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황제의 광장 페세나 스퀘어
화려한 황금광장이 달빛이 반사되어 오묘한 빛을 내고 있다.
이 빛은 구름과 바람의 흐름을 황금에 담아내었고,
황금에 반사된 어둠은 마치 살아 있는 존재처럼 움직였다.
어둠은 페세나 스퀘어를 독에 물들이는 듯 하였고,
이 어두운 빛이 왕좌를 불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왕좌에는 현 황후. 파노테이야가 서 있었다.
화려한 장신구들은 보이지 않았다.
파노테이야는
온 몸이 다 훤히 드러나는 비단을 걸치고 있었다.
그녀는 매우 아름다웠다.
그녀를 비추는 황금 빛.
독이 퍼지는 모습의 금빛달빛으로 감싸진 그녀는
그 어떤 장신구도 없었지만 어떠한 보화보다 화려하였고,
몽환적으로 아름다웠다.
파노테이야는 천천히 소짓을 하며, 작게 말하였다.
“이리.”
“읍..음...읍.읍...”
사트라프. 관리. 시종 등이 포박당하여 끌려왔다.
파노테이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없단다. 기회라는 것.”
파노테이야는 간결하게 손을 그었고,
쉭.
쉭.
쉭.
쉭.
그녀를 감싸고 있던,
그녀의 몸에 걸쳐져 있던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그녀의 옷은
마치 바람처럼 보이지 않고 흩날리는 그녀의 옷은,
옷이라 부르기에 너무 얇고 하늘하늘한 그 비단은
아래서부터 피로 물들었다.
그리고 파노테이야는 시선을 향했다. 4왕자에게로
4왕자. 압살 압둘 크세르 아비틴은 두려움에 떨며 걸어왔다.
포박당하지 않았지만
4왕자의 어깨에는 무거운 쇳덩이가 올려져있는 듯하였고, 발에는 족쇄가 채워진 것처럼 걸었다.
“왕자는 어머니를 보고 인사도 하지 않는구나.”
“...죄 죄송합니다........어.....”
4왕자는 급하게 몸을 숙여 예를 표했다.
“어머님. 이....제가..”
파노테이야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 했다.
“네놈에게는 이 내가 어머님이기만 하구나. 그래서 그걸 믿고 있구나.”
“아...아니...”
"아니? 아니라?"
파노테이야는 차갑게 말하였다.
그림자들이 한걸음 다가왔고, 그림자를 따라 달빛이 기려졌다.
“아.....으.............”
“나는 틀리지 않다. 나는 그 어떤 존재도 부정할 수 없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하였습니다.”
"이리로"
이때 론기마 살라미스가 검은 그림자들에게 끌려왔다.
“읍읍읍브읍으읍!!!!”
“소란스럽다.”
그림자는 론기마 살라미스의 뒷 목을 가격했다.
“윽~~~으으읍”
그림자는 기절을 시키면 안 되기에 조절하여 가격하였다.
“읍~~~~~!!!!음음으~~~~~읍!!!”
그림자는 일부러 살살 때린 것인데 이 눈치 없는 놈이 더 난리를 해대는 상황이다.
그림자는 검을 꺼내어 검에 비추는 달빛을 살라미스에게 보여주었다.
유복한 가정에서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며 마음대로 살았던 살라미스는 무서움에 더 난리를 피워댔다.
쉽게 말해 지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자는 파노테이야를 바라보았다.
생사여탈권은 오로지 그녀에게 있음이 그 이유이다.
4왕자가 론기마 살라미스를 발로 차버렸다. 그리고 배와 얼굴을 마구 때렸다.
아픔과 배신감에 놀란 살리미스는 눈물을 흘리며 4왕자를 바라보았고...
4왕자는 그림자의 검을 손에 쥐고 검의 날 부분을 살라미스의 입에 대고 파노테이야를 바라보았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조용해 졌군. 하찮고 눈치 없는 벌레가 말이 필요 할까?”
4왕자는 살라미스의 입에 재갈을 풀어주며 나직이 말했다
“너 혼자 죽는 걸로 끝나지 않아.”
재갈이 입에서 풀려 목에 걸쳐진 살라미스는 자세를 바로하고 파노테이야에게 예를 표하였다.
“음”
4왕자는 그림자에게 검을 돌려주었다.
입에 재갈을 풀어주자 살라미스는 울며 말했다.
“사..살랴주세요 다 할게요 다 하겠습니다. 뭐든지 다 하할....”
“그 무슨 소리냐? 네놈이 나에게 요구를 한단 말이냐.
듣기 싫다. 머리 아래로 가죽을 벗기고 죽을 때 까지 가지고 놀거라.”
“.........”
살라미스는 드디어 알았다. 대화가 될 수 없음을. 이런 인간이 있음을.
그림자들이 살라미스를 데려가려 하였다.
4왕자는 급했다.
“어머니. 어머니시여. 제발. 제발 간청 드리옵니다. 부디.....”
4왕자는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무엇이냐?”
“이 자는 부족한 저에게 필요합니다. 어머님께 도움이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에게 웃음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제발 허하여 주시기를...”
“나의 웃음이 되어? 너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는 너 따위가 무엇이 가능하겠느냐?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필요 하겠느냐?”
“........”
4왕자는 있는 힘을 다해 대답을 하려 하였다. 하지만 말 한마디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바로 답을 하지 못하였다.
“할 말이 없느냐? 할 수 있는 것도 없어 보인다. 그간 너를 너무 특별하게 대하였구나. 이제 그만 하거라.”
파노테이야는 아름답고 차가운 눈으로 그림자에게 무언의 명령을 하였다.
그림자는 4왕자를 무례하게 움켜잡았고 4왕자는 지금까지 늘 경계했지만 겪어보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말도 안 돼!!. 이럴 수가.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는데 이렇게 죽을 순 없어. 안돼!!!’
“주.죽이겠습니다. 황제도 죽이고, 그 누구라도 죽이겠습니다. 원하시면 다 모조리 다 죽이겠습니다.!!!”
파노테이야는 아주 옅게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고 그림자는 마치 차가운 동상처럼 멈췄다.
“흠. 너는 내가 마치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죽이지 못하여 웃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듯 하구나.”
“어머님. 어머님. 아닙니다. 저는 단지 무엇이든 어머님을 위해 무엇이든...”
파노테이야의 눈에 빨아들이는 듯 한 빛이 나오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나를 위해? 니가?”
4왕자는 굳어졌고 말을 할 수 없었다.
‘저 미소. 저 눈빛 뒤에는 반드시 고통스러운 죽음이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이....나에게 온다.’
그런데
살라미스가 또 지랄을 해대었다.
“저도 죽이겠습니다. 누구라도 죽이겠습니다. 제가 군대에 돈을 대었습니다. 얼마든 상관없습니다. 제가 군대를 사서 바치겠습니다. 그러면 황제의 군대도 그 이모탈도 모두”
“꺄아하하하하 !!! ”아~~~ 귀여운 벌레가“
4왕자는 고개를 떨구었다.
살라미스는 지가 뭘 하는 줄도 모르고 계속 지껄여대었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하하하 제가 다 사서 바치겠습니다. 모두 사서 바치겠습니다. 제가 어느 누구보다 강한 군대.........”
“아우라마 아라스파스. 이리 가까이.”
황제 직속 보병부대이며 죽지 않는 군대 이모탈.
육군 총 사령관이자 황제의 눈,입,귀,길 등을 전담하는 정보부대 하슈사신의 대장을 겸직하고 있는 현 페르시아제국의 군서열 1위. 아우라마 아라스파스.
그가 어둠속에서 걸어 나와 파노테이야에게 무릎을 꿇고 손에 입을 맞추었다.
“아름답습니다. 이 세상 그 어떤 무엇보다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워서 감사합니다.”
“흠.”
파노테이야는 미소를 지었다.
“내가 만약 황제를 죽이고 싶다면?”
“아무것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원하시는 것을 말씀해 주시기를. 저는 오로지 당신의 원하는 것을 들어드리고자 합니다. 그것이 제 존재 이유입니다. 오직 당신을 위해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괜찮다. 가 있거라.”
“감사합니다. 여신이시여.”
아우라마 아라스파스는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살라미스는 놀라움에 굳어졌다.
“자 4왕자. 네놈에게 필요한 저 벌레는 나에게 필요 없으니, 너도 잘 가거라.”
살라미스는 어둠속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난동을 부리며 소리를 질러대었다.
“놔!! 놔이거!! 놔 이 새끼들아!!! 겨우 경연에서 지 맘대로 안 되었다고 이런 게 어디 있어 이 빌어먹을 자식들아. 내 돈 먹은 놈이 얼만데 으아 이거 놔 이 빌어먹을 거지 새끼들아~!!!!”
파노테이야는 손을 들어 멈추게 하였다.
그리고 살라미스를 다시 끌고 오게 하였다.
파노테이야는 론기마 살라미스에게 다가서서 작게 이야기 하였다.
“잘 들거라 귀여운 벌레야. 그 겨우 때문에 너는 죽지도 못하고 요기 아래로 가죽이 벗겨지고 많은 군인들이 범하고 놀 거란다. 잘 알겠니? 그 겨우 때문 이라는 거 잘 기억하렴.”
“안 돼. 안 돼. 이거 놔 살려주세요 제발 아아아 으아 내 돈 내 돈은 다 어떻게 되는 거야. 이거 안 놔!!!!”
“조용히.”
파노테이야의 한마디에 그림자는 살라미스의 입을 으깨버렸다. 그리고 그림자는 4왕자와 살라미스를 끌고 가려 하였다.
“그냥 조용히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넌 어떨까. 너와 이야기를 한 것을
난 후회하게 될까?”
끌려가는 4왕자는 소리쳤다.
“계획이 있습니다. 여신이시여. 제가 전부터 준비해온 계획이 있습니다. 여신이시여”
파노테이야는 흥미를 가지는 듯하였고, 그림자들이 멈추었다.
“요 버르장머리 없는 것. ”
같은 시간.
페르 아비틴의 성.
“야”
“뭐”
“어드케”
“어떻게 겠지 디잉 시나. 뭘”
“이 등시나 뭐 겠냐 뭐 겠어 뭐 갔은데 어 뭐?”
“너는 왕자가 기품 없이 뭐하는 거야 진정을 해.”
이때 저 멀리 어딘가에서 봤던 이상한 놈이 뭘 집어 던지는 것이 보였다.
‘어. 뭐지. 사람....같은데... 뭘 던지려나.’
톡!
페르는 달마하르와 쓰잘데기 없는 군 잡소리를 하던 중. 자리에서 일어났고,
당연히 날아온 돌은 달마하르의 관자놀이에 정확히 맞았다.
“아!.... 뭐야.!!!”
달마하르는 아주 아프지는 않지만 그래도 꾀 아프고 많이 짜증이 났다.
새똥을 맞으면 아프지 않지만 기분이 매우 더럽다. 드럽기 때문이다.
작지만 돌에 맞으면 새똥보다는 더럽혀지지 않지만 그래도 더 아프다.
“어떤 ㅆㅃ 어. 이 ~ 무슨`”
“갔어. 갔어.”
“갔다고?..... 봤어?..... 봤으면 말을 해....주엇으며어언...”
시간이 느리게 가는 걸까
방금 봤던 돌 던지고 도망가던
아침에 봤던 것 같은 이상한 놈이 더 큰 돌을 던졌다.
페르는 당연히 보았고 달마하르는 페르에게 이야기를 하느라 보지 못하였고...
투억!!
달마하르의 뒤통수에
정확히는 귀퉁방이에 강하게 맞았다.
“아......이.......어떤 ㅆㅂ새끼가....”
날아온 방향을 쳐다보았지만 없었다.
“갔어. 또 갔어”
“봤으면 말을 하아라아고오”
시간이 더 느리게 가는 걸까.
방금 그놈은
조약돌, 그리고 보다 큰 엄지손가락 정도 되는 돌을 맞히고,
그 다음은 주먹만 한 돌을 맞히고 자신감이 생긴 것일까?
이번에는 좀 전보다 가까이 와서는 팔꿈치 정도 되는 돌을 던지려고 들어 올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죽일 셈인가’
페르에게 이야기를 하던 달마하르는
페르가 바라보는 그곳에 범상치 않고 심상치 않은 뭔가가 있음을 직감했다.
달마하르는 그곳으로 바로 발걸음을 향했다.
보는 것은 발걸음을 향하고 나서 가면서 확인한다. 이런 생각이었다.
바로 허리와 다리가 페르가 바라보던 그곳으로 이동하는데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팔꿈치만한 돌을 던지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흐르고 있다.)하고 있는
아침에 본 것 같은,
지금까지 2번이나 관자놀이와 귀퉁방이에 돌을 던져 맞힌 저 새끼가
달마하르와 눈이 마주쳤다.
“너는 죽었다. 너는 이미 죽었다. 내손에 너는 죽었다”
달마하르. 그는 페르시아 전 군에서 인정한 최고의 전사. 다루지 못하는 무기가 없고, 중국의 해적 출신 어머니와 페르시아 장군의 아버지를 둔 가장 강한 전사.
그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죽이고자 달려갔다.
그렇게
최고의 전사는 최고의 속도로 달려가다 팔꿈치만한 돌에 면상을 맞았다.
사실 무겁거 모양도 이상하기 때문에 던지기 힘든 돌이었다. 성벽 위에서 아래로 던지는 정도가 강한 공격이 되었을 법한 돌인데
분노로 미친 듯이 내달리다 면상을 돌에 카운터로 들이 받은 것이다.
“아. 이 히발. 아흐다. 지야 어저나해 갱자히 대다히 아흐다. 너은 이 히바. 넌 지즈아 주어다.”
잡았다면 욕하면서 이러고 있을 이유가 없다.
돌 던지던 그놈은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달려온 달마하르에게 농구공 패스하듯이 돌덩이를 던지고 달아났다.
달마하르는 태어나 처음으로
눈에서 눈물이,
코에서 쌍코피가,
입에선 앞니 모양으로 입술 안쪽이 찍혀서 앞니모양으로 이빨자국이 난 그 위아래로 난 상처에서 피가, 아픔에 나오는 침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페르는 웃음을 참지 않았다.
하지만 대놓고 웃으면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여 예를 갖추어 말하였다.
“괜찮ㅋㅋㅋㅋㅋ 우냐? ㅎㅎㅎ”
“에이 히바”
이때 그놈이 또 나타나 돌을 던졌다.
탁!
그러나 이번엔 달마하르 그 돌을 잡았다. 주먹만 한 돌이었다. 너무 큰 건 잡힐 수도 있다고 생각한 탓일까. 거리도 더 벌려놓았다.
보기에는 별로지만 그래도 실력은 있는 모양이었다.
달마하르는 냅다 뛰었다.
페르도 뛰었다.
당연히 그놈도 뛰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달마하르의 한 맺힌 달리기가 너무 빨랐다.
그놈은 어깨를 붙잡혔고, 옷을 벗어 던지고,
겨우 달아나 말을 타고 달렸다. 미리 준비된 말인 듯 하였다.
보통 이런 경우라면 멍춰야 했다.
말이 준비가 되어 있다면 함정이 가능성이 있고 복병이 있을 것으로 상정해야 한다.
허나 달마하르는 두 번이나 놓쳤기에 더욱 큰 한을 품고
더욱 빠르게 달려갔다.
얼굴이 점점 부어가고 있는 한 맺힌 달마하르의 얼굴은 마치 화가 난 복어처럼 보였다.
살기 위해 말을 타고 달리는 그놈.
한 맺힌 달리기로 말을 거의 따라잡는 엄청 빠른 복어 얼굴.
그리고 뭔가 신나 보이는 말을 탄 페르시아 왕자.
이들의 요상한 경주가 시작되었다.
말을 달려 달아나는 남자. 그리고 그 말을 뛰어서 쫓아가는 얼굴이 부은 복어인간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집으로 들어가고
상인들은 가게 문을 걸어 잠그고
집안에 있는 사람들은 창문을 닫아 걸었다.
그리고 뒤이어 그들을 쫓는 말을 달리는 왕자.
이들이 지나가고 다시 사람들이 나와서 구경하며 환호하였다.
괴물을 유인하는 미끼, 그리고 괴물을 처치하는 왕자의 모습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번화가를 지나
수풀 림을 지나
바닷가에 이르러 달마하르는 드디어 그놈을 잡았다.
정말 대단했다.
옆길로 새고 왼쪽에서 치고 날아와 그놈을 잡으려 하였는데 그놈이 피했고, 다시 오른쪽 나무를 잡고 하늘로 올라 절벽을 산양처럼 달려서 말을 때려 그놈을 떨어뜨려 잡은 것이다.
그리고 얼굴은 더 대단했다.
달마하르의 얼굴은 더욱 부어서 정말 큰 복어 같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뒤에 페르가 말을 달려오고 있었다.
허나 시간은 충분했다.
“야이그애새이야너은이제이항노무해이야”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이놈이 날 죽이려고 하고 있어. 도와달라고.”
“아흐드어허이히브히스기야너흐이에주어이사노흐새야”
“도와줘 누구 없어. 나 진짜 죽어. 나 죽인다고. 빨리 와 없어 진자 죽어!!!! 주거!!!!”
풍전등화 일촉즉발 백척간두 초미지급 누란지위 명재경각
아마도 이 장면을 사람들이 기억했다면 복전그놈 이라 하였을까
이럴 때 짜잔 하고 나타나서 말려주면 좋겠지만 그러는 놈은 없었다.
생각보다 너무 얼굴이 심하게 부었고,
생각보다 한이 심하게 맺혔으며
분노가 극에 달하여 달마하르는 초인의 힘을 낸 것이다.
원래의 계획대로 있던 곳,
한참 앞쪽을 더 지나 바닷가 그곳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이상한 소리만 들을 수 있을 뿐.
뭔가 일이 틀어졌음을 안 뒤에야
앞쪽에서는 그놈의 동료들이 달려오고 있었고, 뒤에서는 페르가 말을 달려오고 있었긴 하나
늣었다.
하여
말을 달려온 페르가 도착했을 때
죽이지는 않고, 큰 복어 인간이 작은 문어 인간의 얼굴을 마구 때리고 있었다.
“그만해. 야. 그만..ㅎㅎㅎㅎ 거까지만 해.ㅋㅋㅋ”
“우허? 우허이해?”
“ㅋㅋㅋㅋ 아니 뭐라는 거야. 미치겠네 이거. 그만해 그.ㅋㅋㅋ”
“우히마!!!!!”
그리고 다른 방향에서 평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도착했다.
평상복이지만 매우 고급스럽고 정갈한 모습이었다.
“아니....이 무슨.....”
“의복은.....누구요?”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자 일단 갑시다.”
“아무 말도 안 하였소 ??”
“주흘라후 학 히. 다 주흘래”
사람들을 알아본 페르.
“가만. 아니.”
그리고
“황제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그리고...그....우리쪽 전령.....이오?”
큰 복어인간에게 잡힌 문어인간이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
“지하?”
바닷가.
바닷가에 도착한 여러 모습의 사람들.
바닷가는 고요했다.
잔잔한 바람이 기분 좋은 흔들림을 만들어 주고 있었고,
하늘에서 비춰주는 밝은 달빛과 은은한 별빛들이 저마다의 제빛으로 이채로운 절경을 만들고 있었다.
옅은 구름은 빛을 가리지 않고 유묵화의 고드름처럼 영롱하게 빛을 퍼뜨려주었기에
아름다운 꿈 속 세상의 정경을 보여주는 듯하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은
바다에 비치면서 하늘과 바다가 하나 되어 꿈속의 우주에서 잔잔한 바람을 맞는 기분이었다.
잠시지만 복어와 문어는 분노와 원망을 가라앉힐 수 있었고,
놀란 관리들은 놀라움을 진정시켰고,
하늘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페르는 아무 생각도 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감탄할 수 있었다.
“흠.! 흐믛음!!”
한 관리가 헛기침을 하였다. 그냥 딱 봐도 매우 고집스럽고, 엄청 꼬장꼬장 하게 생겼으며, 머리도 별로 없는데, 키도 작고, 허리도 휘어 있었다.
요즘말로 상대하기 싫은 나이 많은 중년의 모습이다. 나이도 많아 보여 50을 앞둔 노인전의 중년으로 보이지만
어리다.
“어험. 허허.험험!!!!”
두 번째 헛기침을 하여도
관리들은 신기한 사람 같은 어떤 이상한 형채의 두 존재를 유심히 관찰하였고,
달마하르는 시원한 바람과 바다를 보고 경치를 즐기고 있었으며,
페르는 하늘과 바다를 보며 아름다움과 넋이 나가 있었으며,
전령은 문어의 얼굴로 황제를 보며 눈물과 침과 피로 예상되는 어떤 이상한 액체를 흘리며, 달마하르를 손가락질 하며 황제를 보고 있었다. 아마도 이놈이 그랬으니 혼을 내주세요 뭐 그런 의도였으리라.
아주 매우 전반적으로 개판이었다.
“우어으어허허엄!!!!!”
황제 옆에 있던,
황제의 최측근이며,
나름 자부심도 있고,
집안도 좋았으며,
소위 말하는 잘났다는 말도 듣고 살아왔던 이 관리는
이젠 이미 이세상의 헛기침의 범주에서 벗어난 괴성을 더 크게 지르며 생각했다.
‘아니 뭐 이딴 것들이 있나.’
“감히 황제폐하 앞에서 무엇들 하느냐 어서... !!!”
“두어라. 나쁠 것 없으니.”
“황제폐하. 이...”
“너무 소리를 지르지 않았으면 하는구나. 이곳은 우리가 불청객이니.”
“아. 역시 황제폐하. 제가 헤아림이 얕고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
현 황제 아우고레스 아비틴.
큰 키와 깊은 울림과 위엄 있는 목소리의 그였지만 어전 일인지 지금은 편안하고 듣기 좋은 중저음의 목소리였다.
바닷가의 아름다움과 함께 어우러져 편안하게 들리는 중저음의 클래식 음악을 듣는 느낌이었다.
다들 눈치가 있는지 이제야 황제에게 예를 표하였고,
문어...전령이었던 사람은 어린아이가 아빠에게 울며 안기듯이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다가갔다.
“흐어어이어엉어 이 오미 이으케 으어ㅇ엉”
당연히 황제의 최측근이자 좀 점부터 몹시 언짢은 관리에 의해
발로 차였다.
“으허어엉 니아 으아아앙”
“뭔 소리냐. 예를 갖추어라.”
“이해 하거라. 아파서 그리하는 것이니. 있느냐. 치료를. 그리고. 음.”
황제는 복어. 달마하르를 바라보았다.
페르는 황제의 전령을 후두러 팬 지금 상황이 이제야 다가온 모양이었다.
“황제폐하. 제가 다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는 저의 오랜 지기이며 오늘 너무나 긴 하루를 보내고....”
“알고 있다. 그대가 달마하르인가.”
“달마하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그대들을 보고자 하여 고생을 하게 하였구나. 미안하구나.”
“사과하실 거 없습니다.”
최측근 꼬장꼬장이가 끼어들었다.
“아니다. 나로 인한 아픔이니 내가 사과함이 마땅하다. 미안하구나.”
페르와 달마하르는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기분이 이상해졌다.
아우고레스 아비틴의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다행이었다. 면상에 팔꿈치만한 돌에 있는 힘을 다해 달려들어 얼굴에서 피가 터지고, 볼과 입이 띵띵 불어 있어, 말을 잘 못한 다는 사실이.
“페르 아비틴.”
“황제 폐하.”
“내가 그대를 오래토록 지켜보았다. 이유를 짐작 하겠는가?”
“모르겠습니다. 지켜봐 주신 은혜에 감사할 뿐입니다.”
“생각을 해라! 멍청한 놈. 그따위 격식을 바랐다면 여기서 너를 보지도 않았다.”
“그만. 달마하르. 치료를 하게.”
“황제폐하.”
오전에 보았던 하슈사신들이 나타나
하라는 치료는 안 하고
매우 놀라 손으로 톡톡 건드려도 보고, 찔러도 보고 하였다.
“아허!! 이 하노아!!!”
“으아으아으어어어어엉”
문어와 복어는 마치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나는 인형처럼 소리를 내었다.
“페르 아비틴. 그대를 시험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야기를 하자꾸나. 나는 특히 너를 지켜보았다. 연유를 짐작하겠느냐?”
“저는 정말 모르...”
“생각을 해라 이 멍청한 놈.!! ”
“편히 말하기를 바라노라.”
“어째서 저 같은.....저 보다는 몸이 아프지만....모헨조 아비틴 형님께서....”
“6왕자는 아프지 않구나. 오히려 매우 건강하여 파노테이야와 동침을 하고 있단다.”
“...........그......그럴 리가..그....임모탈이 가만히 있을......”
“아우라마 아라스파스도 동침을 하고 있지.”
“.........”
페르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제가 아는 그....아우라마가 그......”
“무례하다. 멍청한 놈.!! 한번 말하면 알아 들어라 !! ”
“가햐. 가햐야. 저허 가햐야.지햐일 리가 어허”
“뭐가 가짜라고? 뭐가 가짜여야 되? 어느 쪽이...”
“이 멍청한 놈들이 감히 누구 앞에서 이놈들!!!”
꼬장꼬장이는 페르에게 달려들었다.
페르는 맞아 주었다. 뭐 별로 아프지 않아 보였다.
황제와 황제의 측근인 꼬장꼬장이는 몇 대 때리다 제자리로 가버렸다.
“...헤....헤.....우......아이............이 멍청하고 모자란 놈이....... 감히 황제폐하께 어찌 이따위 언사를 지껄일 수 있는가!!!! 여봐라 당장 이놈 없애버려라......아오... 아무 쓸모도 없다. 이런 놈!!!”
”
지가 난리를 치고 지가 때려놓고는 퍼졌나보다.
“죄송합니다. 황제폐하. 잘못했습니다.”
“나의 스승이자 나의 가족이다. 이렇게 된 것은 나를 지켜주기 위함이니 이해를 부탁하마.”
“...이렇게?...”
페르는 은근히 달마하르가 떠올라 치료를 받고 있는 달마하르를 보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웃지 마라. 멍청한 놈. 나는 굉장하고 대단하다. 저 따위 모자르고, 쪼그만 힘만 쓰는 모지란 놈과는 격이 다르다.”
달마하르는 황당했다.
‘아니 왜 오늘 계속 나보고 작다고... 내가 지금 제일 큰데... 저 쥐똥만 한 찌질이가....내가 작다고? 모옷쌩긴 찌질이가...지는 제일
쪼그만게.....‘
달마하르와 꼬장꼬장이는 서로를 매우 이상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둘 다 턱을 치켜들고 몸을 부풀리며 괴이한 숨소리를 내었다.
페르는 생각했다.
‘달마하르....정말 신의 도움이 있었구나. 평소였으면 어후...’
“페르 아비틴이여. 말해보아라.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이리 되었는가?”
“음....제가 아는 것은....”
“편히 이야기 하자꾸나”
“오래전부터 사치와 향락을 멀리하셨고,........”
페르는 머뭇거렸다. 말을 다 하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이지만, 아우고레스 아비틴은 기다렸다.
“.....떠나셨다가.....부름을 받고 오셔서 황제가 되셨습니다.”
“도탄에 빠진 제국과 백성을 구하기 위해서 라고. 그러하냐. ”
“그러합니다.”
“도탄에 빠진 제국과 백성을 알고 있느냐?”
“.....”
“도탄에 빠진 제국과 백성을 구하였다고 확신 하느냐?”
“.......”
아우고레스 아비틴은 하늘을 보며 말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구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페르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모르겠구나. 알고자 하여도 되지를 않는구나.”
“황제폐하. 어찌 그런 말씀을. 황제페하께서는 언제나 틀리지 않으십니다.”
“그걸 어찌 아는가?”
“그렇지 않다면 제가....왜....이렇게 힘든데... 곁에 있고자 하겠습니까.”
“감사하네. 그리고 미안하네. 진심으로.”
“황제 폐하”
“나는 떠나지 않았다.
어린 시절 나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여인이 있었다.
고마웠다. 모두 내가 해달라는 것을 해 주었지만
차가운 얼음벽이 있었다.
하지만 그 여인은 나에게 소리도 지르고 혼도 내고
내 머리도 쓰다듬어 주었지.
나는 그 여인에게 나의 잔을 선물했었다.
그 잔에 반짝이는 작은 보석이 예쁘게 보였거든.
그 여인은 별것도 아닌 그 잔을 받고는 너무나 밝게 웃었다.
그리고 그 여인은 계급이 낮다는 이유로 내가 보는 앞에서 불타 죽었지.
아니 내가 선물을 주었기 때문이겠지.
나는 내 방의 모든 반짝이는 것들을 치워버렸고,
그 이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다.
며칠이 지나고 자고 일어나니 사막 한가운데에 버려져 있더구나.
나는 걸었다.
그러다 한 신전에 도착하였고
이제껏 보지 못했던 총명한 소년을 만났다. 그 소년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지.
우리는 함께 타나크를 연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그 총명한 소년이.....?”
페르는 꼬장꼬장이를 보았다.
“아니다. 이 멍창한 놈. 나는 당당히 공정하고 정당한 시험을 통해서 이 자리에 내 힘으로 올라왔다. 나는 더 대단하다.”
“그러하다. 그대들보다 나이도 어리지.”
“.........”
“.............”
너무 놀라운 일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자 이제는 가짜가 무엇인지 판단하기를 포기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물론 내 엎에서 나를 인도해주는 소중한 친구지만....
그때의 내 친구는......나의 소중했던......내 친구........
황제가 되지 않으면 모두 불태우겠다고 하더구나. 나는 죽이지 않고 나와 관계되는 모든 것을 계속해서 불태우고 또 불태우고 다시 불태우고...그러면서 나는 절대 죽이지 않겠다고 하더구나“
한동안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바람 소리. 파도 소리. 달빛이, 별빛이
모두를 어루만져주었다.
“그리고 그때에도 나는 친구를 지키지.......못하였다. 겁이 나고 두려웠다. 스스로에게 말했지. 내가 뭘 어찌한단 말인가. 저들과 같이 되어 싸운단 말인가.....그들과 싸울 용기도 없었으면서.....나는 신을 원망했다. 신께 함부로 말했지. 그때 나의 친구는 이리 말해주었다.
신은 우리에게 요구를 하지 않아. 요구는 우리가 하지. 신은 우리에게 바랄 뿐이야. 그러니까 바라고 포기하지 않으면 기적은 이루어지는 거야.
분명히 가장 훌륭한 이맘이 되어 역사에 이름을 남겼을 것이다. 분명히. 내가 아니었다면.“
“황제.....폐하.”
“이제 가야...겠구나. 나뿐 아니라 모두 위험해 질터니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진정으로 사라들을 걱정하고 제국을 위하는 사람들이지. 하지만 그래서 적들이 많다네.”
“네....절대....말하지 않...”
“괜찮단다.”
“....네.....??”
“그대가 하고 싶은 일을 하거라. 누구도 그대를 원망하지 않으니.”
“그....그런....”
“하나만 꼭 들어주기를 바라노라.”
“..........”
“살아남거라. 꼭 살아남아서 그대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를.....바라노라.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그대와 그대의 친구가 꼭 살아남기를 바란다. 나는 도와줄 수 없을 것 같구나. 그래도 그리....해주기를.......해주겠느냐?”
“네....네...폐하....황제 폐하.”
이번엔 꼬장꼬장이가 좀 전과는 다르게 조용히 말 하였다.
“멍청한 놈.....그리 쉽게 말 할 수 있는 것이겠느냐......”
황제도 조용히 말하였다.
“미얀....하고 고맙구나. 너무 오랜만에 이런 이야기를 하여.....보는...... 구나.....”
그리고는 말을 더 이상 잇지 않고 조용히 어두운 숲으로 걸어갔다.
페르와 달마하르는 말 없이 한참을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