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쉼터에 어서 오세요~“
가게로 들어가자 음식을 나르던 여직원이 나에게 인사를 했다.
"혼자 오셨나요? 그렇다면 이쪽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그렇게 나는 벽 쪽에 있는 작은 자리로 안내받아 앉았다.
"그럼 식사는 무엇으로 드릴까요?“
그리고 종업원이 영업 스마일을 지으며 메뉴를 물어봤다.
"혹시 추천하는 메뉴라던가 있나요?“
"음..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에 신선한 자이언트 호그의 고기가 들어왔는데 호그 스테이크는 어떠신가요?“
'호그가 내가 생각하는 그 호그라면 분명 돼지를 말하는 거겠지?‘
나는 호그라는 단어가 내가 생각하는 그 단어이기를 바랬다.
"그럼 그걸로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마실것도 같이 주문하실건가요?“
"어.. 그건 적당히 부담 안되는 걸로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주문을 받은 점원은 뒤돌아 주방으로 향했다.
잠시 뒤, 주방으로 들어갔던 점원이 나무로 된 약간 큰 컵을 들고 돌아왔다.
"실례하겠습니다, 음료 먼저 드릴게요“
점원은 음료가 담긴 컵을 탁자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투명하면서도 살짝 붉은색과 황금색을 띠고 있었고 달콤한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꿀꺽 꿀꺽
바로 한 모금 마셔보니 달콤한 벌꿀맛이 느껴졌고 동시에 약간 새콤했다.
"와.. 맛있다, 달달하면서도 뭔가 새콤한 게 은근 잘 어울리네, 뭐가 들어간 거지?“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그 음료는 벌꿀과 약간의 체리 즙을 넣어 만들었어요“
음료를 칭찬하면서 어떻게 이런 맛을 낼 수 있는지 궁금해하자, 옆에서 보고 있던 점원이 대답해 주었다.
"체리.. 인가“
이쪽 세계에도 체리가 있는 모양이었다.
이후 음료의 맛을 마침 주문한 메인 음식이 나왔다.
"여기 자이언트 호그 스테이크입니다“
상당히 두툼한 크기의 고기가 살짝만 눌러도 육즙이 흘러나올 정도로 연했고, 스테이크에서 나오는 냄새는 내 식욕을 자극했다.
같이 준비해둔 칼과 포크로 잘라보니, 마치 두부처럼 부드럽게 잘렸고 마찬가지로 육즙이 쏟아져 나와 고기를 적셨다.
꿀꺽
나는 군침을 삼키며 스테이크를 한입 크기로 잘라 천천히 입속으로 넣었다.
'아아...‘
부드럽게 씹히는 고기는 입속에서 녹아버리듯이 사라졌고, 이 가게만의 소스의 맛과 고기의 육즙이 합쳐져 입속에서 휘감겼다.
"이렇게 맛있는 스테이크는 처음이야“
"어머, 호평 감사합니다“
내가 고기를 썰으며 음식을 칭찬하자, 옆에 지나가던 점원이 내 혼자말에 대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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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스테이크를 먹어치운 나는 오랜만에 포만감을 느꼈다.
"이렇게 맛있고 양도 많은데 비싸지 않을까..“
내가 가격을 걱정하고 있을 때
"주방장님이 드리는 서비스입니다“
처음에 시켰던 새콤한 벌꿀 음료가 서비스로 왔다.
"아,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저희 주방장이 손님께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셨으니까요“
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방장이, 내가 먹는 모습을 봤나 보다.
"하하... 그런데 음식 가격이 어떻게 되죠?“
나는 슬그머니 음식의 가격을 물어보았다.
"자이언트 호그 스테이크는 2실버구요, 벌꿀 음료는 25코퍼(동)입니다“
생각보다 가격이 쌌다.
"미리 계산할게요, 돈은 여기 있어요“
나는 아까 점쟁이 같은 여자가 준 7실버 중에 3실버를 줬고 거스름돈을 받았다.
내가 받은 동전은 총 8개로 생김새가 달랐다. 점원이 계산하면서 본 동전의 생김새로는 작고 둥근 동전은 1코퍼, 네모난 생김새는 10코퍼, 조금 큰 둥근 모양에 중앙에 구멍이 나있는 건 50코퍼 인듯했다.
"감사합니다, 그럼 편히 쉬다 가세요“
계산을 마친 점원이 다른 자리로 주문을 받으러 갔고, 나는 서비스 벌꿀 음료를 마시며 앞으로의 일을 생각했다.
'음.. 이제 뭘 해야할까’
그때, 앞쪽 테이블에서 두 사람이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야, 그러고 보니 오늘이 그날 아니야?“
"어.. 그러네, 언제 시작이었지?“
"이제 곧 시작한다고 알고 있어“
"그 새하얀 무녀가 기원제를 한다고 했지?“
"그래 그래, 올해 기원제는 그 무녀가 한다니까 꼭 보러 가야지“
'..기원제?‘
여기 이슈르 왕국의 지금 분위기는 완전히 축제와 같은 상태였기에 나는 기원제라는 단어를 듣고서는 왜 이렇게 사람들이 들떠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보다 갑자기 【검은 용】이 부활했다니, 정말일까?“
"글쎄.. 아니기를 바라지만, 예언자 라무스님이 예언하셨잖아. 이번 기원제도 그것 때문이고“
"예언자 라무스님이라.. 이번에는 부디 예언이 빗나가기를 기원해야겠네“
"하하! 그러게 말이야“
두 남자가 웃으면서 떠들고 있는 것을 듣고서 나는 생각했다.
'나를 말하는건가?‘
【검은 용】이라면 아마 나를 말하는 것일 거였고 이전에 리프시를 습격한 놈들도 나를 보고 검은 용이라 했으니, 아마 맞을 것이다.
'뭐.. 아직 마땅히 할 것도 없고 그 기원제 인지 뭔지 하는 거에 가볼까’
벌꿀 음료를 다 마신 나는 자리에 일어나 이야기를 했던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저.. 실례가 안된다면 그 기원제를 하는 장소를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응? 길을 모른다니.. 당신 외지인이야?“
"아 네, 오늘 여기로 처음 와서 아직 길을 잘 모르거든요“
"뭐, 그렇다면 모를 수도 있지, 기원제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있는 초대 용무녀 석상 앞에서 진행돼“
"형씨, 여기 길은 알아?“
"아니요.. 아직 여기 지리를 잘 몰라서..“
"뭐, 그렇다면 어차피 우리도 이제 구경하러 갈 건데, 어때? 같이 갈래?“
"그래도 되나요?“
"그럼! 도움이 필요하다면 우리가 도와줘야지!“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는 두 남자와 기원제를 진행하는 장소까지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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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동행하며 나는 기원제를 한다는 장소로 향했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중 하나는 최근 예언자 라무스라는 사람이 검은 용(나)의 부활을 최근에 예언했다는 것이고, 닥쳐올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 오늘날 일종의 굿 비슷한 걸 한다는 것이었다.
잡담 섞인 이야기를 들으며 거리를 걷다 보니 점점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점점 중앙으로 가자 사람들이 붐비며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자, 잠깐만요!“
"그 용무녀라는 여자는 정말 예쁘다니까?“
"기다려ㅈ.. 쿠엑!“
그리고 사람들에 이리저리 치여서, 나는 같이 동행했던 사람들과 떨어지게 되었고, 결국 엄청난 인파 속에서 나는 고립되었다.
'으아아.. 사람들 엄청 많아’
움직임을 봉인당한 나는 그저 제자리에서 앞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와~!!“
갑자기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앞을 보니 기도하고 있는 여성의 석상 쪽에서 마치 공연을 하는 듯한 큰 무대가 준비되어 있었고, 하얀 옷을 입은 늙은 할아버지가 올라왔다.
"대사제님이 올라가십니다“
옆에서 검은 목사 같은 복장을 한 사람이 크게 외쳤고,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사제라는 사람이 올라와 한쪽 손을 들자 모두 조용해졌다.
"이번에 치러질 기원제는 여기있는 모두와 왕국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부활하는 【검은 용】에게서 여러분을 지키기 위해 저희 교회는 성심성의껏 노력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와~~!!!“
대사제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열광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럼.. 이제 기원제를 시작하기에 앞서 올해 용무녀의 의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대사제의 말이 끝나자마자, 옆에서 은발의 소녀가 천천히 무대로 올라왔고, 소리를 지르며 열광하던 사람들은 그 소녀를 보자마자 갑자기 정숙해졌다.
멀리서 보는 것이지만 그래도 내게 전해지는 인형같이 아름다운 외모와 성스러운 분위기는 정말로 압권이었다.
무대 위로 올라온 소녀는 무대의 중앙에서 초대 용무녀 석상의 기도하는 모습과 같이 무릎을 꿇고 앉아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아무 말없이 기도했다.
그리고 조금 기다리자 그녀의 주변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람은 천천히 퍼져나가면서 흩어졌고 그녀의 위에 자그마한 푸른빛이 생기더니 밝기가 점점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빛이 어느 정도 올라가자 터지며 주변을 파랗게 밝혔고, 마치 낮의 불꽃놀이 같았다.
"와~예쁘다“
"우와..“
사람들의 감탄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찌릿
푸른빛이 터져 주변으로 퍼지자, 순간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방금.. 찌릿하고 뭔가 느낀거같은데.. 정전기인가?‘
하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다.
'그건 그렇고, 정말 그 사람들 말대로 인형같이 예쁘네..‘
기도를 마치고 눈을 뜨며 일어나는 새하얀 은발의 소녀, 그리고 그녀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
하지만 그것도 잠시 소녀는 바로 무대를 내려가기 시작했고, 소녀가 내려가자 처음에 대사제를 소개했던 사람이 앞으로 나왔고. 마치 성경에서 나올법한 문구를 읊기 시작했다.
문구를 전부 읊고 그는 자신의 오른손을 왼 가슴에 가져다 대고 고개를 숙이며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그럼.. 여러분들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그러자 사람들은 모두 눈을 감고 기도했고, 잠깐의 기도가 끝나자 모두 해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변에서 각종 음식과 공연 등,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되었다.
'...그냥 축제구나’
특별할 줄 알았던 기원제는 그냥 말 그대로 기원만 하고 끝나버렸고, 조금 허무함을 느끼며 나는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럼.. 나도 조금은 놀아볼까’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인파 속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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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무녀 시점]
의식 중에 저의 마력을 위로 흘려보내자, 갑자기 찌릿한 느낌을 받았어요.
의식이 끝나고 느낌을 받은 방향을 바라보니 검은 머리의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어요.
어째서일까요, 그를 바라보니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 같아요.
"...“
그가 누구인지 궁금했지만, 애써 고개를 돌리고 무대를 내려왔어요.
"수고했어“
무대를 내려오자 평소와 같이 그녀가 저를 맞이해주었어요.
"...“
그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요.
"자, 돌아가자“
"...“
저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했어요.
하지만 저도 한 번쯤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축제를 즐겨보고 싶어요. 하지만 힘들겠죠..
그렇게 저는 오랜만이었던 짧은 외출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