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11-30 23:20
[응모]_아내가 돌아왔다_로맨스_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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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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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남자 vs 기대하지 않는 여자.
부부로 2년, 서로를 모른다는 핑계로 마음을 닫은 시간을 지나 마주한 감정 앞에 알 수 없던사랑이 문득 그리워지기 시작한 남자와 지난 인연에 마음이 흔들리는 여자의 다시 시작된 감정 쌓기, <아내가 돌아왔다>.
결혼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연인인 남녀가 서로를 신뢰하고 있음을 공표하고 가족이 되었음을 확인하는 절차인 결혼이 두 사람에겐 별 의미가 없었고 그마저도 사라진 순간, 여주에게 온갖 스트레스를 감내하며 머물렀던 공간을 떠나는 것 이상의 자유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이 아닌 조건과 이익을 앞세워 시작된 조합과 같았던 과거는 아무 의미가 없었고 한 가지 간과한 게 있다면 인연과 정의 무게가 생각보다 무겁다는 사실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함께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해 잊고 있었던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후회하는 남자의 모습은 어리석은 면도 있었지만 쇼윈도 부부이자 완벽한 타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관계에서 부부의 이미지를 찾는다는 사실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고통으로 얼룩진 두 사람의 과거가 현재의 시점에서 두 사람 위주로 재정립 되는 모습을 보며 작은 위로를 받았고 서로를 통해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홀로서기 역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극단적인 방법으로 시작된 리셋이 상대를 다시 바라보게 해 준 셈이니까요.
룸메이트에 더 가까웠던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며 과연 결혼이 인간관계와 삶의 마지막 종착역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관계인 데다 한치 앞을 모르는 게 사람의 인생이고 서로 사랑해서 도저히 떨어질 수 없을 것 같던 사람들도 이혼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없고 서로의 노력과 상대를 향한 배려가 바탕이 된 사랑이 있어야 지속 가능한 동행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현재를 살고 싶은 여자의 선택, 그 선택에서 철저히 배제된 남자의 못다한 사랑에 대한 회한과 무심했던 지난날에 대한 반성. 의미없는 움직임을 택한 남자와 선택도 의지도 아닌 제삼자의 필요를 따라 자신을 맡길 수밖에 없었던 여자 사이에서 곪을 대로 곪아 버린 상처는 진한 상흔을 남겼고 어두운 가정 환경 속에서 숨고 엇나가기만도 바쁜 시간을 보낸 두 사람에게 올바른 어른이 되어 좋은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말은 너무 무겁지 않았나 싶은 면도 있었지만 점차 서로가 있어야 안정을 찾는 모습에 뭉클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심했던 결혼 생활이 부른 소통의 부재와 대화의 단절은 두 사람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홀로서기를 통해 현실을 직시하면서 마음 속으로 간직하던 문제를 해결해 대부분 오해를 풀 수 있었고 공적인 문제만 남았음을 생각하면 대화와 마음을 나누지 않았을 뿐, 이미 서로에 대한 사랑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 좌절과 슬픔을 느끼면서 수용하게 되는 다섯 가지 심리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느낀 사람 역시 남주라는 점에서 어떻게든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준 부분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여주가 이별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남주와 여주 모두 객관적으로 자신의 앞에 놓인 상황을 직시하고 담아두었던 감정을 표출하기 어려웠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충격 요법으로 이혼이 사용된 점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겉으로는 독하고 강해보이는 이미지를 지닌 남주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귀엽고 아이같은 면이 있어서 더 안쓰러웠어요. 여주를 만나기 전까지 기댈 곳 하나없이 홀로 버텨야 했을 모습이 떠올라서 뭉클해지는 면이 있었던 것 같고 여주 못지 않게 안아주고 싶은 면이 있는 캐릭터였어요.
중국의 비즈니스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 내부의 생생한 이야기가 두 사람의 로맨스와 어우러져 재미를 더했고 스토리의 진행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가 한 가지 느낌이 아니라 강약 조절을 통해 다채로운 작품의 이미지를 묘사하는 데 기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롭고 힘들기만 했던 두 사람의 삶이 서로라는 빛을 만나서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행복과 사랑을 깨닫고 상처를 치유하는 동시에 쉴 수 있는 안식처를 얻었다는 점에서 다시 찾은 결혼과 연애의 진정한 의미도 엿볼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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