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저 남학생을 따라가는 거죠?”
“네, 아니, 아니요! 저 차를 따라가야죠.”
“그럼, 저 남학생은요?”
“남학생도 따라가고요.”
“하나만 하시죠. 남학생입니까, 저 찹니까?”
“그럼, 오늘은 차로 할까요?”
며칠 전 주선은 우재를 미행하는 수상한 남자를 목격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조실장을 졸라 그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수상한 남자는 우재를 삼일 째 따라다니기만 할뿐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럼, 오늘은 남학생 말고 차를 따라갑니다.”
“출발!”
주선의 밝은 신호와 함께 조실장은 차를 움직였다.
우재를 멀리서 미행하는 검은 세단이 움직이자 한참을 떨어져서 한눈에도 비싸 보이는 고급 외제차가 천천히 움직였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고개를 돌려가며 구경하는 모양새가 애초에 미행을 목적으로 나온 건 아니었다. 그들이 따라가는 검은 세단이 자신들의 미행대상 이외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 덕분에 주선과 조실장은 아직 그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저 녀석들 수상하긴 하네요.”
조용히 운전만 하던 조실장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네?”
“처음에는 아가씨 말을 안 믿었는데, 일단 저들이 그 남학생을 미행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주선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그녀는 조실장의 관심이 고마웠다. 조실장은 경찰 출신으로 주선의 보디가드 역할도 겸하고 있었다.
“냄새가 나긴 해요. 아마추어도 아닌 것 같고.”
“정말요?”
“네. 팀을 짜서 움직이는 것 같아요. 오늘도 어제 본 녀석들이 아니었어요. 차도 바뀌었고요.”
“와, 언제 그런 걸 다 봤어요?”
“직업이니까요. 그냥 보입니다.”
주선은 아저씨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저 남학생, 아가씨한테 중요합니까?”
“네! 정말, 정말, 저엉말 중요해요!”
주선은 세차게 끄덕이는 고개에 맞춰 대답을 여러 번 했다.
“그렇다면.”
조실장이 잠시 말을 끊었다.
“제대로 알아보는 게 좋겠습니다.”
순간 조실장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