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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공간지배자
작가 : 박군
작품등록일 : 2017.11.6

특별한 능력을 지닌 네 명의 소년, 소녀들의 성장스토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3부>_31화
작성일 : 17-12-12 09:29     조회 : 288     추천 : 0     분량 : 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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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 서!”

  주선의 소리에 완우가 고개를 돌렸다. 그는 이제 막 헬기에 한 발을 올려놓는 참이었다. 옥상에 부는 바람만으로도 충분히 추웠다. 그런데 거기에 헬기의 프로펠러가 일으키는 바람까지 더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매서운 칼바람은 멀리 떨어진 주선과 그의 일행을 향해 날아가 그대로 꽂히듯 그들을 통과해 지나갔다.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는 추위였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그들은 볼살이 터지고 목이 베이는 것 같은 아픔을 참아내며 헬기를 향해 앞으로 나아갔다.

 

  주선과 서희는 우재에게 의지해 단숨에 옥상으로 올라왔다. 완우는 주선의 말을 무시하고 헬기에 오르려 하고 있었다.

  “거기까지다!”

  우재의 말과 함께 헬기가 종잇장처럼 찢겨 나갔다. 완우는 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표정은 분명히 그가 구석에 몰려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걸로 끝이었다.

 

  “우재야, 피해!”

  주선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우재는 몸을 던졌다. 수리검 형상의 기운이 우재가 서 있던 자리를 가르고 지나갔다.

  “료카?”

  우재의 눈이 커졌다. 직접 숨이 끊어진 료카의 모습을 확인하고 올라온 그였다.

  “아니야. 처음 보는 사람이야.”

  수리검이 날아온 곳을 주시하는 주선의 눈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주선의 시선이 향한 어둠 속에서 검은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그림자가 걸어 나오는 것 같았다.

  “하하하, 다행히 늦지 않게 왔군. 역시 하늘은 내 편이었어!”

  그의 모습을 확인한 완우는 호탕한 웃음과 함께 얼굴 가득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소개하지. 일본 SA연구소에서 만든 최종병기, 한조라고 하네.”

  “한조?”

  서희의 물음에 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전설적인 닌자의 이름에서 따왔지. 내가 재밌는 사실 하나 말해줄까? 뭐 너희는 재미없을 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여유를 찾은 완우는 잔뜩 거드름을 피우며 말을 이었다.

  “사실 너희가 힘들게 상대하고 올라온 료카와 소우타는 한조를 만들기 위해 실험적으로 만든 프로토 타입이었어.”

  “뭐라고?”

  완우의 말에 주선은 경악하는 표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아직 놀라긴 일러. 기왕 선심 쓰는 김에 하나 더 알려주지. 한조는 료카와 소우타의 능력을 모두 갖고 있어. 말 그대로 완전체지.”

  완우의 설명을 모두 들은 우재와 주선, 그리고 서희의 눈에는 당혹스러운 빛이 감돌았다.

  “그럼 잘들 해보라고. 한조, 해치워!”

  완우의 명령이 떨어지자 한조가 한 발을 앞으로 내딛었다. 그 단순한 동작만으로도 숨을 압박하는 위압감이 느껴졌다.

 

  “하아, 하아”

  주선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한조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는 말 그대로 괴물이었다.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그의 움직임은 소우타보다 더 빨랐고, 그의 수리검은 료카의 그것보다 훨씬 날카로웠다. 주선의 능력으로는 그의 움직임을 보는 게 전부였다.

  “오른……!”

  “윽!”

  우재는 무릎을 꿇었다. 허벅지를 불에 댄 것 같았다. 바지가 검붉은 색으로 짙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우재는 한계를 느꼈다. 끝을 알 수 없는 깊고 어두운 우주에 갇힌 채, 허공에 손을 휘젓고 있는 것 같았다. 우재는 한조가 움직이기 시작한 이후에 한 번도 그를 보지 못했다. 주선도 지쳤는지 수리검이 날아오는 방향을 알려주는 타이밍이 조금씩 어긋나고 있었다. 그리고 우재 자신도 주선의 말을 듣고 반응하기까지의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우재야!”

  서희는 무너지듯 바닥에 무릎을 꿇는 우재를 얼른 부축했다. 한조와의 대결은 처음부터 불리한 싸움이었다.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주선도, 이미 한계에 다다른 것 같은 우재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보였다. 모든 게 끝이었다. 갑자기 태욱이 보고 싶었다. 그의 마지막 미소가 떠올랐다. 다녀온다던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다시 온다!”

  주선의 비명 같은 외침이 서희의 귀를 파고 들었다. 우재는 이제 손을 드는 간단한 동작도 힘겨워 보였다. 여기까지였다. 어쨌든 최선을 다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끄럽지도 않았다. 그거면 됐다. 태욱의 얼굴 위로 여울의 얼굴이 겹쳐졌다. 태욱과 함께 여울이를 기다릴 것이다. 언젠가 여울이를 만나면 자랑스럽게 지금의 일을 전부 말해 줄 것이다. 서희는 오래 기다려도 좋으니 여울이를 만나는 시간이 한참 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시간이 영원처럼 길고 지루해도 상관없었다. 여울만은 엄마와 아빠가 지내보지 못한 모든 시간들을 온전히 누렸으면 했다. 서희는 눈을 감았다. 볼은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이 느껴졌다.

  ‘우재야, 미안해!’

  주선의 목소리였다. 그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리듯이 들렸다. 깜짝 놀란 서희는 눈을 뜨고 주선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전방을 주시고 있었다.

  ‘주선아, 너만은 살아야 해!’

  이번에는 우재였다.

  ‘이걸로 끝이군.’

  서희는 소름끼치는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이완우였다. 서희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는 완우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어림잡아 봐도 20미터는 넘는 거리에 서 있었다. 혼잣말이 들릴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악!’

  한조는 주선을 공격했다. 주선도 서희의 옆에 무릎을 꿇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셋이 나란히 무릎을 꿇고 있는 모양이 되었다.

  “그만!”

  완우가 앞으로 나섰다. 한조가 무릎을 꿇고 있는 세 사람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운데 앉아 있는 서희는 한손으로 우재를, 다른 한손으로는 주선을 받치고 있었다. 서희가 잡고 있지 않으면 둘 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주선이 낮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그리고 그 소리에 박자를 맞추는 듯한 우재의 거친 숨소리가 들썩이는 그의 등을 타고 어둠 속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그냥 죽이기는 좀 아깝군. 괜찮은 실험재료가 될 수 있겠어.”

  한조의 옆에 선 완우는 턱을 쓰다듬으며 인상을 썼다. 나름의 계산과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하아, 이제 시작인데?”

  갑자기 고개를 든 우재가 완우를 향해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숨은 가빴지만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차 있었다.

  “뭐? 크흐흐흐, 제 정신이 아니군.”

  완우는 우재의 말을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비웃었다.

  “생각을 바꿨다. 그냥 죽어라.”

  완우는 우재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그대로 돌아섰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완우는 지금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믿을 수 없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손짓 하나만 더하면 죽을 것 같은 놈들이었다. 숨이 붙어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망가져 있던 그들이었다. 한조를 상대로 싸우기는커녕 시간을 끄는 게 전부인 우재와 주선이었다. 그랬던 그들이 지금은 한조를 몰아세우고 있었다.

  “한조! 장난 그만하고 어서 끝내!”

  완우는 발악을 하듯 한조를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그도 한조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애초에 감정이 없는 로봇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 그에게 장난이라는 건 있을 수 없는 단어였다.

  료카와 소우타의 능력을 한 몸에 가진 그였다. 그것도 모자라 그들보다 능력치를 더 향상시켰다. 얼마 전 일본 SA연구소로부터 보고에서 그가 한국지부장이었던 김진상을 눈 깜짝할 사이에 제거했다는 보고도 들었다. 능력을 최대한까지 끌어올린 진상은 육탄전에서는 당할 사람이 없을 만큼 무적에 가까운 상태였다. 그런 그가 손 한 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상대가 바로 한조였다. 그런데 그 한조가 지금 제대로 훈련도 받지 않은, 그리고 겨우 숨만 쉬고 있는 것 같은 상태인 저들한테 금방이라도 당할 것처럼 몰리고 있었다.

  “우재야, 조금만 더!”

  서희의 목소리에 우재는 자신에게 남아있는 생명력을 있는 대로 끌어 모았다. 서희의 말대로 조금만 더 하면 절대로 넘을 수 없을 것 같기만 했던 저 한조를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재는 눈을 감고 염력만으로 물건들을 이리저리 움직여서 한조를 점점 궁지로 몰아넣고 있었다.

  “됐어!”

  주선이 참고 있던 숨을 한꺼번에 뱉어냈다.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눈빛만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안 돼!”

  완우의 비명소리가 그들의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는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발악에 가까운 소리를 질러댔다.

  “다 끝났다.”

  우재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려 했지만 상처 때문에 저절로 얼굴이 구겨졌다. 우재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는 진작에 체념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선까지 무릎을 꿇었을 때, 그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끝인 줄 알았다. 주선이와 서희, 그리고 먼저 자신을 희생한 태욱에게 그저 미안했다. 모든 게 자신의 잘못 같았다.

 

  ‘우재야, 주선아, 포기하지 마! 내가 너희를 연결시켜 줄게.’

  우재는 마음속에서 들리는 서희의 목소리에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주선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곧 거짓말처럼 주선의 시야가 그대로 우재에게 전해졌다. 우재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한조의 모습이 더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우재는 미소를 지었다. 바닥까지 긁어서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했던 기운이, 그 바닥을 뚫고 새롭게 새어나오는 것 같았다. 보이는 상대라면 해볼 만 했다. 아니, 이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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