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11-30 23:56
[응모]_화산전생_무협_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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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전생은 내가 읽은 첫 번째의 무협소설이었다. 이 소설은 영웅들을 동경했던 평범한 한 남자의, 사람들을 사랑했던 한 남자의 회귀를 다루는 소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화산파의 주서천은 전란의 시대에서 운 좋게도 살아남아서 화산오장로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하지만 그 이유는 그가 항렬이 가장 높고 가장 오래 살아남아서였지, 그의 무공이나 인품이 고절하여 화산오장로의 위치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그도 그것을 뼈저리게 알고 있어서 따로 제자를 두지 않고 오로지 전란으로 쇠락한 화산파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하지만 그의 나이 일흔일곱, 그는 숨을 거두게 되었다. 병상에 누워 있는 그를 찾아오는 이들은 많았지만, 진정으로 그가 걱정되어 찾아온 이들은 없었다. 찾아온 이들은 모두 주서천이 화산의 장로였기 때문에 예의상 얼굴을 내비친 것에 불과했기에. 그렇게 의식이 희미해지며 주서천은 죽음을 목전에 앞둔 상황에서 진정으로 자신을 생각해서 찾아오는 이 하나 없다는 사실에, 그가 동경했던 영웅들처럼 살고 싶었으나 능력이 부족하여 그렇게 살지 못했다는 사실에 그의 인생을 후회하며 삶을 마감한다. 그렇게 끝나나 싶었지만, 그는 눈을 뜨게 되었고 놀랍게도 어린 시절로 회귀했다. 전란의 시대가 개막하기 이전의 시대로 돌아온 것이다. 일흔일곱의 노인은 전생의 기억을 보존한 채 여덟살의 꼬마아이로 돌아왔다. 전생의 기억을 가진 주서천은 전란의 시대가 몰고 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로 다짐한다. 그 이후 주서천은 숨겨진 영약을 얻어 복용하고, 전생의 고수들이 사용한 전설적인 무공들을 익히고, 전란을 몰고 온 조직인 암천회에 대항하기 위해 전생에서 크게 활약한 이들과 가까이 지내며 힘을 기른다. 결국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어 약관(20살)이라는 나이에 현경에 올라 무림의 절대자인 "상천십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암천회의 정체가 드러나기도 전에 암천회의 수뇌부들을 격파하고 암천회의 간계로 벌어진 전쟁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며 중도만공이라는 무공을 익히고 그 비급서를 불태움으로써 최종보스인 암천회주의 힘을 약화시키는 쾌거를 이루었다. 나는 주서천이 전란의 시대를 막기 위해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며 매우 적극적으로 행동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왕 예전으로 회귀한 김에 한번 더 주어진 삶을 즐기면서 살 수 있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람들을 한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사랑하는 이들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기 위해 분투하는 그의 모습에서 나는 존경심마저 일었다. 그의 숭고한 신념이 닿아 미래를 정말로 바꿔 버렸을 때에도, 그는 무림에 남아서 칭송받고 마음껏 누리면서 즐거이 살 수 있었는데도 그는 은거를 택했다. 세상을 구한 영웅이 세상에서 칭송받으며 온갖 영화를 누릴 수 있는데도 그리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서천을 진실로 영웅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좋은 글을 써준 작가에게 감사하다.
하지만 이 글에서 단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캐릭터들의 개성은 좋았지만, 몇몇 캐릭터들은 글의 전개에 있어서 상상하지 못한 일들을 저지르며 읽는 독자들을 실망시켰다. (그 몇몇 캐릭터들이 궁금하시다면 소설을 읽어 보시기 바란다.) 그런 부분은 작가가 설정을 잘못 짠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망스러워서 그러한 부분에서 하차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작가에게 캐릭터들의 개성이 강한 것은 좋으나, 그 강한 점이 작품의 전개에 있어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잡아주었으면 좋았겠다는 말을 하고 싶을 정도로. 그 외에도 자잘한 부분에서의 설정미스 또한 글을 읽는 데에 애로사항이었다. 작가가 실수로부터 성찰하여 더 진보하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매우 읽기 좋은 소설이라고 느낀다. 필자는 화산전생을 읽으며 주서천의 평화를 쟁취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좋게 보였으며 그런 부분들이 이 소설을 재미있고 의미 있게 만들었다. 다시 한번, 좋은 글을 써주신 작가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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