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내내 괴롭고 내내 그리워할 사람
작성일 : 17-07-26 22:46     조회 : 11     추천 : 0     분량 : 1826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용케 번호를 알았네? 엄마한테 물었어?"

 

 나는 밝게까진 아니어도 산뜻하게 목소릴 낼 려고 애썼다.

 

 

 

 "........응-"

 

 

 

 목소리가 마치 크게 잘못된 무언가를 잡은 듯한 목소리다. 나는 낮게 웃었다.

 

 이런 상황에서 웃음이 나다니... 나는 내가 너무나 바뀌었음을 알수 있었다.

 

 내 스스로가 너무나도 많이 변해 버린걸,

 

 

 

 

 울지 못할땐 이제 웃는다. 낮게.... 요즈음 작약이 그러하듯이-

 

 

 

 색따위 없는 나는 어느새 그의 색으로 목까지 물들어 버렸다. 손 끝부터- 마음을 물들이고- 이젠 머리까지 올라오려고

 

 하는 작약의 색-

 

 하지만 아직 이성까지는 적시지 못한 그의 색. 나는 무연하게 그가 물들여 준 손끝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조심해서

 

 관리를 해도- 손 끝의 색은 벌써 조금씩 까지고 있었다.

 

 

 

 

 "목소리가 왜 그래..... 놀랐어?"

 

 

 

 내 묻는 말에도 전화기의 세진이는 묵묵 부답이다.

 

 

 

 

 "......."

 

 

 "나도 이렇게 일이 커질줄은 몰랐어- "

 

 

 

 

 내가 머쓱해서 결국 내 놓는 말-

 

 세진이는 자신이 전화해 놓고도 아주 오래 말이 없다. 작약의 존재를 아마 알아 챘을 것이다.

 

 

 

 세진이는 예민한 아이니까... 작약과 얼굴을 마주대고 대화를 해 봤으니 - 그가 쓴 글이란것도-

 

 알아챘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고치지 않은- 끝내 그냥 나온 책머리의 글귀도-...

 

 그리고 거기에다 색을 입혀둔 나도-

 

 모두 알았겠지...

 

 

 

 

 

 

 그래서 말을 못하는거다. 이제야 무슨 일이 어떤 자리에 있는지 알았으니까...

 

 모든 일이 제 자리에 놓이자 세진이는 경악한것이다.

 

 

 

 이런 일일줄은 몰랐던 것이다.

 

 

 

 

 

 내가 아무리 한심하대도- 그런 사랑을 바라고 있는 줄은 몰랐던 것이다.

 

 

 

 

 

 

 

 "왜 이렇게까지 ...했어?"

 

 

 한참만에 나온, 세진이의 목소리는 비참하게 들린다. 내 일인데 그가 더 참을수 없다는 듯한 말이었다.

 

 목을 쥐어 짜는 듯한 목소리.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왜 이렇게까지?

 

 ....

 

 

 

 

 

 

 "이 사람한테는 다른 여자가 있는거 같은데... 뭔가 다른 이유때문에 같이 못 있는거 뿐이라면..

 

 결국 넌 그 사람의 대용품일 뿐이잖아- 아니야?"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말이 없어서이기도-

 

 그에게 하민씨의 이야길 다 하지 못해서이기도 했다.

 

 

 

 " 왜 난 그동안은 눈치를 못챘을까......."

 

 

 세진이의 얼 빠진 듯한 목소리에 난 겨우, 다시 말을 시작했다.

 

 

 

 

 

 "너는 책 보면... 알거라고 생각했어-... 그래도 다른 사람한테는 말 하면 안돼- 여러가지가 묶여 있는 거니까-....

 

 그래서 번호를 바꿔야 했어 어쩔수가 없었거든-"

 

 

 

 

 전화기 너머에서 크게 쉬는 한숨소리-

 

 

 

 "넌 지금 그게 걱정이야.....? 눈치 채고 나서야 조사를 내 나름대로 좀 했어- ...... "

 

 

 

 

 

 세진이의 목소리는 그 답지 않게 평정심을 많이 잃어 있었다. 나는 그 목소리에

 

 눈매 끝이 무거워졌다.

 

 

 

 

 

 "사람들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감도 잘 못잡고 있어- 하지만 그 사람은 지금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하나고- 타블로이드에서 미친듯 찾고 있는

 

 사람이기도 해 ... 그런 사람을 니가, 그냥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

 

 

 

 

 그냥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는 그에게 내 심장을 맡겼다. 다시 찾지 않겠다는 각오로.......

 

 

 

 

 

 "하임아... 이젠 진심이야 그만 둬-.... "

 

 

 

 

 세진이의 목소리는 애원이었다. 부탁을 넘어선 목소리가 귀에 들리자

 

 나는 그의 팔꿈치에 붙어있던 그 꽃잎이 떠오른다. 그리고 세진이가 말했던 말이 기억속에서 흘러와 가슴을 때린다.

 

 '옳은 길' 이 아니라던-

 

 

 

 

 

 

 "나랑 이탈리아로 가자- 가서 다시 공부해, 너 그림 더 공부하고 싶어 했잖아- 천천히 배우고-.... 그러면서 시간 좀 가져

 

 떨어져서 좀 객관적으로 니 문제들을 봐.. 아니.... 그 사람을 좀 객관적으로 봐..... 너와 그가 어떤 공통 분모가 있길 해

 

 뭐가 있어 아무것도 없어.... 잠시 일을 같이 한것 뿐이잖아-

 

 이렇게 힘든 사람을 니가 뭐 어떻게 할수 있는데?... 내 마음 안 받아줘도 상관 없어- 그냥 기대기만 해도 상관없어

 

 하지만 이 사람은 아니야.."

 

 

 

 자기 마음을 안 받아줘도 상관 없다는 말은 ... 정말 무섭도록 진심이 묻어 있어서 나는 더 두려웠다.

 

 나는 이런 류의 추궁에 익숙하지 못했다. 다른 부모님들은 이런 추궁 하실지 몰라도 우리 부모님은 언제나 '네 인생은 너의 것이니 알아서 해라'

 

 주의셨고 누군 만나라 누군 만나지 마라 충고해 주시는 법도 없었다.

 

 세진이는 지금 내게 부모 이상으로 .... 진심으로 날 걱정하고 있었다. 그게 난 겁났다.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이 사랑이 날 파멸로 이끌거라는 걸- 그가 예견하는 것 같아서...... 내 자신도 가끔 겁이나는 요즘

 

 그가 나를 잘 알기에.... 그것까지도 알아차리는 것 같아서....

 

 

 

 

 "....."

 

 

 

 내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자 세진이는 매섭게 내게 화를 내며 되 물었다.

 

 

 

 "책 머릿말에 있는 여자- 그 여자 너 아니잖아.... 그 여자가 지금은 왜 옆에 안있는지 몰라도 그 여자 돌아오면?

 

 그땐 어쩔껀데?"

 

 

 

 

 

 작약의 애같이 웃는 얼굴이 떠오르고 , 그와 맞잡은 손의 온기를 떠올리며...

 

 나는 힘을 한껏 모아서 대답했다.

 

 

 

 

 

 "... 돌아와도 날 놓지 않겠다고 약속했어-"

 

 

 

 목소리는 여리게 들렸다. 그 손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목소리도 세진이에겐 통하지 않았다.

 

 

 

 

 

 "넌 그 말을 믿어? 너 여전히 지독히도 순진하구나...."

 

 

 

 

 

 

 그건 ... 내가 순진해서 그런게 아니야... 어떻게든 믿고 싶었기 때문이야 , 그래 우리의 사랑은 그가 가졌던 그 사랑만큼

 

 빛나지 않을수도 있어... 그는 그럴수도 있어 , 하지만 내가 쥔 것 중에는 이 사랑이 제일 빛났어

 

 지금도 그래 , 괴로워도......

 

 

 

 

 

 "......"

 

 

 

 나는 속으로만 그 말을 되뇌었다.... 한참 내 대답을 기다리던 세진이는 또 자기가 먼저 말을 꺼냈다.

 

 

 

 

 "글 읽는 내내 절절하게 매달려 있는 사람이 따로 있는것 쯤은 알수 있었어.. 그런 마음을 니가 무슨 수로 뛰어 넘는다는 거야"

 

 

 

 

 "....."

 

 

 책 안에 나온 주인공인 인물이 하민씨인걸.... 나도 모르지 않았다. 읽고 나서 처음 그린게 그가 내 멱살을 잡은 그 그림이었다.

 

 나는 책이 제본이 완전 끝나고 나서 그걸 읽으며- 조각들을 맞추며 그가 어떤 마음으로 그런 글을 썼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기 전의 이야기라 생각하며.... 그저 날 위로했을 뿐이었는데....

 

 

 

 

 

 "잘 생각해 하임아........"

 

 

 세진이의 목소리는 다시 애원이다....

 

 나는 억지 웃음으로 대답했다.

 

 

 

 "역시 너는 눈치가 빨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금방 알아 챌 거라고 나도 생각했는데...

 

 니가 이만큼 알 줄은 몰랐어-"

 

 

 다시 화난 목소리의 세진이가 매섭게 물어온다..

 

 

 "...지금 그런 말이.. 나와?"

 

 

 

 

 

 

 "난 괜찮아.. 상관 없어... 곁에 있을수 있는것만으로도... 가슴이 꽉 차-"

 

 

 

 

 내 거짓말이 아주 자연스럽다고 스스로 생각했는데 - 그 예민한 작약을 속이는 거짓말인데도

 

 세진이의 대꾸는 가슴을 아리게 했다.

 

 

 

 

 

 "거짓말 하지마-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상대가 누구든.. 사랑은 받아도 받아도 모자라 그건 여자들이 더 잘 알지 않아?

 

 

 

 사랑 받고 있어도 확인 받고 싶은 마음이... 언제나 있잖아- 그런데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걸 알면서도

 

 그 마음이 니꺼라고 확신할수 있어? "

 

 

 

 

 

 "...."

 

 

 

 나는 가슴이 콱 내려앉는거 같았다... 마음속의 어떠한 물음이 형태를 띄면서 내 안에 자리 잡는걸 느꼈다.

 

 내가 궁금했던건... 세진이가 말한 그것이었다.

 

 내가 내내... 품고 있었던 것은... 정의 내리기가 두려워 그저 품고만 있었던 것은...

 

 

 

 

 "더 갖고싶지 않아? 목말라 죽을것 같은데... 물 한방울 안 떨어지는 사랑으로- 그럴수도 있다 그러면서 합리화하고 있어?"

 

 

 

 그만하기를 빌었다. 그가 말하는 것들이 너무나 뚜렷하게 내 안에 있음을... 아주 오래 내 안에 있었음을

 

 도저히 부정할수가 없었으니까..

 

 

 

 

 

 "......"

 

 

 

 내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세진이는 탄식했다.

 

 

 

 "미련하다 정말-"

 

 

 

 나는 한참만에 힘겹게 말을 꺼냈다.

 

 

 

 "...... 화내지마 니가 아는것과는 달라..... 물론 다 틀렸다곤 할수 없어- "

 

 

 

 

 "뭐?"

 

 

 

 

 세진이의 목소리에 선 날에 난 이성을 잃었다. 냉정도 날라가고 눈물이 눈에 꽉 찼다.

 

 

 

 

 

 눈을 깜빡이면 이 눈물은 흘러서 뺨을 적시겠지- 그럼 돌이킬수 없을것 같아 난 올려다 보며 필사적으로 눈물을 삼켰다.

 

 흐르지만 말기를 바라면서.

 

 

 

 

 

 

 "그래 나 지금 욕심 나 , 다 뺏어버리고 싶어 그런데 니가 아는 상황보다 더 어려운 일들이 있단 말이야

 

 

 

 솔직하게는 나만 봤으면 좋겠어-... 그 사람이 책을 내기 전에 머릿말을 고치기를 수십번 수백번 바랬어 속으로만....바랬어

 

 

 그런데 그녀가 그런 것 하나 못받으면.... 난 그 사람의 자리를 빼앗은거나 다름 없는 사람인데.... 더 어떻게 욕심을 내?

 

 

 그냥 만족하면 안되는거야? 이 사람이 나를 이렇게 소중히 여기는데 , 이 정돈 상관 없지 하고 넘어가 버리면 안돼?

 

 이 사람 곁에선 내가 너무 특별해- 난 늘 회색인줄 알았는데 100 명중 10명 쯤은 있는 그런 사람인줄 알았는데

 

 이 사람한테는 아니래- 너무나 특별한 노란색이래 아주 오랫동안 나를 기다렸다고 말해줘- 손 내밀어줄 사람을 기다렸다고

 

 그렇게 말해.... 이 사람이 말하는 것만 믿으면 안돼? 안되는거야?...... "

 

 

 

 

 

 나는 세진이에게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을 해버리고 고집 부리는 어린애처럼 굴었단 생각에 말을 멈추고

 

 한참만에 한마디를 더 했다.

 

 

 

 "다그치지 마-.... 나도 안단 말이야 니가 무슨 소릴 하는건지 잘 안다고- 아는데 무시하고 있었다고...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마음 속에서 내린 이야기를 너는 하나부터 열까지 쉬지도 않고 짚잖아..... "

 

 

 

 세진이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그 한숨소리가 너무 깊어서 나는 또 말이 딱 멈췄다.

 

 

 

 "그럼... 내가 그냥 두면 너 믿을수 있어? 아니.... 믿기 이전에 지금 행복해?

 

 행복하다고 느껴? 단지 그 남자를 갖고 싶은게 아니라....? "

 

 

 

 

 "....... "

 

 

 

 

 나는 전화에 젖어든 눈물이 뺨을 끈적하게 만들고 있음을 알았다. 솔직히 이렇게 알아챌 줄은 몰랐었다.

 

 세진이가 이렇게..... 1부터 10까지 싹 다 알아버릴줄은.. 나도 몰랐었다.

 

 

 

 한참만에 그가 좀 진정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미안해... 화내서.. 그리고 추궁하듯 물어서 미안해... 하지만- "

 

 

 

 

 "...."

 

 

 

 

 

 

 "스스로 좀 생각해봐- 지금 행복한지.... 니가 발을 맞추려고 넌 지금 죽어라 뛰고 있잖아-

 

 니가 뛰는게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면- 그 사람의 심정을 좀 생각해봐- 그 사람도 뛰고 있을지 몰라-..

 

 서로 그렇게 힘든게 무슨 사랑이야?"

 

 

 

 

 "....."

 

 

 

 

 

 "널 좋아하는 남자로써 하는 충고 아니야.. 널 너무 아끼는 친구로써 하는 충고야 이건- 그러니까.. 새겨 들어 제발-"

 

 

 그 목소리에 나는 또 입이 열렸다.

 

 내 목소린데 내가 말하는 것 같지 않을만큼 화난 목소리였다..

 

 

 

 "그래서 .... 내가 어떡할까?"

 

 

 

 "...."

 

 

 

 

 

 "놓기 싫은데.... 죽을거 같은데....놔?

 

 좋은데... 싫은건 참아?

 

 

 

 

 아니면 여기에 다 두고서 껍데기만 떠나?

 

 

 하다못해 더 못난 사람을 좋아할때도 나는, 헤어진 후에 내가 빈 집이 되었단 생각을 지울수 없었어

 

 다 떠난 ... 빈집 같았어... 아무것도 내 것이 없더라고... 내가 채운 감정은 .. 다 어디간건지... 있었는데 없더라고

 

 기억이랄께 남지도 않을만큼 .. 추억이 왜 이렇게 소소하지 싶을 만큼 미움이 커서...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추억에도

 

 가슴아파 울었어....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없어질때까지 울어도 그 사실은 맘에 콕 박혀서 지워지질 않았어....

 

 

 

 한참뒤에 나는 다시 일어섰어...

 

 

 그랬는데... 이 사람과 만든 추억은..... 아직 몇 페이지 안되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너무 좋았던 기억밖에 없어서"

 

 

 내 말은 빠르고 울음이 묻어서 듣기에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말은 계속 쏟아졌다.

 

 

 

 

 "......."

 

 

 

 

 "지울 자신이 없어..... 지울수 없을거야 아마.... 내내 괴롭고 내내 그리워할거야 "

 

 

 

 

 "....."

 

 

 

 

 "그런데 어떻게 떠나.....? 적어도 저 사람은 내 손을 놓지 않을꺼야 난 믿어-"

 

 

 믿는다고 , 내가 말해놓고도 난 확신이 하나도 없었다.

 

 

 세진이는 한참만에 내게 말했다.

 

 

 

 "............바보-"

 

 

 

 

 

 

 

 탄식에 가까운 한숨과 함께 나온 목소리는 슬프고 애잔했다.

 

 

 

 ".... 미안해........"

 

 

 

 

 

 

 "나한테 뭐가 미안해?"

 

 

 

 

 

 "너한테 그냥 다 말하지 못해서- 궁금하고 속상할 텐데...."

 

 

 세진이는 다정하고, 속상하단 듯한 투로 말했다.

 

 "........ 나 신경쓰지 마- 난 괜찮으니까.... "

 

 

 

 이미.... 그런 말을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나는 냉정하게 단 한마디를 덧붙였을 뿐이다.

 

 

 

 

 ".........끊을게-"

 

 

 

 

 

 전화를 든 손은 힘었이 떨어졌다. 나는 서서 한참을 생각했다. 이대로 계속 갈수 있을지

 

 그보다 더 궁금한건 그 사람의 마음이었다. 내가 그를 놓지 않는다면 그는 정말 날 놓지 않을지-

 

 

 

 아주 평범한 아주 평범한 나에게 찾아온 이렇게 핀 사랑이 이만큼이나 가시 투성이일줄은 뛰어들때는 왜 몰랐을까

 

 

 

 왜 몰랐을까...

 

 

 

 

 세진이의 화난 목소리로 듣고 나니 나는 더 현실감이 들었다.

 

 세진이는 내 맘속의 그저 불안감에 불과했던 것들에 왜 그자리에 있는지를 실체를 뒤집어 씌워 그것들을 사라지지 않을

 

 물음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세진이를 탓 할순 없었다. 그런걸 맘에 품은 사람은 세진이가 아니라.....

 

 

 나였으니까....

 

 

 

 

 

 물론 세진이는 모른다. 하민씨가 식물 인간이라는 것도- 결국엔 그가 낸 사고에 휘말렸다고 스스로 여전히 자책하기에

 

 도저히 그녀를 포기 못하는 그도- 여러가지 중에서 가장 힘든건 다른게 아니라 그 어떤 말로도 도저히 설득이 되지 않는

 

 

 

 

 마음 때문이라는걸-

 

 

 

 

 마음속에 품은 마음.... 그것 때문이었다.

 

 

 

 

 

 내 속의 마음도 작약 속의 마음도... 그토록 냉정해 지라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하는 세진이가 품은 마음도

 

 

 

 

 절대로 뜻대로는 되지 않지 않은가

 

 

 

 

 뜻대로 접히고 뜻대로 펼칠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마음은 단 한번도 그렇게 호락호락 했던 적이 없다.

 

 누구나 그럴것이다. 다들 감추거나 숨길순 있지만- 심장이 달려 있고 숨쉬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편한 길이라고 맞는 길이라고 자기 위로하면서 마음을 무시할수 있을진 몰라도

 

 영원히 마음을 외면할수는 없다.

 

 

 

 

 

 자기가 자기일수 있는, 스스로를 스스로일수 있도록 만드는 가장 큰 것이 마음이니까......

 

 

 

 

 

 

 

 사람의 삶은 언제나 치열하고, 잘 모르는 사람들은 대체 언제까지 사랑 타령할꺼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그렇게 하루를 살아내면서 , 하루를 죽어라 힘내서 살아갈 이유도 가질 수 없다는 걸까

 

 그렇게 살아서 대체 삶에 남는게 뭘까....

 

 

 

 

 다들 가치는 다른 거라지만- 난 사랑에 모든걸 걸었다. 전에 사랑에 걸어서 다 잃어놓고 난

 

 또 사랑에 다 걸었다.

 

 

 

 

 나는 한참을 정확한 이유도 없이 새어나오는 울음을 참았다. 창 밖을 보면서 울음을 삼켰다. 겨우 이 정도로

 

 이런 이야기로 무너지면 이 사람과 계속 갈수 없다.

 

 

 

 

  난 내 스스로가 그가 생각하는 것 처럼 용감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남은 용기를 모두 짜내었다.

 

 

 

 그때 - 첨벙 뛰어들어도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던 마음을 떠올리면서

 

 아니 차라리 둘이 같이 빠지길 바랬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그때보단 분명히 나아왔다고 생각하면서-

 

 

 

 끈적거리는 얼굴을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고- 젖은 얼굴을 거울에 비쳐보았다.

 

 

 나는 또 한참이 달라져 있었다.

 

 

 

 

 

 

 

 

 -

 

 

 

 

 

 책이 서점에 깔리고 나서 이제 일주일이 좀 넘었다. 강비서가 그 일로 바쁜 와중에도 내게 간간히 형의 소식을 전하고

 

 나도 두 사람쪽을 나름대로는 주시하고 있었다.

 

 

 강비서는 대충 추려서 내게 내용들을 전하곤 했는데 형이 정말 이상하긴 이상했으니까... 재산의 규모나 쥐고 있는 걸로만 치면

 

 내가 가진 것은 형에게 대면 쨉도 안됬다. 물론 그 돈이 싫으니 내가 안받은 거라지만

 

 

 

 굳이 형이 내걸 알아보는 이유를 알수 없었다. 그것도 한참을 숨겨서 말이다. 그건 수상한 일이었고 나는 예민해지고 있었다.

 

 

 극도로 예민해져서 주변 상황을 돌아보고 체크하고- 그것이 더 중요하다보니 마음의 평화라곤 없었다. 김박사에게 가는 날도 절로 줄어들었다.

 

 

 

 

 며칠 전- 나온 책을 가지고 하민이에게 가기 전 들렀을 뿐이다. 그는 내 표정을 보더니 한참을 한숨을 쉬었다. 이미 어머니는 대충 알고 계시니

 

 김박사는 내게 아무런 조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나가기 전에.. 나에게 간절하게 물었다.

 

 

 

 

 어째서인지 그가 더 간절해 보이게..

 

 

 

 "지혁아, 지금 행복하니?"

 

 

 

 

 행복하냐고? 나는 단언할수 없었다. 귀한것이 없었다가 귀한 사람이 생기니 그 동안 이래도 좋아 저래도 좋아 완전 놓고 있었던

 

 내 손은 무기라곤 들수 없을 만큼 물러져 있었다. 그야 말로 물러 터져 있었다. 그 손에 굳은살이 생기게 할 일은 모든지 하고 있는

 

 지금- 내가 얼굴을 풀고 기대는 때는 딱 두군데 뿐이었다. 하임의 곁, 하민의 곁이었다.

 

 

 그 중에서도 웃는 곳은 단 한 군데 뿐이었다.

 

 

 

 

 그렇게라도 웃으니 행복하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지킬것이 늘어나니 너무나 예민해져서 행복함이 덜하다고 해야할까?

 

 

 나는 주변을 버리고 싶었다. 버린단 생각... 벌써 몇번이나 한 건지...

 

 그저 셋- 딱 셋이면 충분한데 나는 더 바라거나 더 많은걸 탐내지 않을텐데...

 

 

 

 

 "..........."

 

 

 

 

 "대답을 못하는구나-"

 

 내 얼굴을 살피던 김박사는 말 안해도 안다는 표정을 짓더니 한마디를 더 했다.

 

 

 

 "미안하구나, 내가 다... 막아줄수는 없어서- "

 

 

 

 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걸까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원래도 나에게 닥칠걸 막아 줄수 없는 위치였다,나는 애초에 욕심이 많은 아이였다. 나는 나를 알기에 처음에 장하임을 붙잡을수 없었다.

 

 그럼 그녀가 불행해 져서 내게서 달아나겠다고 말 하지 않는 한 내가 놓을수 없을지도 모른단 불안감 -

 

 

 김박사에게 의지한것도 사실이었지만

 

 

 

 

 가장 크게 부탁하고 싶은건 그런 거였다. 가장 크게 의 지해 온건 그런거였다.

 

  내가 나와 내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고뇌할때 적절한 거리감을 지키면서 옳은 선택에 손을 들어 주는 것과

 

 

 또 내가 내 감정과 딱 붙어서 이성적 판단이 아예 불가능 할때 나를 위해 감정과의 거리를 지켜주는 것이었다.

 

 

 

 김박사는 지금 얼굴에 후회가 드러나고 있었다. 그럼 몰랐단 말인가? 그녀를 내 생활에 들인 이상.... 나는 그녀를 지켜야 한다.

 

 

 그래도 그녀는 몰랐으면 좋겠다.

 

 

 

 

 내가 지켜주려고 한다는 것도- 그녀를 생활에 들이는게 꽤나 부담이었다는 것도- 아버지도 형도 - 마치 나를 못잡아 죽여 안달난 사람들처럼

 

 이거 해달라 저거 해 달라 요구하는게 하나 두개가 아니니까- 나를 몰아 붙이려면 뭔가 날 궁지에 몰 만한 게 필요하고 그게 장하임이

 

 될지도 모른다는 걸 장하임은 몰랐으면 좋겠다는 게 다였다.

 

 

 

 

 

 거길 나오고서 한참을 꽃집에서 꽃을 고르며 보냈다.

 

 

 꽃향기가 몽롱할 정도로 차오른 난방이 잘 되는 꽃집 안은 예의 그 주인이 낮은 인사를 건낼 뿐 다른 사람은 없었다.

 

 

 한가지 다른 건 꽃을 고르고 나서 그 주인이 내게 말을 걸었다는 것이다.

 

 그 오랜시간에도 말 한마디 건적 없던 그 건조한 주인이 내게 말을 걸었다.

 

 

 

 

 

 "오랫만에 오셨네요"

 

 

 

 나는 그 말에 고갤 들었다. 노부인은 내 얼굴을 별 다른 감정 없는 얼굴로 응시하였다.

 

 

 

 "네.... "

 

 

 

 내 가슴이 뜨끔하면서 괴로운건 이 사람까지 눈치 챌 만큼 내가 하민이를 등한시 여겼다는 것 때문이었다.

 

 

 "안색이 안 좋으세요- 건강 챙기세요-"

 

 

 

 이렇게 말을 많이 한것은 분명히 처음이지만 , 특유의 감정 없는 목소리가 편안하게 들렸다. 나는 그저 살짝 웃었다.

 

 달리 뭘 말해야 할지 몰라서였다.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내가 고른 연한 분홍빛 작약을 한아름- 내가 꽃병에 꽃기 좋게끔 핸드 타이로 철사로만 묶고 겉을

 

 

 투명 비닐로 감싸서 주었다. 그녀는 확실히 배려가 있는 사람이었다. 난 인사를 하고는 감싸 안고 하민이에게로 향했다.

 

 

 

 

 그녀의 곁에 책을 내려놓고 - 그녀의 손을 잡고 한참을 기도하듯 말을 걸었을 뿐이다. 어느순간 나는 입 밖으로 그녀에게

 

 말을 거는 일이 없어졌다. 손을 잡고 기도하듯이 - 거의 참회하듯이 한참을 속으로만 말을 건다- 아주머니 자신이 하시겠다는

 

 걸 거의 뺏다시피 해서 물수건으로 얼굴을 , 손을 꼼꼼히 닦아준다. 그녀는 거의 살짝만 세게 눌러도 물러져 버릴것 처럼

 

 피부도 살결도 연약하기가 그지 없다.

 

 

 

 정말 힘든건- 그럼에도 아주 약하지만 남아 있는 생명의 온기다.

 

 

 

 

 

 김박사는 처음에도- 그 후에도 내게 몇번이나 말했다. 하민이가 깨어 날 리 없다고- 미련을 버리라고-

 

 순전히 뇌사가 안된건 아주 - 아주 특별한 요행일뿐 달라 질 일이 아니라고 내게 충고했었다.

 

 

 

 최근에야 인정하게 되었다. 우리의 추억이 아무리 아름다웠대도 그녀가 내게 돌아올 일이 없을수도 있겠구나 하는 사실-

 

 

 

 그게 사실이던 아니던- 이젠 중요치 않다. 나는 아주머니가 나가 계신 사이 - 그녀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내 책의 구절들을 몇개 읽어주었다.

 

 장하임이 그려낸 유려한 그림들이 나를 바라보는 것 처럼 따끔 따끔 아프게 느껴졌지만 하민이가 어떤 마음으로 들었는지

 

 나는 궁금했다. 나오기 전... 그녀의 귓가에 조용히 인사를 속삭였다. 어디를 헤메고 있던 그녀가 아주 춥지 않기를 바랬다 그리고 내가 어떤 맘을

 

 품었는지도 될수 있도록 오래도록 모르기를 바랬다. 한참을 그녀의 차가운 손에 얼굴을 묻고 있자니 아주머님이 기다리다 못해 돌아오신듯

 

 문에서 기척이 났고 나는 희미하게 비치는 눈물을 재빠르게 닦아내고 웃는 낯으로 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섰다.

 

 

 

 

 밖의 창에는 겨울 특유의 빛을 품은 아침이 다가와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창에 손을 살짝 대었다.

 

 아무리 차갑대도 온기를 품은 쪽은 내 손 쪽인듯- 손 모양을 슬쩍 따라한 약간의 손자욱이 희미한 훈김과 함께 남았다.

 

 

 나는 그 훈김에 아주 살짝 웃었다. 그래도 온기를 품고 있구나 싶어서 일지도 몰랐다.

 

 

 

 

 커피를 뽑고 있자니 까망이가 기계 소리에 깬듯 내 곁으로 다가섰다. 나는 이젠 익숙해진 녀석의 곁에 잠시 앉아 좀 쓰다듬어 주었다.

 

 녀석은 나를 빤히 보더니 아주 잠시의 쓰다듬에 만족한듯 소리없이 우아한 걸음으로 제 자리로 돌아갔다.

 

 

 

 싱거운 녀석- 내 옆에는 동물조차 분수를 지키고자 하는 구나 싶어서 나는 또 씁쓸해졌다.

 

 

 

 커피를 내려놓고 잠시 의자를 창 쪽으로 향한 뒤 창을 물들이는 다양한 빛을 헤아렸다. 여름과도 다르고 나머지 두 계절과도 다르다.

 

 겨울이 품은 빛은 왠지 음울하면서도 부드러운 색채를 지닌 것만 같다.

 

 

 

 하임은 아직 자고 있을것 같다. 방에서 입고 있던 얇은 셔츠 위에 두터운 스웨터를 입고 깃을 빼어내며 테라스 창을 살짝 열고

 

 테라스로 나섰다. 의자에 앉으려다 말고 서서 불온하게 뭉쳐져 있는 구름을 바라보면서.. 한껏 숨을 들이마시며

 

 차가운 공기를 폐로 넣는데 , 아무래도 창에 붙어 서 있는듯 하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손에 든 잔을 놓칠 뻔 했다.

 

 

 

 

 그녀의 목소리엔 울음이 묻어 있었다.... 아주 천천히- 옆에 난 벽에 보이지 않게 기대어 그 소리를 들었다.

 

 목소리에 묻은 울음과 단편적으로 들리는 단어들을 난 그저 듣고있었다.

 

 

 

 

 

 

 단어들은 차가운 바람과 함께 귓가에 그 어떤 서러운 노래보다도 슬피 들려왔다.

 

 

 

 

 

 사실은 욕심난다는 말도 들렸고- 이 사람말을 믿고 싶단 말도... 들렸다. 좋단 말이 들렸지만 울음이 가득해서

 

 내 마음까지 소금기 가득한 물에 담근 듯 쭈글쭈글 해 지는것 같았다. 난 숨을 쉬기가 힘들만큼 차가운 벽에 기대어 그 말을

 

 끝까지 들었다.

 

 

 

 

 지울수 없을거야 - 그녀가 말했다. 아마 내내 그리워할 거라고-....

 

 

 

 

 

 그 말에 나도 눈에 물기가 차 오르는 게 느껴졌다.

 

 

 

 그녀의 입에서, 아마 유리창 가까이 에 서 있을 그녀의 작은 입술에서 새어나왔을 미안해란 소리가 옅게 들렸다.

 

 

 

 

 

 나는 안 보이는 벽 틈에 기대서서 차가운 바람을 맞았다. 집 안에선 전혀 들리지 않았지만 그녀가 창 가에서 통화하는 소리 는 테라스에서는 선명하게 들렸다.

 

 단편적이었지만 충분했다.

 

 

 나는 아주 조금은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는 원래 낙천적인 사람이 아니었다고들 했었다. 하지만

 

 내겐 그랬다. 내 앞에선 적어도 그랬다. 나는 그녀를 위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 해서 - 그녀가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그녀도 힘들었던 거다. 어쩔수 없이 ...

 

 

 

 

 그녀는 나와 같았다 나도 그랬다. 지울수 없을 것이다- 만약 그녀를 떠나 보내게 된다고 해도

 

 그녀가 참다 못해 내 곁을 떠난다고 해도

 

 

 

 

 나도 그녀를 내내 그리워할 것이다.

 

 아주 아프도록 그녀를 찾아 헤메일 것이다. 그녀를 사랑한 맘을 잊지 못할 것이다. 다시 누굴 사랑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할까? 서로 망설이는것이 많아서?

 

 버릴수 없는게 너무 많아서? 아니면 내가 그녀에게 온전히 사랑을 줄수 없다는 것 때문에?

 

 

 

 

 

 그래 정말 , 우리만 원한다면 다 버릴 자세가 필요했다. 나는 .....

 

 나는......

 

 

 

 

 차마 머릿속에서 조차 말이 이어지지 않아서 나는 떠올리기만 하고는 서 있었다.

 

 

 

 눈에 어린 물기가 찬 바람에 얼어드는 듯 살이 에었다. 창가에 기대 서서 우는 듯한 그녀의 흐느낌이 들렸다.

 

 전화한 상대방이 누군지는 묻지 않아도 알수 있었다. 그녀를 저렇게 몰아 붙일 사람... 우리가 외면하던 문제들을

 

 표면 상으로 끌어올리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그녀를 진정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고 말한 사람-

 

 

 

 

 유세진

 

 그 사람일 것이었다.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문을 여며 닫았다. 놓칠뻔한 컵을 내려놓았다. 눈가에 어려있는 눈물을 매섭게 닦았다.

 

 가까운 의자를 당겨 조심스럽게 앉았다. 오랫만에 느껴지는 다리의 예리한 통증이 느껴졌다. 창 유리에 울리는 울음소리-

 

 

 그 소리는 내게 익숙한 소리였다. 내가 자주 듣던 소리들 중 하나였다. 그녀는 열대 지방의 꽃처럼 따뜻하고

 

 추운 겨울날에선 살수 없는 따뜻한 남국의 파랑새였다. 나는 그녀를 혹독한 겨울로 몰아넣은 사람이었다.

 

 

 다시한번, 죄책감이 밀려왔다. 어디선가 읽었던 구절이 떠올랐다. 꽃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그

 

 꽃을 꺾지 않는다고 했던 그 구절....

 

 

 

 

 그녀가 있는 곳이 이렇게 따뜻한데.... 왜 남들의 욕심은 아무런 재앙도 초래하지 않는데- 우리의 조그만 욕심은

 

 재앙 정도로 끝나지를 않는건지- 왜 세상은 내게만 이토록 가혹한지.... 내가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건

 

 단지 사랑일 뿐인데.....

 

 

 

 

 그 남자의 말이 또 다시 들리는 것 같았다... 하임이를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던 , 꼭 하임이 자신에게 올걸 믿는것 처럼

 

 자신 만만해 하던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상황을 어쩔수 없는데서 오는 짜증은

 

 상상을 초월했다. 할수 있다면.... 도망이라도 쳤으면 하는 생각하길 수십번- 나는 얼굴을 마른 손으로 가볍게 쓸었다.

 

 

 그녀가 내 앞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는 걸 알자 난 너무도 허탈했다. 그 웃음들은 다 만들어 낸 것이라기엔

 

 너무나 눈부셨으니까... 진심이 푹 담겨 있어서 깊이가 있는 것 처럼 느껴졌는데...

 

 

 

 

 

 왜 눈치를 못챘을까-

 

 

 

 아니 , 어느정돈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모른척하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모른척 하고 싶었어- 그냥 행복감은 행복함으로 느끼고 싶었으니까

 

 거기에 딸려오는 미안함이나 죄책감은 , 안 느끼는 것 처럼 보이고 싶었으니까-

 

 

 하임이가 분명히 애 쓰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다 가짜는 아닐테니까-.... 내가 신경 쓰이는건 그게 아니었다.

 

 

 

 내 앞에서 편하지 않다는거-.. 애쓰고 있다는 거 , 그게 신경쓰이는 거였다.

 

 

 내가 한숨을 내 뱉는 사이에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모여들고 있었다. 해가 비치지 않아 파르스름 한 빛 속

 

 비가 내리려는 듯 날씨가 흐려지고 있었다. 곧 그녀는 이 집으로 -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생긋 웃으며

 

 

 나를 찾아 올 것이다- 책을 낸 후에 내내 그러했듯이-

 

 

 

 

 

 나는 그녀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까 ... 막막해졌다.

 

 

 

 

 

 

 

 -

 

 

 세진은 거칠게 담배를 벽에 비벼껐다. 전화 하는 내내 그녀를 몰아붙인건 나였지만

 

 오히려 내가 얻어 맞은 것 처럼 나만 너덜거리는 기분이었다.

 

 

 

 하임에게 화가 난건... 하임이는 내가 책을 보면 알 거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거다. 그래도 설마 - 설마

 

 그 남자가 피오니일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서점에 갔더니 피오니의 신간이 나왔다고 베스트 셀러에 벌써 책이 올라가 있었고

 

 표지를 보는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누가 봐도 하임이가 그린 - 그림이 앞에 실려 있었으니까......

 

 

 

 

 떨리는 손으로 책을 집어들어 계산을 하고 그 자리에서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내내 그 남자가 그 기다랗던 하얀 손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 위에 , 그에게 홀딱 빠진 하임이가 그린 그림이

 

 그야말로 녹아 내리는 걸 보고 나니 속에 천불이 났다. 그가 쓴 글이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면 하임이의 그림은

 

 그야말로 초콜릿같았다. 뜨거워서 입까지 녹아내릴 초콜릿 같이.... 하임이는 언제나 일을 열심히 하는 애였다.

 

 

 

 성실하고- 또 실력도 좋은 애였지만

 

 이렇게 ......

 

 

 

 

 이렇게 누가 봐도 사랑이 가득한-... 그야말로 누가 봐도 그 남자에게 러브레터를 써 놓은 듯한 그림을 그린적은 없다.

 

 그림의 화 풍 자체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어떤 그림은 이게 하임이 그림이 맞나? 싶을 만큼 그림에 생기가 가득했다.

 

 

 그 남자와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었겠지... 나는 그 남자에게 이야기 했었다. 당신이 하임이를 행복하게 할수 있겠냐고

 

 그 남자는 최선을 다 해보겠다고 그랬다. 그런데 ..... 하임이의 다른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림을 보니 열패감이 장난 아니게 몰려왔다.

 

 

 

 사랑에 빠진 예술가들은 , 농담처럼 혼을 짜내어 뭔가를 이룬다고들 한다. 그건 음악하는 사람들도 그랬고

 

 조각을 하는 사람들도.. 그래.. 글을 쓰는 사람들도 그럴 것이었다... 하임이는 마치 아름다운 색을 다 쓰기라도 할 것처럼

 

 조화롭고 아름답고 생기가 가득한 그림을 그려 넣었다. 잠깐 서 있는 사이 - 사람들이 하는 소리가 들렸다...

 

 

 

 "늘 이사람 책은 삽화가 많았지만.... 이번 삽화는 정말..... "

 

 

 

 말을 잇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서 .... 나는 가슴이 아려왔다. 이런 그림의 주인공이 그 남자여서 드는 분한 기분...

 

 그리고 그토록, 그토록 사랑에 데여 놓고도 이토록 그 남자를 원하는- 그 남자를 이렇게 절절하게 사랑하고 있는 하임이가

 

 안타깝고 , 미웠다.

 

 

 

 전화를 받은 그녀의 목소리는 초연했다. 내가 그럴줄 알았다는 것 처럼- 내가 자신의 마음까지도 읽을줄 다 알았다는 것 처럼-

 

 머릿말의 글을 읽고서 내가 느꼈던 분노와 자신을 아직도 이토록 희생하는 멍청한 하임이에게 난 미칠듯 화가 났다.

 

 

 

 그녀를 사정없이 몰아 붙였다. 그녀가 가장 불안해 하고 있었을 것 부터- 가장 아픈 급소까지 나는 사정 없이

 

 질투의 칼로 그녀를 난도질 했다.

 

 

  그녀는 내 말에 거의 다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마치 할 말이 없어서 대답을 하지 않는 것 처럼

 

 마음속에 대답은 있어도 , 입 밖으로 할 말이 아니어서 대답을 않는 것 처럼- 그러나 내가 뱉은 미련하다는 일침에 그녀는

 

 니가 다 안다고 할순 없다고 - 다 틀렸다고 할수도 없다고 알수 없는 소릴 하면서 속의 말을 쏟아내었다.

 

 

 

 내가 아는 하임이는 정말 욕심없는 애였다. 이기적이지 못한 애였는데 그 사람이 갖고 싶다고 말을 쏟아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이런 사랑을 내게 주는데... 늘 우중충하게 느껴졌던 자신을 그렇게 아름다운 색으로 봐 준다는데..

 

 그냥 행복하면 안 되는 거냐고 말하는 그냥 그게 행복이라고 느끼면 안되냐고 말하는 그녀의 말에 난 칼을 떨어뜨렸다.

 

 

 

 

 더 말할 기분도 사라질만큼-..... 그녀의 목소리엔 처음과 달리 울음이 , 그것도 그렇게 울보인 그녀가 참고 참고 또 참아

 

 눈치채기도 힘들만큼 억제한 목소리로 묻어 있었다. 그녀는 예전과는 또 한참이나 달라져 있었다. 내가 가장 놀란 것...

 

 그녀가 그의 느낌을 이제 지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닮아 가고 있었다. 목소리가..... 하는 말의 템포가

 

 

 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는 그때 마음이 진심으로 쓰려왔다.

 

 

 

 그러고 그녀는 내게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뭐가 미안한지도 모르면서- ... 그토록 곁에 오래 있었던건 나인데 그녀를 정말

 

 행복하게... 나를 닮아가지 않아도 애써 웃지 않아도 웃을수 있게 만들수 있는것은 나인데.... 나는 그렇게 할수 있는데

 

 내가 아닌, 그 와의 사랑에 간절하다 못해 무릎이 끌리고 까져 피가 나도 그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아하는 하임이에게 나는 자꾸만 화가 났다.

 

 전화를 끊고 복잡한 마음에 담배를 한갑 다 피울때까지... 그리고 비가 내려 올 때까지도 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저...

 

 그저 그녀만 생각했다... 그리고 그 남자를 떠올렸다.... 폐로 통과하는 , 내 몸에 더럽게 나쁠 그 연기는 생각을 좀 앗아갔으면 해서

 

 불을 붙인건데도- 그와 하임의 모습을 눈곱만큼도 덜어내질 못했다....

 

 

 그에게 부탁해야 할까? 하임이를 놓아달라고..

 

 

 

 아니면 두 사람... 두 사람으로 너무 행복하다니까- 숨이 차도 좋다니까 그에게 말했듯 그녀가 행복하면 물러나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나는 이제 물러나야하는 때일까?

 

 

 "내가 원한... 행복한 모습은 이런게 아니었다고.... 너는 지금 울잖아..... 소리도 안 들릴만큼... 입술 꽉 깨물고 울음 참잖아....."

 

 

 

 

 이제 짙어진 빗소리 속에서 세진이 중얼거렸다.....

 

 

 

 

 "그건 행복이 아니잖아........ 안그래?"

 

 

 

 

 세진이 하임에게 묻듯, 간절하게 물은 마지막 물음은 들은 사람도 없었으니 대답도 없었다.

 

 빗소리만이 토독 토독 울렸다.

 

 

 

 

 

 

 

 

 -

 

 

 

 

 강비서는 뿌듯한 마음으로 이사를 만나고 지혁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왠 겨울에 이렇게 비가 추적추적 온담-

 

 우산도 없는데.. 투덜거리면서 이사가 한 이야길 한번 되새김질 해 본다. 이번이 제일 재판을 많이 찍게 될것 같다고 한다.

 

 하임씨의 그림이 화재가 되고 있다고... 늘 작가님은 사랑이야기만 썼었다. 하지만 이번 주인공은 강비서의 둔한 눈에도

 

 장하민양의 느낌이 많이 났다... 그 동안엔 없던 일이었고-... 강비서는 그 점이 좀 불안했는데 .. 오히려 호조였다.

 

 말은 안하셔도 판매 부수보다 혹평을 신경쓰시는 작가님에게도 좋게 호평이 더 많이 나왔다.

 

 

 이사는 흡족해 했다. 물론 지난번에 말씀 한번 해 보라셔서 차기작으로 스릴러를 쓰신다고 했을땐

 

 걱정하는 눈치였지만- 이번 책이 잘되니 믿음이 굳건해 지기라도 한 건지 그 책 또한 자신과 내 주었으면 한다고 몇번이나

 

 자신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작가님은 확실히 재능이 있으시다니까....

 

 강비서는 자신이 더 뿌듯해서 가슴을 쫙 폈다.

 

 

 

 

 작가님과 그 사이 몇번 통화를 했지만 작가님은 차분하다 못해 약간 우울하신것 같았다. 체크하기론 장하민양에겐 벌써 다녀 오신거 같았다.

 

 

 처음 책을 낸 날은 더 했었다고 했었다. 사람들을 다 나가게 하고는 그 책을 다 읽어주실때까지 안 나오셨다고...

 

 

 물론 그 뒤론 그런 일은 없었지만 꼭 몇마디는 읽어주러 가신다. 냉정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강비서는 개인적으로 이제

 

 장하민씨를 작가님이 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어차피 둘 다 가질수는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고.....그 뒷모습을 보는 하임씨의 기분이 어떨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작가님은 이상할 정도로 지금 경계의 최고조를 달리고 계셨다.

 

 

 김희영의 사진을 , 통화 내용까지도 알아보려 하시는 걸 보면서 강비서는 지혁이 감정적으로 많이 변모했다는걸 느꼈다....

 

 예전엔 싸울 의지가 없으셨던거 같았다. 그냥 조용히 넘기는 쪽을 훨씬 선호하셨다. 심지어는 이사님이 손찌검을 해도

 

 맞고 그냥 참으실때가 많았다. 여간해선 받아치시는 분도 아니셨는데- ..... 요즈음 작가님은 회장님까지도 주시하고 계셨다.

 

 물론 그저 주시이지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

 

 요즘의 작가님은 솔직히 불안 불안했다. 하임씨가 뭘 알아챌까봐 언제나 긴장하시고..... 작가님이 만약 장하민씨만 좀 요령있게 놓으신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 강비서는 속으로만 생각했다.

 

 

 솔직히 자신의 의중으로는 회장님이 무슨 생각하는지가 제일 불안했다. 회장님은 그 뒤로

 

 강비서에게 아무런 지시도 하지 않으셨다. 사모님은 걱정 말라고 하셨지만... 회장님은 늙은 여우가 100마리는 들어있는 듯한

 

 호랑이였다. 수를 읽기가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신 분- 강비서는 얼른 생각을 고쳐먹었다.... 무엇이든... 가능하진 못할수도 있다.

 

 

 

 지금은 마치 작가님만 행복하면 되는 것 '처럼' 사모님을 속이고 계실지 몰라도-... 이사가 평판이 나빠지면 나빠질 수록

 

 

 회장님은 남몰래 조급해 하고 있으실 것이다- 작가님을 총알 받이로 만들어 서라도 회사를 지킬 분이니까... 창립 기념일 파티에 그렇게 죽도록 나가기

 

 싫어하는자리에, 장하민씨에 대한 죄책감을 이용해서.... 그 자리에 작가님을 세우셨으니까........

 

 

 

 

 

 신호에 걸려 멈춰서서 ,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을 무연히 바라본다.

 

 빗물에 비친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음울해 보였다. 겨울의 비는 모두를 슬프게 만드는 거 같아 보였다.

 

 날이 추운데도 비는 눈이 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우산을 쓰고 두꺼운 코트를 입은 사람들의 팔에 튄 물방울들은

 

 추운 날 더 추워보이는 효과를 내고 있었다.

 

 강비서는 생각에 잠겼다. 이대로 계속 .... 천천히지만 두 사람이 만약

 

 계속 잘 지낼수 있다면.... 작가님은 언젠가는 안심하시는 날이 올까?

 

 

 그럴수 있을까? 언젠가는 약 한줌 없이도...

 

 진통제 없이도.... 수면제 없이도..... ptsd를 깨끗하게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 처럼 살아가실 날이 올까?......

 

 

  최근 하임씨를본 적이 있었지만- 하임씨는 그 잠시 사이 놀라울 정도로 작가님의 안색을 닮아가고 있었다. 그 모습에 솔직히 반갑다기 보다

 

 안타까웠다.

 

 강비서는 거울에 비쳐오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았다. 신호를 조금 늦게 알아차리자 뒤에 기다리던 차들이 예민하게 클락션을 울려댔다.

 

 차를 다시 출발시키며 강비서는 이 사랑의 끝이 부디... 부디 비극이 아니길 기도하였다.

 

 

 그의 기도는 조금 열린 창 밖으로 입김으로 나와서 겨울의 시린 비 사이로- 흔적도 없이 증발하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5 마지막으로, 당신을 밀어서라도 2017 / 7 / 27 55 0 16424   
204 생각 , 결정 그리고 위험한 시간 2017 / 7 / 27 27 0 14297   
203 희영의 결심 공기의 변환 2017 / 7 / 27 21 0 11241   
202 한 밤의 통화 2017 / 7 / 27 16 0 11241   
201 버림 받은 자들의 마지막 발악 2017 / 7 / 27 17 0 15345   
200 누가 나에게 나를 가져다 주는지 , 희미한 의… 2017 / 7 / 27 15 0 12622   
199 달라지는 사실, 엇갈리지 않기를 2017 / 7 / 27 9 0 15789   
198 돌아 갈 시간? 2017 / 7 / 27 16 0 15032   
197 찾아 온, 어머니 2017 / 7 / 27 15 0 15182   
196 서로는 다른 길로 그러나 같은 목적지로 2017 / 7 / 27 15 0 18400   
195 돌아온 계절 , 다시 일어나는 또 다른 비극 2017 / 7 / 27 14 0 18833   
194 결단, 누가 곁에 남는가 2017 / 7 / 27 13 0 15986   
193 우리는 내려 놓았다 서로가 그리워도 잊어버… 2017 / 7 / 27 13 0 18792   
192 그대로 사라지면 될 것 같은 , 이유의 종말 2017 / 7 / 27 20 0 16253   
191 정리 , 돌아서도 잊혀지지 않는 2017 / 7 / 27 15 0 18380   
190 지나 온 사이의 사정 2017 / 7 / 27 13 0 18383   
189 예정된 작별 2017 / 7 / 27 15 0 19140   
188 스러지다, 무너지다, 부서지다- 2017 / 7 / 27 13 0 18772   
187 마지막 추억, 그리고 손에서 스러지는 2017 / 7 / 27 15 0 16520   
186 서로에게 다른 , 누구에게나 아플 d- day 2017 / 7 / 27 13 0 17497   
185 남은 건 단 이틀 남짓 2017 / 7 / 27 17 0 16738   
184 불안한 파동, 라스트 찬스 2017 / 7 / 27 19 0 18707   
183 눈물이 떨어지는 멜로 , 어울리지 않는 경쾌… 2017 / 7 / 27 14 0 18992   
182 나는 알고있다 , 하지만 너 조차도 알고 있다. 2017 / 7 / 27 15 0 19064   
181 부드러운 가면 속 숨겨왔던 사실, 벛꽃이 가… 2017 / 7 / 27 16 0 18966   
180 방아쇠에 손을 올리면서 , 남은 미련을 지우… 2017 / 7 / 27 16 0 18890   
179 한마디 한마디 , 잊지 않고 대답해주는 2017 / 7 / 27 16 0 18867   
178 내내 괴롭고 내내 그리워할 사람 2017 / 7 / 26 12 0 18260   
177 곱디 고운 노래가 끝날 즈음 2017 / 7 / 26 16 0 18492   
176 마치 우리는 , 평범한 연인들처럼 - 2017 / 7 / 26 12 0 18304   
 1  2  3  4  5  6  7  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