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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 cas9)
작가 : 킹스턴
작품등록일 : 2020.11.30

‘메신저 RNA(mRNA)’라 불리는 RNA가 우리 몸의 유전정보를 운반 한다. 유전공학자들이 바이러스의 침입을 받은 세균의 면역 체계를 연구하다가 우연히 CRISPR cas9을 발견하고,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게 됐는데, 그러다가 메신저 RNA의 서열을 조작하여 잘라내고 싶은 DNA의 특정부분을 잘라내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접하게 되면서, 인간의 유전자를 건들기 시작했다. 주인공과 몇 명의 피실험자들은 함께 변해가는 자신의 몸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누군가가 놓아주는 단서들을 쫓기 시작하는데, 주인공은 한 몸에 2명 이상의 DNA를 가진 괴물같은 사람으로 변해가는건지....sendal325@naver.com

 
그녀의 고백과 한국행(7)
작성일 : 20-11-30 22:33     조회 : 69     추천 : 0     분량 : 6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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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정도 지났을까? 그녀에게서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난 급하게 런던외곽에 있는 윈저성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윈저성 아래쪽을 휘감아 도는 템즈 강변에 멍하니 서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저 물위에 노늬는 백조들만이 있을 뿐 늦은 시각이라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CJ, CJ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무슨 일이라도 있어?”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한국말로 차분히 내 눈빛을 보면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나 철준씨에게 의도적으로 접근을 했어 그리고 철준씨가 어떤 사람인지 왜 이곳에 왔는지 그리고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

 

 난 머리가 텅 비어버리는 것을 느꼈다.

 

 “철준씨, 난 당신을 좋아해 그런데 이건 아닌 것 같아”

 

 말없이 멍하니 쳐다 만 보는 내 얼굴을 만지면서 그녀는 슬픔에 잠긴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이었다.

 

 “날 용서할 수 있어? 그럼 다 얘기해 줄게”

 

 한동안 끊었던 담배를 사기 위해 주차장을 돌아 윈저성 쪽으로 나 있는 골목을 뛰어 올라갔다. 담배를 하나 사 들고 내려 오는 내 모습을 지켜보는 화우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미안해 난 돈이 필요했어 그리고 이렇게 오랫동안 철준씨 곁에서 일하게 될지 몰랐어”

 

 그냥 곁눈질로 그녀를 한번 쳐다봤을 뿐 계속해서 템즈강을 내려다보며 그녀에게 물었다.

 

 “만약 지금 나에게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일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난 지금 이순간이 좋아 이제 겨우 내 자리를 다시 찾은 것 같으니까”

 

 그녀는 고개를 숙이면서 조용히 난간에 걸 터 앉았다.

 

 “철준씨에게 평생 지우지 못할 일일지도 몰라 나도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내가 해왔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철준씨에겐 매우 위험한 일인 것 같아 그래서 너무 힘들어”

 

 난 놀란 표정을 애써 감추면서 그녀에게 다가가 조용히 그녀를 안았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듣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지금까지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던 내겐 큰 피해가 되지 않았을 거야 잊어버려 그리고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하면 되잖아”

 

 미소 지으며 그녀를 일으켜 세웠을 때 그녀는 더 흐느끼면서 소리쳤다.

 

 “바보야 넌 지금 누군가에 의해 조정 당하고 있어 네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그 사람들이 가져갔단 말이야 네 인생과 네 몸을”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서 난 놀라움과 함께 몸의 한기를 느꼈다.

 

 “그건 무슨 얘기야?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내 인생과 내 몸을 망치기라도 했단 말이야?”

 

 “그래, 난 누군가에게 영국으로 들어오는 한 남자를 미행하라는 부탁을 들었고 주기적으로 그에게 접근해 그의 몸 상태와 그의 언어능력에 대한 리포트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어 물론 내겐 그에 합당한 돈이 지불되고 있고”

 

 “그 사람들이 왜 너의 몸 상태와 언어능력에 대한 리포트를 부탁을 했는지 처음에는 몰랐어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그 사람이 다른 누군가와 통화하는 걸 옆에서 엿듣게 되었는데 철준씨 당신의 몸 상태와 언어감각이 생각보다 빨리 나아지고 있다며 혹시 부작용이 생긴 거라면 다시 당신을 한국으로 데려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그랬어.”

 

 “그리고 당신이 빨리 회복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얻느냐가 중요하다고 했고”

 

 그녀의 쉼 없는 말은 그저 귓가를 멍하니 맴돌고 있었고 난 이곳에 오기 전, 아니 정확히 사고가 나던 날의 일을 떠올리며 잘 움직이지 않는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확실히 처음 사고가 났을 때 보단 많이 나아진 걸 느낄 수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날 이렇게 만들었다면 그 이유가 뭘까?

 그리고 왜 다시 회복되어 가는 것보다 어떤 정보를 얻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지?

 

 그 정보란 게 도대체 뭐지?

 

 그녀의 말처럼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날 이렇게 만들었고 내가 회복되길 바라는 게 아니라 다른 뭔가를 얻으려 날 이용하고 있다면 난 그냥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내 모습을 미안한 듯 쳐다보는 그녀에게 다그쳐 묻기 시작했다.

 

 “누가 이런 일을 시켰어? 그리고 정확히 어떤 정보를 넘긴 거지?”

 

 더 차가운 바람이 강 위에 노닐던 백조마저 쓸어가 버리고 적막감은 내 목소리를 더 크게 울려 퍼지게 만들었다.

 

 “그들이 아마도 당신 몸 속에 뭔가를 넣어 둔 것 같아 자세한 정보는 그들이 직접 알아내고 있고 난 그저 당신의 실제 모습만을 리포트 하고 있었으니까”

 

 순간 내 몸 속 어딘가에 무엇인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찝찝함을 느꼈다. 메스꺼웠다.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은 그게 다였다.

 

 가이드를 하던 중 어떤 남자로부터, 한 남자를 미행하여 그 사람의 상태를 파악해서 보고하라는 부탁을 받았고 지금껏 그녀는 내가 말하는 음성을 녹음하거나 내가 걷는 모습을 캠코더로 찍거나 아니면 내 손을 잡으면서 내 손의 상태를 직접 느끼면서 그 내용들을 보고해 왔다는 것이다.

 

 결국 그녀와 함께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의 기록이 아닌 정보파악을 위한 자료였다는 사실이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그녀에 대한 배신감도 들었지만 이미 난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 일에서 그녀는 단지 돈이 필요해 일을 한 사람에 불과하고 날 좋아하기 때문에 죄책감에 지금 모든 것을 고백하고 있다는 생각을 스스로 굳혀갔다.

 

 결국 그녀가 얘기해 준 것 만으로도 충분히 난 누군가에 의해 조정 당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날 이후로 난 며칠 동안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처박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지나간 끔직한 시간들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다.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던 건 그 일이 있은 후 일주일이 지나서였다. 그녀 또한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너에게 어떤 책임도 물을 생각은 없어 다만 이제껏 해왔던 대로만 행동을 해줬으면 좋겠어 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녀는 내 말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한 것 같았다. 아니 앞으로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듯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게 하지만 철준씨가 어떤 위험에 처한다면 난 결코 이 일을 계속하진 않을 거야 그리고 정말 미안해”

 

 난 한국 행을 계획해 나갔다. 처음 사고가 생기던 날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을 다시 생각하고 조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화우가 그 사람을 만난다고 전화가 왔다. 오후에 런던 시내에 위치한 하노버 스퀘어에 있는 카페에서 만나 그 동안 찍었던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음성녹음기를 전해준다고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난 변장할 수 있는 도구들을 구입했었다. 가발과 굽 높은 장화 그리고 가죽으로 만들어진 긴 코트, 얼굴엔 창백해 보일 정도로 하얗게 화장을 하고 그 위에 둥근 선글라스를 꼈다. 키는 10센티 정도 더 커 보이고 얼굴은 둥근 선글라스와 하얀 화장 탓에 약간은 서양계통의 사람으로 보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 어색하게 걷는 걸음거리가 맘에 걸렸지만 난 미리 그 카페에 가서 기다리면서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읽기로 했다. 혹 내가 걷는 모습을 보더라도 큰 키 때문에 나 일거란 생각을 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후3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카페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조급한 마음에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는 꺼져 있는 것 같았다.

 온갖 생각이 들었지만 난 그녀를 믿기로 하고 잠깐 밖으로 나가 담배 하나를 꺼내 피우며 창 안팎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미안해 카페 앞까지 왔었는데 그 근처에서 기다리던 그와 만나 다른 카페로 들어왔어 여긴 세익스피어라는 길 건너 리버티 백화점 뒷골목 첫 집이야 오래 통화하진 못할 것 같아”

 

 난 리젠트 거리를 가로질러 리버티 백화점으로 뛰어갔다. 오른쪽 귀퉁이에 카페가 하나 보였고 난 숨 고를 틈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카페라 내 모습을 감추기엔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남자는 입구 쪽을 등지고 앉아 있었고 뭔가 탁자 위에 올려 놓은 채 심각하게 그녀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그 남자의 얼굴은 어디서 본듯했다. 기억을 더듬으며 그 쪽으로 얼굴을 내밀다가 우연히 그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펍 안으로 들어올 때 잠시 스치듯이 보면서 내 큰 키와 발목까지 내려오는 가죽잠바에 관심을 보이는 듯 했지만 눈치를 채거나 의심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헤이즐럿 커피를 한잔 시키고 그와 그녀가 나누는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때 번쩍 누군가의 음성이 떠 올랐다.

 

 ‘총무과 김상현’ 그였다.

 

 그냥 복도에서 지나쳐 인사만 몇 번 했을 뿐 그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게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가 내가 다녔던 외국계 회사의 직원이고 총무과에 근무한다면 회사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아는 사람 중의 하나라는 거다.

 

 그럼 내가 다녔던 회사와도 관련이 있다는 건데

 갑자기 더 복잡해졌다. 난 사고가 나기 전 다니던 벤처회사의 사장만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가 시킨 돈 심부름 탓에 내가 이런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갑자기 그가 일어났다. 시계를 쳐다보고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녀는 밖으로 따라 나가면서 내게 앉아 있으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그녀가 카페로 다시 들어왔고 그녀는 다른 카페로 장소를 옮기자고 했다. 밖으로 나가면서 연신 눈치를 살피는 날 보며 그 날 이후 처음으로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니 나도 조금씩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그 사람에게 당신이 한국에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잠시 들어간다는 얘기를 했어. 그렇게 놀란 눈치는 아니었지만 한국에서의 체류기간이나 당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아 보였고 내게 함께 들어가 줄 수 있냐는 제안에 난 좀 더 많은 돈을 요구했고 그게 받아 들여져서 당신과 함께 한국으로 가는 것에 동의를 했어”

 

 ‘이 여자 장사 잘하는데?’

 

 난 며칠 동안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날린 듯 그녀에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 나와 함께 한국으로 가자 그곳에 가서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내자. 도와줄 거지?”

 

 그녀도 미소를 머금으며 내 손을 잡았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 동안 만났던 모든 사람들을 내 일기장에 적어 내려갔다. 사고가 나기 전 벤처기업에 근무할 때의 동료와 사장 그리고 외국계 기업의 사람들 그리고 이름과 얼굴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돈을 주고 받을 때 봤던 사람들의 인상착의와 함께 그들의 이름을 A, B, C 이런 형식으로 표기를 했다.

 

 심지어는 사고가 나고 얼마 후 찾아왔던 경찰관까지도 표기를 했다. 한국의 날씨는 내게 주어진 나쁜 상황과는 반대로 맑고 청명했다. 기분이 좋았다. 그녀와 며칠 후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난 집으로 내려갔다.

 

 오랜만에 만난 아들의 손을 잡으신 어머니의 얼굴엔 눈물이 고였지만 이내 밝게 웃으시며 내가 좋아하는 모든 음식들을 요술처럼 차려주셨다. 내가 걷는 모습과 말하는 모습 그리고 손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피시던 어머니께서

 

 “너 많이 좋아졌구나?

 

 그게 다 하나님 은혜야 내가 얼마나 열심히 기도하고 있는데”

 

 여전하시다 그 누구보다 교회에 열심이신 어머니께 제일 불효를 하고 있는 게 있다면 물려주신 사지를 허락 없이 다친 것과 열심히 교회에 나가지 않는 거다.

 사실 공항에 처음 도착하여 한국 땅을 밟았을 때 난 한가지 맘속으로 다짐한 게 있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말자 그냥 한국을 떠나기 전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내가 당하고 있는 모든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모든 것을 비밀로 하자’

 

 영국에서 영어를 쓰는 동안 몰랐던 내 한국말도 이젠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난 예전 그대로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다. 연기를 하는 것이다.

 

 며칠이 지나 영국에서의 일 때문에 서울로 가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난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우선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고 예전 벤처기업에 다녔었던 사람들과 사장을 수소문 했다. 사장의 행방은 알 수 없었지만 직원 중 한 명을 우연히 찾게 되었다.

 

 그의 얘기로는 내가 서울로 올라가던 날 퇴근시간이 채 되기 전에 사장이 전화를 걸어 모두 퇴근하라고 말을 했고 그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해 보니 사무실도 잠겨 있고 사장에겐 연락조차 되지 않아 모두들 며칠 동안 기다리다 다른 회사로 뿔뿔이 흩어졌다고 했다.

 

 내게 어떤 일이 일어 났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우연히 길에서 만난 다른 직원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그렇게 그들의 기억 속에서는 지워져 버렸고 그 사장은 서울로 올라가 다른 사업을 하고 있다는 소문만 들려오고 있다고 한다.

 

 난 예전 기억을 더듬어 사장의 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20년 이상 산 도시였기에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것 같았다.

 앞산을 등지고 있는 대명동의 주택가를 뒤지기 시작한지 2시간여 만에 난 예전 사장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고 한참을 기다린 후 어느 건장한 사내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는 이사 온지 3년 가까이 됐고 그 전에 살던 사람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했다.

 

 “아마도 서울로 간다고 그랬던 것 같은데”

 

 난 다시 동사무소로 향했다.

 그 곳에서 난 새로이 이사간 집이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한 아파트라는 걸 알아냈고 난 그 즉시 화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일 서울로 올라갈게 혹시 그 사람에게서 연락 받은 거라도 있어?”

 

 별다른 연락을 받은 건 없다는 그녀의 목소리가 왠지 맘에 걸렸다.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어쨌든 내일 다시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늦은 시간 모텔 밖 풍경은 오랜만에 느끼는 한국의 밤 풍경이다. 저녁6시면 인적마저 뜸한 영국의 거리들에 비하면 한국의 밤 풍경은 활력 그 자체다.

 24시간 쉴새 없이 돌아가는 한국에 살다가 영국으로 가서 처음 느낀 게 여유다.

 

 하지만 그런 여유도 내 삶의 전부를 보내왔던 한국의 활력에 미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티비를 틀어 놓고 일기장에 적혀있는 많은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관련 있어 보이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사장을 필두로 외국계 회사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조사하다 보면 뭔가를 알아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문득 목에 걸려 있는 구슬이 생각났다. 할머니가 주신 이후로 얼마 동안은 애지중지 하던 구슬 목걸이에 관심을 놓은 지 꽤 오래된 것 같았다.

 

 ‘더 이상의 혹독한 사연들이 만들어지기 전에 자네 손을 돌려 받기 위해 노력해 보게나’

 

 할머니의 말이 떠 올랐다.

 

 ‘그래 더 이상의 혹독한 사연들이 만들어지기 전에 내 손뿐만 아니라 내 전부를 돌려 받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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