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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공간지배자
작가 : 박군
작품등록일 : 2017.11.6

특별한 능력을 지닌 네 명의 소년, 소녀들의 성장스토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3부>_27화
작성일 : 17-12-08 09:34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3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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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주선이 정면을 주시하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눈에 료카와 소우타, 그리고 완우가 들어왔다. 완우는 료카와 소우타에게 뭔가를 지시한 후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준비해. 료카와 소우타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주선의 말에 태욱과 서희는 권총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우재는 온 몸의 근육을 긴장시키며 그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쉬익!’

  낯설지 않은 날카로운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공기를 파고드는 뾰족한 파열음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오른쪽!”

  주선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우재가 손짓을 했다. 염력으로 책상을 들어 올린 우재는 그대로 오른편에 벽을 만들었다.

  ‘퍽!’

  책상의 상판에 무언가가 깊숙이 꽂히는 소리가 났다. 서희는 겨우 참고 있던 숨을 내뱉었다. 안심하기엔 일렀다. 아직 허공을 날아다니는 료타의 수리검이 적어도 두 개 이상은 되는 것 같았다. 서희는 사방에서 쉬지 않고 쉭쉭 대는 소리에 허공에 대고 눈동자만 굴릴 뿐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 차 있었다.

  “위!”

  주선의 외침에 다시 정신이 들었다. 이번에도 우재가 손짓으로 그들의 머리위에 방패를 만들었다.

  ‘퍽!’

  역시 머리 위에서 수리검이 꽂히는 소리가 났다. 아직까지는 이곳에 오기 전 생각했던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었다. 서희는 손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누군가가 그녀의 손을 잡아 주었다. 태욱이었다. 서희는 자신의 손을 쳐다보았다. 그제야 자기가 손뿐만 아니라 온 몸을 떨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괜찮아.”

  태욱이 서희를 보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애써 웃고 있는 태욱의 얼굴도 흘러내린 땀에 젖어 있었다.

  “그래.”

  서희가 간신히 대답을 할 때였다.

  “소우타야. 조심해!”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소우타의 공격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했다.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료카는 힘을 합치면 어느 정도는 방어가 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방어에 성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공격하는 소우타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주선의 동체시력으로 그의 움직임을 보는 게 전부였다. 그녀의 근육은 소우타를 따라가기에는 턱없이 연약했다. 우재의 능력이 그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는 하지만 그가 그들 일행 중에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문제는 우재가 소우타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소우타의 동작은 주선의 말보다 빨랐다. 주선의 말을 듣고 움직이면 이미 소우타는 그곳에 없었다. 게다가 태욱과 서희는 이런 전투에서는 일반인이나 마찬가지였다.

  “윽!”

  주선이 별안간 신음을 내뱉으며 왼쪽 팔을 부여잡았다. 늘어뜨린 그녀의 팔을 따라 새빨간 핏물이 긴 줄을 그으며 내려왔다. 그래도 주선은 소우타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앗!”

  이번에도 주선이었다. 주선의 오른쪽 다리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대로 주저앉으려는 주선을 우재가 부축했다.

  “소우타가 나만 노리고 있어.”

  우재에게 기대서 겨우 버티고 선 주선은 소우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주선을 잃는다면 눈을 감고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상대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우재는 주선을 따라 허공을 노려보았지만 그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는 게 없었다.

  “오른쪽!”

  우재는 주선의 지시에 따라 료카의 공격으로부터 일행을 보호하는 게 전부였다. 서희는 허공에서 시선을 거두고 일행을 둘러보았다. 짙은 패색의 분위기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것 같았다. 주선은 이미 많이 지친 상태였고, 평소 자신감이 넘치는 우재의 얼굴에도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태욱은 권총을 쥔 손에 힘만 주고 있을 뿐 섣불리 어딘가에 겨누지도 못하고 있었다. 서희는 이곳에 오기 전 상황을 떠올렸다. 삼십 분 전, 주선은 완우가 SA본사를 떠나기 전에 그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먼저 공격하자.”

  주선이 작심한 듯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공간에서 나온 태욱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공간을 통해 이동한 그는 해외여행 중인 부모님께 여울을 맡기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태욱은 황당한 표정의 부모님께 어떤 설명도 하지 못했다. 그가 돌아왔을 때 우재는 이미 깨어나 있었다.

  “우리가?”

  우재가 자신 없는 표정으로 주선을 바라보았다.

  “오대산에 공간의 문이 거의 완성됐어. 아마 오늘 밤에는 끝날 것 같아. 그 전에 막아야해.”

  “그건 어떻게 알았어? 아, 맞다.”

  질문을 던진 태욱은 주선과 눈을 마주치지마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태욱은 그녀가 천리안이라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우리 힘만으로 막을 수 있을까?”

  우재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완우를 막아야 한다는 주선의 말에는 공감하지만 료카와 소우타를 막을 자신이 없었다.

  “일단 료카는 어떻게든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주선은 우재를 쳐다보며 자신 있는 표정을 지었다.

  “문제는 소우타야.”

  주선은 일행을 둘러보며 말했다.

  “나도 소우타의 움직임을 보는 게 전부니까, 너희들은 아예 보지도 못할 거야. 게다가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아서 더 난감하겠지.”

  “그럼 방법이 없는 거야?”

  “일단 지금은 그래.”

  서희의 질문에 주선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막상 가면 방법이 생기지 않겠어? 더 이상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SA본사 옥상에 완우가 타려는 헬기가 곧 도착할거야.”

  “뭐야?”

  “일단 움직이자!”

  주선은 자리에서 힘차게 일어섰다. 주선을 따라 일어선 서희는 주선의 대책 없는 자신감이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참, 경호 아저씨가 이거 챙겨주셨어. 하나씩 받아.”

  태욱이 만든 공간으로 들어가기 전 주선은 가방에서 권총 세 자루를 꺼내서 한 자루씩 나눠 주었다.

  “너는?”

  우재가 주선에게 권총을 받으며 주선에게 물었다. 주선의 손에는 권총이 들려 있지 않았다.

  “그 아저씨가 안 그러더니 요새 좀 허술해지기 시작했어.”

  주선이 웃으며 기다렸다는 듯이 경호의 흉을 보았다. 사실 이 총들은 일전에 우재가 죽었다고 생각한 경호가 챙겨 준 것이었다. 주선은 차마 우재에게 그 얘기를 할 수 없었다.

  “네가 이거 써.”

  우재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권총을 주선에게 넘겼다.

  “너는?”

  “난 권총보다 이게 편해.”

  주선의 물음에 우재는 대답과 함께 방 안에 있던 물건들을 허공으로 날렸다.

  “어서 가자!”

  태욱의 말에 그들은 공간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지난 번 SA본사에서의 전투 이후, 무슨 이유에선지 전투를 벌였던 그 33층에서만은 공간지배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다. 전투 중에 공간지배를 막고 있던 어떤 장치를 부순 것 같다는 추측만 할 뿐이었다.

  어쨌든 그들은 태욱의 능력 덕분에 SA본사 33층에 순식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건물에 발을 내려놓자마자 료카와 소우타의 격렬한 환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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