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구)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6.17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지독한 전쟁이 끝난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문명을 구축하던 인류 앞에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현실게임이 나타난다.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게임에 열광했고 인류의 대부분이 즐길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현실에 큰 영향을 주게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두 가지 세상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현실 아니면 게임
게임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게임 중에서 오직 하나의 세계만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인류는 어떤 곳을 선택할 것인가.
선과 악이 아닌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외전 - 여명
작성일 : 17-08-07 19:17     조회 : 54     추천 : 0     분량 : 722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우리는 자랑스러운 싸울아비의 후예........”

 

 “전통을 계승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숭고한.......”

 

 “지금 이 나라를 지켜온 위대한 전사들이자.......”

 

 “명예를!!! 명예를!!!”

 

 할아버지는 그렇게 죽는 순간까지 무맥이 끊어지는 것을 걱정하셨다.

 

 과거 찬란한 시대를 이끌었던 백제의 무술, 비금생법(飛禽生法)은 현재에 와서는 모든 핵심 무공들이 사라진 상태고, 지금은 껍데기만 남아서 고증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유물이 되었다.

 

 현재는 자국민에게도 잊힌 상태고 오히려 싸울아비를 동경해서 명칭도 따라 붙인 일본의 계급, 사무라이가 더 잘 알려져 있다.

 

 조상들이 알면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지만 누구를 탓할 수 없다.

 

 권술, 검술, 창술, 궁술, 기마술, 철퇴술, 비도술, 표창술까지 거의 모든 전쟁 무술을 포함했던 비금생법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남은 것은 오직 두 가지, 궁술과 비도술이었다.

 

 무공에서 가장 중요한 심법인 태을신공도 반쪽만 남은 상황이라서 집기와 발기가 다른 무공에 비해서 현격하게 모자랐다.

 

 그런데도 할아버지는 두 손자들이 쓰러져가는 무맥을 잇기를 바랐다. 그래서 첫째에게는 궁술을 가르쳤고 둘째에게는 단검술을 가르쳤다.

 

 심법이 불완전해서 내공이 모자랐지만 할아버지는 그것을 영약으로 대체했다.

 

 내공을 늘려주는 영약이 흔할 리 없다. 부르는 게 값인 영약을 할아버지는 어디서 구해왔는지 말해주지 않고 두 손자들에게 계속 먹였다.

 

 그리고 첫째인 관창은 할아버지가 죽어서야 그 비밀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해결사였다는 겁니까?”

 

 정체을 숨긴 자가 말해준 사실은 놀라웠다. 늘 강직하기만 했던 할아버지가 사실은 어둠 속에서 숨어 행동하던 해결사 일을 했다고 했다.

 

 “그렇지. 이 바닥에서는 유명한 분이셨지.”

 

 “.......무슨 일을 했는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뭐든지. 조부님은 돈이 되는 일이면 뭐든지 했다네.”

 

 “.......그렇군요.”

 

 늘 명예를 강조했던 할아버지였다.

 

 타인의 작은 고통에도 함께 아파하고 불의가 있으면 참지 않았고 이웃의 사소한 문제도 앞장서서 도와주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무맥을 위해서 두 손자들을 위해서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은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절 찾아오셨습니까?”

 

 관창의 말에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는 난감하다는 몸짓을 취하며 은밀하게 속삭였다.

 

 “사실 우리 조직에 있어서도 자네 조부님의 부고는 가슴 아픈 일이라네. 우리 조직의 에이스였던 분이셨으니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소문이 돌면 다른 조직에서 그 틈은 놓치지 않을 걸세.”

 

 “그래서요.”

 

 “자네와 자네의 동생을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영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우리와 함께 일하면 그 걱정을 덜 수 있을 걸세.”

 

 남자는 관창을 스카우트하러 온 것이다.

 

 관창의 활 실력은 절정을 넘어 이미 조부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의 빈약한 무맥을 생각하면 그의 성취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셨다.

 

 만약 그가 뛰어난 무학을 배웠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더 정상적인 무관에서 무술을 배웠다면 그의 경지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높았을 거다.

 

 그 정도로 그는 무술의 천재였다.

 

 “......생각할 시간을 주시죠.”

 

 “그거야 당연하지.”

 

 남자가 떠나가고 관창은 몇날 며칠을 꼬박 새워서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했다.

 

 동생인 관평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해결사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고 그를 이 더러운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손을 더럽히는 것은 오직 자신 하나면 충분했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하겠습니다.”

 

 “하핫! 잘 생각했네.”

 

 지금이라도 이 무맥을 포기하는 것이 어쩌면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 과거의 명성만 남았고 문파의 기본 조건도 충족하지 못한 싸울아비다.

 

 제자도 받을 수가 없어서 자식들에게 전수하며 겨우 명맥이 끊어지는 것만을 막았으며 무공을 복구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던 많은 조상들이 주화입마로 목숨을 잃었다. 그의 할아버지도 그중의 한 명이었다.

 

 하지만 숨을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무맥을 걱정했던 할아버지를 생각하면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관창은 고등학생 때부터 어둠 속에서 살아갔다.

 

 관창도 원칙을 세웠는데 바로 어린아이와 무공을 모르는 일반인은 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다른 해결사들은 잠입이나 도둑질 같은 비교적 수위가 낮은 일을 하기도 했지만, 그 흔한 보법조차 모르는 관창이 했던 일은 오직 한 가지였다.

 

 바로 암살

 

 일반 사람들은 보이지도 않는 먼 거리에서 화살을 날려 일격에 목표를 격살시킨다.

 

 음속보다도 빠르게 날아가는 화살이기에 목표의 대부분은 자신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도 모르고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관창은 많은 의뢰에 성공했고 점점 명성을 얻어서 조직 내에서만이 아니라 이 바닥에서 가장 유명해졌다.

 

 하지만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영약을 구하기는 늘 쉽지 않았고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갔다.

 

 근거리보다 더 많은 내공을 필요로 하는 것이 원거리 공격이다. 하필 남은 무공이 궁술과 비도술이었기 때문에 경지가 깊어질수록 내공의 부족함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어도 그 한계를 넘지 못했다.

 

 “아~ 졌다, 졌어.”

 

 동생 관평이 머리를 긁적이며 집으로 돌아왔다.

 

 동생인 관평이 유명한 무술 대회인 크러쉬에서 본선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탈락하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상대는 위험한 마검을 소유하고 있는 자였다.

 

 그런 자에게 아직 어린 관평이 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절정인 관창의 귀에는 밤새도록 숨죽여 우는 동생의 소리가 들렸다.

 

 동생도 분했던 것이다.

 

 동생인 관평도 관창 못지않은 무학의 천재다. 두 형제가 무술의 신에게 축복받으며 태어났으나 환경 탓에 그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

 

 그날 관창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비싼 의뢰만을 쉴 새 없이 맡은 관창이었지만 이제는 그것으로도 필요한 영약을 구할 수 없었다. 영약 값이 오르기도 했지만 두 형제에게 필요한 영약도 점점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점 위험한 의뢰를 맡았고 결국에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그룹인 세황 기업의 집안싸움에도 끼어들게 되었다.

 

 목표는 신지후. 이미 어린 나이에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천재이고 이제까지 많은 암살 위험을 넘긴 신중한 사내다.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결정적인 때를 노려서 필살의 공격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관창이 운이 없었다.

 

 그의 곁에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있었다.

 

 “누구냐 넌? 이런 실력을 갖추고도 하는 짓이 고작 암살이냐?”

 

 바로 크러쉬 대회의 우승자이자 풍신의 아들인 뇌호.

 

 그가 신지후를 구하고 이곳까지 쫓아와 자신을 압박하고 있는 거다.

 

 파지지직!!!

 

 몸은 뇌전으로 변해서 빠르게 다가오는 그다. 멀쩡한 보법이 있었다고 해도 피하기 힘든 그 속도를 보법이 없는 관창이 도망갈 수 있을 리 없다.

 

 관창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자신에게 오는 뇌호에게 차분히 화살을 날리는 것.

 

 10km가 넘는 거리에서도 목표를 정확하게 맞추는 자신의 실력이었지만 바로 앞에서 다가오는 뇌호를 맞출 수 없었다.

 

 ‘이것이 명문.’

 

 세계에서도 가장 유명한 천부경의 후예이자 영웅 풍신의 아들인 뇌호다. 반쪽인 자신이 처음부터 이길 확률은 없었다.

 

 ‘여기서 끝인가?’

 

 관창은 자신의 최후를 느꼈다. 뇌호가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목숨쯤은 손쉽게 끊을 수 있을 것이다.

 

 ‘업보의 대가이군.’

 

 자신이 했던 일이 용서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자신이 목숨을 끊었던 사람들은 누군가에게는 세상 어떤 것들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해명할 수 없다.

 

 뇌호가 막 자신에게 달려들려는 그때,

 

 우지직!!

 

 다행히 빗나간 화살이 주변 구조물을 부수는 바람에 뇌호가 자신을 쫓는 것을 멈추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 달려나갔다.

 

 “으으으윽!!!”

 

 뇌호도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구조물이다. 저런 거에 깔리면 뇌호가 아니라 오왕이 오더라도 쥐포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뇌호는 단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달려나가 처음 보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도 걸었다.

 

 그는 이미 영웅이었다.

 

 아버지와 외조부인 염제의 이름이 없더라도 이미 그는 그 자체로도 영웅이 되었다.

 

 그 뒷모습을 보면서 관창은 숨조차 쉴 수 없는 무력함을 느껴야 했다.

 

 자신이 해왔던 모든 행위가 부정되는 순간이다.

 

 할아버지의 염원과 무맥을 위한다고 했지만, 그것은 지독한 이기심에서 나온 행위다. 반대로 뇌호가 하는 행위의 근원은 사랑이다.

 

 그에게서 나오는 눈 부신 빛이 자신의 어둠을 태우고 지옥보다 깊은 수렁으로 끌어내렸다.

 

 “........”

 

 그래도 자신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 내가 멈추면 다음 짐은 동생이 관평의 차지가 될 거다.

 

 다행히 뇌호는 자신을 쫓아오지 않았다.

 

 아무리 구조물을 치우느라 지쳐있었다고 하지만 그가 마음만 먹었으면 자신 정도는 쉽게 잡을 수 있었을 거다.

 

 관창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감사하지 않았다. 그것을 감사할 수 없을 정도로 뇌호와 자신은 너무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어두운 땅속에서 기어 다니는 지렁이처럼 자신이 살기위해서 그저 꿈틀거리는 수밖에 없다.

 

 의뢰인인 신기환에게 모욕을 받고 나왔어도 참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였던 신지후가 만나자고 해도 피하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의 정체를 알았다면 거대한 세력을 가진 신지후가 자신을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모든 각오를 하고 그와 만났지만 그는 뜻밖에도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그리고 한 책자를 넘겨주었다.

 

 진본이 아니고 막 복사한 것이었지만 그 표지에 있는 제목을 읽는 순간 관창은 눈조차 깜빡일 수 없었다.

 

 태을신공

 

 그것은 소실되었던 태을신공이었다.

 

 “읽어보셔도 괜찮습니다.”

 

 신지후의 허락이 떨어지자 떨리는 손으로 그 책자를 하나하나 넘겨보았다.

 

 사락사락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고 책을 읽었다.

 

 그리고 관창은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싸울아비들이 잃어버렸던 태을신공이다. 그 비급의 모든 것이 하나도 소실되지 않고 남아 있었다.

 

 관창이 굳은 표정으로 신지후를 바라보자 신지후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운이 좋았습니다. 진본을 우리 가문이 가지고 있었거든요. 우리 가문은 가문만의 특수한 심법을 만들기 위해서 뛰어난 심법들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외국의 은밀한 경매장에서 찾았습니다.”

 

 다시 신지후가 내민 것은 역시 소실되었던 비금생법의 보법이었다.

 

 조상들이 꿈에서도 찾아다니던 두 비급이 관창의 손에 있는 거다.

 

 “.......원하는 게 뭡니까?”

 

 관창도 바보가 아니다. 신지후가 그냥 호의로 이것을 자신에게 줄 리가 없다. 특히 얼마 전에 자신을 죽이려던 암살자에게는.

 

 그리고 대답은 신지후 대신에 뒤에 있던 은발의 사내, 지크에게서 나왔다.

 

 “우리도 당신에 대해서 많이 조사했습니다. 싸울아비의 무술을 익히고 있지만 지금은 몰락했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 상황에서도 우리 주군을 죽일 뻔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죠.”

 

 신지후는 많은 암살 위험을 받았고 실제로 많은 위기를 넘어갔지만 자신의 세를 얻고 지크를 영입하면서부터 신지후를 크게 위협할 만한 암살은 없었다.

 

 그런데 관창은 그것을 거의 성공한 거다. 실제로 신지후의 에스퍼 능력인 다중 분신이 없었더라면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이 우리 편이 되었으면 합니다.”

 

 “당신들의?”

 

 신지후의 제의는 누구나 놀랄 만큼 대범했다.

 

 아무리 자신의 실력을 높이 산다고 하지만, 자신에게 암살 시도를 했던 사람을 등용한다는 것은 보통의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심법을 얻으면 해결사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닙니까? 아~ 물론 돈도 원하는 데로 드리겠습니다. 일종의 월급이죠.”

 

 신지후의 제의는 관창이 절대 뿌리칠 수 없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돈도 돈이지만 신지후가 가지고 있는 비급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라고 해도 기꺼이 줄 수 있는 물건이다.

 

 “......원본은?”

 

 “네?”

 

 “내가 원본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비록 비급은 얻었지만 이건 복사본이다. 그렇다면 원본도 신지후가 가지고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그걸 회수하는 것도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다.

 

 “아~ 그것이 문제였군요. 그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요. 원본은 우리 가문에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어서 아무리 저라도 빼 올 수는 없어요. 사실 이 복사본도 원래라면 가져올 수 없는 것이지만 이것을 가져오기 위해서 많은 것을 희생했다고 하면 믿어주시겠습니까?”

 

 “......믿겠습니다.”

 

 “흠~ 좋아요. 둘 사이에 믿음은 있나 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본은 얻기 위해서는.......”

 

 신지후는 싱글거리는 웃음기를 지우고 두 손에 턱을 괴고 차분히 말했다.

 

 “제가 가문을 갖는 방법이 있죠.”

 

 “.........”

 

 신지후의 말은 단순하지 않다. 후계자 싸움에서 살아남는 것이 알래스카나 정글에서 살아남기보다 어려운 세황 기업의 상황은 관창도 알고 있다.

 

 신지후가 가문을 온전히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사건을 뛰어넘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아니면 다른 후계자인 저의 큰아버지나 사촌 형에게 붙는 방법도 있겠죠.”

 

 그 말에 관창은 대금을 받을 때 보았던 신기환을 생각했다. 자신을 벌레 보듯이 하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자신을 위해서 비급을 준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관창은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신지후와 지크에게 인사했다.

 

 “원하시는 무슨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관창은 신지후가 자신에게 바라는 일이 이제까지 해왔던 해결사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를 위해서는 이제까지 어둠 속에서 해왔던 그 어떤 일보다 더한 일이라도 할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신지후의 생각은 달랐다.

 

 “제가 원하는 것은 해결사인 관창이 아닙니다. 저는 위대한 싸울아비의 후예인 관창 님을 원합니다.”

 

 신지후가 원하는 것은 어둠 속에서 자신의 더러운 일을 맡아줄 사람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찬란하게 빛날 인재를 찾는 거다.

 

 “그게 진정 당신이, 그리고 당신 선조들이 원했던 일이 아닙니까?”

 

 그렇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만남을 끝내고 관창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밤늦게까지 훈련을 하고 있던 동생에게 비급을 찾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와!!!”

 

 동생도 관창과 다르지 않았다.

 

 처음에는 환호성을 지르며 집안 곳곳이 무너질 듯이 뛰어다니다 이내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동생인 관평도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이다.

 

 관평이 밤새 새로 얻은 심법과 보법을 연습하다가 지쳐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리고 관창은 그 모습을 보다가 방으로 가서 무릎을 꿇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신에게 기도 드리는 거다.

 

 “저를 용서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저는 부정한 피로 더럽혀져 있으니까요. 저를 구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지은 죄들은 이미 지옥에서도 익히 알려져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하지만.......”

 

 관창은 메어오는 목을 가다듬고 눈물을 닦았다.

 

 “제 동생은 제 동생만큼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부디 선조의 업보와 제가 저지른 죄는 모조리 저에게 주세요. 그리고 제 동생은 빛의 가장자리에서 눈부신 행보를 나갈 수 있도록 지켜봐 주세요.”

 

 관창의 기도는 태양이 떠서 그를 비출 때까지 계속되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46 어둠 속으로 (7) 2017 / 8 / 15 86 0 4830   
245 어둠 속으로 (6) 2017 / 8 / 15 89 0 5928   
244 어둠 속으로 (5) 2017 / 8 / 14 86 0 6557   
243 어둠 속으로 (4) 2017 / 8 / 14 65 0 5710   
242 어둠 속으로 (3) 2017 / 8 / 13 66 0 5334   
241 어둠 속으로 (2) 2017 / 8 / 12 61 0 5888   
240 어둠 속으로 (1) 2017 / 8 / 12 65 0 6648   
239 세계의 적 (9) 2017 / 8 / 12 57 0 4671   
238 세계의 적 (8) 2017 / 8 / 10 51 0 4767   
237 세계의 적 (7) 2017 / 8 / 10 51 0 4844   
236 세계의 적 (6) 2017 / 8 / 9 65 0 5811   
235 세계의 적 (5) 2017 / 8 / 9 58 0 5893   
234 세계의 적 (4) 2017 / 8 / 8 59 0 5261   
233 세계의 적 (3) 2017 / 8 / 8 60 0 5500   
232 세계의 적 (2) 2017 / 8 / 7 55 0 5463   
231 세계의 적 (1) 2017 / 8 / 7 65 0 7483   
230 외전 - 여명 2017 / 8 / 7 55 0 7227   
229 이념 전쟁 (13) 2017 / 8 / 7 61 0 6020   
228 이념 전쟁 (12) 2017 / 8 / 5 66 0 5675   
227 이념 전쟁 (11) 2017 / 8 / 5 61 0 6448   
226 이념 전쟁 (10) 2017 / 8 / 5 84 0 5855   
225 이념 전쟁 (9) 2017 / 8 / 5 61 0 5875   
224 이념 전쟁 (8) 2017 / 8 / 4 71 0 5234   
223 이념 전쟁 (7) 2017 / 8 / 4 64 0 3949   
222 이념 전쟁 (6) 2017 / 8 / 3 58 0 5668   
221 이념 전쟁 (5) 2017 / 8 / 3 57 0 6671   
220 이념 전쟁 (4) 2017 / 8 / 3 68 0 7748   
219 이념 전쟁 (3) 2017 / 8 / 3 63 0 5735   
218 이념 전쟁 (2) 2017 / 8 / 2 63 0 6277   
217 이념 전쟁 (1) 2017 / 8 / 2 69 0 5504   
 1  2  3  4  5  6  7  8  9  1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디멘션 게임 : 이
범미르
운명찬탈자 : 미
범미르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