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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공간지배자
작가 : 박군
작품등록일 : 2017.11.6

특별한 능력을 지닌 네 명의 소년, 소녀들의 성장스토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3부>_22화
작성일 : 17-12-06 09:41     조회 : 280     추천 : 0     분량 : 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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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3번, 저녁이다.”

  굳게 닫힌 철문 아래쪽에 난 조그만 구멍으로 식판이 들어왔다. 발자국 소리와 함께 그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다시 많아졌다.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는 작고 왜소한 그림자가 미세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랫동안의 움직임 끝에 어둠에 가려져 있던 얼굴이 천천히 드러났다. 무릎사이에 파묻고 있던 고개를 들기만 했는데도 이미 지쳐버린 표정이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녀는 언뜻 보면 남자로 오해할 수 있는 중성적인 얼굴의 소유자였다. 머리도 남자처럼 짧게 잘려져 있어서 더 그렇게 보였다. 그녀의 눈은 식판을 향해 있었다. 하지만 흐릿한 눈빛은 식판을 피해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가 있는 방안은 온통 하얀색뿐이었다. 벽도 침대도, 심지어 문까지 온통 흰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두 평 남짓한 크기의 방에는 일인용 철제침대와 세면대, 그리고 변기가 전부였다. 철제 침대위에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 담요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똑’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침이 턱을 타고 내려와 바닥에 떨어졌다.

 

  “팀장님, 나오셨습니까?”

  “팀장은 무슨,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데.”

  운전석에 앉은 채 정문 경비원의 인사를 받은 남자는 손사래를 치면서도 기분은 좋아 보였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는 검은 뿔테 안경에 검은색 양복을 입은, 보통 회사원의 모습이었다.

  “축하드립니다.”

  “고마워.”

  그의 대답과 함께 차를 막고 있던 철문이 열렸다. 그는 차를 몰아 정문을 지나쳤다. 그의 옆으로 ‘SA 미래과학 연구소’라는 현판이 스쳐지나갔다.

  그가 잘 닦인 도로를 따라 1분여를 더 달려 도착한 곳은 현대적인 감각으로 지어진 것 같은 하얀색 건물이었다. 5층 정도 높이의 건물은 옆으로 길게 뻗어 있었다.

  “팀장님, 축하드립니다.”

  그를 만나는 사람마다 ‘팀장’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며 그에게 축하를 건넸다. 그는 그럴 때마다 엷은 웃음과 함께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부터 연구소 보안팀장을 맡아주세요.”

  도착하자마자 연구소장의 방을 찾은 그는 득의만만한 미소를 얼굴에 가득 드러냈다. 책상에서 일어난 소장이 그에게로 가서 악수를 청했다.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소장은 머리도 일부러 하얗게 염색한 것 같았다. 그는 깡마른 체구에 매서운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소장의 손을 잡은 그는 힘차게, 그러나 과하지 않을 정도로 팔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네, 소장님, 염려 놓으십시오.”

  소장의 눈빛을 읽은 그는 자신 있는 말투로 소장의 걱정스러운 마음을 덜어주었다. 하지만 그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장의 눈빛은 달라지지 않았다. 원래의 보안팀장이었던 이근택이 갑자기 사망함에 따라 급하게 결정된 사항이었다. 평소 그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던 소장은 팀장 임명을 계속 미뤄왔었다.

  “그럼 나가보세요.”

  “네.”

  소장의 말은 언제나 차갑게 들렸다. 그는 소장에게 등을 보이며 돌아섰다.

  “참!”

  손잡이를 잡고 문을 반쯤 연 그를 소장이 갑자기 불러 세웠다.

  “오늘 특A급 관리대상이 들어오니까 준비해 놓으세요.”

  특A급 관리대상, 팀장 임명을 계속 미루던 소장이 갑자기 마음을 바꾼 이유였다. 소장은 특A급 관리대상을 시설로 이동시킬 팀을 지휘할 책임자가 필요했다.

  “특A급이요?”

  소장의 말에 그의 몸 전체가 움찔했다. 특A급 관리대상은 그가 이곳에서 근무한 지난 1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누굽니까?”

  “누군지는 알 거 없습니다.”

  단순히 궁금해서 한 질문이었는데 소장은 예의 그 매서운 눈빛으로 무장을 하며 그를 경계했다.

  “알겠습니다.”

  그가 아쉬운 표정으로 다시 돌아섰다.

  “아니네요.”

  “네?”

  소장의 말에 그가 다시 돌아섰다.

  “이제 팀장이니까, 당신은 알고 있는 게 맞겠어요.”

  사내는 ‘아, 맞다. 나 팀장이지.’라는 생각을 속으로만 했다. 팀장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저지른 작은 실수였다. 그리고 이 실수는 저 혼자서 한 것도 아니었다.

  “여기, 서류 있으니까 보고, 반드시 파기하세요.”

  서류봉투를 건네는 소장은 그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눈빛도 함께 건넸다.

  “알겠습니다.”

  서류봉투를 건네받은 그는 아까보다 빠른 동작으로 소장의 방을 빠져나왔다. 그는 방문이 닫히자마자 봉투를 열었다. 서류를 확인하는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긴장으로 뒤덮였다.

 

  “다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오늘 특A급 관리대상이 이곳으로 이송된다.”

  “오, 진짜 팀장님 같습니다.”

  “멋있다!”

  방금 전, 소장의 방을 나선 사내는 서류를 확인하자마자 보안팀을 전부 집합시켰다. 그는 최대한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앞에 모인 보안팀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오늘 회식 하는 겁니까?”

  “당연하지, 인마! 팀장님이 쏘시는 거 맞죠?”

  산만한 덩치들이 그의 앞에서 말도 안 되는 애교를 부려댔다.

  “오늘은 말고, 다음에……”

  검은 양복을 입은 녀석들의 압박에 못 이긴 사내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는 말을 끝까지 맺을 수가 없었다. 가장 앞줄에 서서 누구보다 적극적인 애교를 부리던 녀석이 ‘다음에’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주먹 쥔 손을 들고 그의 이름을 구호처럼 외치기 시작했다.

  “고용주! 고용주!”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굵직한 목소리가 복도 전체를 울렸다.

  “그만! 그만!”

  용주는 비는 것 같은 손동작까지 동원하고서야 간신히 사내들을 진정시켰다. 복도가 다시 조용해졌다. 변회장을 위해 일하던 그는 10년 전, 근택에 의해 이곳으로 스카우트 되었다.

  그가 일하는 SA 미래과학연구소는 외부에 인간게놈을 연구하는 시설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초능력을 연구하는 곳이었다. 이곳의 총책임자인 연구소장은 초능력 연구에 평생을 바친 이 분야 최고의 권위자였다.

  연구소장은 용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평소 실수가 잦은 용주에게 있었다. 소장은 용주가 보안요원이라는 것 자체를 별로 탐탁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소를 책임지고 있는 소장도 근택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그를 어쩌지 못했다. 서열상 보안팀장인 근택보다 연구소장이 위였지만 근택은 언제나 소장을 건너뛰고 직접 완우의 명령을 들었다. SA미래연구소의 실세는 소장이 아니라 근택이었다.

  근택이 용주를 좋아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보안팀에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근택과 용주뿐이었다. 나머지는 공채를 통해 뽑은 일반인들이었다. 근택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소장은 용주를 보안팀장으로 승진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만들 하고, 특A급 관리대상 이송준비부터 하자고.”

  “알겠습니다.”

  “소고기!”

  “자, 움직이자!”

  “회로 갑시다!”

  “난 고기면 다 좋아!”

  보안팀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입을 쉬지 않았다.

  “민혁씨.”

  용주가 떠들면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던 사내들 중 한 명을 불러 세웠다.

  “네?”

  “다음 주에 폐기할 A급 관리대상 있죠?”

  “네, 513번이요.”

  “오늘 같이 나가게 준비해주세요.”

  “오늘이요?”

  “어차피 나갈 거, 한 번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용주의 말에 철우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서류작업이 복잡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연구소장은 실험체인 관리대상이 들고나는 일은 꼼꼼하게 체크했다. 쓸모가 다한 실험체는 일단 SA에서 운영하는 정신병원으로 보내졌다가 그곳에서 자연사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마침 오늘 들어오는 특A급 관리대상을 태우기로 한 장소가 그 정신병원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서류날짜는 그대로 하고.”

  용주가 망설이는 표정을 하고 있는 민혁의 눈치를 살폈다.

  “그럼 저야 편하죠. 서류부터 빨리 준비하겠습니다.”

  용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민혁의 얼굴이 금세 다시 밝아졌다.

  “그럼 준비되는 대로 알려주세요. 바로 출발하게.”

  “네.”

  민혁은 대답을 마치자마자 복도를 따라 뛰듯이 사라졌다. 용주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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