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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1-29 16:45
[응모]_생존의 법칙_퓨전 판타지_대두마신
  글쓴이 : SinLyu
조회 : 419  
‘이 소설을 나타내는 단어를 하나 뽑으라한다면, 나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출제오류’라고.’

작품의 배경은 비교적 익숙한 환경이었다. 좀비가 나오고, 사람들이 절망하는 아포칼립스 세계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의 주인공은 치트급 능력을 쓰며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다.
다만 이 소설은 그 초점이 무쌍을 통한 ‘대리만족’이 아니라 주인공이 겪는 ‘심리’에 있다.
초반부터 시작된 밀실에서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작가는 인간의 약한 내면과 부조리한 행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신의 안위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악행을 서슴지 않는 이들은
‘강자’ 혹은 ‘포식자’로 불리고 그 행동에 대한 이유를 작가는 ‘약육강식’이라고 묘사한다.
그 후 주인공 또한 그러한 이유를 따르며, 그가 행하는 행적과 겪게 되는 사건들 속에서도 그 이유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적당한 것일까. 주인공은 그렇게 느끼기 시작한다. 
자신이 구하지 못한 이들에 대한 죄책감과 그 죄책감에 대한 타당성, 그에 대해 자신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의무. 그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주인공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한 사색하기에 이른다.
‘자신이 생각하는 선과 악, 그리고 그 구분이란 것이 과연 있는 것인가. 그리고 과연 자신이 그 구분을 짓는 것이 타당한 것일까. 만약 그 구분에 따라 발생된 선은 나에게 꼭 도움이 될 것이며,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자칫 잘못하면 굉장히 철학적이고 학문적인 영역으로 갈 수 있을 만큼 심오한 주제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작가도 그 결론을 주인공 한 명만의 생각으로 고정시키는 것에 그쳤다.
그렇게 정해진 이러한 주인공의 심리를 작가는 웹소설에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잘 묘사하고 있었다. 가령 이런 문장이 있었다.
'살기 위해선 뭐든지 하는게 인간 아니던가? 나도 그런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진 못했다.'
이러한 문장을 통해 작가는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함과 동시에 독자들에게 의문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물론 사람들에게 논란과 거센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소재가 된다.
누군가는 이런 묘사가 대단히 신선하며 자극적이고, 이런 소설에서 의문점을 던져주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이러한 문장이 그저 주인공의 행동을 정당화시키고 논리성 있게 포장시키는 허울 좋은 늘어놓기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필자도 이러한 내용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이야기를 읽으면서 논리적이라고 하는데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한 내용이 있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문장이 다 설득력 있어야 한다는 것은 사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주인공이 아니며, 그 주인공과 같은 환경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주인공의 상황에 최대한 몰입하려 노력하고, 그 몰입을 위해 작가도 논리성을 부여하는 것이리라. 나는 이러한 노력을 작가가 충분히 해놓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초반 부분을 ‘발암 전개’라고 말하는 것도, 결국 그들이 소설에 충분히 몰입하였기에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이르러 사람들이 작가의 능력을 칭찬하는 것도 바로 그 노력에 있다.
이렇게 치밀한 심리묘사나 작중 몰입을 위한 논리성을 부여하는 와중에도, 결말을 위한 복선을 깔아놓거나, 설정오류를 비교적 범하지 않는(사실 이러한 것은 칭찬받을 만한 일이 아니긴 하다) 등, 작가로서의 능력을 십분 발휘한 사실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이를 칭찬하는 이들이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을 읽으며 나름 소설을 읽었다고 생각했던 자신도 부끄럽게 느껴졌다.
데미안을 처음 보았을 때, 나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것을 반성했던 것처럼 사람의 마음에 대해 무지했던 것을 돌아보게 되었다.
사람들은 흔히 웹소설을 대리만족을 얻으며 즐기는 유흥소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나는 ‘생존의 법칙’이라는 명확히 다른 답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 소설을 읽은 것을 감사히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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