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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공간지배자
작가 : 박군
작품등록일 : 2017.11.6

특별한 능력을 지닌 네 명의 소년, 소녀들의 성장스토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2부>_13화
작성일 : 17-11-13 12:21     조회 : 32     추천 : 0     분량 : 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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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뭐야?”

  “네?”

  “신참?”

  “네? 네.”

  “여기 내 자리니까. 다른 데로 꺼져.”

  장훈은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누가 봐도 그냥 노숙자였다. 그나마 여름인 게 다행이었다. 그는 겨울이었으면 아마 자신이 이미 객사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장훈은 주위를 둘러봤다. 서울역 안에는 빈 자리가 없었다.

  “아저씨, 나가세요.”

  조용하던 역의 로비가 쩌렁쩌렁 울릴 만큼 큰소리였다. 역을 나서던 장훈도 고개를 돌렸다. 소리의 중인공은 공익근무요원이었다. 그는 서울역 터줏대감 중 하나인 김씨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내가 왜 나가?”

  “그냥 좀 나가시라고요.”

  “왜 그러는데?”

  “아, 몰라요. 저도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거에요.”

  “저번처럼 또 어디 높으신 양반 오는 거 아녀?”

  김씨 옆에 있던 박씨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뭐여?”

  “왜 생각 안 나? 작년에 총린가 머시긴가 온다고 전부 쫓겨난 적 있었잖아.”

  “기억이 안 나긴? 겨울이라 추워서 완전 디질 뻔했구만.”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던 장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역 안을 둘러봤다. 자리를 잡고 누워있던 노숙자들이 하나둘 일어서고 있었다. 장훈은 고개를 숙이고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그들의 말소리가 장훈에게서 점점 멀어졌다.

 

  장훈은 원주에 있는 국군병원으로 옮겨졌을 때만 해도 다른 방법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1인실에 갇혀 감시당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장훈에게 위험하다는 경고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장훈은 이곳이 처음이 아니었다. 비록 십 수 년 전이지만 그는 이곳에서 한 달 정도 생활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기억력은 좋은 편에 속했다. 병원이 돌아가는 시스템은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장훈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병원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수중에는 돈도 없고 전화기도 없었다. 장훈은 급한 대로 아무 가게나 들어가 전화기를 빌렸다. 그러나 수화기를 귀에 댄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전화기가 있다 한들 연락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상대는 국내 최고의 권력자였다. 이미 주변인물에 대한 감시와 도청이 시작됐을 것이다. 장훈은 그대로 가게를 나와 무작정 서울을 향했다. 걷기도 하고 히치하이킹도 했다. 그러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경찰이나 헌병들의 모습이 보일 때마다 몸을 숨겨 가면서 간신히 서울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는 노숙자가 되었다.

 

  “그거 하나 못 잡고 있어?”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는 고장군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재떨이는 날아오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혼나보기는 오랜만이었다. 주먹을 쥔 손이 부들거릴 만큼 치욕적이었다. 하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반드시 참아내야만 했다. 상대는 대한민국의 권력을 쥐고 흔드는 4선 국회의원이자 여당 총재였다. 정치에 입문하려는 그에게 진상은 충성을 맹세해야 하는 상관이자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해야 하는 절대자였다.

  장훈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5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 그것도 화장실을 청소하러 간 아주머니가 아니었으면 너 늦게 발견했을 것이다. 시스템의 문제였다. 국군병원에서는 가만히 있는 환자는 그대로 가만히 있게 두었다. 문 밖에서 그를 지키던 병사들도 그가 계속 자고 있는 줄 알았다. 베개와 담요로 침대에 사람이 누워있는 것처럼 꾸며놓은 장훈의 솜씨도 한 몫을 했다.

  “뭐하고 있어? 빨리 찾아보지 않고?”

  “이미 지시 내렸습니다.”

  고장군은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았다.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김의원은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화가 난 그는 완전히 다른 인격을 드러냈다.

  “너는?”

  “네?”

  “너도 나가서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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