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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33화)
작성일 : 19-10-21 12:50     조회 : 22     추천 : 0     분량 : 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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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

 

  강력반 형사들은 세 건의 사건과 관련된 녹화 파일을 다시 틀어 검토하기 시작했다.

  “잠깐!! 저 컨테이너 차량 아닐까?”

  정 의장 사건 때의 파일이었다. 정말 정 의장의 차가 CCTV에 찍히기 5 분전쯤에 1톤 탑차가 지나는 것이 찍혔다. 그리고 몇 대의 승용차들이 지난 뒤 정 의장의 차가 지나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그 탑차는 하루에도 수도 없이 보는 그런 흔한 탑차였다. 더욱이 CCTV는 탑차의 정면을 잡고 있어, 측면 상호나 광고 문구를 확인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차체에 어떤 특징적인 부착물도 없었다. 한 마디로 전국에 있는 모든 탑차 중의 한 대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주질 못했다.

  또 경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그런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모르게 차 번호판이 흙먼지로 뒤덮여 차량번호도 정확하게 확인할 수가 없었다. 운전석의 선바이저를 내려 인상착의도 확인이 어려웠다.

  현재로서는 수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했다. 용의 차량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다른 정보가 필요했다. 그러나 일단은 김 형사의 가설을 뒷받침할만한 단서를 찾은 것만으로도 강력반 형사들의 기분은 한층 고조되었다.

 

  “일산 현장 파일도 돌려봐. 확인해 보자고.”

  차 형사가 문형표 사건 파일을 찾아 화면에 올렸다. 그러나 문형표 사건의 CCTV 파일에서는 탑차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박 변호사 사건의 CCTV 파일을 올렸다.

  그러나 문형표의 사건이나 박 변호사의 사건에서는 문제의 탑차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두 사건은 정 의장 사건과는 달리 오토바이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도로였던 점이 달랐다.

  몇 번을 다시 돌려 확인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기대감이 일시에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았다. 정 의장 사건 파일에서 보았던 탑차도 어쩌면 우연히 지나가는 차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 형사의 말처럼 어떻게 올림픽대로에 오토바이가 진입했을까하는 의문점은 남았다. 그것을 먼저 알아내야할 것 같았다.

  “아 참내!!! 뭔가 있을 것도 같은데…….”

  김 형사가 못내 아쉬워했다. 그러나 아직은 가설 수준이었지만 생각하지도 못했던 범행의 수법을 찾아낸 것은 나름의 성과였다.

  “정 의장 파일을 다시 한 번 틀어봐.”

  민 반장이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다 차 형사에게 말했다. 차 형사가 파일을 다시 돌렸다. 화면에 문제의 탑차가 올림픽대로 서래섬을 지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잠시 뒤에 반포대교를 지나는 것이 보였다. 여러 번 보았던 화면이었지만 별 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강력반 형사들은 수사에 압박을 느끼고 있던 자신들이 김 형사의 가설을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인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심정에서 나온 억지였는지도 모른다.

  “정말 이상하긴 한데?”

  민 반장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차 형사가 무슨 말인가 싶어 눈을 크게 뜨면 물었다. 강력반 형사들은 민 반장의 말에 꺼져가는 불씨가 다시 지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지?

  “뭐가요?”

  “저 탑차의 속도를 보면 적어도 시속 90킬로미터 이상은 되는 것 같지 않아?”

  화면을 보던 형사들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얼굴 표정에는 민 반장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궁금함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서래섬CCTV와 반포대교 CCTV에 찍힌 시각을 계산해 보면 9분이 훨씬 넘어. 저 속도라면 3~4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형사들이 CCTV화면의 시각을 다시 확인했다. 정말 두 지점을 통과하는데 9분 22초가 걸렸다. 민 반장의 지적대로 적어도 5분 정도가 더 걸렸던 것이다. 그 시간에 교통 정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사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 시간동안에 오토바이를 내린 거지…….”

  민 반장이 단정적인 말투로 말했다. 형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탄식을 했다. 범인들은 생각보다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다. 쉽게 생각할 상대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좋은 가설이었어. 김 형사는 좀 더 단서를 찾아봐. 다른 보고할 것은 없나?”

 

  “국과수에서 오토바이 바퀴자국에 관한 보고서가 왔습니다.”

  박 형사가 책상 서랍에서 보고서를 꺼내며 말했다.

  “아니! 선배님도!......”

  차 형사가 어이없어했다. 그렇게 중요한 수사정보를 왜 여태껏 말하지 않았냐는 핀잔이 숨어있었다.

  “나도 어제 받은 거야!”

  박 형사가 버럭 소리를 높였다. 수사가 예상처럼 잘 해결이 되지 않고 지지부진할 때는 누구라 할 것 없이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던 차라 작은 일에도 쉽게 격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차 형사의 얼굴이 붉어졌지만 더 이상의 언쟁은 없었다. 강력반의 두 고참 형사가 으르렁 거려봤자 모양새만 나쁠 뿐이었다.

  “성질들 죽이고……. 보고해봐.”

  민 반장이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수사가 지지부진할 때 일수록 팀원들 간의 화합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불협화음은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팀원들 간의 정보 공유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심한 경우에는 수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조차 책상서랍 속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민 반장은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적절히 형사들 간의 팽팽한 신경전을 끊었다.

  “예……. 두 곳에서 발견된 오토바이 바퀴 자국이 동일하답니다.”

  박 형사가 볼멘 목소리로 보고를 했다. 역시 생각했던 대로 동일범에 의한 연쇄 살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일본 스즈키사의 연구소에서 자기들 제품이라고 공식적인 회신이 왔습니다. 그 문양의 타이어는 XR-125R이란 기종의 오토바이에 장착되어 출고된답니다.”

  박 형사가 잠시 민 반장을 바라본 뒤에 말을 이었다.

  “대경모터스란 회사가 한국의 공식 딜러랍니다.”

  “대경모터스? 거기에서는 뭐래?”

  “그 오토바이가 가장 인기 있는 기종이랍니다. 대경모터스에서 밝히길 꺼려하는데 지금까지 판매한 것이 25,000대가 넘는다고 합니다. 올 해만도 벌써 7,600대 정도가 팔렸답니다.”

  “선배님! 그럼 그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보면 되겠네요.”

  김 형사가 마치 범인이라도 잡은 듯 단정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박 형사는 그런 김 형사의 말에는 대꾸도 없이 민 반장을 바라보았다. 무엇인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근데? 뭐가 문제라도 있는 거야?”

  민 반장이 묻자 박 형사가 보고서를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대경모터스 말로는 고객 관리차원에서 구매자에 대한 정보를 보관하고 있지만,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A/S를 받은 고객들의 정보는 그나마 정확하지만, 그것도 계속 정보가 업데이트 되는 것도 아니어서 오래된 정보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잖아. 일단 그 자료들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해보자고.”

  “그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박 형사가 민 반장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오토바이와 타이어의 수입 루트가 다르다는 겁니다. 오토바이는 대경모터스에서 독점적으로 수입 판매하는데, 타이어는 여러 업체가 들여와서 일반 오토바이 판매점에 공급한답니다.”

  “뭐야? 그럼 누구라도 그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다는 거야?”

  박 형사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뭐 하나 쉽게 잡히는 것이 없었다. 민 반장은 자기도 모르게 한 숨이 나왔다.

  “첩첩산중이네.”

  민 반장의 힘없는 말에 차 형사가 말을 더했다.

  “반장님? 그래도 용의자의 범위를 어느 정도는 추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고급 타이어를 장착할 정도라면 분명 그 방면의 마니아이거나 경제적으로 여력이 있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그쪽으로 수사 방향을 잡으면 어떨까요?”

  차 형사의 말에 민 반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든 지금으로서는 작은 단서라도 소홀히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의기가 많이 꺾이고 지쳐있는 팀원들을 위해서라도 어째든 수사 방향을 정해야만 했다.

  “그래. 그 말이 맞아……. 그런 비싼 타이어를 일반 오토바이에 다는 사람은 없겠지……. 어째든 작은 것이라도 지금으로서는 놓쳐서는 안 되니까 어렵더라도 박 형사는 확보된 고객 명단을 보고 다시 한 번 세밀하게 조사 해봐.”

 

  그때까지 듣기만 하던 김수현 경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김수현 경위는 문형표 사건 때부터 서울경찰청에서 파견 나온 프로파일러였다. 그러나 강력반 형사들은 김 경위가 자기들 팀으로 파견 나왔을 때부터 그를 못마땅하게 바라보았다.

  수사라는 것은 현장에서 신발이 달토록 발품을 팔면서 범인을 쫒는 것이지, 김 경위처럼 책상머리에 앉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력반 형사들의 신조였다. 뛰는 범인들을 잡기위해서는 날아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지론이었다.

  그런 강력반 형사들에게 프로파일러들이 분석한 정보라는 것은 범인 검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현장감 없는 탁상공론이란 생각이 강했다. 자기들이 몸으로 찾은 생생한 단서와 증거만이 범인을 잡을 수 있는 길이었다.

  그러나 그런 이유보다 강력반 형사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것은 따로 있었다. 무엇보다도 경찰답지 않게 곱상하고 부유한 티가 나는 김수현의 외모는 도무지 같은 팀원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형사들은 김수현이 자기들처럼 점퍼를 입는 것을 보지 못했다. 점퍼야말로 현장을 뛰는 강력반 형사들의 공식적인 유니폼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이었다. 그러나 김수현은 언제나 깔끔하게 다림질된 와이셔츠와 넥타이가 기본이었다.

  오늘도 인디언 블루의 정장 슈트를 입고 회의에 참석한 김수현을 보자 차 형사는 속에서 먼저 열불이 났다. 언제 갈아입었는지 알 수 없는 점퍼 차림의 민 반장과 은연중에 비교가 되었다. 자기들의 수사 회의인데 마치 그가 회의를 주관하는 것 같았다.

  더욱이 자신들과는 달리 외국 유명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땄다는 소문은 차 형사가 그를 더 멀리하게 만든 이유였다. 그러나 계급으로 보면 차 형사보다 김수현이 더 높았다. 차 형사는 이제 막 경사 계급장을 달았지만 김수현은 경위였다. 직급으로만 보면 김수현은 민 반장과 같았다.

  그런 저런 이유로 차 형사는 수사회의에 김수현이 참석하는 것이 마뜩찮았다. 그러나 아무도 그런 김수현에게 대놓고 말하지는 못했다.김수현은 평소에는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하는 것 같으면서도 불쑥 사건의 정곡을 찌르는 의견을 말하곤 했다.

  분명히 자기들보다는 더 분석적이고 합리적인 의견이었지만 차 형사는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그러나 차 형사의 그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김수현은 별다른 감정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차 형사뿐 아니라 민 반장을 뺀 강력반 형사 모두에게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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