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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지금, 여기, 우리!
작가 : 옥작가
작품등록일 : 2017.6.26

해랑도에서 만난 동원과 시인,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둘.
운명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또 만났네요? 여기서 뭐합니까?”
찰나였다. 뒤돌아선 시인이 발이 삐끗했고 뒤로 몸이 기울었다. 슬로우비디오처럼 동원의 눈이 커지고 시인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시인은 버둥버둥 거렸지만 이미 몸의 중심은 발끝이 아니라 바다 위로 옮겨가고 있었다. 시인은 이제 틀렸다고 생각하며 비명을 질렀다.
“우아아아아! 저 수영 못..”
풍덩!
동원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풍덩!

동원과 시인의 사랑 이야기
시인의 가족 이야기
그래서 결국 동원과 시인이 가족이 되는 이야기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제11화. 보물찾기(2)
작성일 : 17-06-28 11:20     조회 : 35     추천 : 0     분량 : 3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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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간쯤 지났을까?

 둘은 허탈한 표정으로 해변에 섰다.

  “어떻게 진짜 쓰레기 하나 없죠?”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이렇게 정식으로 뭔가를 찾기는 처음인데.. 아무것도 없네요.”

  “땅을 파 봅시다. 우리!”

  “...... 삽 같은 거 있습니까?”

  “아.. 없네요. 오늘 보물찾기는 완전 망했어요.”

 

 후두두두둑.

  “앗! 차가워라. 비 와요. 어떡해요?”

  “곧 그칠 비 같습니다. 잠시 비 피합시다.”

 동원은 주위를 둘러 보더니 시인의 손을 잡고 큰 나무를 찾아 다시 위로 올라갔다.

 이윽고 나무 밑에 시인을 잠시 세워두더니 금방 텐트를 펴고 시인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시인이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새 둘은

 텐트 속에 나란히 앉아 비 오는 바다를 감상하고 있었다.

 

  “휴..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작가님 진짜 맥가이버 같아요.”

  “저는 문괍니다. 맥가이버는 이과죠.”

  “크크크. 그렇네요.”

  “근데.. 시인씨도 맥가이버 압니까?”

  “오빠야들이랑 같이 컸으니까요. 호호호.”

 시인이 소리 내어 웃었다.

 

 웃고 보니 갑자기 긴장이 쑥 풀렸다.

 동원이 주섬주섬 가방을 뒤지더니 빵과 커피를 꺼냈다.

  “배 안고픕니까? 이거라도 먹읍시다.”

  “우와! 작가님 준비성 짱이예요! 아까 도시락 있다고 해서 설마설마 했어요.”

  “이런 게 도시락입니다.”

  “그럼요. 암요.”

 

 시인은 넉살좋게 빵을 뜯어서 베어 물었다.

 달콤한 탄수화물을 먹으니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커피는 직접 내려 왔습니다. 따뜻해서 좋을 겁니다.”

  “진짜 완전 반하겠어요. 너무 감사해요.”

  “반하면 좋겠네요.”

 시인은 웃으며 커피를 호로록 마셨다.

 계속되는 동원의 애매한 말에 긴장을 했었는데 힘이 빠졌는지 슬쩍 웃음이 나왔다.

 둘은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이며 비 오는 풍경을 감상했다.

 

  “시인씨는 해랑도에 왜 왔습니까? 제가 알기로 이런 곳은 자원을 해야 한다던데요?”

  “아.. 뭐.. 집을 떠나 보고 싶었어요. 아버지도 그렇고, 오빠들도 그렇고.. 절대로 독립시켜 주실 분들이 아니거든요. 또.. 호호호. 나쁜 놈이랑 헤어졌는데.. 머리는 다 정리된 것 같은데도 마음이 정리가 쉽게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도망 친거죠.”

 

  “그런 일이.... 있었군요. 마음이 자기 생각대로 되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그 나쁜 놈, 아직도 보고 싶습니까?”

  “네? 아! 니! 요! 전혀 보고 싶지는 않죠. 당연히. 호호호. 강조하고 보니 괜히 더 찔리는 이 기분은 뭘까요? 호호. 뭐.. 말이 나와서.. 나쁜 놈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단지..”

 

  “단지?”

  “아깝고 아쉬워서요. 헤어질 때, 그 순간, 그것만 없었다면.. 그랬다면 나는 계속 행복 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아직 들어요. 그 사람 탓이 아니라 내 탓은 아니었을까? 뭐 그런 생각도 한 동안 들었구요. 그 사람보다는.. 그 순간이 계속 생각이 나네요.”

 

  “어떻게 나쁜 놈이었는지 물어봐도 됩니까?”

  “아..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야 정상일텐데 왜 말하고 싶죠? 호호호. 이야기가 좀 길지도 모르는데.. 들어 주실래요? 저는 부모님이 저 5살 때 돌아가셨어요. 폭풍우 치는 밤에 큰 교통사고가 났죠. 엄마가 마지막까지 절 꼭 안고 있던 덕분인지.. 저만 살았어요. 사람들이 구하러 올 때까지 빗속에서, 천둥 번개 속에서 엄마 품에 계속 안겨 있었대요. 친부모님 두 분 다 고아라서 저를 키워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네요. 그런데 같은 고아원 출신 친구라며 지금 아버지가 나타나셨어요.”

  “......”

 

  “고아원으로 들어가는 날 급하게 찾아와서 절 안고 우셨죠.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때 아빠한테 안겨있었을 때 너무 따뜻해서 엄청 졸렸었던 거.. 그게 기억나요. 너무 운이 좋게도.. 지금 엄마, 아빠, 오빠들이 저를 너무 사랑해주셨어요. 그래서 이렇게 예쁘게 잘 자랐는데.. 결혼을 약속한 사람 부모님이 낳은 부모님, 기른 부모님 다르다며 저를 반대하더라구요. 정상적인 건강한 가정에서 자란 그런 며느리 원한다구요. 아픔 있는 굴곡진 삶을 산 사람은 티가 난다며.. 제가 가장 아프게 생각하고 있던 상처가 뜬금없이 터져 나오니 감당이 안 됐어요. 멘붕이었죠.”

 

  “부모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는 소잽니다.”

  “앗! 작가님도 나쁜 놈 아니예요? 크크크. 음.. 그럴 수도 있었겠다. 자기 자식 더 좋은 집에, 아픔 없이 자란 밝은 며느리 보고 싶었겠다.. 그런 생각 했어요. 근데.. 그 사람이.. 그 사람도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 거 보고 정나미가 뚝 떨어졌죠. 뭐. 그런 결격사유를 왜 말하지 않았냐고 자기가 도리어 화를 내길래 바로 헤어졌어요. 좋은 여자 만나라고 멋지게 헤어졌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쁜 새끼야~ 하고 욕하고, 딱 니 같은 그런 못된 여자 만나라. 해 줄 걸.. 하는 후회도 드네요.”

  “나쁜 새끼였네요. 정말.”

 

  “그쵸? 근데 참 희한한 게.. 마지막 때 그 남자는, 제가 사랑했던 그 남자가 아니었어요. 갑자기 어떻게 그렇게 바뀌었는지, 아니지. 바뀐 게 아니었을 텐데.. 그래서 계속 아쉽더라구요. 혹시 그 사람도 그 때 잠깐 실수 했던 걸까.. 뭐 그런 생각요? 바보 같나요?”

 

  “글쎄요. 잘 모르겠지만.. 드라마 대사를 쓸 때.. 참 어려운 게 바로 캐릭터를 일관되게 잡는 겁니다. 상상 속의 그 인물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 인물 스스로 판단하게 만드는 거, 그게 제일 어렵습니다. 캐릭터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게 바로 작가의 실력이라고 할까요? 작가가 신이라서 마음대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러면 캐릭터가 일관성을 잃어요. 그러면 결국 이야기는 산으로 가죠. 그런데 말입니다...”

  “......?”

 

  “실제 사람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처럼 일관적이예요. 이랬다 저랬다 하는 모습 자체도 모두 그 사람이죠. 사람은 어떻게나 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런’ 문제에는 늘 ‘그렇게’ 반응할거예요. 어느 날 갑자기, 딱 그 때만,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요. 내가 판단하고, 내가 선택하는 그 모든 모습이 나죠. 시인씨는 어쩌면.. 내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우리 친부모님이 살아계셨다면.. 그런 생각을 했겠지만..”

  “...했죠.. 지금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지만.. 그 생각부터 들었어요.”

 

  “하지만, 그 문제가 없었을지라도 그 사람은 결국 시인씨에게 나쁜 놈이 됐을 겁니다. 결혼해서 살면서 어떤 문제든, 시인씨를 비난했을 거예요. 언제나 자신의 화를 합리화했겠죠. 그런 사람과 사랑은 할 수 있어도 함께 살아갈 수는 없었을 겁니다. 결론적으로.. 그 사람의 특성을 일찍 발견한 시인씨는 참 복이 많은 겁니다.”

  “.....”

 

 시인은 빤히 동원을 바라보았다.

 자신도 수없이 했던 생각이었다.

 만약에 결혼했더라면 분명히 더 괴로웠을 거라고..

 그렇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아직 가보지 못한 미래라서 미련이 남고,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런데 동원이 천천히, 무심하게 하는 이야기가 시인의 가슴 속 깊이 전달됐다.

 

  “아마.. 시인씨도 다 했던 생각일겁니다. 하지만 계속 그 사람을 변호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시인씨가 선택하고, 사랑한 사람이니까요.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그 사람을 위한 변명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선택한 나를 위해 변명하는 겁니다. 결국은 내 잘못,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한 내 선택에 대한 부끄러움을 애써 감추는 거죠.”

  “...그런.. 거였을까요?”

 

  “시인씨 잘못이 아니라고 다들 말했겠지만.. 사실은 그런 사람을 사랑한 시인씨 잘못이에요. 하지만 누구나 하는, 누구라도 했을 선택이죠. 그러니.. 내가 잘못 선택한 부끄러움을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겁니다. 그러면 두 번 다시, 그런 실수 하지 않으니까요.”

 

 시인과 동원은 마주보았다.

 시인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동원을 바라보았고, 동원은 시인에게 응원하는 눈빛을 보내주었다.

  “작가님.. 고마워요.. 머릿속이 시원해지네요.”

  “별말씀을요. 말은 이렇게 해도.. 저도 제 앞가림도 못합니다.”

 

 바다 저 멀리 서해랑도로 들어오는 작은 배가 보였다.

 오늘도 서해랑도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저 배를 탔을 터였다.

 빗줄기는 점점 강해졌고 밖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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