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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꿈속에서 봤습니다.
작가 : 정관월
작품등록일 : 2020.7.31

신은 인간존재 그 자체를 아꼈다. 인간의 사악함과 불완전함까지도.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더 빨리 거짓들이 쌓여 갔다. 악이 처벌받기도 전에 더 빨리 새로운 악이 생겨났다. 그래서 인간을 창조한 이래 처음으로, 신이 직접 관여했다. 약한 자를 구하고, 악을 완전히 배제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저 깨어진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고대왕국, 휘나라 왕실의 적통 후계자 정재현. 신은 그의 혈통에 선물을 주었다. 어쩌면 그것은 축복이자 저주. 그리고 상큼발랄한 소녀 지영. 그들에게 점점 다가오는 거대한 진실.

#꿈 #미래 #달달 #알콩 #달콩 #예지몽 #운명

 
26화. 못 볼 꼴 마저 보고싶다.
작성일 : 20-08-23 13:59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6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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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현은 지영의 병실로 다시 향했다.

 

 그는 그녀의 병실 문 앞에서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서있다.

 

 ‘두근’

 

 그는 심장이 계속 떨려와

 제대로 사고하기가 힘들었다.

 

 “후-읍.”

 “후-우”

 

 그는 심호흡을 한 번 했다.

 

 그는 모의고사를 치다가 떨리면

 이렇게 하곤 했다.

 

 ‘두근 두근 두근’

 

 그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심장은 더욱 떨려왔다.

 

 모의고사 따위는,

 그녀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전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초점을 잃은 그의 눈동자가

 절박하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그의 심장처럼.

 

 ‘빨리 뭐라도 해야 돼.’

 ‘내가 멍청하게 있을수록

 그녀는 위험해져.’

 ‘시간이 없어!’

 

 그는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여기는 301호..’

 ‘엘리베이터는 중앙...’

 

 ‘내가 지영이었다면

 어디로 도망을 쳤을까?’

 

 ‘만약 몸을 숨겼다면,

 올 걸 미리 알았다는 얘긴데...?’

 

 ‘누가 알려준 건가...?’

 

 ‘간호사 누나!’

 

 ‘엘리베이터는 문이 닫히는 속도가

 느린데다 소리까지 나서, 지나치게

 위험해.’

 

 ‘그러면.. 계단...!’

 

 ‘계단도 중앙에 있어.’

 

 ‘하지만 쫓기는 상태에서

 중앙 계단으로 간다는 건

 눈에 띄기 쉬워서 너무 위험해.’

 

 ‘그럼 비상계단 밖에 없어!’

 

 마침 그녀의 병실이 건물의 끝부분이라

 그녀의 병실 옆쪽 조금 떨어진 곳에

 비상계단이 있었다.

 

 철컥.

 

 그가 비상계단으로 통하는 문을

 확 열어젖혔다.

 

 ‘위로 올라갔을까, 아니면 내려갔을까?’

 

 ‘밖으로 나가더라도,

 깁스를 한 다리라면,

 금방 따라잡히지 않을까?’

 

 그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계단의 위쪽을 바라본다.

 

 ‘위로 가야해!’

 

 ‘위층의 다른 병실에 숨어든 걸까?’

 

 ‘그럼 4층? 5층?’

 ‘아니지 그러면 아래로 내려가서

 2층에도 숨을 수 있는 거 아냐?’

 

 지영은 지금 겉옷도 걸치지 않은 채,

 추운 옥상 위에 쪼그려 앉아있다.

 

 옥상에는 입구와 좀 떨어진 부분에

 돌담을 쌓아올려 만든 작은 정원이

 있었다.

 

 지영은 그 돌담 뒤쪽에 몸을 숨겼다.

 

 그녀의 몸은 그녀의 의지를 무시한 채,

 덜덜 떨리고 있다.

 

 겨울밤의 한기가 이미 그녀의 몸을

 상당부분 점령해버렸기 때문이다.

 

 ‘얼마나 지났지...?’

 

 그 간호사가 경찰에게 신고를

 하러 간다고 내려간 지

 벌써 한참이 지났다.

 

 그녀의 얼굴에는 불안이 가득했다.

 

 ‘왜 안 오는 거지...?’

 ‘그 언니.. 혹시, 잘못된 걸까?’

 

 그때였다.

 

 철컥.

 쿵.

 

 옥상 문이 활짝 열리며 벽에 부딪쳤다.

 

 ‘언니가 왔나...?’

 그녀는 일어나려다 흠칫 놀라

 자신의 행동을 멈추었다.

 

 ‘혹시 몰라...’

 

 ‘언니면 이리로 오겠지...’

 ‘가만히 있자...’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왜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지?’

 

 여러 명의 남자들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 여자 말대로 저기 뭔가 있나봐!”

 “그래, 그 여자 말이 맞네!”

 “그 여자는 그 여자랑 다른데

 맞는 말을 했어!”

 

 ‘그 여자...?’

 

 이내 곧 발소리도,

 중얼거리는 소리도 그쳤다.

 

 그녀는 갑자기 소름끼치는 느낌이

 들어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녀의 얼굴과,

 불과 10cm 정도 거리에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남자의 얼굴.

 

 그 남자의 기괴한 표정을 보고

 그녀는 소리를 질렀다.

 

 덥썩.

 

 아니 지르려했다.

 

 “끄-읍.. 읍..”

 

 그녀가 아무리 버둥거려 봐도

 그자의 손을 벗어날 수가 없다.

 

 그자들은 또다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잡았다. 잡았어!”

 “흐흐흐.”

 “지금 당장 죽이자!”

 “빨리 죽여!”

 “그래야 그자의 절망을 볼 수 있다구!”

 “안 돼. 그건 너무 시시하잖아.”

 “그자가 있는 곳에서 이 여자에게

 고통을 줘야 더 절망하지!”

 “그래 그거 상상해도 멋지군 그래.”

 “아, 빨리 보고 싶어!”

 

 “거기다 제물로 바치기까지 하면

 일석이조 아닌가? 흐흐흐.”

 “그럼 지금 당장 제단으로 가자!”

 “그래 가는 거야.”

 “빨리 가자!”

 

 재현이 3층 비상계단 쪽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쿵-

 

 ‘이게 무슨 소리지?’

 

 ‘문이 열리는 소리인가?’

 

 ‘옥상..?’

 

 그는 옥상까지 단숨에 올라갔다.

 

 ‘문이 열려있어!’

 

 스윽.

 

 그가 입구 쪽에 몸을 숨긴 채,

 조심스럽게 문 밖을 확인했다.

 

 ‘검은 형체가 세 개.’

 

 그중 하나는 화단 뒤편을 보며

 천천히 쪼그려 앉았다.

 

 그들은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붉은 눈...!’

 ‘설마 저 화단 뒤에 지영이가..?’

 

 ‘섣불리 행동했다간

 그녀가 다칠 수도 있어.’

 

 ‘확실해지는 순간을 노리자.’

 

 그들이 그녀의 입을 막고

 옥상 입구 쪽으로 끌고 오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그가 순식간에 옥상으로 튀어나갔다.

 

 그의 움직임은 이미 인간의 속도를

 넘어서 있었다.

 

 퍽!

 

 콱!

 

 그는 순식간에 앞서던

 두 명의 얼굴을 가격했다.

 

 둘은 옥상 가장자리까지

 나가떨어졌다.

 

 덥석, 탁.

 

 그런 다음 그는,

 뒤에서 지영의 입을 막은 채,

 억지로 끌고 오던 자의 양팔을 잡았다.

 

 꽈드득.

 

 지영의 입을 막고 있던 팔을

 최대한의 힘으로 잡아서 부서뜨렸다.

 

 콰드득.

 

 그런 다음 나머지 팔까지 부서뜨렸다.

 

 지영이 앞으로 튀어나왔다.

 

 퍽!

 

 재현은 그자의 복부를 가격했다.

 

 그자의 몸이 날아가 일어나고 있던

 그자의 일행들에게 명중했다.

 

 콰직.

 

 콰직.

 

 콰직.

 

 그는 순식간에 그들에게 달려들어

 발로 밟아 다리를 으스러뜨렸다.

 

 그리고 신속하게 지영에게 가서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가 그녀를 품에 안자,

 그녀가 울음을 터뜨렸다.

 

 “엉엉..”

 “왜 이제 왔어, 진짜 무서웠어.. 흑흑”

 “나 진짜, 죽는 줄 알고.. 흑흑..”

 

 스으윽.

 

 그가 자신의 겉옷을 벗어

 울고있던 그녀에게 입혀주었다.

 

 포옥.

 

 그는 다시 그녀를 안아주었다.

 

 “흑흑..”

 

 그녀의 흐느낌이 빠른 속도로

 멎어가기 시작했다.

 

 ‘나를 구하러 와줬어...’

 

 그때였다.

 

 간호사 누나가 올라왔다.

 

 “괜찮니?”

 

 엄청나게 차분한 표정.

 

 “경찰 불러놨으니까, 너희들은

 내려가서 좀 쉬는 게 좋겠어.”

 

 그녀는 미소까지 띠었다.

 

 ‘뭐야... 이 사람..?’

 

 재현이 그녀를 이상하게 바라본다.

 

 그때 지영이 울음을 멈추고

 두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그에게 말한다.

 

 “저 언니 아니었으면 나 진짜

 큰일 날 뻔했어.”

 “언니, 진짜 고마워요.”

 

 간호사는 다시 차분하게 말한다.

 

 “어서 내려들 가보렴.”

 

 갑자가 재현이 지영에게 등을 보이며

 쪼그려 앉았다.

 

 “업혀.”

 

 그녀의 얼굴에 두려움이 사라지며,

 약간의 기쁨과 수줍음이 밀려왔다.

 

 스으윽.

 

 그녀는 자신의 두 팔로 그의 목을

 꼬옥 끌어안은 후, 그의 등에

 자신의 몸을 바짝 붙인다.

 

 지금의 그녀는, 설사 신이 온다 해도,

 그와 떨어뜨릴 수 없을 것이다.

 

 그의 따뜻한 체온이 그녀에게

 전해져왔다.

 

 ‘또 날 구하러 와줬어..’

 

 그는 자신의 등으로 전해지는

 한기를 느끼며 생각했다.

 

 ‘이제 지영이를 잠시라도

 혼자두면 안 되겠어.’

 

 둘은 옥상입구를 통해

 아래로 내려갔다.

 

 옥상에 남아있던 간호사가

 쓰러져있던 자들에게 다가갔다.

 

 그자들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니가 알려줘 놓고.. 이게 뭐야!”

 “그래 니년이 알려줬잖아!”

 “이제 그의 절망은 어쩌지?”

 “다 네년이 꾸민 거지?”

 “우릴 함정에 빠뜨렸어!”

 

 그녀는 그저 가만히 그들을 응시한다.

 

 그러다 갑자기 그자들의 눈에서 빛나던

 붉은 빛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 기운은...”

 “이건...”

 

 그녀가 나직이 말한다.

 

 “멸.”

 

 “으아악...”

 “윽..”

 “안 돼...”

 

 철컥.

 

 옥상 문이 닫혔다.

 

 철컥.

 

 그가 그녀를 업은 채,

 다시 그녀의 병실로 돌아왔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깜깜한 병실에는

 가습기만이 홀로 깨어,

 조용히 수증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스으윽.

 

 그가 그녀를 침대 위에 내려주었다.

 

 풀썩.

 

 그녀는 그의 등에서 내리자마자

 몸을 살짝 비틀어,

 스러지듯 누워버렸다.

 

 스르륵.

 

 그가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준다.

 

 쪽.

 

 그가 그녀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었다.

 

 그가 그녀에게서 멀어지려 하자,

 그녀가 그의 팔을 꽉 잡았다.

 

 다른 쪽 손으로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의 얼굴이 그녀에게 가까워지자

 그녀가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여긴 위험한 곳이야.”

 “나 혼자 어떻게 자라고...”

 

 툭툭.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그녀는, 어둠속에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간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여자들만 있는 병실에

 있기는 좀 그래서, 그는 병실 밖에서

 밤을 샐 작정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애절한 눈빛을 보자,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쪽.

 

 그가 이번엔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어쩌면 그는 그녀의 입술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달콤함에 이미

 단단히 중독된 건지도 모른다.

 

 스으윽

 

 그가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손만 잡고 자는 거지...?”

 

 그녀의 눈이 확 커지며 빨개졌다.

 

 병실이 어두워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추측은 할 수 있었다.

 

 쪽.

 

 그는 다시 한 번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나서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이건 야한 생각 한 벌.”

 

 도로로록.

 

 그러고 나서 그는

 천천히 병상커튼을 쳤다.

 

 스스스슥.

 

 그가 침대 옆의 의자를

 바짝 당겨 앉았다.

 

 스으윽.

 

 그녀가 손을 내밀고는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손만 잡고 자자며..?”

 

 꼬옥.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쪽.

 

 그는 그녀의 손등에도 입을 맞추었다.

 

 손등으로부터 전해온 그의 부드러움

 때문인지, 아니면 끔찍한 공포 후에

 거세게 밀려온 안도감 때문인지,

 그녀는 어느새 쌔근쌔근 자고 있다.

 

 ‘하...’

 

 그는 마음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루도 그냥 지나가는 일이 없었다.

 

 상상도 못할 일들이

 너무 연속으로 일어나서

 약간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녀가 위험에 빠진 걸 알았을 때는

 정말 불안하고 두려웠다.

 

 그리고 이제 그는

 새로운 두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자꾸만 그녀의 손을 잡고 싶고,

 그녀를 품에 꼬옥 안은 채,

 그 따뜻한 체온을 느끼고 싶고,

 그녀에게 입을 맞추고 싶고,

 그리고 그녀와,

 뜨거운 밤도 보내고 싶다.

 

 욕망이 끓어오른다.

 뜨겁다 못해 녹아내릴 것처럼.

 

 방금 전, 그녀가 자기 침대에

 누우라고 했을 때, 그 짧은 순간에

 그의 머릿속에서는 일종의 전쟁이

 일어났었다.

 

 손만잡국과 일단눕고보자국,

 두 국가 간에 살벌한 전쟁이 벌어졌다.

 

 물론 손만잡국이 승리했지만,

 일단눕고보자국이 지금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하...”

 

 그녀의 아무 경계심도 없는

 아주 평화로운 얼굴을 보면서,

 그의 입에서 아주 조그맣게

 한숨소리가 새어나왔다.

 

 “하-아-”

 

 재현의 아버지 정혁,

 그의 불 꺼진 집무실.

 

 그는 스탠드 하나만 켜놓은 채,

 여전히 자신의 책상에서

 서류를 보고 있었다.

 

 스륵.

 

 그는 서류를 내려놓으며,

 잔뜩 뻑뻑해진 눈을 꽉 감는다.

 

 ‘이제 눈을 좀 붙여야겠군.’

 

 그는 앞으로 이 건물에서

 지낼 생각이었다.

 

 똑똑.

 

 철컥.

 

 문 밖으로부터 환한 불빛이

 잔뜩 쏟아져 들어온다.

 

 착.

 

 다시 어두워졌다.

 그 어둠속으로 그의 비서,

 최수정이 들어와 버렸다.

 

 블라인드가 걷힌,

 거대한 유리벽을 통해 어둠속으로,

 은은히 스며들고 있는 달빛에

 흠뻑 젖어버린 그녀의 표정에는,

 왠지 모를 결연함이 잔뜩 배어 있었다.

 

 “전하, 제단들은 어찌할까요?”

 

 그가 그녀의 말을 듣고 눈을 떴다.

 

 “흠...”

 

 “분명 오늘도 0명이라 했지?”

 

 “네.”

 

 그가 결연한 표정을 지은 채,

 근엄한 어조로 말했다.

 

 “현시간부로 모두 파괴하게.”

 

 “네, 전하.”

 

 띠리링-

 

 갑자기 그녀의 데스크에서

 인터폰이 울렸다.

 

 철컥.

 착-

 

 띠리링-

 

 급히 집무실 밖으로 나온 그녀가

 수화기를 들었다.

 

 무언가를 전해들은 후,

 그녀가 다시 집무실로 들어왔다.

 

 그가 차분한 어조로 그녀에게 묻는다.

 

 “무슨 일이지?”

 

 “전하, 병원 근처에서 경계를 서던

 요원들로부터의 보고입니다.”

 

 “자신들도 모르게 잠들었다고 합니다.”

 

 그가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근무태만인가...?”

 

 “근무태만이라 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게 뭐지?”

 

 “10명 모두 정신을 잃었고,

 거의 동시에 정신을 차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두들 기절하기 직전의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때와 비슷하군.”

 

 “네, 그렇습니다.”

 

 수능 날에도, 그리고 얼마 전

 재현이 총상을 입었을 때도,

 멀리서 재현을 호위하던 자들이

 모두 정신을 잃고 나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지금 재현이는 괜찮은가?”

 

 “네, 그런데, 위치가 좀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가 잠깐 고개를 숙이고 생각하다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한다.

 

 “설마, 그 아가씨 병실에

 함께 있는 건가?”

 

 그때 이후로 그가 웃는 건

 오랜만이다.

 

 그의 미소를 본 그녀는 기쁘지만,

 내색하기 어려웠다.

 

 그녀도 입가를 조금씩

 씰룩거리며 말한다.

 

 “네, 그렇습니다.”

 

 “빨리 결혼을 시킬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요즘은 워낙 늦게 하는 추세라...”

 

 아들의 결혼을 상상하며

 미소를 짓고 있는 그를 보며

 그녀가 생각한다.

 

 ‘당신은 외롭지 않은 겁니까...?’

 ‘그렇게 오랫동안... 혼자서...’

 

 그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동자가

 애잔함으로 떨려온다.

 

 그녀가 자신을 이상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는 걸 알아챈 그가

 겸연쩍어하며 말한다.

 

 “내가 그만, 못 볼 꼴을 보였군.”

 “미안하네.”

 “자네도 그만 쉬도록 하게.”

 

 ‘더 자주.. 더 많이..

 보여주셔도 됩니다.’

 

 “네, 전하.”

 

 집무실을 나서는 그녀의 눈가가

 어느새 촉촉해져있었다.

 

 to be continued...

 
작가의 말
 

 일단 눕고 보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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