하고 있었다.

  채앵!!!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지하에 울려퍼진다.

  “크읏!!!”

  황급히 오른쪽 허벅지에 차고 있던 나이프를 뽑아 휘두른 것은 좋았지만 아무래도 금속성의 무언가에 막힌 것 같았다. 그 충격과 진동에 팔이 얼얼한 것을 무시하며 나는 각성능력을 전개했다.

  가속 2배.

  “크읏!!”

  채앵!!

  다시 한 번 울리는 금속음. 그래도 이번엔 이쪽에서 2배의 속도로 맞부딪힌 덕인지, 상대를 조금 뒤로 물러나게 하는데 성공했다.

  그러자 검은 마스크가 조명탄의 빛에 가까워지고, 빛이 상대가 들고 있는 물건을 비춘다.

  내가 쓰는 군용 대검보다 한 뼘 정도 긴 리치, 칼날의 윗부분이 앞쪽으로 휘고 조금 뭉툭하게 튀어나온 형태의 특이한 도검.

  조명탄의 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고 있는 그것은 쿠크리나이프였다.

  낮이 익다.

  그날, 공장에서 김연에게 달려들었던 그 자가 들고 있던 물건이다.

  그리고 인천항에서도 나타났던 그 자식도 이런 걸 들고 있었다.

  그 둘과 지금의 저 녀석이 동일 인물이라면.......

  놓치면 안된다.

  이로써 확실해졌다.

  우리들은 헛걸음 한 것이 아니었다.

  “!!!”

  챙! 챙!!

  갑자기 달려든 상대. 그에게 빠르게 나이프를 휘두르고, 날과 날이 맞부딪힌다.

  “크읏!!!”

  조명탄의 희미한 흰 빛과 상대의 붉은 빛에 의지하여 베고, 찔렀다. 끊임 없이 자세를 바꾸어 가며 상하 좌우 가리지 않고 공격해 들어갔다.

  그러나 상대는 그 모든 공격을 칼날을 들어 막아내고, 피해냈다.

  ‘......말도 안돼!’

  내 모든 움직임을 두 배로 가속했는데도 정면에서 근접전을 치루면서 전혀 밀리지 않는 상대를 보고 경악했다.

  그동안의 대인전 훈련에서, 비록 진 경우가 더 많긴 했지만 나는 대인전이라면 수연선배를 이긴 적도 몇 번 있었다. 내 각성능력, 가속은 그만큼 근접전에선 상대가 각성자라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해주는 능력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랬지. 저 흰 쿠크리를 들고 있는 자는, 그 날 공장에서, 인천항에서 그 김연과 호각으로 맞서 싸운 자다.

  나와 김연의 실력 차를 생각해보면 가속이라 한들 내가 이만큼 버틴 것이 용한 거겠지.

  카앙!!!

  크게 휘두른 상대의 쿠크리를 겨우 튕겨내고, 그 불똥이 눈앞을 스쳐지나간다.

  그때, 한 가지 의문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내가 왜 아직 버티고 있는거지?

  저번에 김연과 근접전 대련을 해보았을 때 그는 날 말 그대로 가지고 놀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김연과 근접전에서 비슷한 실력을 가진 이 자를 상대로 내가 버티는 것이 놀라운 일 아닌가?

  내가 강해진 건가? 설마. 무슨 레벨업하면 알아서 강해지는 편리한 세계도 아니고 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까지 강해지진 않았을 텐데.

  그러나 나는 순간, 뭔가 이상한 것을 눈치챘다.

  상대는 이상할 정도로 내 측면을 파고 들려하고 있었다.

 

  아니, 지나치려 하고 있었다.

 

  카앙!!

  또 한번의 큰 휘두름에 내가 살짝 밀려나자, 상대는 그 틈, 나의 오른쪽으로 나아가려 했다.

  그러나 나는 순식간에 자세를 고치고 다시 상대에게 들러붙는다. 참격이 이어지고, 또 한차례 그와 내가 엇갈렸다. 그리고 다시 나아가려 하는 적, 다시 따라 붙는 나.

  카앙!!! 카앙!!!

 그것이 두 번, 세 번 반복 되었다.

  ‘왜지??’

  단순히 전투 스타일이 그런 건가? 빠르게 상대의 뒤를 잡는....... 뭐 그런거?

  카앙!!

  “아오!!!”

  확실히 근력에선 내가 열세다. 날과 날이 부딪힐 때마다 팔이 저리고 내 몸이 조금씩 뒤로 밀려나고 있다.

  “제길........”

  허리춤의 기관단총과 허벅지의 권총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 쪽으로 손을 뻗을 여유조차 없었다. 전신을 두 배로 가속하여 맹렬히 공격해도 상대는 끈질기게 그 공격을 하나하나 받아내고 있....... 아니, 오히려 밀어붙이고 있잖아?

  검은 마스크의 괴한은 2배로 가속한 나를 오히려 근접전에서 차근차근 압도해 가고 있었다.

  강하다. 지독히도 강하다. 가속능력은, 적어도 대인전에 있어선 랭크의 차이도 어느 정도 극복하게 해주는 능력일 텐데.

  그렇게 이를 갈고 있을 때, 괴한은 잠깐 간격이 벌어진 틈을 타고 왼쪽 하단에서부터 오른쪽 상단 방향으로, 대각선으로 크게 쿠크리를 휘둘렀다.

  이건 어설프게 받아냈다간 나이프와 함께 쪼개질 거란 예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크윽!!!!!”

  후웅!!!!

  빠르게 스쳐지나간 판단에 간발의 차이로 피했다.

  어둠 속에서도, 그 짧은 시간에 나이프의 첨단이 내 눈 앞을 지나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상대는 그 틈에 뒤로 뛰어오르더니 3보 만에 거리를 크게 벌린다.

  눈 깜짝할 새에 거리가 10미터 정도 벌어진다. 어느새 그 조명탄의 빛에서 살짝 벗어나, 다시 실루엣만을 희미하게 알아보는 거리가 되었다.

  “??”

  어째서 벗어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것은 기회였다.

  빠르게 홀스터에서 권총을 뽑아들었다. 기관단총은 아직 장전을 해두지 않았다.

  그러자, 상대가 다시 움직인다.

  “이런!!”

  기괴한 움직임이었다. 놀라운 속도로 달려드는 것은 아까와 같았다.

  탁! 탁! 탁!

  그러나 그 궤도가 기상천외했다. 왼쪽 벽, 천장, 그리고 오른쪽 벽으로 마치 튀어오르듯이 달려든다. 지면에 구애되지 않는 다는 듯, 중력 따위 하찮다는 듯, 가볍고도 맹렬한 속도와 움직임이었다.

  그런데, 저 움직임도 어디서 본 것 같은 데?

  탕! 탕! 탕!

  갑자기 끼어든 생각 탓인 걸까? 그 빠른 움직임을 잡아내지 못한 총구의 궤도가 상대보다 미묘하게 늦었다.

  “젠........장!!!”

  결국 다시 나이프를 앞으로 내밀고 휘두르려는 찰나.

  “???”

  상대는 나를 그냥 지나친다.

  “뭐.......”

  그리고, 어느새 거리가 벌어져있던, 뒤에 쓰러져있는 김연에게 달려들었다.

  “안돼!!”

  그래, 이제야 알겠다. 어째서 저놈이 그토록 내 옆으로 돌아가려고 했는지.

  김연이다. 저 새X는 김연을 노리고 있었던 거다.

  황급히 총을 그쪽으로 겨눈다.

  저 빠른 움직임을 잡기 위해선, 지금 나로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다.

  내가 더 빠르면 된다.

  그렇기에 아까 사격장에서의 훈련에서 시도했던 것을, 지금 실전에서 다시 한 번 행했다.

  권총을 내 팔의 일부로 간주하고, 이미지화한다.

  그렇게 내 체내의 기로가 권총으로 연결되어 내 기혈에서 생성된 기가 그 쪽으로도 흘러가기 시작했다.

  가속, 2배.

  그리고 권총에 한정해서 가속, 연사력을 비정상 적으로 높인다.

  타앙!!!

  그 시도는 성공하여, 방아쇠를 4번, 반동도 4번느껴졌 건만, 울리는 격발음은 한 하나. 시차를 거의 두지 않고 발사된 4발의 탄환은 나를 지나친 적의 뒤통수와 등을 향해 날아간다.

  그러나.

  “!!”

  김연에게 달려들던 괴한이 황급히 그 범위에서 벗어난다.

  “이, 미친!!!”

  욕이 절로 나온다. 저 마스크엔 뒤통수에 카메라라도 달려있는 건가? 뒤에서 쏜 걸, 그것도 가속해서 쓴 걸 저렇게 깔끔하게 피한다는 게 말이 돼? 덕분에 내 첫 각성능력을 활용한 기술이 허사가 됬잖아. 원래 만화에서도 필살기 처음 쓸 땐 다 맞아준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곧장 상대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번엔 아까와 달랐다.

  가속 3배. 범위는 전신.

  반동의 위험을 고려해, 지금까진 머릿속으로 이미지화 했을 뿐인 출력이지만, 저 자를 상대로 힘을 아낄 여유같은 건 없다.

  후웅!

  3배 가속으로 괴한을 앞질러 그 앞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목표지점, 김연과 적의 사이에 다다른 나는, 빙글, 하고 상대를 향해 몸을 돌려, 그 회전을 타고 그대로 오른 손의 나이프를 쥔 손을 휘둘렀다.

  카앙!!!

  “으윽!”

  여기서 무사히 나갈 수만 있다면 병원에서 손목 X레이라도 찍어봐야겠다.

  아무튼 지금은 그것을 무시하고 다시 괴한에게 달려들었다. 저자가 김연을 노리고 있다면, 더더욱 막아야 한다. 가게 내버려둘 순 없다. 지금 김연은 손가락하나 까딱 못한 채 누워있으니까.

  캉! 카앙!!! 챙!!!

  또다시 시작된 백병전. 그러니 이번엔 3배의 속도 덕일까? 나는 김연으로부터 상대를 점점 멀어지게 만들며 그럭저럭 상대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나이프의 그립을 수시로 전환하며, 찌르고, 베고, 긋는다.

  카앙!!! 캉!!! 카가각!!!!

  ‘이 녀석은!!’

  강하다. 정말로. 김연으로 부터 멀어지게는 했지만, 3배의 속도에도 불구하고 내가 압도하는 것은 결단코 아니다.

  적의 목을 노린 베기는 적의 나이프 날을 통해 흘려보내 진다.

  카카카칵!!!

  상대의 쿠크리 날을 긁으며 허무하게 지나간 나이프. 그리고 상대는 그 자세 그대로 내 나이프를 흘려보낸 쿠크리 날의 방향을 반대로 고쳐 쥔 뒤, 곧장 내 목을 향해 휘둘렀다.

  후웅!!!

  그걸 허리를 뒤로 젖혀 간신히 피한 나는 뒤로 살짝 물러났다.

  “큭.......”

  상대의 능력은 분명 가속이 아니다. 그렇다고 다른 눈에 띄는 능력을 쓴 것 같지는 않았다. 외현계, 그 중에서도 신체능력을 강화하는 변형계나 뭐 그런 종류의 능력일까? 차라리 그런 것이라면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만약 상대의 능력이 다른 것이라면, 예컨대 외현계라면....... 이 자는 능력조차 쓰지 않고 가속능력의 나와 호각으로 근접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된다.

  캉!!! 카칵!!

  날과 날이 맞부딪치고 그대로 군용대검과 쿠크리나이프를 맞대고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금속과 금속이 부대끼며 소름끼치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남은 한손을 칼등에 댄 채, 전력으로 버티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의 얼굴이 가까워지고 나는 이제야 상대의 얼굴을 가까이서 뜯어볼 수 있었다.

  “........”

  가까이서 봐도 멀리서 봐도 여전히 기분 나쁜 가면이다.

  눈 부분은 붉은 렌즈로 덮여 있었고, 아마도 방독면 기능을 가진 듯, 정화통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입가에 달려있다.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공기 빠지는 소리가 들림에도 생명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가장 거슬리는 것은 붉은 빛을 뿜어내는 것 같은 그 눈이다.

  붉은 눈.

  ‘붉은 눈이 나를.......“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오빠의 기억이 갑자기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이유를 생각해 볼 여유조차 없다.

  “........당신, 언노운인가?”

  대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이 자가 언노운이라고 생각하니 분노와 혐오를 참지 못해 내뱉은 말일 뿐이었다.

  “이건혁과 이엔의 새로운 개로군.......”

  “!!!”

  그러나, 동문서답이긴 하지만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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