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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눈물이 떨어지는 멜로 , 어울리지 않는 경쾌한 로코
작성일 : 17-07-27 16:43     조회 : 13     추천 : 0     분량 : 18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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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임은 창에서 드는빛의 눈부심때문에 눈을 떴다.

 

 어제 그 사람과 벽난로를 바라 보고 있었던 건 기억이 나는데..... 천천히 눈을 떠 자세히 바라보니

 

 어제 자신의 방이라고 작약이 소개해준 방 안에 자신은 이미 누워있었다. 시계는 벌써 아침 10시- 그대로 자 버리는 통에 아마 작약이

 

 나를 안고 이까지 올라왔겠지..... 그까지 생각이 도달하자 하임은 얼굴을 쥐어뜯었다.

 

 작약이 때론 너무도 멀쩡해서 나도 착각한다니까!! 아니 다리가 아픈 사람이면 그냥 내버려 둘 것이지 왜 날 데리고 이까지 올라왔담?

 

  안쪽엔 부드러운 담요가 한겹- 위엔 두터운 오리털 이불이 덮혀있고 라디에이터는 뜨끈뜨끈하게

 

 틀어져 있고 혹시 건조할까봐 그랬는지 물에 적신 수건까지 걸려 있어서 창에는 아주 옅게 습기가 끼여 있다, 밖은 쾌청하다 못해

 

 너무나 쨍한 날씨다. 하임은 조심스레 일어나서 복도 중간에 있는 화장실로 세면도구를 챙겨 들어갔다.

 

 화장실 문을 잠그고 보니 화장실도 고풍스럽기가 그지없다. 고양이발 모양의 욕조- 중간 중간 색이 바뀌는 푸르고 진녹을 띄는 타일 사이사이에 끼여있는 낯선 그림들이 보인다.

 

 찬찬히 보면서 샤워를 마치고 얼른 방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대충 빗고서 내려갔다.

 

 

 

 그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앉아 있었다. 날씬해 보이는 빛 바랜 청바지에다 위에는 전엔 본적없는 셔츠에다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나를 기다리며 이미 커필 많이 마신거 같았다. 앞에는 포트가 있었고- 햇살을 맞으면서 그는 책을 읽고 있었다.

 

 내가 소릴 내면서 내려가자 그는 눈부시게 내 쪽을 보았다. 그리곤 책을 접어서 내려놓으며 내게 다정스럽게 물었다.

 

 

 "잘 잤어?"

 

 

 

 그는 환하게 웃고 있다. 마치 내가 여기서 내려올줄은 상상도 안 했다는 듯한- 금방 기적을 본 듯 기뻐하는 표정으로

 

 괜시리 머쓱해진 내가 조용히 투덜거렸다.

 

 

 "깨우지 그랬어요! 늦잠 잔것도 모자라.. 어제도 그냥 잠들어 버리고- 시간 아깝게....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그 말에 그는 갸웃한다. 여전히 웃는 낯으로

 

 

 "어제 운전도 오래했고 피곤할것 같아서 안 깨웠어- 처음엔 쇼파에 눕혔는데 꽤 오래 안 깨길래 그냥 위에 데려다 놨지-

 

 방이 그래도 훈훈했는데 추웠어?"

 

 말의 중심은 그게 아닌데...

 

 

 "그게 아니고- , 또 다리도 아프면서 왜 나를 당신이 들어다 놔요- 깨우지-"

 

 내가 투덜대자 그는 웃다가 표정이 묘하게 변하더니 내가 어제 그랬듯이 내 볼을 꼬집는다-

 

 "아하요!"

 

 아파요- 였으나 입에서 그렇게 나왔다, 그가 볼을 주욱 당기고 있어서-

 

 못된 표정을 한 얼굴에서 골난 목소리가 난다.

 

 

 "다리가 아픈건 맞는데- 수술을 잘 했기 때문에 평소엔 크게 무리 안해도 괜찮거든?

 

 당신이 100kg 거구도 아니고 작다못해 조그마한 당신 정도는 들고 올라갈수 있어- 날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기분도 침착한 상태였고- 일일이 그런 생각 할꺼야? 당신은 원랜 안 그랬잖아- 뭐든지 평범한 대우 해주는 공정한 여자 아니었어?"

 

 그가 날 쳐다보면서 짗궃게 말한다- 그래 공정했던거 같았긴 한데 이 사람이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니 굳이 아픈일은 안했으면 하는건데....

 

 왜 그런 내 맘을 몰라주는지- 나는 그가 놓아준 볼을 쓰다듬으며 대답한다.

 

 "그래도요- 게다가 무진장 늦잠도 잤네요..... 완전 꿈조차 안 꾸고 푹- 잤어요-"

 

 그는 그 말에 기분 좋다는 듯이 대답한다.

 

 "잘 됐네- "

 

 "당신은 몇시에 깼어요? "

 

 그의 앞에 접시에 담겨있는 삼각형으로 잘려있는 토스트 한 조각을 무의식중에 집어 들고 보스락 씹었다. 그는 그런 모습이 귀엽다는 듯

 

 내 입가에 묻은 부스러길 털어준다 귀여워 하는 얼굴- 이 얼굴이 무지 설렌다. 예전에도 어리광 피우는 일은 없는 사람이 나였고

 

 이 사람의 행동은 그런 어리광을 좋아하는 얼굴로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럴때 이 사람은 거의 반사적으로 기뻐하고 웃는다.

 

 예전에 도하는 내가 그런 기색을 띄면 반사적으로 난처하거나 귀찮아하는 기색이 먼저였는데......

 

 

 "한 3시간 됬나? 7시 좀 넘어서 깼어- 여긴 새가 많아서 늦잠은 글렀거든- "

 

 그가 그 말을 하면서 내 얼굴을 빤히 보며 말한다. 어차피 일찍 일어나면서- 속으로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입 밖으로 내진 않았다.

 

 그래도 입가에 묻은 웃음기에 사르르 맘은 녹고 만다. 저 너무 달아서 녹아내리는 웃음- 눈에 묻은 웃음기...

 

 "당신 잠귀도 어둡나봐- 새가 무지 우는데- "

 

 내가 별 말 못하고 남은 토스트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자 그는 묻는다.

 

 "배고프지? 어제 그러고 보니 점심을 너무 늦게 먹어서- 딱히 뭘 먹지도 않고 잠 들었더라고- 걱정했어- 배 고플거 같아서-

 

 나는 아침 간단하게 토스트 해 주셔서 먹었는데-... 너는 점심 먹을래? 아니면 너도 토스트 해줘?"

 

 

 "괜찮아요 좀 있다가 먹어도- "

 

 

 내 밥이 뭐 큰일이라고 - 내가 배 고픈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이 사람은 자기가 너무 자주 안 먹으니까 옆에 있다가

 

 나까지 식사를 거를까봐 늘 신경쓴다. 한끼라도 안 먹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 처럼-

 

 내가 우물거리며 남은 토스트를 삼키자 그가 웃으며 나를 살핀다- 부드러운 눈매가 내 얼굴을 자꾸만 스친다.

 

 그는 내 머릴 쓰다듬으며 다시 목소릴 낮춘다- "또 젖어있잖아- 머리 좀 잘 닦고나와- 안에 드라이기 있는데 말리고 오지 그랬어? 여긴 공기도 찬데- "

 

 나는 말 없이 머리를 강아지처럼 이리저리 흔든다. 머리 끝에 매달려 있던 물방울들이 후두둑 하고 나르고 그의 얼굴에도 튄다. 난 그런 장난을 치고

 

 꺄르르 웃었다.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날 쳐다보다가 화를 내는게 아닌가 싶었으나 그냥 웃었다.

 

 

 "봐 - 잘 닦아야지- 여긴 추운데-"

 

 그가 일어서서 두터운 타올을 찾아 온다-그 모습을 보고 이제 적응된 나는 알아서 소파 밑 바닥에 앉고 그는 소파에 걸터앉아 내 머릴

 

 닦아준다-

 

 "어린애같은 머리야 - 매끈매끈해-"

 

 조용한 말투에다 끝에 매달린 애교섞인 목소리-

 

 그 말에 난 그를 올려다 본다- "예전엔 거칠었어요- 상한부분 다 잘라내고- 그 뒤론 신경도 좀 썼죠- "

 

 머리를 부드럽게 말려주다가 부엌에서 달그락 소리가 나는게 들렸다- 난 놀라서 일어났다. 정작 그는 별다르게 신경쓰는거 같지 않았는데..

 

 나는 집이 우리 말곤 비어 있는줄 알았기에 좀 놀랐다.

 

 

 "왜?"

 

 "..... 물 한잔 마시고 올게요-"

 

 

 내 대답에 그는.. 약간 어리둥절해 했지만.. 그러라고 했다. 내가 부엌으로 가자- 예의 그 아주머니가 인사를 하셨다 내가 난감해질 정도로

 

 예의바르게- 고갤 숙이신다 나도 성급하게 고갤 숙인다-

 

 "뭐 필요하세요?"

 

 묻는 말에 나는 "아뇨- 제가 할 게요- "라고 조심스레 대답한 뒤 조용히 물을 한컵 따른 뒤에 그분을 살폈다. 그 분이 보셨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서다

 

 이 사람이 날 애 대하듯 하는게 어쩌면.. 좀 불편하시지 않았을까- 신경쓰인다.

 

 어쩌면 나를

 

 어제의 눈빛도 그렇고-... 뭔가 혹시 작약을 다르게 판단하실거 같아서.. 물론 나보다는 작약을 훨씬 오래 알아오신 분이니까

 

 그런 생각 .. 하셨을리는 없지만.. 작약을 성급한 사람이라거나 이제껏 생각한 것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하실까봐서 난 좀 염려스러웠다.

 

 그러나 그 분이 내가 물을 마시고도 떠나지 않자 꺼낸 말은 내 예상과는 달라도 너무나도 다른 거였다.

 

 

 "저렇게 웃는 도련님은 처음 봤어요- "

 

 

 

 믿기지 않는 다는 듯한- 그러나 담담한 목소리였다. 애정이 담뿍 묻어있다, 작약에 대한 애정이

 

 내가 영문을 알수 없어 그저 컵을 들고 응시하자 아주머니는 그제야 돌아보셨다.

 

 "저는 도련님이 아주 어렸던 시절부터 여기서 일을 해 왔어요- 하지만... 선생님께선 늘 그러셨지요- 녀석이 웃는게

 

 어린애답지가 않아서 마음이 쓰인다고..... 오래도록 보니 역시 동감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가끔 올 때마다

 

 선생님은 언제나 아들을 대하듯 기뻐하셨어요- 아마 자식이 없으셨으니 자식같이 생각하시는 거겠지요- "

 

 

 여기서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존재는 아마도... 작약의 삼촌이신듯 했다.

 

 그 말 뒤에 한참이나 뭔가 마음에 쓰이는 듯 망설이시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그 사고뒤에 여기 오셨을때엔.....사고가 난지 좀 뒤였는데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어요.....밤에 불도 켜시지 않으셨죠

 

 걱정되어 와보면 계속 창가에 계셨어요 , 마치 누군갈 기다리시는 것 처럼 창 밖만 보고 계셨죠... 하루 종일이요...아침부터 밤까지.. 계속이요... "

 

 슬픈 목소리였다. 그 아픔을 절절히 본 사람으로써 견딜수 없었단 듯한 목소리..

 

 

 

 "그대로 영영... 웃지 못하시겠구나 싶었지요- 원래도 잘 웃는 분이 아니셨으니까요..... 이곳에 다른 사람을 데려오신것도 처음이지만...

 

 뭔갈 드시고 싶다고 하시고... 식사를 챙기시고..... 자신도 잘 안 챙기시는데 남을 이렇게 살뜰히 챙기시는 모습도 처음이고..

 

 또 아가씨를 보는 눈에 사랑이 담겨있는게.. 저희 부부 눈에도 보여서 , 정말 놀랐고 기뻤어요

 

 아가씨한테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이제 선생님의 마음도 조금은 편안하실거 같아요-..."

 

 아주머니는 그까지 말씀하시고 하던 일로 돌아가시며 조그맣게 덧 붙였다.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많이 걱정하셨거든요-.... 저 아이는 나처럼, 맘 상하거나 다치는 일 없이 - 행복했으면 한다고요....."

 

 

 

 내가 컵을 내려놓고 조용히 대답하였다.

 

 

 "도리어 제가 감사하죠-... 고맙습니다-"

 

 

 아주머니는 별일 아니라는듯 살짝 웃고는 다시 점심 준비로 분주해 지셨다. 나는 문을 살짝 밀어 닫고 다시 거실로 나왔다.

 

 내 생각이 부끄러웠다. 저 분은 나보다 훨씬 긴 시간 작약을 겪으셨고 - 작약에 대한 오해따위 내가 염려할 것 없었던 것이다.

 

 내가 생글거리면서 거실로 나오자 그는 내가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안단 듯한 표정이었다.

 

 

 "걱정했구나"

 

 "....."

 

 이 사람의 눈치빠름이 때론 좀 겁날 지경이다. 이미 물음이 아니다 알고 있다. 작약은 안경 사이로 빛내던 눈을 거두곤 조용히 말한다.

 

 "좋은 분들이셔- 내 주위엔 이상하게 그런 분들이 많네... 인내심도 상당하시고 말야... 운좋게도 그렇네.. 물론 평범하게 가지지 못한것도 있지만-

 

 이럴땐 좀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는 그 말을 하면서 안경을 벗어서 탁자에 가지런히 내려놓았다.

 

 " 예전에 재활 중일때 여기 온적 있었어- 어느 정도 걸을 수 있었는데도 두분은 내가 혹시라도

 

 불편할까봐서- 계단옆에 손잡이를 하나씩 덧대셨지... 그것도 집에 피해갈까봐서 같은 톤의 나무로- 일일이...

 

 그리고도 아무 말씀 안하셨어 내가 신경쓰일까봐서....배려심이 상당하셔-.. 물론 어머니나 아버지 편은 더 아니셔- 나를

 

 삼촌처럼 생각해 주시거든..... "

 

 그래서였구나- 계단 반대쪽에도 설치되어 있는 안전바는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다. 일반적으로 다는 차가운 스틸형이 아니라

 

 나무로 촘촘하게 .....자연적인 나무를 모난것을 깎아서 잘 손질해서 달아둔 안전바들이 눈에 들었다.

 

 

 두 분의 진심은 묵직하게 내 맘에 와 닿았다. 가볍게 한마디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구나...

 

 저 분들에게 작약은 소중한 사람이고... 그 소중한 사람이 데리고 온 첫 사람.... 그게 나구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괜히 기분이 더 좋았다.... 자신만의 장소이고 싶었다고 그는 말했었다..

 

 하지만 나는 다른걸까? 그는 별 고민없이 내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가 이럴때마다.. 나는 벗어나는 느낌이 든다. 늘 조금씩은

 

 내가 하민씨의 자리를 뺏은거 아닌가- 그 사람의 자리를 뺏어서 내가 그 역할을 대신 하고 있는 것 뿐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주 조금- 아주 조금 , 하지만 마음 속에는 영향력이 있는 생각이었다... 여름철의 잡초들처럼 잠시 방심하면 무성하게 자라나고 마는...

 

 그가 그럴때마다 내가 마음이 들뜰때 마다 잡초들은 쑥 웃자라 뚝뚝 꺾여 내 마음은 빈틈이 생겨 숨 쉴틈이 되고

 

 그가 굳이 설명하지 않는... 어색한 공백마다- 잡초들은 튼튼한 대를 가지고 자라- 마음을 콕콕 불편하게 하곤 한다.

 

 그럴땐 또 괴롭기도 하지만... 이런 숨쉬는 틈- 이 틈이 너무 좋아서 , 숨쉬기 힘들때의 고통은 잊고 만다.

 

 이 순간이 너무나 특별하니까..

 

 

 내가 맘이 벅차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고갤 끄덕이자 그는 씩 웃었다. 그러더니 내게 물었다.

 

 "오늘 볕이 좋아서 다행이다- 아뜰리에로 가 볼래?"

 

 "좋아요-"

 

 

 그의 팔에 살짝 팔짱을 껴 본다. 생각보다 따뜻한 그의 팔에 조금 놀란다. 그도 갑자기 팔짱을 껴서 놀란듯 하다가 씩 웃었다.

 

 아뜰리에는 신기한 구조의 공간에 있었다. 1층 계단 밑 깊은 안쪽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 짧은 복도를 지나자 미닫이로 된 큰 문이 나왔다.

 

 문을 열고 안을 보자 - 안은 몹시도 넓었다. 그리고 모든 부분에 끊이지 않고 창이 쭉 둘러져 나 있었다. 거기로 드는 찬란한 빛-

 

 천창까지도 창이 나 있었다. 그 안에 먼저 들어선 그가 나를 돌아보았다. 꿈처럼 빛이 들었다.

 

 예전에는 나는 빛이 싫었다.

 

 보기만 해도 눈이 시렸다. 그래서 늘 선글라스를 꼈다. 그러나 그와 만나면서 나를 빛이라 여기는

 

 나를 빛이었다고 노란색이었다고 언제나 따뜻했다고 말해주는 그와 함께 있으면서 나는 빛이 되었다. 빛이 좋아졌다.

 

 그 빛아래서 나를 돌아보는 그가... 마치 꿈처럼 아름답다. 이런 꿈이라면 절대로 깨고 싶지 않을것이다... 너무나

 

 아름답다-

 

 절로 그림이 그리고 싶어질 정도다- 이 빛아래서 그를 수십번 수백번- 눈으로 스쳐서 내 손으로 연필을 쥐고 스케치북을 스쳐서

 

 그를 내 손으로 그려내고 싶다. 내가 넋이 나가서 그를 응시하자 그는 살짝 웃으며 갸웃 한다. 그러더니 내게 묻는다

 

 

 "기대보다는 별로야? 어때?"

 

 나는 그 말에 사르르 웃고 만다.

 

 

 "너무 완벽해서- 너무-! 너무 완벽해서 바짝 언거거든요?"

 

 "빛이 잘 들지? 여기 유리창으로 다 개조한건 삼촌이셔- 여기부터 천장까지도-... 날이 흐릴때는 아예 그림도 조각도 안 하셨다니까?

 

 별나시지?... 안 그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 삼촌은 굳이 빛이 드는걸 고집하셨거든 "

 

 

 "나 여기 오니까 그리고 싶어요- "

 

 그 말에 그가 웃었다.

 

 

 "정말?"

 

 "한동안 그림 , 쉬고 싶었는데- 막 그리고 싶어져서 가슴이 막 설레요- "

 

 그 말에 그는 짐짓 놀라는 것 처럼 보였다 왜인지는 알수 없었지만 그는 그때 눈을 반짝떴다.

 

 그리고는 내게 되 물었다. 너무나도 달큰한 목소리로

 

 

 하지만 눈에 실린 무게가 다르다 눈이 하나도 흔들리지 않았다. 진지한 얼굴- 예전에나 본 그런 얼굴

 

 "그림 그리게 되니까 , 얼굴에 생기가 막 돌아와 보인다- 그렇게 좋아? 그림이?"

 

 

 목소리가 묘하다. 끝이 싸늘해지는 부드럽고 몸에 착 감겨드는 듯한 목소리- 나는 잠시 멈추었다

 

 대답하지 않자 그는 대답을 듣기를 기대하는 듯 한참이나 내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대하는것 처럼

 

 나는 머뭇거렸지만 진심으로 대답했다.

 

 

 "..... 그렇죠.... 이렇게 그릴 일을 기대하게 되는 그림은 언제나 좋은 그림이거든요-"

 

 그는 그 말에 다시 웃었다. 마치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는 듯한 태도였다.

 

 "잘됐네-"

 

 그는 그 말을 하고는 손을 뻗어 내 머리를 헝클어뜨리고는 나를 꽉 안았다. 그의 가슴에 얼굴이 꽉 잠긴다.

 

 "..."

 

 꽉 안겨 있으면서도 불안 불안하다. 그는 그냥 잠시 꽉 안고 있었다. 그 힘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너무나 꽉 안고 있는데

 

 그 힘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처럼 자꾸먼 더- 그는 날 꽉 안았다. 내가 숨이 막혀서 팔을 톡톡 칠 때까지

 

 그는 안고나서 얼굴을 보고 너무 즐겁게 웃었다. 아 이사람의 웃는 얼굴이면

 

 뭐든지 할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활짝 웃을때 드러나는 고른 이가 반짝였다.

 

 "잘 됐어 정말- "

 

 그 말을 듣고는 나도 베시시 웃었다.

 

 

 

 

 -

 

 

 "우선 거짓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지금 그 애 병실에 딸린 간병인 다른 정보 알아봤어 거짓말이라도 해서 끌어내야지..

 

 cctv는 잠시 중앙 전원말고 그쪽으로 올라가는 전원 잠깐 막아줄 서버 관리자를 매수했어- 사인 맞으면 바로 일 치를수 있을거야"

 

 돌아온 지견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아무래도 어머니 때문인듯 했는데 그 사람의 얼굴에서 묻어나는 살기가 무서웠다.

 

 두 눈에 가득 맺힌 원망도 ... 이젠 좀 안쓰러울 정도였다...

 

 

 정말 모른다... 지견 자신도 또 사모님도 지견을 모른다... 지견이 원하는 건 어쩌면 돈이 아닐지도 모른다.... 동생을 오랜시간 미워했기에

 

 아주 오랜시간 원망했기에.. 이미 복수인것이다- 거기에 동생이 포기할지도 모르는 재산은 어디까지나 이미 부수적인 거였다.

 

 회장님이 아끼는 그 아들- 사모님이 아끼는 그 아들- 그걸 빼앗아서 없애서 뭉개버리고 싶은 거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희영은

 

 알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이야기 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계획은 계획으로- 혹은 꿈은 꿈으로- ... 그대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말하고 말았다. 내가 가지고 싶은게 너무나 많았기에- 저 얼음같은 남자의 옆자리에 오래도록 있고 싶었으니까..

 

 그래서... 내 시간을 벌어서 눈곱만큼이라도 좋으니 따뜻한 감정을 품으면 안되는건가... 생각 했으니까..... 나도 저 사람도

 

 가지지 못한 마음이 이렇게나 많은데.... 이렇게나 많은데.... 시간 정도는 괜찮잖아? 신이 우리에게 빼앗은 간절한 마음이 하나 두개가 아닌데..

 

 이정도는..... 이정도쯤은....

 

 

 자꾸 내 죄를 그 사람의 죄를 마음속에서 줄이고 줄이다 보니 이젠 죄책감까지도 옅어졌다.

 

 

 "확실한거지? 솔직히 난 아직도 잘 모르겠어- 그 아이는 이미 죽은거나 마찬가지야.. 그냥 죽이면 되지 왜? 왜 뇌사였다가

 

 죽어야 하지?"

 

 

 그 말에 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금 당신 동생은 그 여자를 떠날 생각을 못하고 있어- 장하임- 그 여자가 얼마나 대단한 여자이건 간에 그 여자는 당신 동생을

 

 확실히 바꿔 놓았지... 당신 동생이 그 여자가 사고 후에 뭐 웃는다거나 예의로라도 살가운 척 한다거나 그런적이 있었어?

 

 한번도 없었지... 그러나 그 여잘 만나고 당신 동생은 원래 했던 일들의 법칙을 바꾸었어- ... 그 여자가 뇌사가 되어야 다시금

 

 죄책감이 가슴에 눌러 붙을거야 그래야 장하임이란 여자를 보내주겠단 생각이 들걸- 이미 생각하고 있었을꺼야... 그 여자한테

 

 100% 집중 못했을 테니 여자가 괴로워 했을 테니까... 당신 동생은 죄책감에 가장 민감한 사람이야- 그래야 장하임을 놓을꺼야

 

 그리고 장하민곁으로 돌아오겠지... 그러나 그래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좋아 죽는걸 포기하고 죄책감때문에 어쩔수 없이

 

 돌아오겠지... 내내 너덜거릴꺼야- 그때, 그때 장하민이 죽으면 아마 베가가 될꺼야 당신같으면 선물같은 사람을 포기하고

 

 

 예전의 사랑을 죄책감과 미안함 때문에 쭉 지키다가 그 사람이 죽으면 무너지지 않겠어?"

 

 

 지견은 그 설명에 그저 낮게 헛기침을 할 뿐이었다. 이 정도로 설명했는데도 동감이 안 일어나나?

 

 

 "적어도 그 동생은 그럴꺼야 -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사람은 내게 크게 실수를 했지... 내게 자신을 다 내보였어-

 

 게다가 스스로 실수했다는 걸 알아차렸을 정도지.... 당신 동생은 당신 생각보다 감성적인 사람이거든.. 글 쓰는 사람이잖아

 

 한번도 안 읽어봤어? "

 

 

 공허한 질문에 그는 말도 안된다는듯 비웃었다.

 

 

 "그런 감정으로 뒤덮인 , 글에 왜 시간을 낭비하겠어?"

 

 그 대답에 나는 내 동생을 떠올렸다... 왠지 그랬다. 그래서 공연한 질문을 했다.

 

 "친동생이잖아..."

 

 내 동생은 원래도 착했다. 너무 착해서 내가 힘들어할까봐 자신은 아직 어려 할수 있는 일도 없으면서 늘 마음을 썼다.

 

 혼자 있을때는 보일러 한번 켜는 법이 없었다. 집 안에서 이것 저것- 그 마저도 초라하기가 말로 하기 힘들만큼 낡은

 

 이불들을 둘둘 말고서.. 내가 늦게 들어가도 방긋 웃으며 날 맞이했다. 꼭 사오라는 준비물은 친구에게 빌려 쓰곤 했다.

 

 내가 나중에 사실을 알고서 화를 냈더니 누나가 얼마나 힘들게 일 하는 지 아는데... 공부하기도 모자란 시간을 쪼개어

 

 알바하고 있는거 아는데.. 빌려 쓰면 되는 걸 ... 신경 쓰지 말라면서 환하게 웃던 그 미소를 나는 아직도 다 잊진 못했다.

 

 생일이 되면 선물로 사주는 거라곤 먹고 싶어하는 과자 한봉지가 다였다. 케이크도 그토록 좋아하는 캐릭터 장난감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동생은 나를 따랐다. 누나 없으면 안된다면서 언제나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았다.....

 

 

 그래도 만약 동생이 착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래도 난 동생을 사랑했을 것이다 많이 아꼈을 것이다.

 

 

 지견은 내 질문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듯 눈을 치켜뜨면서 담배를 빼 물고 불을 당겼다. 짙다못해 메케한 연기가 집 안에

 

 퍼져나가고 있었다.

 

 "질문 가려서 해... 이건 부모님이 내게 가르친거야.. 아주 어렸을 때 부터지.. 그 녀석을 경쟁자일뿐 형제로 못 보게 하신건

 

 부모님 탓이지... 나는 그 녀석을 언제나 이기고 싶었어- 이기고 싶으면 물불 가리지 마라- 제거해라 .. 이건 아버지가 내게 가르치신 거야

 

 그 가르침으로 귀한 아들을 잃을거라곤 생각 못하셨겠지만...... "

 

 

 지견은 담배를 만족스럽게 깊이 들이 마셨다. 그는 검은 연기를 폐안에 훅 들여보냈다가 후욱 내보냈다.

 

 

 "빨리 해... 이젠 시간 없어- 간병인 남편부터 털어- 아니면 가벼운 교통사고를 내서라도 불러내게 해야지 단 몇분이면 될 일이니까..

 

 전화 받으러 나가기만 해도.... 그렇게 만들어 줄 테니까.... 만약 그렇게 했는데 장하임이란 여자가 안 떠나면...

 

 그때는 너도 문제가 생길꺼야.... 알아들어?"

 

 

 희영은 강압적인 지견의 태도에 상처를 받았지만 대답 대신 고갤 끄덕였다.

 

 당신 동생은 그 여잘 걱정하고 있어- 자신 곁에 있다가 다른걸 잃을까봐서 ... 행복하지 못할 까봐서

 

 평범하지 못할 까봐서 걱정하고 있다고......

 

 

 당신과는 많이 다르니까.... 아마 그렇겠지....

 

 

 "다 떼어내 ... 혼자로 만들어-.... "

 

 

 무감각하게 말하는 그의 눈을 나는 애절하게 바라봐본다. 그는 전혀 감정따위 없는 눈으로 내 얼굴을 마주본다.

 

 건조하디 건조한 얼굴로- 나는 속으로만 애원한다... 당신 곁에 있으려면... 이런 일까지 난 해야 하는구나...

 

 내 곁에 있어줘 이런 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멈춰도 된다고.... 그래도 내 곁에 있어 주겠다고 그렇게 말해줘....

 

 

 마지막 기회야 심지견... 내게 말해줘........

 

 

 그는 당연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않았다. 재떨이에다가 담배를 거칠게 비벼 끈다. 그리고 일어난다.

 

 "제대로 해-"

 

 

 

 희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지견은 일어났다. 문은 거칠게 닫겼다. 희영은 전화길 눌러서 다시 계획을 점검했다.

 

 할수 있는 일은 뭐든 하자고 생각한다. 저 남자.. 저 차가워서 얼어버리는 저 남자가 나는 간절하니까...

 

 사랑이 필요하다면 만들자 그렇게 하자.... 희영은 입술을 깨물며 전화를건다.

 

 

 "전에 말했었죠? 면접은 어떻게 됐어요?"

 

 목소리에 실린 조급한 기운이 경박하게 방에 퍼져나갔다.

 

 

 

 

 -

 

 "고갤 반대쪽으로 돌려 볼래요?"

 

 "이렇게?"

 

 

 내가 뻣뻣하게 고갤 반대로 돌리자 그녀는 우습다는 듯이 웃었다. 라디에이터를 아무리 틀어도-

 

 그녀가 원하는 대로 옷을 입고 있자 추웠다. 그녀는 하얀 셔츠를 부탁했다. 안에 비칠까봐서 얇은 티셔츠를 입었지만 추웠다.

 

 그녀는 이젤에다 종이를 올리고 진지한 눈매로 나를 쳐다본다. 흔히들 하듯- 연필을 세로로 들고 나를 비춰보기도 한다

 

 그 사이로 마주치는 눈빛이 얼마나 좋은지... 나는 알아도 아마 그녀는 모를것이다. 그녀의 눈이 내 머리에 , 얼굴에- 눈에

 

 코에.. 손에.... 내 바짝 말라 사라져버리기 직전의 가슴안의 진심에도 닿는다.

 

 

 그녀는 내 얼굴을 보면서 사각 사각 그림을 그려준다. 그녀는 채색까지 다 할꺼라면서-시간이 오래 걸릴거라고 했다. 나는 이 시간이 영원하길

 

 기도했다. 그리고 마음 한 켠으로도 간절하게 바란다. 그녀가 나와 달리 이 시간을 빠르게 잊기를.. 이 기억을 오래도록

 

 기억하는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나이기를.... 차라리 우리가 뻔한 연애를 했다면 좋았을까... 서로 지겹고 질리고

 

 서로 더 지치고 싶지 않아서 헤어지면 ... 그럼 좋을텐데... 그럼 그녀는 나와 달리 나를 빠르게 잊을텐데...

 

 

 나는 온 내내 와 있는 내내 그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 마음을 품지 않았다 하면서 반복하고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녀가 내게 더 많은걸 바라기를 더 많이 바래서 두손 다 바래서 내가 , 더 이상은 안된다고 이야기 할수 있기를

 

 그녀의 곁에 있는 이 순간들이 더 많이 좋아지지 않기를... 그녀를 점점 더 사랑하게 되지 않기를...

 

 하민이에게 돌아가는 걸 망설이지 않기를 ... 그런 걸 망설이지 않기를 , 그리고 그녀가 더 평범해질 기회를

 

 내게서 잃지 않기를 기도했다.

 

 다른 곳에 있는 것 만으로도 나는 조금은 현실의 문제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했다.

 

 내가 물러서서 그녀가 편해졌으면 했다. 한발씩 , 한발씩.... 그녀는 내 생각을 모른채 나를 바라보며 웃는다.

 

 그래 저 웃음이면... 나는 평생을 그러겠다고만 하면서.... 그녀를 영원히 품고 싶을수도 있다. 늘 결정하겠다고만 하면서

 

 계속- 그 선택의 시간이 길고 길고 길어지면 선택이 결국 소용없는 순간까지도 품을수 있다.

 

 

 

 "너무 뻣뻣하잖아요- 부드럽게 웃어봐요"

 

 

 내가 웃었다. 그녀를 보면서 그녀는 나를 보면서 밝게 웃는다. 그녀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내가 모르는 노래였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떴다. 아침에 아주머니는 내게 물으셨다.

 

 그분 다운 건조한 목소리였다.

 

 

 "좋아하시죠?"

 

 

 "......."

 

 

 나는 대답없이 웃었다. 아주머니는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다는듯- 대답 하지 않아도 안다는 듯이 살짝 웃으셨다.

 

 

 "아마 선생님도 좋아하셨을 거에요- 밝으신 분 만나셨으면 하고 가끔 말씀 하셨거든요"

 

 밝은 사람이라고... 그래 삼촌은 그러셨을 것이다. 내게 아무리 자격이 없다고 해도 삼촌은 저 여자를 내가 가질 방법을 말씀해 주셨을 것이다.

 

 그녀를 안아서 침대로 데려다 주면서-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 수건을 물에 적셔 창틀에 널면서

 

 라디에이터가 돌아가는 소리를 눈을 감고 밖에 비치어 오는 가로등 불에 물든 그녀를 보면서......

 

 나는 삼촌이 살아 계셨으면 좋았을걸 하고 생각했다.

 

 

 못되게도 언제나 그리워하긴 했지만 삼촌이 살아 계셨으면 하고 생각한건

 

 그게 처음이었을지도 몰랐다. 삼촌이라면 내게 죄책감을 잊으라고 말씀해 주셨을 텐데... 남의 상처따위 알 바냐고

 

 내 손에 가시가 잔뜩 돋혀있어 내 손으로 그녀를 꽉 쥐면 그녀가 상처 투성이가 된다 해도 상관 없으니...

 

 잡으라고 , 해 주셨을지도 모르는데....

 

 

 그것조차도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삼촌은 나를 분명히 사랑하셨지만 내 행복을 위해 남을 아프게 한다면

 

 나를 아마 예전처럼 머릴 콩 쥐어박으시며 혼내셨을 테니까.... '너 밖에 모르는거냐? 상처받을 사람부터 생각해야지!' 라고...

 

 내가 전에 우연찮게 이 근처에서 나비를 잡아 꽉 쥐어서 나비의 분진이 잔뜩 묻은 손을 보고도 삼촌은 나비를 날려보내시고

 

 나를 따끔하게 혼내셨는데.... '나비한테는 그게 옷이란 말이다 곱게 가루로 된 옷! 넌 방금 나비를 다치게 했지 않니-' 라고...

 

 

 우리는 지금 서로 버겁게 연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겁내고 있지만 겁 안나는 척- 생각하고 있지만 생각따위 안 하는 척

 

 그렇게 난 연기를 하고 있었다. 아마 그녀도 눈물날 듯한 순간을 숨겼겠지... 분명 행복한데... 그녀도 내 곁에 있어서 행복해 하는데.....

 

 하루에도 몇번씩 맘이 오락가락했다. 나는 그녀에게 해롭다, 혹은 , 하지만 내가 더 잘하면 더 열심히 하면

 

 그녀를 지켜낼수 있지도 않을까? 형에게 그토록 원하는 걸 다 주면 될까? 그럼 아버지가 화를 내면서 장하임을 뺏으실지도 모르는데...

 

 그럼 아버지에게 무릎꿇고 부탁을 드리면 될까? 아니면 다 버리고 어디론가 도망을 가면 될까?

 

 

 그녀에게 가족도 친구도 다 포기하고 도망가자고 부탁을 해 볼까? 그럼 우리 행복할까? 도망가서는 당신이 좋아하는 것 따위 하지 못할수도 있어

 

 그림은 물론이고 가족들이 따로 힘들어질만큼 당신과 내가 있는 곳을 알거라 생각하고는 가족한테 무슨 짓이든 하실수도 있지....

 

 하지만 당신은 날 사랑하고 나는 당신을 사랑하니까 괜찮지 않을까? 우린 밥 안먹어도 사랑 뜯어먹고 살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럼 안될까?

 

 

 "진짜 좋아- 당신을 이렇게 그릴수 있어서.."

 

 장하임이 반말로 내게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맘속으로 묻고 있었기에 딱 맞춰 대답하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가 그저 다시 닫았다.

 

 그녀는 내게 다시 말했다.

 

 

 "당신 그리기 너무 어려운 얼굴이에요 알아요? 당신은 정말 여러가지 모습이 있거든요- 내 그림실력이 당신의 모든 면을 담을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녀의 그 말에는 순수한 아쉬움이 묻어 난다 나는 물었다.

 

 

 "당신이 아는 나는 어떤데? 어떤 면들이 있는데..?"

 

 

 "많죠- 요즈음의 당신은 정말 많이 웃으니까 잘 웃는 면, 또 생각 못하는 것까지 생각해주는 세심한 점- 내가 원하는 걸 선뜻 들어주는 대범한 점-"

 

 대범하단 그 말에 내가 픽 웃었더니 그녀는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또 달콤한 면- 애교섞인 면, 지나치게 순진한 면까지도..... 또 은근히 늑대짓하는 개구진 면까지..... "

 

 내가 씩 웃었다. 그러자 그녀는 애교있게 흘겨보면서 말을 계속 이었다.

 

 

 "요정같은 면도- 때론 바보같이 상처난 면도, 예쁜데 예쁘다고 하면 발끈하는 면까지도.... 또 예전의 차가운 얼굴을 가진 면도

 

 당신은 그랬죠 언제나 , 차갑다면서 툴툴대면서도 날 많이 챙겨 줬죠- 당신이 처음 당신 옷깃을 제쳐서 당신의 상처를 보여줬던 날

 

 난 되게 화가 났었어요 알아요? 세상 살면서 상처 하나 없는 사람 없다지만- 당신의 상처는 되게 오래 거기에서 당신을

 

 차갑게 만들었겠구나... 그런데 왜 이사람 나한테 화를 내지? 난 오히려 미안했을 뿐인데 당신의 기억을 몰래 훔쳐본것 같았다구요..

 

 당신의 그 시간을 난 감히 다 헤아리지도 못하겠지만

 

 적어도 당신을 동정하고 있지는 않은데... 왜 이사람이 내가 동정했다고 먼저 생각하고 화를 내지? 그랬거든요-

 

 그럼에도 너무나 불공평하게도 당신은 상처까지도 예뻐요- 그 많은 시간속 많은 수술속- 당신은 단 한번도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못했겠구나 싶으니까 그냥 , 맘이 아팠어요"

 

 

 

 그 말에 나는 그녀 답다 싶었다. 그냥 웃었다.

 

 

 "원망한적 많아... 우선 신을 원망했지 -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냐고-"

 

 

 " 신이 뭐라고 답하던가요?"

 

 하임은 다시 그림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물었다.

 

 

 

 

 "대답해 주지 않았어- 그냥 물음 뿐이었지... "

 

 

 

 

 속으로만 생각한다. 당신이라는 손을 내밀었지.. 몇년 내내 물속에서 공기방울로 흩어져 버렸을 그 물음에

 

 신은 당신이라는 손 내미는 빛으로 내게 대답했지.

 

 

 

 

 욕심 낼수 있으면 감히 한번 욕심 내 보라고- 니가 감당할 자신이 있다면 감히 한번 감당해 보라면서

 

 

 

 

 "당신이 왜 오래 화가 났는지 알겠네요-... 고로 당신은 무신론자이군요-!"

 

 하임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씩 웃었다.

 

 

 "아냐.. 무신론자... 대답을 안해줬다 뿐이지 신은 있다고 생각해"

 

 

 "그럼 화 안나요? 있으면서 대답도 안했는데?"

 

 "......."

 

 

 나는 웃으면서 잠시 생각했다.

 

 "대답할수 없는걸 물었으니까 그랬다고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야.... 사실 참 우스운게...

 

 그렇게 아프면서도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적이 많이 없더라고? 내가 그때까지도 오만했나봐"

 

 

 

 "당신은 오만하지 않아요"

 

 

 

 그녀는 나를 쳐다본다. 그 말을 도전적으로 뱉으면서 내 눈을- 빛이 뭔가 지나가는 것 처럼 살짝 어두워졌다가 다시 확 창으로 들었다.

 

 "그래?"

 

 "그래요- 당신은 작은걸 하나 바라면서도 지독하게도 자격을 따지잖아요- 내가 이걸 가질 자격이 있나- 하고"

 

 그녀의 눈은 다시 그림을 향해 있다. 하지만 그 말은 내 속을 정확하게 꿰뚫는 듯한 말이었다.

 

 나는 씩 웃으며 고갤 떨군다

 

 

 "들켰군-"

 

 

 낮게 중얼거린다. 그녀는 그 말을 마치 못 들은 척 내게 다시 말해온다

 

 

 "고개 들어요- 당신 옆선 그리기 어려우니까-!"

 

 

 내가 웃으면서 고갤 들었다 그녀가 중얼거렸다.

 

 "모든면을 다 담을순 없어도-..... 아름다움만은 확실하게 담아야겠어- "

 

 라면서 다시 연필의 사각거리는 소리가 오래도록 그 소릴 그리워했을 아뜰리에에 번져온다.

 

 이 공간이 연필소리를 얼마나 그리워 했을지.... 아마 그녀는 몰라도 난 알고 있다.

 

 우린 말 없이 그저 서로에게 스치는 꿈같은 눈길을 서로 나누었다.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졌다.

 

 

 우선은 충분했다. 그것만으로도...

 

 

 

 -

 

 

 해가 질 즈음 되서야 그녀는 기지개를 켰다. 내가 그림을 보려고 하자 그녀는 필사적으로 이젤을 덮었다.

 

 

 "완성 될때까지 보는건 금지입니다! 알겠죠?"

 

 "왜 내 얼굴인데 보지도 못해?"

 

 내가 퉁명스레 묻자 그녀는 대답한다.

 

 "당신은 신화도 안 읽었어요-? 알죠? 보지 말라한거 보고 하지 말라고 한 짓하면 항상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난다는거?"

 

 "당신도 신화 안 읽었어? 원래 보지 말라고 하면 꼭 보고 하지 말라고 하면 꼭 하는게 인간의 본성이라는거 몰라?"

 

 

 그녀는 입을 툭 내민다

 

 "됐어요 됐어- 내가 작가를 말로 어떻게 이겨!"

 

 "그럼 보여줄꺼야?"

 

 "아뇨!"

 

 

 대답을 무슨 고민도 안하고 하긴.. 나는 일어나서 위에 두터운 가디건을 다시 걸쳤다.

 

 "그 사이 좀 추웠죠? 미안해요-"

 

 "괜찮아- 그만큼 작품이 아름다울꺼라는 믿음이 있으니까- "

 

 그녀와 아뜰리에를 나서면서 부엌으로 들어섰더니.... 식탁위에 기합이 잔뜩 들어간 요리들이 차려져 있다.

 

 나는 시계를 본다... 아직 준비해 달라고 말씀도 안드렸는데........

 

 

 "아주머니 진짜 요정이신가봐요... 혼자 이 많은걸 어떻게 준비하셨지?"

 

 

 장하임이 넋나간 표정으로 대답한다. 여러개 놓인 초에는 불이 붙어 있고 기울여진 와인이 준비되어 있다..

 

 분위기 잡으라는 소리로 들리는데..... 아주머니한테 우리가 지금 어떤 사이인지 정확하게 설명을 드렸어야 했나.....

 

 내 자리를 쓱 밀면서 자리에 앉으려는데 툭 하고 종이가 떨어진다.

 

 

 

 '내일 아침엔 늦게 올게요, 화이팅'

 

 

 .....??

 

 

 나는 얼굴이 확 붉어지면서 종이를 황급히 구겨서 주머니로 넣었다. 자신도 앉던 하임이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뭐해요?"

 

 다행히도 종이는 나만 본 모양이었다. 나는 더듬거렸다.

 

 "아니야!! 아무 일도 아무것도 아무런 것도-"

 

 

 "......... 흠... 왜 그래요 근데- 더워요?"

 

 

 "응 좀 덥네- 부엌에 다른게 켜져 있나? 흠- 흠"

 

 

 

 장하임은 새치름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뭔가 감추고 있음을 눈치 챈 것이다.

 

 아주머니도 참...... 너무나도 날 모르신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뭘 어쩔수 있다고-.... 애초에 방을 두개 준비한건 그래서였다.

 

 더 시간이 필요했다. 그녀가 뭔갈 기대하고 있던 아니던- 혹은 내가 오해하고 있다고 해도 , 그 유진씨가 친 장난을 알았을때

 

 그 걱정이 무엇이었는지도 알았지만 난 성급하지 않았다. 충분히 생각해 보고 내릴 문제였다. 이건 그냥 여행이었고

 

 그녀가 뭘 기대한다고 해도... 나는 책임을 질수 있지 않으면 절대로 그런 일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기엔 다른 생각이 너무 많았으니까

 

 그런데 적혀있는 화이팅이 더 신경쓰였다.... 화끈거린다 , 화이팅은 무슨..... 응원도 무슨 이런 응원을 하셔

 

 

 

 

 "자-"

 

 

 내가 와인을 따라주자 그녀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잔을 팔랑 팔랑 돌린다.

 

 

 

 "와 향 진짜 좋다- 근데 나 술마셔도 되요?"

 

 

 내가 의아해진다... 술을 그렇게 좋아하면서 무슨 소리야..

 

 "왜?"

 

 

 

 하임이 씩 웃는다. 입을 꼭 다물고 뭔가 꾸미는 듯이 눈을 베시시 찡그리면서

 

 

 

 "당신이 위험할까봐 그러죠- 긴긴밤- 이 외딴곳에서- 술취한 야수랑 있으면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난 그 말에 아까의 화이팅이 귀에 떠도는 느낌이다- 화이팅화이팅화이팅 아련하게 귓바퀴를 타고 흐르는 말도 안되는 응원...

 

 

 "아니 뭐- 내가 당신하나 제압 못할까봐?"

 

 내 목소리는 이상하고 문맥에도 맞지 않고 삑사리가 난다.

 

 

 "참나- 웃기시네요 정말 내가 어이가 없어서- 내가 그렇게 쉽게 제압 당할거 같아요?"

 

 

 "그럼 제압 안당하면 어쩌게?"

 

 

 "뭐 어때요 다 컸는데!"

 

 

 내가 기가차서 폐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픽픽 들린다 얼굴도 아마 가관일 것이다,

 

 

 그림 그릴때만 해도 이 여자와의 장르는 분명 비극이었는데... 한뼘 더 멀어져야 하는 비극이었는데

 

 눈물만 떨어지는 치정 멜로였는데

 

 이 여자가 웃으면서 하는 대범한 말들에 로코로 확 바뀐다... 맘 속에서 들리는 불안한 심장 박동은 대체

 

 왜 이렇게 들쭉 날쭉한건지- 알수 없다.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가슴이 아프다. 심장 박동은 제멋대로 춤추는 미친 댄서처럼 날뛴다-

 

 

 

 "이 여자가 이렇게 경각심이 없어! 당신은 그 잔이 마지막이야- 더는 없어- 무슨 여자가 부끄러움이 없어! 내가 조심하지 않아도

 

 내가 취해도 당신이 방문 꼭 걸어 잠그고 자야 하는거 아니야?"

 

 

 

 장하임은 새침하게 웃는다. 말도 안된단 표정을 지으면서

 

 "당신이나 문 잘 잠그고 자요- 문따위 잠근다고 소용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나는 빠르게 그녀의 잔을 체크한다. 고작 한모금 마신거 같은데 왜이러는거지?

 

 

 "왜 소용이 없는데?"

 

 내가 바보처럼 넋나간채로 물었다.

 

 장하임이 잔을 들여다 보면서 내게 웃으며 대답한다.

 

 "글쎄- 내가 확인해 보니까 이 방문이 뾰족한거 넣고 톡톡 두드리니까 열리는 거더라고요? 따로 열쇠가 필요한게 아니라요-"

 

 내가 입을 떡 벌린다.. 어이가 없어서... 그보다 그랬던가?

 

 

 "놀란거 같네요? 뭐 의지가 있는 쪽이 문을 열겠죠? 요즘 시대에 누가 먼저 인가가 무슨 문제겠어요- 남녀가 평등한 시대에-"

 

 

 그녀는 잔망스럽게 앞에 놓인 고기를 콕콕 썰어 입에 쏙 넣으며 웃는다.

 

 여기선 당황하지 말고 내가 세게 나가야 이 여자가 겁을 먹을텐데 내가 왜 자꾸 말려드는 느낌이 들지? 이건 아주머니의 편지 때문이다

 

 

 그 애잔한 화이팅이 귓갈 떠나지 않는다. 그보다 난 화이팅이 필요하지 않은데- 왜 힘을 내라는 소리로 들리지? 난 아주 건강한데?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왜 내가 기합이 필요할거라고 생각하시지? 아니... 그보다... 안 그럴건데 왜 그걸 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내가 말리고 있어.. 아니야... 아무런 생각도 난 하지 않았어...

 

 

 내가 표정을 다 잡고 따끔하게 한마디를 했다.

 

 

 "그럴때 쓰는 말 아니거든? 남녀평등은 그럴때 쓰는 말이 아니라고-"

 

 장하임이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박한다.

 

 "왜요 , 당신이 꼭 물레방앗간에 초대받은 처녀처럼 구는데 이럴때 그런 말 안쓰면 언제써요?"

 

 

 "뭐? 진짜 이 여자 안되겠네 물레방앗간?"

 

 이 여자는 진짜 모르는게 없네..... 고전중의 고전을 알고 있어? 그보다 진짜 못하는 말이 없네?

 

 장하임은 가짜로 수줍은 척 하면서 입을 살짝 가리고 대답했다.

 

 

 "어머... 제가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닌데..... 오해하셨나봐요- 꼭 물레방앗간에서 그런 일만 있나요? 밤새

 

 곡식을 찧어서 밀가루를 만들수도 있는 일이잖아요- "

 

 

 저 잔망스런 표정.... 내가 밀려도 무척이나 밀리고 있다.

 

 

 내가 화가나서 대답을 못하고 고기를 썰어 내 입으로 넣고 씹고 있자 그녀는 내게 물어온다.

 

 

 "에이 화내지 말아요- 좀 놀린거 가지고- 약속할게요- 술 취해도! 쉽게 제압당하겠습니다-"

 

 "내가 제압할줄 알고? 안막을거야 , 니가 위험해질거라고- 아주 많이 아주 많-이 돌이킬수 없을지도 몰라 - "

 

 내가 툴툴대면서 위협을 가득 실어서 대답하자 오히려 그녀는 씩 웃는다

 

 "그럼 뭐 좀 위험해져 볼까요? "

 

 

 그녀가 그 말을 하곤 자기 잔을 싹 비운다- 그러곤 내게 병을 내민다-

 

 

 "한잔 더 위험하게 따라봐요-!"

 

 

 내가 그 말에 어이가 없어서 이 저녁들어 두번째로 입을 떡 벌렸다. 그녀는 그런 내 표정을 보며 생글생글 웃었다.

 

 내가 생각한 것과 한참이나 다르게- 방향이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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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우리는 내려 놓았다 서로가 그리워도 잊어버… 2017 / 7 / 27 13 0 18792   
192 그대로 사라지면 될 것 같은 , 이유의 종말 2017 / 7 / 27 19 0 16253   
191 정리 , 돌아서도 잊혀지지 않는 2017 / 7 / 27 14 0 18380   
190 지나 온 사이의 사정 2017 / 7 / 27 13 0 18383   
189 예정된 작별 2017 / 7 / 27 14 0 19140   
188 스러지다, 무너지다, 부서지다- 2017 / 7 / 27 12 0 18772   
187 마지막 추억, 그리고 손에서 스러지는 2017 / 7 / 27 15 0 16520   
186 서로에게 다른 , 누구에게나 아플 d- day 2017 / 7 / 27 13 0 17497   
185 남은 건 단 이틀 남짓 2017 / 7 / 27 16 0 16738   
184 불안한 파동, 라스트 찬스 2017 / 7 / 27 19 0 18707   
183 눈물이 떨어지는 멜로 , 어울리지 않는 경쾌… 2017 / 7 / 27 14 0 18992   
182 나는 알고있다 , 하지만 너 조차도 알고 있다. 2017 / 7 / 27 15 0 19064   
181 부드러운 가면 속 숨겨왔던 사실, 벛꽃이 가… 2017 / 7 / 27 15 0 18966   
180 방아쇠에 손을 올리면서 , 남은 미련을 지우… 2017 / 7 / 27 16 0 18890   
179 한마디 한마디 , 잊지 않고 대답해주는 2017 / 7 / 27 16 0 18867   
178 내내 괴롭고 내내 그리워할 사람 2017 / 7 / 26 11 0 18260   
177 곱디 고운 노래가 끝날 즈음 2017 / 7 / 26 16 0 18492   
176 마치 우리는 , 평범한 연인들처럼 - 2017 / 7 / 26 12 0 18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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