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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공간지배자
작가 : 박군
작품등록일 : 2017.11.6

특별한 능력을 지닌 네 명의 소년, 소녀들의 성장스토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2부>_18화
작성일 : 17-11-14 10:22     조회 : 43     추천 : 0     분량 : 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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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광화문에서 있었던 시위참가자 중 한 명이 경찰이 발포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있는 장면을 모두 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그 쓰러진 시위자를 구출해 내는 시민영웅도 보셨을 겁니다. 저희는 오늘 그 시민영웅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았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양선모 기자를 연결하겠습니다. 양선모 기자.”

  “네. 저는 지금 명문대 병원에 나와 있습니다. 저희는 어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시위자가 이곳에 입원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곳에 도착했는데요. 저희는 곧 놀라운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를 이곳에 입원시킨 사람이 바로,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는 기우재 교수였습니다.”

  “기우재 교수라면 그 최연소 신경외과 교수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작년에 최연소로 명문의대 신경외과 교수로 임명된 것으로 유명한 분입니다. 그리고 잘생긴 외모 때문에 더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 기우재 교수가 직접 입원을 시킨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걸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네. 그래서 저희는 쓰러진 시위자를 구해내는 시민영웅의 모습을 기우재 교수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네. 지금 화면에서 보시다시피 그냥 봐도 비슷해 보이는데요, 전문가들도 이 두 사람이 동일인물일 가능성이 90퍼센트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동일인물이 거의 확실한 것 아닙니까?”

  “네. 일단 그렇게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현장과 스튜디오를 모두 잡고 있던 화면이 다시 스튜디오로 가득 찼다.

  “지금까지 저희가 확인한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어제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진 시위자를 구출한 시민영웅이 기우재 교수라는 것은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저희는 기우재 교수와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현재 그는 휴가를 떠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의 휴가는 어제부터였고, 휴가도 원래 계획에는 없던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남자 앵커를 비추던 화면이 여자 앵커를 비추는 화면으로 바뀌었다.

  “다음 소식입니다. 어제 경찰의 강압적인 진압작전에 시민들이 많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SNS를 통해서 오는 토요일에 SA7229편에 대한 진실규명과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자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데요. 연예인들까지 나서서 축제 같은 집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소식을 더 자세하게 전해줄 오세정 기자가 제 옆에 나와 있습니다. 오세정 기자?”

  “네, 오세정입니다. 어제 경찰이……”

 

  “OK, 좋았어!”

  정우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도 특종이었다. 한 건 제대로 올렸다고 생각했다.

  “잘 나왔어요?”

  메인 앵커인 서중도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눈치였다.

  “잘 나왔지 그럼!”

  “얼마나 나왔어요?”

  보조 앵커인 주연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놀랄 준비들 해라.”

  정우는 서중과 주연을 번갈아보며 잠시 뜸을 들였다.

  “16.3프로!”

  “뭐요?”

  “진짜에요?”

  “그럼 진짜지. 내가 언제 시청률로 농담하는 거 봤어?”

  “와, 말도 안 돼!”

  “야, 더 말도 안 되는 거 하나 말해줄까?”

  “뭔데요?”

  서중과 주연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그들이 처음 입사했을 때의 눈빛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사장님이 보너스 챙겨 주신 댄다!”

  “워후!”

  “오예!”

  정우의 말에 서중과 주연은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정우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전 국민이 거의 다 시청한다는 세간의 평가가 절대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지상파가 아닌 종편에서 16.3프로라는 시청률은 기적에 가까웠다. 게다가 뉴스였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나타내는 반증이기도 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그들이 고생한 걸 생각하면 이 정도로도 부족했다.

  처음부터 WSBC의 뉴스가 대중의 신뢰를 받은 건 아니었다. 신뢰는커녕 조롱거리가 안 되면 다행일 정도였다. 그 때의 WSBC뉴스는 수능 시험을 앞두고 시험문제의 난이도를 찍기를 잘한다는 문어에게 물어보는 식이었다. 그때의 시청률은 애국가보다도 적게 나왔다.

  WSBC뉴스가 바뀌기 시작한 건 작년에 사장이 교체되고 나서부터였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룹에서 내려온 낙하산 인사여서 솔직히 정우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낙하산이 정부를 무지하게 싫어했다. 정부가 하는 일은 무조건 까고 보는 식이였다. 까도 까도 나오는 게 없어서 그대로 보고하면 오히려 쉽게 포기하지 말고 더 까보라는 격려를 받았다. 신나는 건 기자들이었다. 공격적인 보도로 생기는 모든 법적인 책임을 회사 차원에서, 아니 그룹차원에서 막아주었다. 기자들은 정부고 검찰이고 가리지 않고 쑤시고 다녔다. 특히 대통령은 캐면 나오는 노다지였다. WSBC뉴스는 연신 그의 비리와 의혹을 특종으로 보도했다. 이번 SA7229편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도 대통령이 해외순방이 아니라 호화골프여행 중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보도한 것도 이들이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계속 법원에 불려 다니고, 벌금을 물기도 했다. 협박은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확실히 성과는 있었다. 사람들이 WSBC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WSBC뉴스국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생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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